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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크&피클스

에드워드 리 지음 | 정연주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5년 01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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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PDF (40.60MB)  | 310 쪽
ISBN 979117171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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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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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리의 요리 세계를 만든 추억과 맛이 집약된 첫 번째 레시피 바이블

“나는 이균입니다.” 2024년 대한민국을 온통 들썩이게 한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맛과 품격은 물론,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삶을 음식으로 풀어내 큰 감동을 전한 에드워드 리 셰프. 미국 남부 요리와 한국 전통 음식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요리 세계를 펼쳐내는 그의 정수가 담긴 첫 번째 요리책 〈스모크&피클스〉가 드디어 국내에 정식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요리 레시피와 함께 에세이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에드워드 리의 개인적인 성장 과정과 요리 세계가 확장되는 여정을 따라 소, 돼지, 양, 해산물, 피클, 버번에서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가정에서 다룰 수 있는 모든 식재료를 소개한다. 그는 김치, 고추장, 된장 같은 한국의 전통 재료와 남부 특유의 훈연 기술, 버번 등의 지역적 색채를 결합해 ‘6분 삶은 달걀과 딸기 케첩을 곁들인 스테이크 타르타르’, ‘단호박 만두 사골국’ ‘커리 돼지고기 파이’ ‘송어 튀김 샌드위치’ 등 그의 삶을 녹여낸 한 접시의 요리들로 선보인다. 그의 소울 푸드인 ‘프라이드 치킨과 와플’ 요리 또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시던 ‘냄비밥’에 대한 이야기와 레시피로 책의 서문을 연다. 챕터마다 첫 번째 레시피가 ‘덮밥’으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 있어 ‘요리’는 단순한 조리 행위가 아닌 문화와 정체성, 가족, 인간관계를 탐구하는 방식이자 그의 뿌리와, 그가 딛고 사는 터전에 대한 사랑인 것. 〈흑백요리사〉에서 우리를 감동시킨 그의 요리 철학은 에드워드 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고민하며 발전시킨 결과임을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에드워드 리의 인생과 요리 세계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첫 번째 필독서이며 책 속 레시피를 통해 각자의 부엌에서 에드워드 리의 요리 세계를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언 셰프 우승, 탑 셰프 등 내로라하는 요리 경연대회를 휩쓴 스타 셰프가 찾아낸 최상의 맛과 스킬들이 펼쳐지는 단순한 요리책을 넘어, 이균의 뿌리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과 따스한 추억이 담긴 에드워드 리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나보자.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줄 책이다. 또한 전통과 현대, 두 가지 이상의 문화가 결합된 요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신선한 도전의 씨앗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이 책을 펼친 독자들에게
서문
들어가며: 밥과 레물라드

양과 휘파람
소와 클로버
새와 블루그래스
돼지와 도축장
수산물과 검증
피클과 결혼
채소와 자선
버번과 안주
버터밀크와 노래방

구입처
감사의 말
INDEX

지금 이 책을 다시 펼쳐보니 큰 기쁨과 상당한 놀라움이 밀려옵니다. 제가 여전히 여기 실린 레시피에 기대어 메뉴에 오를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보고 요리를 하고, 온라인으로 저에게 그 사진을 보내준다는 점도 믿기지 않아요. 또한 제가 처음으로 글을 쓴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대필 작가를 고용하지 않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제가 쓴 글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매우 특별한 책입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은 책입니다. _p.7, 「한국에서 이 책을 펼친 독자들에게」 중에서

나는 2003년에 루이빌로 이주했다. 담배와 버번 위스키, 단수수, 경마, 컨트리 햄이라는 관점을 통해 요리와 개인적 정체성을 모두 재창조해야 했다. 처음 버터밀크를 맛봤을 때는 시큼해서 상해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버렸다. 그 신맛 때문에 요리에 사용한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은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리고 버터와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루이빌, 더 나아가 미국 남부는 나를 입양아로 받아들였다.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히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내가 한 바퀴를 빙 돌아 결국 한국인 이민자 자녀로서의 나 자신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남부 풍경에 널리 퍼진 사랑스럽고 풍성한 전통이 나를 할머니의 매콤하고 마늘 맛이 강한 음식이 있던 부엌으로 다시 이끌었다. 나로 하여금 부드러운 그리츠는 죽을, 육포는 말린 오징어를, 중국식 절임은 김치를 떠올리게 했다. _p.12~13, 「서문」 중에서

