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의 민족
2024년 12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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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3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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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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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며 업무적으로 배달 기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던 작가는 배달 기사들 대부분이 아주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업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배달 기사들의 성실함과 그들 간의 특별한 의리에 주목한 작가는 ‘큰 일을 겪게 된 배달 기사가 동료 기사들과 연대하여 통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활극’을 만들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배달 기사들을 향한 왜곡된 시선을 지우고 그들이 흘리는 땀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사랑도, 일도 누구보다 성실히 하는 배달 기사 ‘온종일’과 두 친구 그리고 배달 기사들의 이야기가 탄생했다.
배달 라이더 X 편의점 사장 X 만년 공시생
사라진 여자 친구를 찾기 위한 오합지졸 짠내 삼총사의 코믹 추적 활극!
배달 라이더 온종일은 퇴근 후 여자 친구 다정과 코인 노래방에 놀러 간다. 거기서 종일은 다정의 성화에 못 이겨 3년 전 처음으로 그녀에게 불러줬던 〈고해〉를 열창한다. 1절이 끝나자, 다정은 돌연 청혼한다. 종일도 그녀와의 결혼을 줄곧 꿈꿔 왔지만, 도저히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간주 점프 버튼을 누르고 어색하게 노래를 이어 부른다. 그리고 다음 날, 다정에게서 이별 통보가 담긴 메시지를 받는다.
실연의 아픔에 빠져 있던 종일은 얼마 뒤 다정의 집 주소로 된 배달 콜을 받는다. 잠깐이라도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문틈으로 웬 낯선 남자의 손이 나와 음식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충격받는다. 종일은 대성통곡을 하며 절친한 친구들인 만년 공시생 순경과 편의점 사장 정석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지금 필요한 건 따뜻한 위로 한마디인데 순경은 〈고해〉를 불러서 그렇다며 종일을 욕하고, 대문자 T인 정석은 공감 대신 질문 폭격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이야기 나누다 보니 이상한 점들이 하나둘 발견된다. 혹시 다정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걱정하던 그들은 다정의 회사 동료로부터 다정이가 문자로 장기 휴가를 낸 뒤 연락 두절됐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한 종일은 친구들과 진실을 밝히고자 오토바이에 시동을 건다.
프롤로그 둘 * 16
프롤로그 셋 * 22
애플하우스 * 29
GS25 * 55
휴가 * 72
실종 * 90
CCTV * 101
추적 * 128
스타리움 * 142
침투 * 158
대치 * 167
조우 * 183
다정 * 197
연장전 * 207
감금 * 234
청약 * 249
구조 * 254
수사 * 273
빈집 * 282
진입 * 303
강우 * 307
사고 * 314
메뚜기 * 318
다른 거미줄에 걸린 거미 * 327
심신미약 * 343
에필로그 하나 * 368
에필로그 둘 * 371
에필로그 셋 * 375
나는 결국 다정이 앞에서 또 〈고해〉를 예약했다. 대충 부르기가 더 힘든 그 노래를 나는 또 최선을 다해 불렀고, 다정이는 이제 내 모습을 보며 참지 않고 대놓고 웃었다. 그리고 애국가 4절 같은 1절을 끝내고 노래를 끊으려는 순간, 다정이가 마이크를 잡고 나에게 말했다.
“온종일! 우리 같이 살래? 온종일! 우리 그냥 같이 살자!”
간주가 흐르고 다정이가 신나서 내뱉은 말이 좁은 코인 노래방 부스 안을 울렸다. - 14쪽
“야! 너 똑바로 대답해.”
갑자기 종일의 말을 듣고 있던 순경이 진지하게 물었다.
“뭘?”
“너 무슨 노래 불렀어?”
종일은 순간 순경의 말에 주춤했다. 순경은 그 주춤거림만으로 대답을 들은 것 같았다. 그래서 하늘을 향해 욕을 내뿜었다.
“하! 씨! 발! 진짜!”
그러고 나서 순경은 미친 듯이 종일에게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야! 내가 진짜 〈고해〉는 아니라고 했지? 내가 〈고해〉는 절대 안 된다고! 내가 말했냐, 안 했냐? 그건 진짜 아니라고!” - 44~45쪽
“그리고 쉬는 날에 나간다고 한들 내가 뭐라고 인사를 하냐……? 배달 대행하는 온종일입니다. 그럴까?”
순간 움찔했던 순경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떠들기 시작했다.
“왜? 네가 어때서? 그런 거 있잖아. 방송 프로 출연자 버전 자기소개. 그렇게 하면 되지!”
“그게 뭔데?”
“왜, 연애 프로그램들 보면 직업 소개하잖아. 카페 알바생은 바리스타, 영상 촬영 알바는 영상 디자이너, 주부는 하우스키퍼 이런 거.”
