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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김랑 지음

2025년 0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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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7.83MB)   |  약 8.3만 자
ISBN 9791158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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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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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어딘지 모르게 답답했던 도시생활을 뒤로하고 지리산 산청에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저자 김랑은 오래되었지만 아름다운 집과 함께 여러 인연을 쌓아간다. 정성껏 밥을 짓고, 아낌없이 마음을 내어주며, 민박집 손님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물한다. 그들에게 전해진 선의와 온기는 또다른 사람에게 가닿을 테니.

가끔 지칠 때면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느긋함을 즐기는 저자답게 여행지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를 만끽하며, 보고 먹고 걷는다.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한두 마디 나누며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도 한다. 그렇게 저자의 날들을 짙게 칠해준 인연들이 모여 『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이 되었다.
1부

마음만은 여유로운 시골살이 11
우리 천천히 나아가자 15
화전 21
네번째 생을 정리해보면 23
정겨운 동네 친구들 29
울타리가 되어준 언니네 34
느긋하게 굴러가는 마리의 부엌 39
골담초꽃떡 43
겁없이 달렸던 여행길 46
뭐가 걱정이야 52
함께하는 순간을 품은 생강청 57
단아하게 나를 부르던 당신께 61
쑥버무리 69
그들 나름대로 살아갈 테니 75
바싹 마른 가슴에 꽃 한 송이 80
이 촛불이 길을 밝혀주기를 84
간장들깻잎장 87

2부

무지갯빛 가득한 삶 93
보고 먹고 걷고 만난 것 97
카즈베기를 만나는 길 101
칼로 물 베듯 105
바래지 않을 셀추크 112
말이 통하지 않아도 116
낯선 곳에서의 환대 125
사랑은 포도를 타고 129
강가에서 너를 지켜봤듯 134
원추리꽃밥 141
홑잎밥 145
꿈이자 묵상 147
감이 맺어준 연 152
널 보러 갈게 158
오가피순비빔밥 162
나의 단축번호 2번 165
있는 그대로의 파리 169
투어를 놓친 덕분에 174
나의 보호자 김효순씨 178
참죽나물고추장무침 185
평생 곁에 두고픈 사람 188
톨게이트는 다이내믹하게 193
더덕순피자 198
찔레순페스토 201

3부

아낌없이 주는 사이 207
아이의 커다란 친구 210
아이들이 반짝이던 날 214
싱가포르에 보내는 묵가루 220
고구마줄기된장국 223
초피잎장아찌 227
잘 지내길 바라요 229
따로 또 같이 232
프랑스에도 ‘당근’이 238
잔뜩 눌러 담은 사랑 242
알비에 두고 온 기도 246
나의 아버지 254
아카시아꽃튀김 261
아름다운 노부부 263
모두의 작은 집 267
고구마줄기김치 274
나를 쌓아가는 공간 276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기, 멍 때리며 지내기, 책 읽기, 마당에서 음악 듣기. 우리가 이곳에서 만끽해온 이 느긋한 즐거움을 손님들도 느끼기를 바라며 시작한 민박이다. … 나는 밥 짓는 일이 무엇보다도 좋다. 남편은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마리의 부엌’은 우리 부부가 선택한, 우리에게 제일 잘 맞는 ‘일’이다.
- 「느긋하게 굴러가는 마리의 부엌」중에서

온전히 받아먹는 밥.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치유를 받는다. 모든 이와 교감하길 원하는 건 아니다. 몇몇 사람과 같은 파동을 느끼고, 그 파동 위에서 그 안에 담긴 진심을 알아주는 것. 그걸로 난 만족한다.
- 「골담초꽃떡」중에서

깨끗한 쑥을 캐려고 아무도 다니지 않는 가시나무 울타리 아래쪽에서 쑥을 열심히 캐다보면, 손톱은 점점 까매지고 바구니 가득 쑥이 차올랐다. 캐내어진 쑥 밑동에서는 더욱 진한 향이 났다. …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딴 곳으로 여행도 가고, 바람과 봄과 새것들과 노는 시간이었다. 그 버릇 탓에 나는 아직도 손을 흙속에 넣어가며 푸르름을 캐는 게 좋다.
- 「쑥버무리」중에서

선의는 강요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베풀지 않았다 해서 비난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이렇게 모르는 누군가와 친절을 주고받는 건 바싹 마른 가슴에 꽃 한 송이를 피우는 일이다. 간절할 때 받은 도움의 기쁨도 크지만, 이렇게 여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작은 도움도 충분한 기쁨이 된다.
- 「바싹 마른 가슴에 꽃 한 송이」중에서

오유지족吾唯知足. 내 안에 들어 있는 것에 만족하며, 남과 비교하는 대신 내가 가진 것을 즐기고 감사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기.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다.
- 「무지갯빛 가득한 삶」중에서

아무리 풍경이 좋고 아름다워도 사람과의 이야기가 없다면 그 순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과 향이 옅어진다. 하지만 그 풍경 안에 사람이 있다면 순간은 영원이 된다.
- 「바래지 않을 셀추크」중에서

느리지만 오롯이 소유할 수 있는 시간에 갇히는 것. 다른 무슨 일을 해야 이렇게 즐거운 고독에 잠길 수 있을까? 아직은 내게 ‘감을 뒤집는 일’ 말고는 없다.
- 「꿈이자 묵상」중에서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나는 늘 이런 인연들에게 어느 한 곳을 덥석덥석 떼서 내어주고 만다. 내 마음이 그들의 마음 한구석에 포슬포슬한 토양으로 남아 있기를. 어제보다 오늘 바람이 더 차니 생각나는 얼굴들이 많다.
- 「잘 지내길 바라요」중에서

