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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구름열차

꿈꾸며 살았다. 관성이었다.
조원탁 지음 | 임양선 옮김
작가와

2025년 0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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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46.26MB)   |  103 쪽
ISBN 979114211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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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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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선집 ‘꿈구름열차: 꿈꾸며 살았다. 관성이었다’는 그동안 출간한 1, 2, 3, 4권 시집과 이 4권의 시집에 수록되지 않은 시들 중에서 꿈속에 나타난 이미지(Image)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꿈 이미지를 중심으로 편집한 시선집 Dream Poems Anthology입니다.

이번에 출간한 시문집은 총5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권 “변화‘ 제2권 ’사랑인 줄 몰랐네‘ 제3권 ’정원 성찰‘ 제4권 ’통찰‘ 제5권은 시선집(Selected Poems) ‘꿈구름열차: 꿈꾸며 살았다. 관성이었다’입니다.

꿈시선집 제5권은 가장 창의적이면서 가장 허황된 것처럼 보이는 시들입니다. 마르크 샤갈이나 칸딘스키 또는 미로의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시간이 뭉뚱그려져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하나가 되어 섞이고, 추억과 희망이 혼융되고, 슬픔과 기쁨 그리고 명상이 함께 합니다.

음악과 미술과 정원이 공감각적으로 집약된 복합적인 작품입니다. 시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생성 AI로 만들어진 삽화들을 배치한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새벽 2-3시경에 일어나서 꿈 속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잠에서 깨기 전 잠 속에서 꿈 속의 이미지를 정리합니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꿈 속의 이야기가 모두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일단 잠에서 깨기 전 정리가 되면 불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바로 머리맡에 놔두었던 메모지에 간단히 기록을 합니다. 그리고 불을 켜서 그 요약을 중심으로 다시 자세히 기록합니다.
슈베르트는 근시였습니다. 잠에서 깨어 잠 속에 떠오른 음악 이미지를 기록하려면 눈이 나빠서 악보에 그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잘 때도 안경을 쓰고 잤다고 합니다. 잠이 깨면 바로 악보에 음표를 그렸습니다. 안경을 쓰지 않고 자면 안경을 찾아 더듬거리는 동안에 멜로디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
꿈은 과거 경험이 녹아 하나가 되는 기억의 용광로입니다. 공감각의 저수지입니다. 통합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입니다. 꿈속에는 생명력의 관성과 음악과 미술과 정원과 명상이 녹아 있습니다.

내가 꿈을 꾸는 것일까요? 꿈이 나를 사는 것일까요? 꿈을 사랑합니다. 꿈이 쓴 시를 사랑합니다.

차 례

1부 변화 CHANGE 8
IMAGE 9
有無頌 25 10
하 회 탈 11
주차 12
그와 나 13
꿈과 현실 2 - 눈길 15
전화 16
굳어지기 18
투명인간 19
웃고 있었다 20
이부장님 21
형님 22
매 6대 23
사표 24
산길 25
꿈 26
방값 27
책값 28
검정 고무신 29
깊은 잠 30
그 날 31
버스표 33
무대 아래서 34
사표 35
생각 36
모내기 38
입시 39
깊은 잠 40
어디서 본 듯한 얼굴 41
비오는 날 42
무서운 것 43
역기를 드는 사람 44

2부 사랑인줄 몰랐네
눈물이 가득한 채로 47
막을 수 없는 눈물 48
인생이 한바탕 꿈이라면 49
꿈 모래(Dreaming Sand) 50
꽃다발 51
꿈 52
낮 꿈 day dream 53
꿈 54
사랑한다면 보내줘요 55
요리 56
병원에서 57
노란 구렁이 58
땅 하늘 아내 59
고양이 60
꿈길 61

3부 정원 성찰
나무 키우기 64
땅속 산 65
잠 66
동백꽃 67
R자로 크는 나무 68
나뭇가지 70
제주도 71
꽃 시간 72
부용화 73
작은 파 74
흰색 배롱나무 75
게발 선인장 꽃 76
채송화 77

