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시움 선물공장
2024년 12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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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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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시움 선물공장』은 스릴러, 판타지, SF 장르의 좋은 책을 꾸준히 만들어 온 출판사 그늘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국내 판타지이다. 루나시움에는 죽은 사람들을 맞이하는 창구와 함께 이승의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 매일 마주하는 소소한 일상부터 한국사회의 깊은 곳에 스며있는 역사적 사건과 이슈에 관련한 진통들을 깊이 숙고했다. 이 책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궤도로 떠오르는 K-판타지로써 많은 독자의 마음을 면면히 조명할 것이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 속에 작은 선물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당신이 선물공장의 고객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1. 루나시움 입장권과 기억의 빛
2. 어딘가 수상한 공장의 비밀
3. 황홀함이라 불리는 학
4. 메이즈 대학교 입학식
5. 뮤니티의 등장
6. 오래된 카페와 할아버지
7. 루나시움 암시장
8. 금지된 도서와 사라진 5번째 가문
9. 첫사랑과 첫 고객의 공통점
10. 당신을 기다리는 선물공장
에필로그
이승보다 커다란 달이 따뜻한 태양과 함께 빛나는 곳.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불어온 파도가 새하얗게 빛나며 선선하게 부서지고, 학 한 마리가 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곳. 루나시움은 오늘따라 시끌벅적하다. 베브 시리아가 본 미래 때문이다. 그녀는 루나시움 서쪽을 따라 흐르는 세르나 강 동쪽의 생명의 대 지에 숨어 지내지만, 그녀가 본 미래는 이미 루나시움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부드럽게 하늘을 날던 열차가 벽돌색 미드타운 역사 위로 가볍게 내려앉으면, 각양각색의 모습을 한 루나시움 시민들이 타고 내린다. 루나시움 중앙에 자리한 미드타운 역은 조용한 속삭임으로 가득했다.
- 8쪽
잠든 사라를 깨운 것은 누군가의 우는소리였다. 사라는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인간세계로 나가기 위해 옷장으로 향했다. 깨끗한 하얀 원피스로 갈아입은 사라는 아무도 없는 새벽의 길을 걸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온몸에 진이 빠진 채 집으로 돌아가던 길목이다. 습관처럼 집으로 걸어가려던 사라는 멈칫했다.
“맞다, 나… 죽었지.”
- 64쪽
맞춤형 선물을 만드는 공방이 있는 3층으로 향했다. 그녀의 시선은 식물 공방 앞에 멈춰 섰다. 공방의 문을 열고 들어간 사라는 탄성을 내질렀다. 공방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원목 테이블이 놓여 있고, 책상 한쪽에는 투명한 유리 상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유리 상자 안에는 아침 하늘을 담은 하늘색 가루부터 조각구름이 많은 날 해가 저물 때 하늘을 물들이는 듯한 파스텔톤 연보라색 구슬까지 다양한 마법 재료가 종류별로 분류된 채 꽉 채워 담겨 있었다. 여러 신비로운 힘을 지닌 식물들의 씨앗과 묘목도 가득했다.
- 68쪽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그곳은 진정한 천국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저는…”
사라는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도, 사랑받아본 적도 없었다. 수십 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릴 존재가 있는 할아버지가 그저 부러웠다. 왜 나의 삶에는 행복이 머물다간 순간이 없었을까. 따스한 햇볕 한줄기 드는 법 없는 음지에서 아득바득 자라난 선인장 같은 삶이었다. 선물공장 직원들은 나의 삶에는 왜 한 번도 머문 적 없을까.
“할머니, 저도 언젠가는 선물공장의 고객이었을까요? 왜 제 인생에는 행복한 순간이 없었을까요?”
- 108쪽
“…주문은 여러분들이 신성한 힘을 원하는 모습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자세하게 상상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여러분들의 마음, 그리고 믿음입니다. 눈을 감고 여러분의 손끝에 신성한 힘을 모으세요. 이 손이 불길을 만들어 낼 것이라 진정으로 믿어야 합니다. 그 모습이 가장 생생하게 떠오르는 그 순간, 외치는 겁니다. 플라레오! 이 연습을 충분히 한 뒤에는 주문을 외우지 않고서도 신성한 힘을 모아 불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 127쪽
“아,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그럼, 그 사람을 만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봐.”
사라는 눈을 감았다. 머릿속으로 사라가 상상하는 자신의 진짜 부모님의 모습을 그렸다. 어머니는 사라를 닮아 연한 갈색의 머릿결과 따뜻한 미소를 지니고 있다. 아버지는 인자한 표정으로 사라를 꼭 안아주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랑만 받은 사라는 햇살처럼 화사하게 미소 짓는다. 외로웠던 어린 시절 자주 하던 상상이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공상인 줄 알았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
- 135쪽
“문라이트 서바이벌이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꼭 문라이트 서바이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중요한 건 사라 씨의 간절한 마음을 잘 간직하는 일이죠. 부모님의 말씀이 맞아요. 제가 오늘 여기서 당신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사라 씨의 간절한 마음이 미래를 움직였고, 그래서 제가 그 미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간절한 마음만 있다면, 방법은 눈앞에 나타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럼, 다음에 또 봐요.”
