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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Animal Farm)

조지 오웰 지음 | 최성애 옮김
문예춘추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5년 02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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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7604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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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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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자신이 직접 치열하게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써온 오웰은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지켜보면서 권력의 속성과 정치적 권모술수를 꿰뚫는 날카로운 시각을 갖고 있었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했던 그는 러시아 혁명 이후 권력욕에 의해 이상이 변질되고 지배층이 군림하며 부패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커다란 실망과 환멸을 맛보았고, 이를 《동물 농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오웰은 이상향이었던 동물 농장이 전체주의적 공포 사회로 변모해가는 과정, 혁명 초기에 정립된 칠계명을 권력층에게 유리하도록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대중의 기억을 조작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제1장_007
제2장_021
제3장_034
제4장_045
제5장_054
제6장_069
제7장_082
제8장_099
제9장_118
제10장_134

옮긴이의 글_149
조지 오웰 연보_154

처음 몇 분 동안 동물들은 그들에게 찾아온 행운을 거의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이 제일 처음 한 행동은 함께 무리를 지어 농장 전역을 걸어 다니는 것이었다. 혹시라도 사람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려는 모습 같았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다시 농장 안쪽으로 가더니 모든 농장 건물들에서 존스가 군림하던 시절의 흔적을 모조리 없애버리기 시작했다. 마구간 끝에 있는 장비실의 문이 부서졌고, 그곳에 있던 재갈들과 코뚜레들과 사슬들, 그리고 존스네 일당이 돼지와 양을 거세할 때 사용하던 끔찍한 칼들도 모두 우물 속에 던져졌다. 고삐와 굴레와 눈가리개, 그리고 말의 목에 걸던 굴욕적인 사료 망태도 모두 마당 중앙의 쓰레기 소각 불 안으로 던져져 불타 없어졌다. 채찍들도 불 속에 던져졌다. 불똥을 튀기며 활활 타버리는 채찍들을 보며 동물들은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26~27쪽)

스노우볼은 한참을 궁리한 끝에 칠계명을 단 하나의 구호로 효과적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는 구호였다. 그는 이 구호가 동물주의의 핵심 원리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호를 철저히 따르는 동물은 절대로 인간의 그릇된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41쪽)

동물들은 두 파로 나뉘었다. 한 파는 ‘스노우볼에 투표하여 주 사흘 노동을’이라는 구호를, 다른 한 파는 ‘나폴레옹에 투표하여 여물통을 가득히’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벤저민은 둘 중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은 유일한 동물이었다. 그는 식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도, 풍차가 동물들의 노동을 덜어주리라는 것도 믿지 않았다. 풍차가 있든 없든 삶이란 늘 거기서 거기인 법이라고, 즉 늘 고달플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59~60쪽)

하지만 일은 혹독하기 짝이 없었고, 동물들은 풍차에 대해 전처럼 희망을 품을 수도 없었다. 늘 추웠고 늘 배고팠다. 낙담하지 않은 동물은 오로지 복서와 클로버뿐이었다. 스퀼러가 끊임없이 봉사의 기쁨과 노동의 존엄성에 대해 그럴듯한 연설을 하고 다녔지만, 동물들은 복서의 체력과 “난 더 열심히 일할 거야!”라는 그의 불굴의 외침에 의해 훨씬 더 많이 고무되었다. (83쪽)

몇 해 전에 그들이 인간이라는 종족을 몰아내려 그토록 애쓴 것은 지금의 이런 상황을 원해서가 아니었다고. 그날 밤 올드 메이저가 동물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라고 부추겼을 때, 그들이 기대했던 건 이런 참혹한 공포와 학살이 아니었다고. 그녀가 꿈꾸던 미래가 있었다면, 그것은 동물들이 굶주림과 채찍으로부터 벗어나고, 모두가 평등하며, 모두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일하는 사회였다. 올드 메이저가 연설하던 그날 밤, 한 무리의 길 잃은 새끼오리들을 자신의 앞다리로 감싸 보호해준 것처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해주는 그런 사회였다. 하지만 그런 사회는커녕, 지금 그들은 감히 말 한마디 자유롭게 할 수 없고, 사나운 개들이 도처에서 으르렁거리고, 동지들이 충격적인 자백을 한 뒤 갈가리 찢겨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96쪽)

힘들고 고달프지만 지금의 삶이 그래도 과거의 삶보다 훨씬 더 낫고 품위 있다는 사실은 그 고달픔을 어느 정도 상쇄해주었다. 더 많은 노래와, 더 많은 연설과, 더 많은 행진이 행해졌다. 나폴레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자발적 집회’라는 명칭의 행사를 개최하도록 명령했다. 동물 농장의 투쟁과 승리를 기념할 목적이라고 했다. 지정된 시간이 되면 동물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군대식으로 도열한 뒤 농장의 각 구역을 행진했다. (122쪽)

