오늘 사랑한 것
2025년 02월 0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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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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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그 뜻은 무엇일까. 어제가 아닌 지금, 내 앞에 있는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대상이 사람일 수도 있고 한 송이 꽃일 수도 있고 저녁노을일 수도 있다. 내가 기꺼이 껴안은 것, 다정하게 대한 것, 부러워한 것들이 모여 오늘이 되고 나라는 삶이 편찬된다.
이 책은 숨, 색, 글, 별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를 살아가게 하는 사랑의 목록들이 펼쳐진다. 밑줄을 긋게 하는 아포리즘 문장이 요소요소에 별처럼 빛나고 시적인 문장을 추구해 온 작가가 벼린 농익은 산문의 경지를 만날 수 있다.
1부_숨
오늘 사랑한 것
숨에 대하여
껴안아 본다
가벼움
다정한 사람
신은 세 마리의 고양이를 보내서
행복의 감각
유물론적 산책
Piece, Peace
쓸모없다고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가만한 부축
사랑의 지능
철학 고양이
마음의 부력
편지 1_여름과 가을 사이
편지 2_겨울과 봄 사이
편지 3_안개주의보
편지 4_사랑의 단상
그러한 약속
사랑할 결심
속죄
시간의 테두리
내 품을 떠나는 너에게
2부_색
흰색의 잠언
식물의 미술시간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능소화가 피었다
당신이 햇살이고 가을이니
꽃이 졌을 때
꽃나무를 태우며
목련과 고양이
두부색에 대하여
색의 감각
등색에 대하여
복고풍 사랑법
초록에 가까운 사람
단순한 사랑
꽃의 외계
여름은 빨강
수국에게 시비를 걸다
청색시대
편지 5_색을 먹으며
아이리스의 말
사랑의 진위
눈을 주문한 사연
색채학 수업
3부_글
쓰지 않으면
지나간다는 말
마음의 행방
작가의 정의
그럼에도 살아야겠다
인생은 모자라지 않는다
정확하게 쓰는 사람
시작법
단어의 힘
책이 하는 말
마침내 붕괴된 심장
주어의 고독
시인
아름다움의 가능성
따뜻한 호소
내가 아는 한 가지
그리운 생각을 곁에 둘 것
오늘의 요약
4부_별
어른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심장
고독한 구덩이
무한화서와 생몰연대
어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이상한 할아버지
좋은 사람
의자에 대하여
첫눈의 성분
잘 지내셨나요?
죽음의 품위
삶의 연쇄
태양의 계획
작은 것이 아름다운 이유
돈에 대하여
노화의 정의
불시착
종의 기원祈願
에필로그_모든 의미에는 이유가 없다
도판 목록·인용 출처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 그 말은 오늘 사랑한다는 말이다. 어제 말한 것은 소용이 없고, 내일 말하려고 다짐한 것도 소용이 없다. 사랑은 오늘 태어나서 오늘 소멸하므로 오늘 말한 것만 유효하다. 사랑은 그날그날 새로 태어나서 사람을 신선하게 한다. 사람은 그날을 살고, 살아남은 그날에 사랑할 수밖에 없다. 오늘 내가 사랑한 것들이 나의 존재를 증명한다. 오늘이란 무엇이냐고 인생이 물어온다면 오늘 내가 사랑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밖에 없다. 오늘 사랑한 것만이 사랑이다.
─ 오늘 사랑한 것, 16~17쪽
아버지라는 이름을 앞세워 나는 쓴다. 내가 겪어서 아는 것들만 달의 시간에 기대서 너에게 남기려고 한다. 인생이 어려운 말로 삶을 물어올 때 나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가까스로 전하는 응원의 말이고, 먼저 태어났지만 미욱한 삶을 산 자의 반성문이다.
─ 내 품을 떠나는 너에게, 100쪽
나는 내가 고른 언어다. 다양하게 말하면 다채로운 내가 되고, 다층적으로 말하면 은유하는 내가 된다. 표현한다는 것은 나의 어떤 단면을 보여 줄 것인가를 선택하는 행위다. 선택의 폭이 곧 내 세계의 지분이고, 나의 세계는 표현된 범위로 제한된다. 삶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서 ‘말하는’ 만큼이 삶이다. 생각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라서 생각한 만큼이 삶이다.
─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117쪽
아침에는 늦가을에 가지치기해 둔 꽃나무를 태웠다. 능소화, 불두화, 목수국, 좀작살나무 등속이다. 죽어서도 다시 염염한 불꽃으로 피어나는 꽃나무를 보면서 그 사람을 떠올린다. 내게 와서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하고 져버린 사람. 내가 한 사랑도 그랬겠지. 누군가에게 가서 기억조차 남기지 못하고 스러져갔겠지. 혼자만의 연모와 소망과 절망으로 죽어간 무수한 미생의 사랑들.
─ 꽃나무를 태우며, 129쪽
나는 초록에 가까운 사람이 좋다. 이들은 거의 바탕색으로 쓰인다. 빨강이나 하양이나 분홍을 포인트로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저들은 튀려고 하거나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 초록끼리는 쉽게 친해지고 이질감 없이 섞인다. 그래서 녹색이든 풀색이든 다 같은 초록이라는 뜻으로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도 생겨났을 것이다.
