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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북다

2025년 02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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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5.41MB)   |  약 18.9만 자
ISBN 9791170612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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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

2022 개정 교육과정 문학 교과서를 집필한
서울대학교 방민호 교수와 함께 다시 호흡하는
이상, 박태원, 윤동주, 김수영, 현진건, 박완서……

‘서울’은 우리나라의 문화가 가장 찬연하게 빛나는 도시다. 이 상징적 공간을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문학적 시선을 통해 이곳에 쌓인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독법을 보여 주었던 『서울 문학 기행』의 개정증보판이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울 문학 기행』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작 단편의 작가이자 중고등학교 국어, 문학 교과서에 필수적으로 소개되는 현진건과 나도향의 작품 이야기를 추가했다. ‘서울’을 삶의 배경이자 문학의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한 열두 작가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확장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가 남긴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캄캄한 밤하늘에 하얗게 빛나는 별처럼”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글로써 애틋하게 밝혀”(「책을 시작하며」에서) 주고 있다. 열두 명의 불멸의 문인은 한국 근현대 문학을 연구하며 서울이라는 공간과 작가 및 작품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두고 탐구해 온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의 여정을 통해 되살아나, 우리 가까이에서 다시 호흡하고 있다.
책을 시작하며 |우리 문학의 사연 깃든 서울을 찾아

1장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극단의 시대를 통찰하다 - 이상, 날개

2장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순수를 향한 처절한 고투 속으로 - 윤동주, 서시

3장 인력거꾼 김첨지의 낙원의 꿈은 어디로
어둠의 시대에 지조를 잃지 않은 작가 - 현진건, 운수 좋은 날

4장 한 개의 기쁨을 찾아 걷다
서울의 호흡과 감정 -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5장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삶의 허무를 깊이 호흡하다 - 박인환, 목마와 숙녀

6장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참여의 시가 아닌 존재의 시 - 김수영, 풀

7장 이것이 선이오? 악이오?
욕망과 죄의식의 이중국적자 - 이광수, 유정

8장 가슴속에 응결된 뜨거운 정념
하층민의 인간적 감정과 의식의 회복 - 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9장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
서울의 심장 ‘종로’에서 부르는 노래 - 임화, 네거리의 순이

10장 의리나 양심을 팔아먹고 사는 것들
‘외부자’의 시선으로 건너다본 서울 - 손창섭, 인간교실

11장 나도 이게 어엿한 직업이여
잉여를 배제한 도시 - 이호철, 서울은 만원이다

12장 살고 싶다 죽고 싶다
전쟁 폐허에서 발견하는 생의 의미 - 박완서, 나목

참고 자료

「날개」의 주인공은 옥상에서 떨어져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쓰코시 백화점 문을 나서며, 결국 아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현대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생활 속으로, 그 피로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과거의 ‘나’에게는 예술적 삶과 열정으로 현실 세계의 어려움과 한계에서 벗어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현실 생활 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느낄 때, ‘나’는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_「1장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이상, 날개」, 37쪽

새로운 거처로 옮기기 전까지 짧은 기간을 보낸 하숙집이었지만, 누상동 9번지는 여전히 문제적 공간으로 남습니다. 다섯 달 남짓 동안 열 편의 시를 쓸 정도로 윤동주 시의 산실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쓴 시의 총 분량을 고려할 때, 하숙하는 동안 창작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송의 집을 드나드는 문인을 통해 문단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며 창작 열정을 키웠을지도 모릅니다. 그 시기에 윤동주는 어떤 문학의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까요? _「2장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윤동주, 서시」, 61쪽

「운수 좋은 날」은 1920년대 초반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 인력거꾼인 김첨지는 도시 교통을 담당하는 일원으로, 그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당시 서울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압축적으로 드러납니다. 마님, 학교 교원, 학생, 기생인지 여학생인지 모를 젊은 여성, 큰 짐가방을 든 사내 등 여러 계층과 직업군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이 김첨지를 매개로 하나의 도시 풍경으로 연결됩니다. _「3장 인력거꾼 김첨지의 낙원의 꿈은 어디로-현진건, 운수 좋은 날」, 100쪽