베브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다시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사라는 붉은 목걸이를 소중하게 주머니에 넣고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잃어버린 부모님의 한 조각을 찾은 것 같았다.
-166쪽
루나시움 암시장은 유니콘의 신성한 피, 용의 날개 등 아주 강력한 마법을 가진 물건을 파는 곳이다. 값이 매우 비싸 사람들은 유니콘과 용 사냥을 시작했고, 이를 막기 위하여 루나시움 본부에서는 이 물건들의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는 눈먼 돈을 챙기려는 사람들도 있는 법. 그렇게 탄생한 곳이 암시장이다. 암시장은 데어 가문에게 매달 돈을 내는 대가로 데어 가문의 지역, 즉 용암이 솟구치는 땅 뒷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이 지역은 악마들이 우글거려 굉장히 위험하기로 소문이 났다. 데어 가문만이 다룰 수 있는 어둠의 힘이 가득해 셰르핀 가주가 건드리지 못하는 구역이다.
- 222쪽
때마침 이승에는 보름달이 밝게 솟아올랐다. 해가 질 무렵부터 애타게 하늘만 바라보던 다현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렸다. 오늘 밤 동안은 사라를 만날 수 있겠지. 뮤니티로서의 능력이 되살아날 테니. 드디어 떠오른 보름달에 물고기가 빛나기 시작하자 다현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렜다.
-302쪽
루나시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입장권을 받으신 분은 번호표를 뽑아주세요.
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려운 성장 과정을 보낸 주인공 사라는 이른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이한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며 삶을 꾸려가려고 했지만, 죽음과 동시에 짧은 삶을 돌아보니 평범하고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고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사후세계 루나시움에 도착해있다. 모든 것이 믿는 대로 이루어지는 사후세계 루나시움.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던 사라는 생전의 신념에 따라 우주먼지가 되어 무로 돌아가는 영혼소멸의 위기에 처하는데… 그때, 누군가 나타나 반드시 선물공장에서 일하라는 말을 전하고 사라진다.
★ 디테일한 세계관과 선물처럼 따뜻한 이야기
루나시움에는 죽은 사람들을 맞이하는 창구와 함께 이승의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 루나시움의 신은 다섯 제자와 그의 가문들에게 각각의 역할과 신성한 힘을 맡겼다. 그중 선물공장은 특별히 인간을 사랑하는 신의 마음이 담긴 곳이다. 한 가문의 독재로 인해 신성한 힘을 모두 빼앗긴 때에도 선물공장은 인간들을 위해 쉼 없이 움직이고, 인간들의 마음에 충만한 감정을 선물하면 그 마음이 신성한 힘을 가진 학으로 돌아온다. 사라는 선물공장의 따뜻한 직원들과 함께 지내면서 인간들의 삶을 돕는 일을 좋아하게 된다. 고객과 만나고 그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동안, 사라는 스스로의 상처와도 직면해 새로운 자아로 거듭난다. 선물공장 직원들은 사람들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 속에 작은 선물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당신이 선물공장의 고객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 한국사회의 이슈와 죽음에 대한 성찰
삶을 포기하고 싶은 사회초년생부터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 사는 동안 만난 여러 가지 아픔들로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사람들과 사회운동을 하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사연 등이 소개된다. 또, 루나시움을 독재하는 가문과 그로 인해 위축되어 살아가는 존재들의 모습은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 짚어보게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사회 곳곳을 모습을 비추는 동시에 언젠가 모두가 맞이할 죽음에 대해서도 다룬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과 소중한 것을 남겨두고 떠나 온 이들 모두의 마음을 위로한다. 어쩌면 이 책은 진정한 애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죽음은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그것이 나의 것이든,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든, 직접 연관되지 않은 타인의 죽음이든 모두 저마다의 방식대로 사람의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독자들이 소설 속 인물들의 죽음과 이별을 함께 애도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내면의 슬픔과 소망을 다시 마주하기 바란다.
★ 환상적인 일러스트와 루나시움 지도 수록
사후세계라는 비현실적인 세계관에 더불어 환상적인 마법과 상상력이 묘사된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궤도로 주목받는 K-판타지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더욱 편안하게 그 세계를 떠올릴 수 있도록, 책의 표지와 내지에 루나시움의 외관과 지도 일러스트를 삽입했다. 선물공장을 중심으로 루나시움 본부와 미드타운 역, 메이즈 대학교, 도매시장이 위치했다. 그 사이사이에 각 가문이 통치하는 설산과 비밀의 숲, 용암이 솟구치는 땅, 반짝이는 숲, 생명의 대지와 세르나 강이 있다. 아름다운 묘사를 읽으며 나만의 루나시움을 상상하는 재미를 배가하기 위해 일러스트를 활용한 컬러링 엽서를 함께 넣었다. 모두 자신만의 루나시움을 상상하며 찬란한 일상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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