─ 초록에 가까운 사람, 153~154쪽
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쓰면서부터 조금씩 문체의 색깔이 드러났고, 삶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나는 서사보다 운문이 좋았다. 한 줄의 문장에 하나의 인생을 담을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으며 써왔다. 나에게 글쓰기란 암호 같은 것이어서 생의 비밀을 푸는 데 유용했다.
─ 쓰지 않으면, 195쪽
단어는 개념이라는 의미가 세 들어 사는 집이다. 자가주택이 아닌 이유는 개념이 변하기 때문이다. 진리가 새로운 진리에 의해 부정되듯이 그것이라고 믿었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래서 단어도 의미의 지각 변동을 겪는다. 이 변동의 가능성, 혹은 사용자의 변주 가능성은 단어의 불안정성과 불완전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단어란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의 확정’이 아니라 ‘의미의 그림자’ 혹은 ‘의미의 윤곽’이다.
─ 단어의 힘, 229쪽
나는 자신 안에 있는 선과 악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 진짜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선함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악함도 가지고 있다는 말은 둘 다 사용하라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인다. 다만 그것을 적절하게 다스리며 사용할 수 있어야 어른일 것이다. 가여운 것을 보면 연민할 줄 알아야 하듯 불의를 보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 어른이란 무엇인가, 264쪽
삶은 그 누구의 것이든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고통’이 기본값으로 코딩돼 출력된다. 그래서 삶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고통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제각기 고통에 맞서는 법을 개발하고 행복의 철학을 만들고 순간순간 고통에서 탈주하는 연습을 한다. 견디는 과정이 힘들 뿐 견디는 일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용기와 위로가 필요한 일이라서 ‘사랑’이라는 치료약도 발명됐다.
─ 삶의 연쇄, 307쪽
★초판 한정 양장본 출간★
300만 독자를 울린 산문시 「어머니의 편지」의 림태주 작가 신작
섬세하고 명징하게 그려낸 지금을 살게 하는 ‘사랑의 감각과 이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응시하는 시적 문장으로 진성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림태주 시인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그토록 붉은 사랑』, 『관계의 물리학』,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에 이은 여섯 번째 산문집이다.
깊이 들여다보고 느리게 쓰는 작가가 3년 만에 내놓은 이 책은 전작과 닮은 듯 다르다. 감성은 더욱 섬세해졌고, 삶의 내면을 향하는 깊은 눈에는 물기가 촉촉하다. 밑줄을 긋게 하는 아포리즘 문장은 요소요소에 박혀 별처럼 빛난다. 줄곧 시적인 문장을 추구해 온 작가의 농익은 산문의 경지를 엿볼 수 있다.
림태주 작가는 「어머니의 편지」라는 산문시로 SNS와 유튜브 등에 회자돼 300만 명의 독자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의 간결한 언어와 서정적 문체는 연령대를 아우르며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이번 책 『오늘 사랑한 것』은 전 세대가 주목하는 주제, 삶의 감각과 사랑의 본질을 다룬다. 진중하고 섬세한 서사와 경쾌한 위트가 어우러지며 사랑하지만 외롭고, 살아가지만 공허한 독자들에게 위로와 통찰을 건넨다.
이 책은 1부 숨, 2부 색, 3부 글, 4부 별로 구성돼 있다. 숨은 삶의 감각에 관한 글들이 주를 이루고, 색에는 사랑의 이해를, 글에서는 작가의 숨구멍인 쓰기에 대한 생각들을, 별에서는 사회적 관계와 지구적 삶에 대한 사유가 담겼다. 이는 작가의 내면과 이 세계의 근황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뜻이고, 숨을 쉬려면 자신의 색을 드러내야 한다. 작가의 경우엔 그 색깔을 드러내는 일이 글쓰기이고, 글쓰기는 그의 삶에서 숨구멍인 셈이다. 그 삶은 지구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만 유효하다.
『오늘 사랑한 것』은 네 가지 주제로 펼쳐지지만, 주제들은 모두 하나로 수렴된다. 그것은 사랑이다. 작가는 살아가는 것과 사랑하는 것을 동일시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고, 살아가는 일 자체가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랑의 삶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할 결심을 통해서, 사랑의 속성과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가능하며, 그런 사랑을 삶으로 견뎌내고 살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정보
한적하고 고요한 삶을 꿈꾼다. 고양이 흑산과 꽃나무와 물고기를 보살피며 지낸다. 하루 중 가장 맑은 시간을 골라 글을 쓴다.
이 책 『오늘 사랑한 것』은 육신을 헐어가며 썼고, 시간을 긁어가며 더디게 썼다. 색의 감각과 사랑의 이해를 다룬 글들이 주를 이룬다. 지나온 계절과 화해를 시도하는 글들도 더러 보인다.
〈어머니의 편지〉라는 산문시로 300만 독자가 이름을 기억하는 작가가 되었다. 시로 데뷔했으나 줄곧 서정적이고 시적인 산문을 써왔다.
『그리움의 문장들』을 시작으로 『그토록 붉은 사랑』, 『관계의 물리학』,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를 세상에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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