내 머릿속 깊은 곳엔 밥은 기적과 같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 우리의 조지루시 밥솥은 매일 조용히 순종적으로 하얀 김을 내뿜었다. 명절이 되면 할머니가 밥솥에 팥과 밤을 넣기도 했지만 그 외의 모든 시간은 항상 동일했다. 가끔 믿음직한 밥솥이 고장 나 불빛이 깜박거릴 때면 할머니는 전통 방식 그대로 무거운 냄비에 밥을 짓곤 했다. 하지만 냄비를 가스 불 위에 올리고 계속 지켜봐야 했기에 그 방식을 좋아하지는 않으셨다. 냄비 바닥에 밥이 들러붙어서 바삭바삭해지다 순식간에 타버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실수를 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밥솥은 매번 똑같은 결과물을 내준다. 미리 세팅한 설정을 따라 버튼을 누르고 20분 후에 돌아오면 된다. 그 결과물은 항상 완벽하고 일정하다. _p.19, 「밥과 레물라드」 중에서

내 인생에서 음식과의 관계는 세 단계로 발전해왔다. 첫째는 추억, 둘째는 역사, 그리고 셋째는 재료다. 양고기를 예로 들어보자. 양고기에 대한 첫 기억은 누나와 함께 먹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는 양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양고기는 한국 요리에 자주 쓰이는 식재료가 아닌데, 양고기에는 한국식 양념이 잘 어울리기에 내겐 그 점이 참 이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나도 누나가 아니었다면 양고기를 먹어보겠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누나는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_p.27, 「양과 휘파람」 중에서

나는 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사물을 은유해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소고기는 내가 쌓아 올린 거대한 실망감의 겉핥기에 불과했다. 나는 모든 일이 내 뜻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인생에는 구운 고기와 데킬라 샷보다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고 있었다. 식당을 운영했던 3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말았다. 내 여자친구는 이탈리아로 떠났다. 새로운 친구들은 기이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두 대의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나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그리고 모아둔 돈을 모두 잃었다. 나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_p.61, 「소와 클로버」 중에서

어머니로부터 전수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레시피다. 정확한 계량을 적어두지 않아서 여쭤볼 때마다 ‘이거를 조금 넣고 저거를 적당히 넣어’라는 식으로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한 레시피 없이도 어머니의 갈비에서는 언제나 같은 맛이 나기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시는 것이 가장 맛있다. 그것이 바로 어머니의 손맛인가보다 하고 생각한다. _p.71, 「갈비 그릴 구이」 중에서

프라이드 치킨과 와플을 함께 먹자는 아이디어를 누가 처음 생각해냈는지는 모르지만 와플을 추가한 것만으로도 아침부터 프라이드 치킨을 먹는 것에 대한 기분을 나아지게 만들 수만 있다면 나는 찬성이다. 다음은 스페인식이 아니라 필리핀식 아도보다. 식초는 프라이드 치킨의 기름진 맛을 화사하게 만들고 소화가 잘 되도록 돕는다. 고추의 양은 매운맛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따라 줄이거나 늘려도 좋다. 내겐 소울 푸드와도 같은 음식이다. 단호박 맥앤치즈(218쪽)를 곁들여서 불러바드 브루잉 컴퍼니의 탱크 7 팜하우스Tank 7 Farmhouse에일과 함께 먹어보자. 그리고 여러분의 동네에 내가 찾아갈 일이 생기면 나를 초대해주기를 바란다. _p.98, 「아도보 프라이드 치킨과 와플」 중에서

루이빌로 이사를 오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있다. “핫 브라운은 먹어 보셨어요?” 마치 핫 브라운을 먹는 것이 진정한 루이빌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시작점인 듯하다. 핫 브라운은 1920년대에 브라운 호텔에서 발명되었으며 그 이후로 벨트 사이즈가 계속해서 확장되어 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텍사스 토스트에 칠면조, 베이컨, 치즈, 그레이비가 전부 들어가는 진정한 괴물 샌드위치다. 핫 브라운 샌드위치 하나를 다 먹어 치우는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자 일 년에 한두 번만 하면 충분한 일이기도 하다. 다음은 내 방식으로 만든 핫 브라운으로, 여전히 푸짐하지만 조금 덜 부담스러우면서 맛도 좋다. 이 요리는 악마같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큰 락 글라스에 얼음 몇 조각을 넣고 부은 스파이시한 버번 위스키가 필요하다. _p.106, 「핫 브라운 스타일 칠면조 다리찜」 중에서