구보는 대학 노트를 끼고 경성역으로 향하며, 그곳을 ‘도회의 항구’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이 표현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항구란 떠나기 위한 장소이지요. 항구라는 이미지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구보는 이 항구에서 떠나지 않고 돌아섭니다. (……) 그는 청계천변을 거닐다 광교에 다다랐을 때 두통과 신경 쇠약 증세를 호소하며, 정신적 피로가 신체적 병리로까지 전이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고통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바로 도시에 감춰져 있지만 공공연히 드러나 있는 식민지적 현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음산함 때문입니다. _「4장 한 개의 기쁨을 찾아 걷다-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42쪽

이제 저는 명동 거리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곳 동방살롱에서 박인환은 문인들과 만나 시대의 시적 주제를 놓고 격렬히 토론했을 것입니다. 바로 이 골목 안 선술집에서 「세월이 가면」이 탄생했을지도 모르지요. (……) 박인환에게 명동은 과연 어떤 곳이었을까요? 전쟁의 폐허 위에서도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을까요? 아니면 어둠 속에서 등대처럼 빛나는 장소였을까요? 이곳 명동의 인파 속에서, 버지니아 울프를 읽으며 삶의 허무를 깊이 호흡하던 박인환이 서 있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_「5장 세월은 가고 오는 것-박인환, 목마와 숙녀」, 189쪽

구수동 41번지는 김수영이 몸담고 있는 체제를 가장 멀리서, 변방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왜 그는 끊임없이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을까요? 김수영은 산문 「모기와 개미」(1966)에서 지식인을 “인류의 문제를 자기 문제처럼 생각하고, 인류의 고민을 자기 고민처럼 고민하는 사람”으로 정의했습니다. 인류 전체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그것은 바로 바깥, 가장자리에 위치한 자리일 것입니다. _「6장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김수영, 풀」, 211~212쪽

저는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다시 이광수의 삶을 떠올려 봅니다. 그 또한 얼마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가요.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과 일제강점기의 우여곡절을 겪었으면서도, 풍광 좋은 홍지동에 별장을 짓고 멋과 경치를 즐겼습니다. 고뇌 속에서도 풍류를 놓지 않았던 것입니다. (……) 탕춘대성 앞 벤치에 앉아 연산군과 이광수의 삶을 반추하며 생각했습니다. ‘봄만 봄이 아니다. 한평생 다 살아서 이미 나이가 많이 든 뒤에라도 살아 있기만 하다면 인생은 아직도 여전히 봄인 것이다.’ _「7장 이것이 선이오? 악이오?-이광수, 유정」, 261쪽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옵니다. 계절이 깊어질수록 그의 문학이 품었던 슬픔과 아름다움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청파동은 나도향에게 단순한 고향을 넘어선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었듯, 우리에게도 삶의 본질과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문학적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 바야흐로 나도향의 깊은 겨울이 다시 한번 시작되는 듯합니다. _「8장 가슴속에 응결된 뜨거운 정념-나도향, 벙어리 삼룡이」, 294쪽

시의 화자는 조선의 심장,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 네거리를 몇 번씩 호명합니다. 보신각이 있는 거리, 그곳은 일제의 침략과 수탈이 있기 전, 붉고 푸른 조선 관청의 깃발이 펄럭이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거리의 주인은 전차와 자동차로 바뀌었습니다. 사람, 차, 동물, 신식 기계들이 새로운 문명 아래 뒤섞여 있고, 낯선 높은 건물들이 보신각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보신각은 원래 옛 서울의 가장 웅장한 건축물이었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신식 건물들에 짓눌린 채 낡은 왕조의 유물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화는 그 보신각이 있는 종로 네거리를 자신의 고향임을 명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_「9장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임화, 네거리의 순이」, 328쪽

손창섭은 서울역과 회현동, 용산, 흑석동을 통해 자신이 보고 묘사하는 서울이라는 세계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국면을 여러 수준에서 그려 냈습니다. 한국 사회가 지닌 모순과 문제점, 부조리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조망하는 비판적 시각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점이 바로 한강이 건너다보이고 내려다보이는 흑석동 집이었습니다. _「10장 의리나 양심을 팔아먹고 사는 것들-손창섭, 인간교실」, 368~370쪽