“그럼 나는 뭐냐?”
“너야 뭐 스토어 오너지. 나는 퍼블릭 오피서 챌린저쯤 되나?”
“나는 그럼 푸드 딜리버리 매니저냐?”
“아니 푸드 스페셜 메신저.” - 81~82쪽
“다정아! 안에 있지? 너 맞지? 무슨 일 있는 거야? 왜 비밀번호를 바꿨어? 다정아. 잠깐만 문 좀 열어 줘. 나 잠깐 얼굴만 보고 갈게. 아니다. 목소리만 들려줘도 돼. 너 아무 일 없는 것만 확인하고 갈 테니까. 제발 뭐라고 대답만 좀 해 봐. 다정아! 나야! 온종일! 문 좀 열어 보라고!”
종일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다. 그의 간절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정석과 순경도 그를 말릴 수 없었다. - 87쪽
정작 그런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를 함부로 쉽게 무시하지 않을 거야. 오빠처럼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더. 왜냐면 그들은 알거든. 아무리 작고 하찮은 일이라도 성실하게 그 일을 해 온 사람의 삶은 꽉 차 있다는걸. 그래서 누군가의 무시 따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도. - 161쪽
코믹과 스릴이 공존하는 미스터리.
짠내나는 캐릭터들의 환장 호흡.
주인공이 사랑하는 이가 실종됐고, 범인은 잡을 수 없으며,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광경이 펼쳐지는데도 이 작품은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게 된다. 미스터리와 추적 활극, 스릴러와 코미디가 환상적으로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반된 장르가 완벽히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종일, 정석, 순경이라는 개성 있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배달 라이더’와 ‘편의점 사장’ 그리고 ‘만년 공시생’. 직업부터 심상치 않은 이들은,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환장의 대사 티키타카를 보여준다. 쓸데없는 말만 해대고,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이 추적 과정에서 보여주는 호흡은 의외로 뛰어나다. 순경이 엉뚱한 직관으로 단서를 발견하면 정석은 날카롭게 추리하고 종일이 앞장서는 식이다. 덕분에 유쾌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사건이 전개된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는 독자평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네 편의 장편 소설과 열세 편의 뮤지컬을 집필하며 갈고 닦은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청춘의 삶을 은유하는 이야기.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청년 세대에게 던지는 작가의 위로.
『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는 이 시대를 사는 청춘들의 거울과도 같은 작품이다. 종일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다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후 어떻게든 살아 보고자 배달 일을 시작한다. 대기업에 다니던 정석은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와 청년 사장이 됐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꿈꾸는 순경은 몇 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합격의 길은 멀기만 하다. 치솟는 집값에 결혼은 엄두도 못 내고, 불안한 미래에 자존감은 낮아진다. 그래도 종일이 버틸 수 있던 것은 사랑하는 다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정은 그에게 사랑뿐 아니라 잘 공간과 따뜻한 밥과 각종 안전용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이렇게 종일의 의(衣)이자 식(食)이자 주(住)인 그녀가, 보호자이자 동반자인 그녀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이런 상황은 마치 이 시대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없이 ‘다정한’ 가정의 울타리를 떠나 홀로 사회에 서게 된 이들. 안정적인 일자리도, 거주할 집도, 노동과 결혼에 대한 의욕도 쉽사리 찾기 힘든 청춘들의 삶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종일은 이 시기에 가장 성장한다. 막연한 걱정과 고민에 잠식되어 다정의 청혼을 거절했던 그가 다정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거는 적극적인 사람이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가장 친한 친구들과 동료 라이더들의 도움이 있었다.
종일이와 같은 시기를 지나 어느덧 한 가정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청년 세대에게 위로를 건넨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도, 결국 중요한 건 성실함과 사랑의 연대라고. 서로 의지하며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더 성장한 모습으로 각자의 다정이를 만나게 될 거라고 말이다.
작가정보
『타운하우스』
『감귤마켓 셜록』 2022 문학나눔 선정
『더 비하인드』 2023 부산스토리마켓 한국 IP 선정
『#라이프_스포일러』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어서 현실과 아주 맞닿아 있는 글을 쓰는 소설가.
주로 일상에 밀접해 있는 소재들을 통해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든다. 어느 동네에나 있는 타운 하우스. 누구나 쓰는 지역 기반 중고 거래 앱. 회사 직원들만 들어오는 커뮤니티. 연말, 연초면 찾는 토정비결. 그리고 이번에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이나 마주치는 배달 기사님들을 보고 이야기를 떠올렸다.
“잘 안되면 배달이나 하지 뭐.”
많은 배달 기사님들이 가장 속상해하시는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그들의 삶과 마음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위안과 응원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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