4부 통찰
만난 듯한 79
뻔뻔함 80
그 분 81
넘실대는 사람머리 물결 사이로 83
5,000원 85
내가 살 나이 86
범꼬리꽃 87
점오점수(漸悟漸修) – 파초를 이웃에 나누다 88
이웃집과 사이가 안 좋을 때 89
평화게임 90
말씀이 심하시네요 91
답안지 92
우는 아이 93
불사조 94
코끼리 95
전화 96
누님 산소 가는 길 97
브국, 아국 98
이성계, 요리학원에 오다 99
해돋이 100

IMAGE

황금빛 어스름을 호흡하는 새는

산도 바다
들도 인가(人家)
냇가를 따라

뱀이 봄으로 도사린 땅엔
앉지 않는 나래

하늘끝 가까이 영원을 날다
아무 몸짓도 없이 순간으로 나르는 순간
하늘은 무색하여 無色하고
가만한 찬탄으로 부푸는 言語만이 이랑을 넘어

집으로 돌아가는 발자국에 그림자도 없다.
(1973)



눈물이 가득한 채로


테니스를 치러 갔는데 테니스 코트가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왔던 길이 어디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나의 길을 택하여 걸어가니
큰 강을 가로지른 다리위로
물이 거세게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왔던 길로 돌아서니 어느새 높은 산들이 겹겹이 솟아 있습니다.

어찌 할 줄을 몰라 다시 돌아서는데
눈물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누가 볼까봐
테니스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흐르는 눈물을 가리고 걸어가다가

잠이 깨었습니다.
눈물이 가득한 채로.




사랑한다면 보내줘요


당신을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
당신을 떠나는 것은
항공모함에서 구명정으로
옮겨 타는 것과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떠나고 싶어요.
저를 진정 사랑한다면 보내줘요.
그리고 부탁이 있어요.
돈을 좀 줘요.

아니 떠나면서 돈까지 주라고 하다니.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 옆에서 궁핍하게 사는 것을 바래요?

알았어요.


어제 새벽에 잠속에서 누군가 읊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엎드려 그 분의 목소리를 종이에 옮겼습니다.
잠 속에서 이미지들이 녹아서 결합되고 새로운 탄생을 합니다.
마치 농원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태어나고 스러지듯이
그대의 잠은 그대의 농원입니다.
(2012. 6. 4)


뻔뻔함
 
마술가게에 갔습니다.

무엇을 찾으시나요?
뻔뻔함이요.
어떤 종류로요?
남이 무어라 말해도 아무런 감정의 동요가 없는 뻔뻔함이요.
그리고 내가 다 잘하지 않았어도 잘했다고 우기는 뻔뻔함이요.
이제부터 나는 뻔뻔한 사람이에요.
뻔뻔한 사람이에요.

지불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대가로 지불하겠어요.
(2016. 5. 29)


산길

뒷산에 갔다.
길 위에 글자가 써있다.
컴퓨터 화면이 길 위에 펼쳐져 있다.
내가 쓴 글이다.
부끄럽다.
집에 가서 컴퓨터를 꺼야겠다.

끄기 전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읽으면 어떻게 하지.
그냥 글자들의 나열이니 읽지도 않을 거야.
빨리 걸어갔다.
집에 얼른 돌아가기 위해.
(2020. 5. 3)


무서운 것

어릴 적 귀신을 무서워했다.
마을 어귀에 상여를 모셔놓은 상여집 앞을 지날 때면
대낮에도 달려서 지나갔다.

여름날 마당에 모깃불을 피우면 반딧불이 날아다니면
도깨비 이야기가 나왔다.
밤새 도깨비와 씨름을 하고 아침에 되어 힘이 부쳐
꿈에서 깨어나 보면 옆에 수수 빗자루가 놓여 있었다고.
수수 빗자루에 피가 묻어 있었다고.

어른이 되어서는 남의 평판을 두려워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내 말이다.
남에게 불쑥 던지는 내 말이 가장 무섭다.
귀신이나 도깨비나 남의 평판보다도
내 혀, 내 말이 가장 무섭다.
(2021. 6. 9)


이성계, 요리학원에 오다

이성계 장군이 요리강습에 왔다.
나이가 드니 밥상을 받기만 하는 것은 요새 시대에 맞지 않다고,
남자도 요리를 해야 사랑을 받는다고,
며칠 전에는 칠면조 요리도 했다고,
몇 년째 기르던 칠면조를 잡아 오븐에 구웠는데 맛있었다고,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다운받아 배웠는데
주방에 냄새가 너무 나서 다시는 안하겠다고.