길녀는 타락을 요구하는 서울의 공간적 정치경제학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건강성’을 지킬 수 있는 이상적 여성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호철은 만원이 되어 가는 서울의 비좁은 생존 터널에서 훼손되지 않은 존재로 새로운 삶의 빛을 받는 여성을 그려 내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_「11장 나도 이게 어엿한 직업이여-이호철, 서울은 만원이다」, 403쪽

『나목』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강렬하게 꿰뚫어 보는 눈동자의 존재를 느끼게 합니다. 미군 PX에서 명동을 지나 쇼윈도가 펼쳐진 거리를 지나 수도극장에 이르고, 또는 을지로입구에서 전차를 타고 종로에서 계동으로 가는 동안 피부에 스미는 정적, 괴괴한 도시 풍경, 아직 피난민이 다 돌아오지 않은 인적이 말소된 공허한 서울의 모습. (……) 끝내 삶을 이어 가야 하고 꽃피워야 하는 사람들은 그때 자기의 어떤 이야기를 매만지고 있었을까요? _「12장 살고 싶다 죽고 싶다-박완서, 나목」, 439쪽

문학 속에 살아 숨 쉬는 공간, 서울
의미의 지도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라는 의미를 넘어, 다양한 역사적ㆍ문화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만들어 낸 이야기들에는 한국인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아름다움, 그리고 인내와 희망이라는 감정들이 함축되어 있다. 그러므로 ‘서울’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의 방식이 투영된 ‘정신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여전히 우리의 삶과 공명하는 열두 작가의 이야기 속 상징적 장소를 통해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1장에서는 이상이 쓴 「날개」에 등장하는 1930년대 경성의 상징적 공간인 ‘미쓰코시 백화점(현재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자본주의가 처음으로 유입되던 시대적 배경을 조명한다. 주인공 ‘나’는 옥상에서 지상의 세계를 내려다보며 보이지 않는 끈에 엉켜 헤어나지 못하고 “꼭 금붕어의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한 행인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이를 통해 이상은 현대성이라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내면의 혼란을 겪고 있던 당시 사람들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2장에서는 윤동주의 「서시」가 탄생할 수 있었던 문학적 순수성을 추구했던 공간으로 ‘누상동 9번지 하숙집’이 등장한다. ‘문단의 소왕국’이라 불리며 수많은 문인이 교류했던 이곳에서 윤동주는 당대 문단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하며 절대적 순수를 지향하는 자신만의 견고한 문학 세계를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경성을 이루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압축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공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장에서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주인공인 동소문 안 인력거꾼 김첨지를 매개로, 그가 마주치는 마님, 학교 교원, 기생인지 여학생인지 모를 젊은 여성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하나의 도시 풍경으로 연결된다. 4장에서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등장하는 경성역(현재 서울역)이 도시 탐구의 중요한 거점으로 그려진다.
그 외에도 소설 속 공간은 작가가 추구한 문학적 지향점을 반영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5장에서는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를 중심으로, 시대를 앞서갔던 문학주의자였던 그가 예술과 낭만을 논하던 공간인 동방살롱을 조명한다. 6장에서는 김수영의 시 「풀」을 중심으로, 자신이 속한 체제를 가장 멀리서 성찰하고, 인류 전체의 문제를 고민했던 변방으로써 그가 거주했던 ‘구수동 41번지’에 주목한다. 7장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가 이광수의 「유정」의 의미를 되짚으며, 지식인으로서의 변절과 문학인으로서의 재능이 일장춘몽처럼 서려 있는 공간인 ‘홍지동 별장’을 살핀다. 8장에서는 나도향의 고향이자 「벙어리 삼룡이」의 배경인 용산 ‘청파동’을 통해, 1920년대 하층민이 자신의 감정과 의식에 눈뜨기 시작한 변화를 ‘정념’이라는 개념으로 탐구한다. 9장에서는 임화의 시 「네거리의 순이」에 등장하는 ‘종로 네거리’를, 조선이라는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향수와 현재의 고통,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 중첩된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하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서울과 도시가 맺어 온 긴밀한 관계와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탄생한 이야기들을 한국 문학 연구자의 관점에서 동서양 문학과 다양한 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문인들의 뜨거운 삶의 공간이자
문학적 상상력의 공간인 서울을 거닐다

