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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의 팡세

에밀 시오랑 지음 | 김정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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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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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74MB)
ISBN 9791141608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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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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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허무의 철학자 에밀 시오랑의 잠언집 『독설의 팡세』가 전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2004년에 처음 출간된 후 쇄를 거듭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독설의 팡세』는 20년 만에 새롭게 단장해 독자들을 만난다. 초판 발행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전체 개고를 통해 에밀 시오랑 특유의 함축적인 문장을 한층 간결하고 명료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20세기의 가장 저명한 모럴리스트 작가인 에밀 시오랑은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철학을 공부했고, 1937년 파리로 이주한 뒤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프랑스 문단에서 인정받은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우아하면서도 냉담한 문체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루마니아 왕립 아카데미 상을 시작으로 콩바상, 생트 뵈브 상 등 여러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오늘날 가장 위대한 프랑스 산문작가 중 하나”로 불리게 되었다.
시오랑이 1952년 발표한 『독설의 팡세』는 출간 직후에는 빛을 보지 못했으나 20여 년 후에 뒤늦게 큰 성공을 거두면서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시간과 공허, 역사와 종교, 사랑과 음악 등을 주제로 삶의 고통과 진리를 이야기하는 『독설의 팡세』는 날카롭고 냉소적인 언어를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 삶에 위로를 전한다.
언어의 위축 ㆍ 7
심연의 도둑 ㆍ 33
시간과 빈혈 ㆍ 59
서양 ㆍ 77
고독의 서커스 ㆍ 93
종교 ㆍ 123
사랑의 생명력 ㆍ 143
음악에 대하여 ㆍ 157
역사의 현기증 ㆍ 165
공허의 근원에서 ㆍ 183

에밀 시오랑 연보 ㆍ 206
옮긴이의 말 | 신비로운 역설을 빚는 절망의 노래 ㆍ 216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회의주의는 빈말이고 습관적 불안이고 철학적 학설이다. 10쪽

‘재능’이란 모든 것을 왜곡하고, 사물을 뒤틀어놓고, 스스로에 대해 착각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자연으로부터 어떤 능력의 세례도 받지 않은 사람만이 진정한 삶을 누린다. 문학의 세계보다 더 거짓된 세계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며, 작가보다 더 현실에서 벗어난 인간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24쪽

절망은 신앙이나 정치 혹은 동물적 본능에 영향을 받지만, 우울함은 무엇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울함을 멈추게 하는 것은 우리의 혈액밖에 없다. 63쪽

음악조차도 우리를 구원할 수 없을 때면 우리의 눈에서는 칼이 번득인다. 범죄의 마력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우리를 버티게 하지 못한다. 164쪽

어떤 노망의 징후도 보이지 않는 정치가는 나를 겁나게 한다. 176쪽

예전에 인간은 하나의 모순에서 다른 모순으로 엄숙하게 넘어갔다. 이제 우리는 동시에 얼마나 많은 모순을 경험하는지, 어떤 모순에 매달리고 어떤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지 더이상 알지
못한다. 180쪽

반항의 대상이 사라져 더이상 무엇에 반항해야 할지 모를 때, 인간은 현기증에 사로잡혀 목숨을 어떤 편견 하나와 맞바꾸려 한다. 199쪽

“그의 단상은 혼탁해진 영혼에 주입하는 해독제 같은 것이 아니라
차라리 독극물에 가까운 각성제로서, 독과 약은 용법과 용량의 차이만 있을 뿐
애초에 하나였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일깨운다.” _구병모(소설가)

“영원에 접근하고 열병을 앓고 나면
어떤 연유로 우리가 신이 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어진다.”