“우리는 인연을 나비매듭으로 묶습니다.
그래야 어디든 날아가니까,
계절마다 우리를 찾아올 테니까”
무채색 빌딩 숲을 미련 없이 등지고 초록빛 숲속으로
이곳은 지리산에 자리한 아주 특별한 민박집

“도시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항상 이방인” 같았던 부부는 10년 전, 지리산 산청으로 둥지를 옮겼다. 낡고 오래되었지만 사방이 아름다운 집에서 저자 김랑은 느긋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을 펴냈다.
불편하고 아름다운 민박집 ‘마리의 부엌’은 사실 규칙이 제법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기, 멍 때리며 지내기, 책 읽기, 마당에서 음악 듣기, 직접 채취한 산나물로 차려진 자연밥상 챙겨 먹기. 무채색 도시를 떠나 초록빛 숲속으로 도망쳐온 이 시간만큼은 모든 일상의 스위치를 끄기 바란다는 작가의 뜻이 담긴 규칙들이다. ‘자연’스럽게, 욕심 부리지 말고 억지 부리지 말고, 없는 것보다 가진 것에 집중하는 삶. 그 삶의 방식이 바로 저자 김랑이 지리산에서 찾은 행복의 실마리다.

“내 안에 들어 있는 것에 만족하며, 남과 비교하는 대신 내가 가진 것을 즐기고 감사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가기.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다.”_96쪽

저자는 그 실마리를 혼자 품고 있기보다 민박집을 찾아온 손님들과 나누기로 했다. 불편하지만 행복으로 연결될 이 민박집만의 규칙에 감응하는 손님이라면 그는 이내 저자에게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아로새겨진다. 그를 위해 해로운 마음이 한 끗도 들어가지 않도록 정성껏 밥을 짓는 저자는 “마음 내어주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쉽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저자의 밥을 먹은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밥을 먹으며 ‘마음이 충전되었다’고 화답해준다.
누군가에게 선의와 배려를 내어주면 그 마음은 반드시 그들 한구석에 포슬포슬한 토양으로 남을 것이고, 그 토양에서 꽃피운 또다른 선의는 다른 사람에게 가리라. 저자는 그렇게 10년간 인연이라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었고, 그 아름다운 이야기는 고스란히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근데 내가 가도 될까요.” 나는 그녀의 말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답했다.
“와요. 언제든지.”_159쪽


나비매듭으로 묶인 인연은 훨훨 날아
지리산 숲속을 넘어 머나먼 곳까지 날아간다

『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에서는 소박한 여행기도 만날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저자답게 그는 여행을 떠나서도 입이 떡 벌어질 화려한 대도시보다는 오래되어 퇴색된 나무집, 소담한 찻상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시야가 탁 트여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하늘을 찾아다닌다. 덕분에 우리는 책을 읽으며 낯선 공간의 익숙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이곳 가보셨나요?” “이거 먹어봤나요?” 그럼 우리는 이렇게 답한다.
“아뇨, 어느 동네 골목길을 걸었어요. 좋으면 또 가서 걷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계획한 곳을 못 가거나 유명한 관광지를 못 보는 게 비일비재하죠. … 지금 이곳을,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누리는 게 저희 여행 스타일이에요.”_248쪽

“여행은 보는 것, 먹는 것, 걷는 것”이라는 저자의 여행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행은 어쩌면 ‘일상에서의 탈출’이 아니라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행위라 느껴진다.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우리의 일상을 다시금 회상해보는 것. 끝나고 돌아갈 일상을 낯설게 보는 것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다.

더욱이 그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혼자 고독에 잠기는 여행도 충만한 기억이 되지만, 풍경만 담긴 여행은 금방 휘발되고 만다. 그러나 그 풍경에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한두 마디라도 나누었다면 “그 순간은 영원이 된다”.
그것이 저자가 “곁에 있으면 인생에 백번 도움되는 존재를 말하자면, 단연 ‘여행 파트너’”라고 말하는 이유이며, 손님으로 만나 ‘내 사람’이 된 인연들과 함께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와도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오래갈 인연”을 맺는 저자의 따스함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내게 여행은 늘 ‘사람’인 듯하다.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덜 보고 서툴러도, 사람이 좋으면 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고 말거든. 아무리 풍경이 좋고 아름다워도 사람과의 이야기가 없다면 그 순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과 향이 옅어진다. 하지만 그 풍경 안에 사람이 있다면 순간은 영원이 된다._115쪽

작가정보

저자(글) 김랑

마당에 햇살이 눕는 시간을 제일 좋아한다. 이 작은 마당을 품고는 풀과 나무 한 그루, 바람과 구름과 함께 산다. 대문도 없는 소박하고 작은 집, 주인이 된 후 꿈을 얼마나 더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하루에도 여러 번 자주 하늘을 올려다본다.

지리산 산청에서 민박 ‘마리의 부엌’을 운영하고 있다.
낯선 누군가로부터 “꿈꾸고 있네”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듣지만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작고 소담스럽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며, 그것들로 꿈꾸고 가슴이 설레며 산다.
바람 잡는 소리나 하는 헐렁한 몽상가, 하나쯤 있어도 세상은 받아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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