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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문예세계문학선 028
앙리 바르뷔스 지음 | 오현우 옮김
문예출판사

2025년 01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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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17MB)   |  약 17.5만 자
ISBN 978893102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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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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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앙리 바르뷔스는 스테판 말라르메에게 ‘보기 드문 아름다움을 제시했다’는 상찬을 받으며 시인으로 먼저 데뷔했다. 이후 앙리 바르뷔스는 19세기 말엽 유럽의 도덕적인 타락에 기인한 불신과 불안의 주제를 파고들었다. 《애원하는 사람들》에서는 자기 마음속의 진실과 바깥의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에 천착했다. ‘서구의 몰락’이라는 테마에 대한 나름의 답을 문학에서 갈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앙리 바르뷔스의 문제의식은 훗날 실존주의자들에게로 이어진다. 《지옥》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허무와 절망의 정서는 카뮈가 《전락》에서 형상화한 감정의 모태가 되었다. 사르트르의 《구토》에서 한 권태로운 인텔리가 단조로운 부르주아적 생활에 ‘구역질’을 느끼는 것도 바르뷔스가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그려내 보였다는 데서 기원하는 측면이 있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애욕과 갈등, 영원에 대한 희구와 번뇌, 신에 대한 의지와 반발의 테마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암울한 실존을 철학적 명상과 파격적이고 의식적인 문학 기법으로 풀어내 혼란스러운 시대의 한복판에서 인간 됨의 의미를 질문한 것이다. 인간에게 절망의 감정이 불가분의 존재 조건인 한, 인간의 절망과 본성을 탐구한 20세기 문학의 선구적 작품인 《지옥》의 유효성은 끝없이 연장될 것이다.
지옥

작품 해설

■철학적 논쟁에 관해서라면, 나는 그런 것이 도무지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그 무엇도 검증할 수도 또 확인할 수도 없다. 진리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가. (8쪽)

■칸막이벽의 저쪽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벽에다 몸을 번쩍 일으켜 세우고 벌써 아주 어두워져버린 방을 들여다본다. (19쪽)

■그러고 나서, 일순간 몸을 갖추고, 또 야릇한 모습의 그녀는 곧장 가장 빼어나고 숭고한 시선으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또다시 우리의 시선이 마주친다. (43쪽)

■그런데 나는,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고, 마치 흡혈귀처럼 그들의 모습에다 시선을 갖다 붙이고 그 광경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53쪽)

■오래도록 꼼짝 않고 있었던 탓에 내 허리와 어깨의 근육이 쑤셨지만, 나는 구멍에 눈을 붙이고 벽에 납작하게 붙어 있었다. 잔혹하고도 찬란한 그 광경을 즐기기 위해 나는 스스로를 십자가에 못 박아 괴롭혔다. (81쪽)

■아! 나는 이 단순하고도 끔찍한 비밀을 유린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 광경을 한 점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포옹했으며, 거기서 살아 있는 진리라는 것이 그때까지 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슬프고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마도 나의 유일한 영광이리라. (88쪽)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신이 자신들을 내려다보기를 원한다. 비탄에 빠진 사람들처럼 그들은 자신들을 도와줄 신을 부르고 있다. (100쪽)

■그런데 이처럼 처참하고 단순한 장면을 눈앞에 두고, 한순간 나는 이처럼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서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오뇌를 느꼈다. (112~113쪽)

■삶과 예술의 이중 합작품은 감동적이다. 남자는 서정적이요, 여자는 비극적이다. 그들은 동시에 창조자고 연기자며 피해자다. 그들이 누구인지 이제 더는 알 수가 없다. 오직 거대한, 하나의 진실이 있을 뿐이다. (153쪽)

■활짝 열린 창문 곁에는 그 두 여자만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시선을 끄는 넓은 공간이 보였다. 가을 태양의 가득 차고 조심스런 햇살 속에서 임신한 그 여인의 얼굴이 얼마나 시들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217쪽)

■오늘 아침 나는 피로에 지쳐 일어났다. 불안하다. 얼굴이 무겁고 고통스럽다. 거울을 들여다보니 내 눈은 핏빛이었다. 마치 피 속을 들여다보는 듯이 걸음을 옮기고, 반쯤 마비되어 간신히 움직였다. 구멍에다 얼굴을 대고, 벽에 질펀하게 퍼져 있던 그 길고 긴 시간 때문에 내 육체는 벌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224쪽)

■나는 생의 비밀을 알고 싶다. 나는 사람들도, 군중들도 여러 몸짓들도 그리고 숱한 얼굴들도 보았다. (270쪽)

■그렇다면 지금 내 앞에서 멀어지는 이 무한한 세계는 아무런 것에도 바탕을 갖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확실하고 튼튼한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286쪽)

■그러나 나는 끝냈다. 보는 것을 그만뒀기 때문에 나는 누워 있다. 초라한 두 눈은 아문 상처처럼 감기고 상처 자국처럼 된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어떤 안식을 찾고 있다. 나! 최초의 절규와 똑같은 최후의 절규. (341쪽)

프랑스 문단에 파문을 일으킨 충격적인 걸작
파격적인 표현 기법과 의식적인 선정주의로
인간의 야수적 본성과 실존을 파헤치다!