나는 분스 정육점을 비롯한 이 지역의 다른 도축장에도 다시 방문했고, 가끔 사람들에게 이런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호기심 어린 질문부터 역겨워 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반응을 얻는다. 셰프가 동물을 죽이는 일을 해야 할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주방이 아닐까? 내가 도살장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농장에서 딸기를 따고 있어야 할까? 긴 줄이 늘어선 엑스포에서 주문을 전달해야 할까? 카메라 앞에 서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아야 할까? 그도 아니면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쓰면서 맛있는 식재료가 된 이름 없는 돼지 한 무리를 위해 일반적으로는 주목받지 못하는 과정에 대해 공공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가 시도하는 농업적 행위다. _p.117, 「돼지와 도축장」 중에서

내 〈탑 셰프〉 도전은 굴 한 캔과 많은 소란, 그리고 일시적인 슬픔과 함께 끝났다. 하지만 내 앞에, 그리고 내 뒤에 있을 많은 셰프처럼 나 또한 탈락이라는 쓴 약을 먹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리얼리티 요리 쇼에 대해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은 많고, 그럴 만도 하다 .이 프로그램들은 경력을 쌓아나가는 젊은 요리사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셰프들이 오븐 문 앞에서 일생을 바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본다. 이제 셰프는 본인의 칼 솜씨만큼이나 대중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새로운 유명세와 우상 숭배의 흐름은 이를 자연스럽게 비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사람까지 생겨나게 만들었다. _p.147, 「수산물과 검증」 중에서

내 기억 속에서 꺼내온 레시피다. 간장에 절인 마늘은 우리 할머니가 만들던 음식이다. 할머니는 매번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마늘을 절였다. 그래서 나도 레시피에 당밀을 추가하는 등 내 나름대로 만들었다. 아마 할머니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미리 경고하는데 매우 톡 쏘는 맛이 강한 피클이다. 하지만 나처럼 마늘에 미친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것이다. _p.197, 「피클과 결혼」 중에서

나는 한두 입 먹고 나면 흥미가 떨어지는 단순한 감자 샐러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은 건강하게 채소만 먹고 싶은데, 그렇다고 너무 건강하기만 하고 지루한 식사를 할 생각은 없는 날의 저녁을 위해 만들어낸 레시피다. 스티븐을 초대했고 그는 내 새로운 감자 요리를 맛보기 위해 와인잔을 한 손에 들고 찾아왔다. 아직 이름을 정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는 한 입 먹자마자 “미친 이거 뭐야, 맛있는데!”하고 소리쳤다. 이 감자 샐러드의 이름은 그렇게 정해졌다. _p.226, 「‘미친 이거 뭐야’ 감자 샐러드」 중에서

긴 밤이 될 것 같으면 이 잔부터 시작하는 칵테일 중 하나다. 신선한 생강이 위장을 안정시키고 부비동을 열어주며, 버번이 오감을 깨운다. 하지만 주의하자. 너무 맛있어서 저녁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훌렁훌렁 마셔버리다 음식 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_p.240, 「켄터키 뮬」 중에서

워싱턴 포스트, 뉴스 앤 옵서버, 타임 아웃 뉴욕 선정 “올해 최고의 요리책”

“무엇을 요리하시나요?”
내가 항상 받는 질문이다.
이 책은 그에 대한 긴 대답이다.

