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의 왕
2025년 01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1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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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56627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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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눈사람, 시작
뽀삐
유진이
파지(把持)
가위
기일
귀신의 왕
난청
이웃사촌
아궁의 시
꽃무릇
진상들
재와 물고기
에테르포클록스카프
강요배
문학기행
불면
노안
트레바리
카르마
매미
Pedrolino
壎
미메시스
시인 노트
시인 에세이
발문│시인의 명경_정우신
김안에 대하여
한 승려가 온몸에 불이 붙은 채로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아주 맛있는 냄새가 풍겨 왔으므로 나는 따랐다. 이윽고 승려의 몸은 사라지고 불이 저 혼자 허기에 몸부림치며 걷고 있었다. 불에게는 눈이 없으므로, 허나 불에게는 길고 거대한 팔이 있으므로, 허기진 불은 사방을 향해 성난 붉은 원숭이처럼 제 팔을 휘둘렀다. 나는 저 낯선 불의 팔을 붙잡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충동은 지난밤 꿈에서 황금빛 옥수수밭 사이를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시체를 안아주려 했던 것과 비슷했다. 가여운 것, 허기진 것, 끝없는 거대한 어둠이 너를 보고 있구나. 이렇게 계속 눈 감고 있으면 영영 뜨지 못할 거야. 나는 시체에게 말을 건넸다. 설득하려는 듯. 누구를? 시체를. 꿈이었으니까. 죽지 말자고.
_「미메시스」 중에서
며칠 동안 폭우다. 나는 물에 떠오르는 온갖 것의 이름을 생각하며 누워 있다. 새싹 종이 나무젓가락 볼펜 옷 머리카락 눈동자 썩은 나무뿌리 마음. 가끔 창밖으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_「이웃사촌」 중에서
할머니는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골목이야.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서 멍하니 할머니를 쳐다봤다. 할머니는 점점 더 젊어지고 있었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골목은 내가 낯선 풍경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골목이야. 골목 바깥은 햇살이 눈부신데, 안쪽에서는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_「귀신의 왕」 중에서
나는 물기가 마르지 않은 귀신. 이제 막 귀신의 꿈을 꾸기 시작했는데,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이 내 꿈속으로 들어왔다.
_「카르마」 중에서
나는 그 강을 건너 그림 속에서 빠져나왔다. 그림 속 사람들은 대부분 발이 없이 걷고 있었다. 미술관을 나와 돌아오는 길에, 신발 한쪽을 잃어버렸다. 밤보다 긴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
_「강요배」 중에서
쓰기라는 행위를 통하여, 나는 허령불매虛靈不昧에 이르기도 하고, 죄와 윤리 사이에서 위태로운 길항을 꿈꾸기도 한다. 불교에서 인간은 ‘마누샤manusya’, ‘사고하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사고’를 확인케 하는 것이 쓰기이다. 하지만 때론 그것이 나를 지워버리는 상태에 이르게 만들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내가 낳은 온갖 것들이 소란을 만드는 풍경을 확인한다. 그 소란의 한 징표가 지금의 내겐 시이다. 그 소란을 고르고 개칠하며 한 편 한 편 눌러쓰는 것이 시이다. 그리고 하나의 소란이 끝났다.
_「시인 노트」 중에서
『귀신의 왕』을 읽다 보면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길을 잃거나 무언가에 홀리게 되는 경험을 할지도 모른다. 보이지만 닿지 않는 것. 닿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 애가 닳는다. 시인의 삶과 감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마음이 저리다.
_정우신(시인)
k포엣 시리즈 42권으로 김안 시집 『귀신의 왕』이 출간되었다. 2004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안의 다섯 번째 시집으로 모두 25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미메시스」라는 동일한 제목의 시로 시작하고 끝나는 이번 시집은 신중하게 만들어진 미로처럼 느껴진다. 인간적인 마음과 인간이 되지 못한 마음, 인간 그다음의 것인 듯한 마음들이 뒤엉키고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이 혼재되어 있는 미로 같은 책이다. 으스스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이 시집의 입구로 무사히 진입해 수록된 시편들을 즐겁게 헤매며 마지막 작품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으스스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들
“나는 안개처럼 떠다니는 흐릿한 이야기일 뿐이야.”
김안은 미로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자로서 그 입구에 「미메시스」라는 작품을 배치해두었다. 이 작품은 “한 승려가 온몸에 불이 붙은 채로 걸어가고” 있는데 그에게서 나는 “아주 맛있는 냄새”를 맡고 그 뒤를 뒤따른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시집의 출구에도 역시 「미메시스」라는 작품이 배치되어 있고 이 작품은 “그해 겨울, 나는 죽은 것 같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시들 속에서 죽음은 아주 가깝고 또 언제든 닥칠 수 있다. 화자는 할 말을 미처 못하고 죽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귀를 내주고 또 그를 옮기기 위해 입을 빌려주려는 것처럼 늘 그 불과도 같은 죽음으로 다가가 기꺼이 껴안는다. 두 작품은 거울처럼 마주 보고서 이 시집의 미로를 더욱 견고히 만든다. 탈출하려는 당신을 다시 또 매혹시키는 어떤 힘들이 시집 곳곳에 녹아 있다.
“이야기의 길목처럼, 낡은 책이 펼쳐져 있었다.”
으스스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들은 독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그전에 이야기에 매혹된 사람은 물론 시인이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모든 것은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중얼거리는 사람처럼. 으스스한 세상의 어두운 풍경들에게 자신의 귀와 입을 빌려주고 몸까지 내어줄 준비가 된 사람처럼. 그를 홀리는 것은 이야기 그 자체이지 다른 것은 될 수 없다. 「진상들」과 같은 작품은 몽환적인 색채를 띠는 다른 작품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시인의 시 속으로, 미로 속으로 초대받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신 시인이 초대하는 이들은 외로운 자들, 사라진 자들, 가여운 자들이다. 그런 자들의 목소리를 오래 견딘 탓에 슬픔에 겨워 있는, 그렇지만 무너지지 않으려고 하는 안간힘이 시 속에 녹아 있는 듯도 하다.
김안 시인의 『귀신의 왕』은 한제인 번역가의 영역으로 영문판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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