한국 문학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로서,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의 삶과 그들의 문학적 상상력이 깃든 장소들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10장에서는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손창섭의 세태소설 『인간교실』의 의미를 되짚으며, 그가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포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외부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처지를 살핀다. 그가 머물렀던 ‘흑석동 자택’은 한강 건너 변두리에 자리하면서도 서울 내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이러한 비판적 시선을 가능하게 한 공간이자 『인간교실』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어서 저자는 1973년 일본으로 떠난 뒤 행적이 묘연했던 손창섭의 삶을 추적하며, 그의 일본인 아내를 통해 수첩을 입수한다. 그 수첩에 적힌 말년에 쓴 시조 몇 편은 일본에 머물렀던 그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켜 냈음을 보여 준다. 11장에서는 저자가 작가의 생애 마지막 몇 년 동안 자주 왕래하며 문학적 교류를 나누었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에 등장하는 ‘종로3가(종삼)’에 주목한다. 그는 종로3가를 배경으로, 도시로 흘러든 잉여들의 존재와 그들을 배제하는 도시개발의 어두운 이면을 생생히 그려 냈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집필을 위해 저자가 직접 자택을 방문하기도 했던 박완서의 『나목』에 등장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실의 공간이자, 동시에 ‘끈질긴 생명력’이 깃든 공간인 ‘계동’에 주목한다. 이곳에는 폐허 속에서도 봄을 기다리는 나목처럼, 끝내 삶을 이어 가며 꽃을 피워 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울’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축적된 시간은 여전히 흐르며 오늘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 열두 명의 문인이 살아 숨 쉬던 뜨거운 삶의 공간이자 문학적 상상력의 공간인 서울을, 오늘날 우리가 걷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의 사연이 깃든 이곳에서 자신은 어떤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교과서에서 이들 작가를 접했거나 앞으로 만나게 될 중고등학생 독자들에게는 수업 시간에 다루지 못했던 작가들의 깊고 넓은 세계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문학이라는 지도를 따라가는 이 여정이, 독자 각자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특별한 여행이 되길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방민호

1965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공주를 거쳐 대전에서 성장했다. 대학 입학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수학하며 한국 현대 문학을 전공했고, 서울이라는 공간과 작가·작품의 관계 양상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 왔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4년 《창작과비평》 제1회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고, 문학평론집 『비평의 도그마를 넘어』, 『납함 아래의 침묵』, 『행인의 독법』, 『감각과 언어의 크레바스』, 『문학사의 비평적 탐구』, 『한국비평에 다시 묻는다』가 있다. 연구서로는 『채만식과 조선적 근대문학의 구상』, 『한국 전후문학과 세대』, 『일제말기 한국문학의 담론과 텍스트』,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 『한국문학과 일본문학의 ‘전후’』, 『이광수 문학의 심층적 독해』가 있으며, 함께 펴낸 저서로는 『최인훈, 오디세우스의 항해』, 『탈북문학의 도전과 실험』 등이 있다.
200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내 고통은 바닷속 한방울의 공기도 되지 못했네』, 『숨은 벽』을 출간했다. 또한 2012년 《문학의오늘》에 단편소설 「짜장면이 맞다」를 발표하며 소설 창작을 시작하여 소설집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답함』, 장편소설 『연인 심청』, 『대전 스토리, 겨울』을 집필했다. 그 외에도 산문집 『명주』, 『통증의 언어』, 『경원선 따라 산문 여행』 등이 있다. 현재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과 계간 《맥》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작가의 말

이 책에는 제가 한국 근현대 문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우리 작가의 이름과 그들 삶의 우여곡절과 이에 얽힌 서울 여러 곳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 이분들의 이름을 다시 외워 봅니다. 캄캄한 밤하늘에 하얗게 빛나는 별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문학인입니다. 우리가 가장 가까이 알고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글로써, 시와 소설로써, 애틋하게 밝혀 준 분들이기도 합니다. 서울은 이분들의 삶의 거처요, 이분들의 이야기와 노래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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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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