에드워드 리 셰프의 독창적인 요리 스타일과 철학,
식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추억 어린 이야기를 한 권으로 만나다


“표지에 적힌 한글을 보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대한민국이 현재 가장 사랑하는 셰프, 에드워드 리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특별 서문이 수록된 이균의 국내 첫 번역서 출간!
넷플릭스 공개 당일부터 3주 연속 비영어권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전 국민의 이슈가 된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여운이 각 분야에 폭풍 같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외식업계는 전례 없는 티켓팅 전쟁이 시작되었고, 광고계에서도 셰프들을 향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으며, 방송가에서는 셰프들이 출연하는 인기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가 시즌 2로 다시 부활했다. 출판계에서도 역시 셰프들의 저서가 화제에 올랐는데, 그중 에드워드 리 셰프의 도서는 외국도서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스타 셰프들과 미식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2025년, 그가 쓴 최초의 요리책인 〈스모크&피클스〉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정식 출간되었다.
2010년 아이언 셰프 우승, 2019년 요리계의 노벨문학상이라 불리우는 제임스 비어드 상을 수상하며 이미 미국에서 스타 셰프였던 에드워드 리는 〈흑백요리사〉에서 백악관 만찬 셰프로 출전하여 요리하는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진정성 모두를 보여주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디서부터 그의 요리 인생이 시작되었을까? 요리마다 묻어 있는 한국에 대한 뿌리 깊은 그리움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어떤 과정이 그를 지금의 에드워드 리로 만들었을까? 그의 놀라운 창의성과 인내심, 표현력은 어떻게 단련되어 온 것일까?『스모크&피클스』는 그에 대한 길고도 정성스러운 대답이다. 한국에 〈흑백요리사〉 이후 처음 전하는 길고 진한 소회로 빼곡히 두 장을 가득 채운 한국어판 특별 서문 역시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나에게 밥은 빈 캔버스와 같다”
할머니의 냄비 밥부터 어머니가 전수한 갈비구이, 사계절 김치 레시피까지
에드워드 리의 깊은 애정으로 미국 남부 켄터키에 스며든 한국 전통 음식의 맛
이 책의 매 챕터는 에드워드 리의 인생 이야기로 시작한다. 요리와 자신이 딛고 선 땅,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음식과 요리하는 기쁨에 대해 솔직하게 말한다.
첫 장에서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할머니가 서 있던 브루클린의 부엌과 그곳에서 매일 조용히 하얀 김을 내뿜던 조지루시 밥솥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어린 시절 모든 식사를 함께했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이 그의 뿌리이며, 자신의 요리 세계를 표현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각 챕터는 대부분 ‘토마토 요거트 양고기 덮밥’, ‘소고기 옥수수 덮밥’, ‘닭고기와 오렌지 땅콩, 미소 덮밥’, ‘매콤한 돼지고기 덮밥’, ‘참치 아보카도 덮밥’ 등 다채로운 ‘덮밥’ 레시피로 시작한다. 그 소박하고 일상적인 식사의 상징인 밥에 현대적인 기술과 세계 각국의 풍미, 독특한 조합 등 에드워드 리가 익혀 온 모든 것의 총합을 더해 활기를 불어넣은 레시피들이 소개된다. 그가 소개하는 레시피들에서는 어딘지 익숙한 한국 음식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거를 조금 넣고 저거를 적당히 넣어’라고 계량하던 어머니의 어깨 너머로 배운 ‘갈비 구이’ 레시피와, 날이 추워지면 따끈한 국물을 간절히 원하는 마음으로 만드는 ‘단호박 만두 사골국’이 그러하다. 특히 피클 챕터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김치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피클은 사랑 이야기와 매우 비슷하다”
처음 아내의 부모님을 만난 날 손수 쓴 편지를 읽고 장모님의 특제 사워크라우트를 받은 일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 방송에서는 다 말하지 못했던 뭉클한 부엌 밖 이야기
그가 요리할 때 중요시 여기는 원칙과 철학도 이 책에서 함께 소개된다. 소가 걸어다니는 땅 위의 잡초들에서부터 치즈 장인, 햄 만드는 사람, 직접 바다에 나가 식재료를 낚시해오는 식당 주인, 김치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동료 셰프, 그의 이야기를 처음 지면으로 실은 편집자까지 요리와 식재료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피클 챕터에서 소개하는 처가 식구들과의 첫 만남은 강렬하다. 장모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특제 사우어크라우트는 레시피와 보관 소재도 알 수 없을뿐더러 저녁 식사 때도 식탁 위에 올라오지 않는 귀한 음식인데, 그가 처음 처가 식구들 앞에서 직접 쓴 편지를 읽으며 결혼 승낙을 구하고 난 뒤 어머니께서 말 없이 사우어크라우트 여섯 병을 내어주는 장면은 흐뭇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가끔 노래방에 가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어렸을 때 살던 고향집을 추억하며 노래를 부르는 이야기나, 처음 루이빌에 와서 오리 사냥을 나갔을 때 잔뜩 긴장해서 졸다가 미끼를 쏜 총의 반동으로 뺨을 얻어맞곤 함께 웃으며 소속감을 느끼게 된 이야기 등 각 가정과 지역 내의 문화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며 자신의 요리에 녹여내는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자유롭게 마음대로 요리하기를!”
양, 소, 닭, 돼지, 해산물. 피클, 김치, 채소, 버번, 안주, 디저트까지!
한 줌의 연기와 피클을 더한 130가지 이상의 놀라운 레시피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은 에드워드 리의 모든 노하우를 녹여낸 매우 충실한 요리 바이블이다. 양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 절임 음식, 채소, 버번과 안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식재료를 최상의 맛으로 구현하는 에드워드 리만의 방법을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쉽고 친절히 알려준다.
셰프의 요리라고 하면 자칫 너무 복잡하거나 어려울 수 있겠다는 편견을 버리자. 모든 레시피는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계량과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상의 크고 작은 기념일과 모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재치 있고 정확한 안내와 경험담이 레시피마다 곁들여져 있어 금방이라도 냉장고 속 재료들을 확인하고 싶게 한다. 그가 뉴욕 핫플레이스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시절부터 켄터키로 넘어와 식당을 열기까지 쌓아온 추억과 기술들을 이 책에서 확인해보자. “완벽한 로스트 치킨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나를 괴롭혔다. 가슴살이 퍽퍽해지기 전에 허벅지살을 완전히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리 집 주방에서 이 테크닉을 시도해보았다. 감자가 가슴살의 단열재 역할을 함과 동시에 껍질의 지방이 감자에 배어들어 맛을 내며, 가슴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촉촉함을 유지한다.”(94쪽) 수없이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적의 방법을 찾아낸 ‘감자를 채운 로스트 치킨’ 레시피에서는 그의 요리 기술은 물론이고 ‘마침내 해냈다!’는 땀방울과 성취감까지 전해 받는다. 절임(피클), 발효, 튀김, 훈연(스모크)으로 가득 찬 다채로운 레시피들이 2013년도 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사진들과 과정컷들로 펼쳐진다. 요리로 표현된 그의 진심을 이제 우리 집 식탁 위에서 맛볼 시간이다.