다른 동물들의 삶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늘 배가 고팠고, 지푸라기를 깐 채 잠잤고, 우물에서 물을 먹었고, 밭에서 일했다. 겨울엔 추위 때문에, 여름엔 파리 때문에 고생했다. 나이 든 동물들은 이따금 머리를 쥐어짜며 옛 기억을 더듬곤 했다. 존스가 축출된 직후인 반란 초창기의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기억해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에겐 지금의 삶과 비교해볼 준거가 아무것도 없었다. 스퀼러가 읊어대는 숫자들 외에는, 늘 모든 게 좋아지고 있다고만 하는 그 숫자들 외에는, 동물들의 판단을 도와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동물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은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그런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적 여유도 없는 터였다. 오직 벤저민만이 자신의 긴 생애 전체를 시시콜콜히 기억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상황이 더 나아지지도 더 나빠지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결코 더 나아지거나 더 나빠지지 않을 거라고 했다. 굶주림과 중노동과 실망, 이 세 가지는 영원히 변치 않을 삶의 법칙이라고 그는 말했다. (137쪽)

문예춘추사 세계문학 시리즈, 그 네 번째 작품 《동물 농장》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의 혜안과 통찰력이 빛나는 20세기 최고의 정치 우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과 교훈을 주면서도 미학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명작만을 엄선하여 펴내는 문예춘추사 세계문학 시리즈. 그 네 번째 책으로는 사회주의자로서 의식이 투철했던 ‘행동하는 지식인’ 조지 오웰의 정치 우화 《동물 농장》을 선보인다. 시종 예리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 문장들의 뉘앙스를 잘 살려가며 원문을 충실히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은이 조지 오웰의 연보를 권말에 실었다.
《동물 농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에 발표된 소설로, 인간의 삶과 생각이 국가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통제되는 충격적인 미래사회를 묘사한 《1984년》과 함께 오웰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러시아 혁명을 다룬 데다 소련과 스탈린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 차 있어서 한동안 출간에 난항을 겪었으며 런던 공습 중에 원고가 불타버릴 뻔하기도 했다. 이러한 난관을 뛰어넘어 1945년 8월에 발표되자마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파시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았음에도 반(反)공산주의적인 내용에 주목한 미국에 의해 광범위하게 번역되어 전 세계 각국에서 출간되면서 지금까지도 그 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2008년 〈타임〉 선정 ‘영국의 가장 위대한 전후 작가’ 2위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세계 명저 100권’ 중 61위

지금도 지구 도처에는 ‘동물 농장’이 건재하고 있다!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과 그 이후 흘러온 소련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동물 농장》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어떤 실존 인물들을 나타내는지, 혹은 어떤 집단이나 개념을 상징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미스터 존스는 러시아의 짜르와 자본가를, 올드 메이저는 마르크스를, 인간들은 자본가 집단을 상징한다. 이론에 밝고 연설을 잘하는 스노우볼은 트로츠키이며, 탐욕스럽고 잔인한 독재자 나폴레옹은 스탈린이다. 나폴레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스퀼러는 1930년대 스탈린 치하의 공산당 기관지인 《프라우다(Pravda)》를, 나폴레옹의 수행견들은 소련의 악명 높은 비밀경찰 KGB를 나타낸다. 돼지들에게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하늘나라 슈가캔디 마운틴의 존재를 설파하고 다니는 까마귀 모세는 종교 지도자들을 상징한다. 복서와 클로버는 근면한 프롤레타리아를, 글을 읽을 줄 아는 뮤리엘은 교육받은 소수의 노동계층을 상징한다. 회의주의자인 당나귀 벤저민은 혁명에 반대하지 않지만 그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도 않는, 문제를 알면서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러시아 지식인층을 나타낸다. 농장을 뛰쳐나간 몰리는 러시아 혁명 이후 해외로 탈출한 허영심 많은 소자본가 계급을, 양들은 무지한 일반 대중을 상징하며, 미스터 프레더릭은 아돌프 히틀러를, 미스터 필킹턴은 영국과 미국을 상징한다. 한편, 풍차는 러시아의 산업화를 지칭한다.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독재자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한다고 본다면 《동물 농장》은 냉전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분량은 짧지만 깊이 생각해보고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동물 농장》은 20세기 최고의 정치 우화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지 오웰

George Orwell

1903년 6월 25일, 당시 영국령이었던 인도 벵골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인도 주재 하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아버지를 두고 이듬해 영국으로 건너가,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세인트시프리언스 학교와 이튼 학교를 다녔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인도제국경찰 시험에 응시·합격하여 버마(미얀마)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27년 휴가를 기회 삼아 경찰직을 그만두고 몇 년 동안 런던과 파리에서 노숙자, 실업자, 저임금 노동자들과 어울려 생활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1933년에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길거리 인생》을, 이듬해에는 《버마에서의 나날들》을 출간했다. 1936년 결혼한 후 아내와 함께 내전이 발발한 스페인에 찾아가 공화파 편에 서서 프랑코 군과 맞서 싸웠으나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는 영국으로 돌아왔다. 이 무렵에 취재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쓴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카탈로니아 찬가》를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BBC 방송국과 좌파 잡지 《트리뷴》에서 일했으며 1945년에 정치 우화 《동물 농장》을 출간하여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폐결핵으로 고생하면서도 디스토피아를 그린 또 다른 대표작 《1984년》을 집필하고 1949년에 발표했으나 이듬해 1월 21일에 병세가 악화되어 사망했다.

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여성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매사추세츠 주립대학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젠더 노동과 간접 차별》(공저)이, 번역서로는 《인식과 에로스: 칸트적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공역) 《레저경제학》 《자바트레커》 《로자 파크스 나의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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