『독설의 팡세』는 「언어의 위축」부터 「공허의 근원에서」까지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를 다룬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서양의 역사, 시간과 고독의 속성, 사랑과 음악에 대한 고찰 등 ‘독설’의 테마는 다양하다. 스무 살 때부터 불면증에 시달리고 대부분의 삶을 주변인으로 살아온 저자의 인생이 응축된 문장들은 삶의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고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투신자살을 하려고 센강으로 가던 사람이 잠시 책방에 들렀다가 시오랑의 단상을 읽고 자살 의지를 꺾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에밀 시오랑의 글에는 인생을 꿰뚫는 촌철살인의 철학이 담겨 있다. 언어에 대한 예리한 고찰(“확신이 있으면 문체는 없다. 우아하게 말하려고 고심하는 것은 신념 속에 잠들지 못하는 인간들이 하는 일이다.”), 역사를 통찰하는 시선(“범죄의 시간은 모든 민족에게 한꺼번에 울리지 않는다. 역사의 지속성은 그렇게 설명된다.”) 등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는 문장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니체, 도스토옙스키, 플루타르코스를 비롯한 다양한 시대의 사상가와 문인들을 인용하는 풍부한 배경지식까지 겸비해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냉소적인 태도와 상반된 절제되고 우아한 문장 또한 작품의 묘미 중 하나다. 심오함과 블랙 유머로 무장한 글들은 염세주의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깊은 의미와 여운을 남긴다. “마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난 자가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과 같다”라는 옮긴이의 말처럼, 시오랑의 독설은 냉소 끝에 모든 것을 깨달은 자만이 건넬 수 있는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진리를 건넨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육체의 칼날이 무디어져 세계를 베어내지 못하고, 혼의 송곳이 뭉툭해져 어떤 언어도 꿰지 못하겠다고 느끼던 참에 다시 온 에밀 시오랑이라니. 좀체 개정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문서 창을 열고 이제 내면의 폐허를 응시할 수 있겠다. 아낌없이 부서질 수 있겠다.
그의 단상은 혼탁해진 영혼에 주입하는 해독제 같은 것이 아니라 차라리 독극물에 가까운 각성제로서, 독과 약은 용법과 용량의 차이만 있을 뿐 애초에 하나였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일깨운다. 삶과 세상을 사랑하려 애쓰고 다정한 위로의 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자, 이 책을 멀리하라. 세상의 갈라진 틈이 토해내는 파열음을 자청하여 듣고 기꺼이 노이로제에 시달리고자 하는 자, 그리하여 도저한 환멸을 손에 넣은 자가 이 책에서 오히려 역설적인 위안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_구병모(소설가)

에밀 시오랑은 오늘날 가장 위대한 프랑스 산문작가 중 하나다. 렉스프레스

시오랑은 개인적이고 교훈적이며, 서정적이고 반체제적인 새로운 철학의 실천가다. 수전 손택

작가정보

20세기의 가장 저명한 모럴리스트 작가. 1911년 루마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부쿠레슈티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1934년 발표한 첫 책 『절망의 끝에서』로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작가에게 수여되는 루마니아 왕립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 1937년 파리로 이주한 뒤 소르본대학에 등록하고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1949년 프랑스어로 쓴 첫 책 『해체의 개설』을 발표했다. 이 책은 대중에게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이오네스코, 엘리아데, 베케트, 미쇼 등의 문우와 소수 애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사유와 집필 활동을 이어갔다.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냉담한 문체로 『독설의 팡세』(1952)와 『존재의 유혹』(1956)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나, 여러 문학상을 거절하고 언론을 피하며 계속 글을 썼다. 1987년 발표한 『고백과 저주』를 마지막으로 절필했으며 1995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외 저서로는 『역사와 유토피아』 『태어났음의 불편함』 『자아 분열』 등이 있다.
『독설의 팡세』는 시간과 공허, 역사와 종교, 사랑과 음악 등 현대적인 테마를 다룬 시오랑의 대표적인 잠언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소르본대학(파리 4대학)에서 프랑스 현대문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배재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역서로 『역사와 유토피아』 『절망의 끝에서』 『시몬느 베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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