작가정보

(Edward Kyun Lee)
2024 넷플릭스 최고의 화제작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매회차 독창적인 이야기가 담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심사단의 호평을 받는 한편, 이주자로서 정체성을 고민하며 한국인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한식에 대한 사랑을 혼신을 다해 요리에 온전히 담는 모습으로 온 국민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전통적인 요리법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고, 독창적인 요리 스타일과 깊이 있는 맛으로 전 세계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셰프이자 작가인 그는 특히 자신의 뿌리인 한식을 기반으로 한 아시안 요리와 미국 남부 요리를 결합한 독특한 요리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아이언 셰프Iron Chef〉 우승으로 스타 셰프가 되었으며, 〈더 마인드 오브 어 셰프The Mind of a Chef〉, 〈탑 셰프Top Chef〉, 〈컬리너리 지니어스Culinary Genius〉 같은 여러 유명 요리 대회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요리하는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2023년 4월 백악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국빈 만찬 셰프로 초청되었으며, 현재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레스토랑 ‘610 매그놀리아(610 Magnolia)’의 오너 셰프이기도 하다. 『스모크&피클스Smoke&Pickles』, 『버터밀크 그래피티Buttermilk Graffiti』, 『버번 랜드Bourbon Land』 세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푸드 에디터.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준비 중 진정 원하는 일은 ‘요리하는 작가’임을 깨닫고 방향을 수정했다. 이후 르 코르동 블루에서 프랑스 요리를 전공하고, 푸드 매거진 에디터로 일했다. 현재 프리랜서 푸드 에디터이자 바른번역 소속 푸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빵도 익어야 맛있습니다』, 『프랑스 쿡북』 등을 옮겼고, 『아니요, 그건 빼주세요』에 작가 1인으로 참여했으며, 『온갖 날의 미식 여행』을 썼다. 캠핑 요리 뉴스레터 [캠핑차캉스 푸드 라이프]를 매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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