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릴 원피스와 생쥐

하두자 지음

시로여는세상 2025년 02월 0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하두자 『프릴 원피스와 생쥐』는 〈알래스카, 알래스카〉, 〈고양이 울음을 닮은 계단〉, 〈입술들〉, 〈아이스크림 방정식〉, 〈시를 나, 체로 쓰는 법〉 등 크게 4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목차

차례

시인의 말

1부
알래스카, 알래스카
고양이 울음을 닮은 계단
입술들
아이스크림 방정식
시를 나, 체로 쓰는 법
썸머라떼 타임
새앙쥐 옆 생쥐
앙케이트
치통의 감정
송년회
프릴 원피스
정오의 사과
양의 윤초
에고에고 산티에고
서대신동

2부
단추의 배후
장례미사
사과는 등글고 악수는 어색하게
조조早朝
양파는 꽃을 보여주지 않는다
마블 선인장
전지剪枝
라운지체어
괄호에게
아직도 정전이야?
감금
모과에 관한 단상
동백
황태
헛간에는 헛헛한 것들이 모여 산다

3부
나는 발효하고 싶다
낙과의 시간
상투적인 봄
시시한 농담
촛불과 박수
헤드윅
사과를 듣다
페치카 앞에서
다르다고 하면
취향의 반쪽
산벗나무 이별방식
직선과 곡선
금요일 오후 2시 쪽으로
열대야
다정한 감옥

4부
유고시집을 읽는 법
가로수에 관한 명상
진술
수국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늘의 상품
건기와 우기
꼭, 꼭, 숨바꼭질
봄, 목련
리모콘
후리지아, 그리고
미다졸람
블라인드
간절함에 대하여
지금부터 리셋이야

|해설| 결핍과 부재의 언어들 - 황정산

책 속으로

알래스카, 알래스카



고래 수달 바다사자 북극곰 만년설을 거쳐 온 푸른빛 떠올릴 때

아직도 알래 스카, 알래스카 바람소리

배고픈 흰 독수리
붉은 심장의 떨림에 날카로운 부리

멀리서 들려오는 해무
등 푸른 침묵의 머리카락들

반은 바다 속으로 반은 바람 속으로
서로의 영혼을 필름에 담은 채
반반씩 비밀을 나누어 가진 이후

그림자를 길게 빨아들이는 모래알은 서걱였네
8월의 독수리가 바람이 되면
들끓는 울음들이 뜨거운 햇빛 속으로 스며들어

눈을 감아도 보이는 설산의 흰빛과 그늘 사이
당신과 내가 출렁이며 흘러가는 시간들
알래스카, 알래스카

문을 열고 집을 나서는 여름과 8월 사이
그 바다 속으로 나는 침몰하네

당신의 알래스카, 알래스카

출판사 서평

하두자 시인은 현존들이 갖는 관계적 양상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형상화시키는 힘이 풍부하다. 징후로 가득 찬 관계의 표층을 건드리면서 안쪽에 자리한 정서의 심연을 예리하게 간파하는 양상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때론 은밀하게 때론 과감하게 타자와의 관계 맥락을 향해 움직이는 적극적인 몸짓들을 보여주는데, 당당한 목소리와 행간과 행간 사이 뜨겁게 흐르고 있는 간절함이 동시에 배어 있어서 시를 읽는 맛을 증폭시킨다.
이 시집을 읽다보면 문득 시적 정황에 푹 젖어서 공감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루머가 유머도 되는" 장소에서 "언제나 모이는 것 보다/흩어지는 것"(「송년회」)을 더 쉽게 생각하는 나, "등을 바라보며 한없이 다정해"(「아이스크림 방정식」) 지고 있는 나, "감추는 건 쉽고 감추는 걸 들키는 건 더더욱 쉬워서 초대받지 않은 시간에만 당도하고"(「프릴원피스」) 싶어 하는 나, "아프지 않을 만큼만 서로 겹쳐지고"(「다정한 감옥」)싶어 하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 하린(시인)

작가정보

저자(글) 하두자

부산 출생
1998년 <심상>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물수제비 뜨는 호수>(1998),
<물의 집에 들다>(2004), <불안에게 들키다>(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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