1916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앙리 바르뷔스는 스테판 말라르메에게 ‘보기 드문 아름다움을 제시했다’는 상찬을 받으며 시인으로 먼저 데뷔했다. 이후 앙리 바르뷔스는 19세기 말엽 유럽의 도덕적인 타락에 기인한 불신과 불안의 주제를 파고들었다. 《애원하는 사람들》에서는 자기 마음속의 진실과 바깥의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에 천착했다. ‘서구의 몰락’이라는 테마에 대한 나름의 답을 문학에서 갈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삶의 공허함에 허덕이는 한 남자,
관음 행위를 거울삼아 자기 자신을 비추다

《지옥》은 앙리 바르뷔스의 출세작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독자에게 압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인간의 허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동시에 정욕과 갈등, 죽음에 대한 고뇌로 허덕이는 인간의 모습을 제시해 인간성이 자리한 진실의 의미를 좇는다. 시골에서 파리로 상경해 은행에 취직한 서른 살쯤의 ‘나’는 여성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감이 아닌 허탈감을 느낀다. 구원받고자 행한 일이 되레 절망의 감정을 안겨준 것이다. ‘나’는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필요성을 깨닫는다.

즉, ‘나’는 자기 존재를 비춰줄 거울을 찾는다. 옆방으로 난 조그만 구멍을 통해 누군가의 발가벗은 모습을 엿보는 것이 그에게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이 관음의 행위는 한 존재의 눈물겨운 자기 확인의 과정이다. ‘나’는 이제 막 성에 눈을 뜬 소년과 소녀, 동성 연인, 의사와 환자 등을 관음하며 인간의 욕망, 고독, 죽음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마침내 인간의 실존에 도달한다. 매일 그 방에 투숙하는 사람들의 삶과 애욕을 관찰하며 삶의 의미를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실존주의의 문제의식으로 이어지는
20세기 문학의 선구적 작품

앙리 바르뷔스의 문제의식은 훗날 실존주의자들에게로 이어진다. 《지옥》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허무와 절망의 정서는 카뮈가 《전락》에서 형상화한 감정의 모태가 되었다. 사르트르의 《구토》에서 한 권태로운 인텔리가 단조로운 부르주아적 생활에 ‘구역질’을 느끼는 것도 바르뷔스가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그려내 보였다는 데서 기원하는 측면이 있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애욕과 갈등, 영원에 대한 희구와 번뇌, 신에 대한 의지와 반발의 테마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암울한 실존을 철학적 명상과 파격적이고 의식적인 문학 기법으로 풀어내 혼란스러운 시대의 한복판에서 인간 됨의 의미를 질문한 것이다. 인간에게 절망의 감정이 불가분의 존재 조건인 한, 인간의 절망과 본성을 탐구한 20세기 문학의 선구적 작품인 《지옥》의 유효성은 끝없이 연장될 것이다.

작가정보

Henri Barbusse, 1873~1935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로 파리 교외 아니에르에서 태어났다. 고교 시절부터 시적 재능을 보였으며 1895년 시집 《흐느끼는 여자들》을 발표, 말라르메에게 호평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최초의 소설은 1903년에 쓴 《애원하는 사람들》이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진실과 외부 현실 사이의 모순에 따른 갈등을 그려내 ‘인간 실존 탐구’라는 주제 의식의 발단을 보였다고 평가받는다. 1908년에 《지옥》을 발표하면서부터 독자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어느 호텔 침실에서 일어나는 행위와 그를 엿보는 행위를 통해 인간 실존을 탐구한 《지옥》은 의식적인 선정주의가 깃든 파격적인 표현 기법으로 주목받았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화제를 낳았다. 바르뷔스는 이 작품으로 작가적 지위를 확고히 다졌다. 1915년에는 소설 《포화》를 발표했고, 이 작품으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말년에는 사회주의에 공감해 《광명》, 《입에 물린 칼》 등 정치적 성격을 띤 작품을 펴냈으며, 1935년 모스크바 여행 중 사망했다.

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불문과 교수를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 《배덕자》, 《법왕청의 지하도》, 스탕달의 《적과 흑》, 장 콕토의 《무서운 아이들》, 샤토브리앙의 《아딸라의 비가》, 기 드 모파상의 《안개 낀 모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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