한식과 양식중 양식요리를 배우겠다고,
이번 추석에는 무공해를 원칙으로 해서 감자와 고구마, 치즈와 달걀에 배와 사과를 곁들인 창조적 요리를 해서 제사상에 올리겠다고,
배다른 형 방원, 방간에 의해 죽어간 방번, 방석을 위로하겠다고.

방원(태종)의 아들 세종의 장손자로 태어나 세조의 손에 죽은 단종과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의 명복도 이 서양요리로 명복을 빌어주겠다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장군의 손도 씻어주겠다고.

손을 펴면 피가 보인다.
이 손으로 요리를 해 복을 빌어주마.
이 달 밝은 한가위에.
(2010. 9. 23)
해돋이

겨울이 오면 해돋이가 잘 보입니다.
봄여름가을에는 선명한 해돋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생명의 원천이자 에너지를 매순간 공급하는 태양을 바라보면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태양은 우리가 잠들어 있는 밤에도 빛나고 있습니다.

지구는 1년에 한 번 태양을 공전합니다.
태양도 은하계를 향하여 공전합니다.
이 은하계도 우주의 한편을 향하여 소라껍질의 나선처럼
회전하며 달려갑니다.

태양의 공전속도은 초당 220Km,
지구의 공전속도는 초당 30km.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지구의 표면 위에서
우리는 느긋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잘 모르면 신비하다고 합니다
그렇지요. 우리는 신비한 꿈결 속에 살고 있습니다. (2024. 12. 14)

작가정보

저자(글) 조원탁

동신대학교 조원탁 명예교수(69, 사회복지학과)는 지난 50년 동안 틈틈이 써온 600여 편의 시를 묶어 5권의 전자책을 발간했다.시와 그림, 서예와 사진, 철사공예 등이 결합된 다섯 권의 시집에는 사회복지학자로서 견지해 온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학자로서의 날카로운 통찰력,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섬세한 감수성이 어우러져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한다.가장 먼저 출간된 제1권 <변화 CHANGE>는 70년을 살아오면서 느끼게 된 감정의 변화를 담았다. 10~20대 청춘의 뜨거운 격정과 30~40대의 논리적인 성찰, 50~60대 이후의 원숙한 시선이 파도의 흐름처럼 생생하게 기록되며 인생 연대기가 펼쳐진다. 일종의 다큐멘터리처럼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의 변화가 시적 이미지로 기록되어 있다. 두 번째 시집 <사랑인줄 몰랐네: 이별, 설레임, 넉넉한 그리움>에서는 열정과 사랑, 이별을 딛고 오는 그리움 등 서정적인 감성이 가득 차오른다.세 번째 시집 <정원 성찰>은 오랫동안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성찰한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네 번째 시집 <통찰>은 삶 전체를 조망한 느낌을 담담하게 그렸고, 다섯 번째 시선집 <꿈꾸며 살았다, 관성이었다. Dreaming Inertia>는 꿈속에 나타난 이미지를 중심으로 지난 날의 삶을 정리했다.작가는 “다섯권의 시집을 관통하는 흐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꿈과 생명의 관성, 그리고 견디기”라면서 “살면서 꿈을 꾸고, 그 속에 들어있는 생명과 우주의 관성을 이해하며 간신히 버티며 살아왔는데 그 때 그 때의 사유의 흔적들을 담았다”고 밝혔다.
작가는 또 “오랫동안 시를 써 왔지만 미흡하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주저하다가 이제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면서 “먼지처럼 부족한 시들이지만 이 세상을 견디는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발간해 내용에 따라 서체를 달리하고 삽화도 다양하게 편집했으며 환경친화적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작가는 지난 2020년 동신대학교를 정년퇴임하고 현재 동신대 명예교수로서 나주에서 동백정원을 가꾸며 음악봉사 활동과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사회복지 분야의 권위자로서 <다문화사회와 다양성>, <사회복지법제론>, <사회보장론>, <나는 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가> 등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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