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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 정지인 옮김
북하우스

2025년 01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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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69MB)
ISBN 979116405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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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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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역작 『호라이즌』이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배리 로페즈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가 선보인 글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장소와 사유를 옹골차게 엮은 논픽션이다. 북극, 남극, 북태평양, 남태평양, 아프리카, 호주 등 여섯 지역을 갈무리해, 하나의 교향곡처럼 아름답고 치밀하게 재구성해냈다. 로페즈는 이들 장소를 배경으로, 북극권 지역으로 용감하게 파고든 선사시대 사람들, 아프리카를 침략한 식민주의자들, 태평양을 항해한 계몽주의 시대의 유럽인들, 외교의 문을 걸어 잠근 아시아로 건너간 미국인들 등을 엮어 탐험과 여행을 둘러싼 인류의 오랜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한편, 인류의 기원(인류학), 땅의 역사(지질학), 생물들의 뒤섞임(생물학), 탐험과 식민주의(정치), 기후변화에 대한 윤리적 과학적 성찰(윤리학과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주제들을 탐색해나간다.
이 책의 키워드가 되는 ‘여행’은 로페즈에게 지혜를 모으는 활동, 자신을 바꾸는 행동이다. 그는 익숙한 것의 경계를 넘어가 미지의 세계로 향하기 위해 끊임없이 길을 떠났고, 눈앞의 풍경을 보면서 기꺼이 경이로움에 사로잡혔으며,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것들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더불어 각각의 장소를 거쳐 간 인물들을 호명하고 서로를 탁월하게 연결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인간이 노정하는 모순을 외면하지도 경멸하지도 않고 기꺼이 끌어안으며 끝내 초월한다. 저자가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보여주는 지구 곳곳의 풍경과 사람, 과거와 현재는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작가의 말
프롤로그
들어가며: 배를 찾아서

파울웨더곶
북아메리카 서부 북태평양 동부 연안 오리건주 해안
스크랠링섬
캐나다 누나부트 준주 엘즈미어섬 동해안 알렉산드라피오르 입구
푸에르토아요라
적도 태평양 동부 콜론 제도 산타크루스섬
자칼 캠프
동부 적도 아프리카 투르카나 호수 서부 고지 투르크웰강 유역
포트아서에서 보타니베이까지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남극해 북쪽 해안 태즈메이니아주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남태평양 서쪽 해안 뉴사우스웨일스주
그레이브스누나탁스에서 포트패민 도로까지
남극 대륙 남극 고원 북쪽 가장자리 남극횡단산맥 중앙 퀸모드산맥
칠레 남부 마젤란 해협 연안 브런즈윅반도


참고 문헌
학명
지도
감사의 말

아무리 여러 차원에서 엄밀히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그곳을 아무리 여러 번 여행한다고 해도, 한 사람이 한 장소를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는 장소 자체가 항상 변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든 장소는 그 깊은 본성상 투명하지 않고 불명료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확정적인 글을 쓴다는 생각에 끌렸던 적은 없다. 특히 항상 변화하는 문화지리학의 속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장소들을 다시 방문할 때 나는, 거기서 내 이전 경험을 되짚어보면서 어떻게 하면 처음에 썼던 글에 담긴 것과는 다른, 또 다른 진실을 찾을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한 장소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새로운 감정을 촉발하는지, 그리고 그 감정에 담긴 진실이 한때 내가 아주 신중하게 수집했던 사실들을 어떻게 변용하는지에도 흥미를 느꼈다.
--- 49쪽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고자 하는 욕망, 특히 우리 두려움의 근원과 본질을 이해하려는 욕망이 지금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둑한 살육의 현장-숨 쉴 수 없는 공기, 인간의 디아스포라, 여섯 번째 대멸종, 제어할 수 없는 정치적 폭도-위로 밝아오는 기이한 새벽에 떠도는 유령처럼.
--- 86쪽

서구 문화에서 예술의 권위, 세상을 밝히는 예술의 특별한 힘은 과학혁명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그 빛이 퇴색했다. 그 후로 일상의 삶에서 예술이 차지하는 위치는 갈수록 더 장식적인 것이 되었고, 그 영향력은 과학의 확실성에 밀려 쇠퇴했으며, 예술이 지녔던 권위는 공손하게 알은척해주는 정도의 대접밖에 못 받게 되었다. 예술을 자연의 세계와 분리해온 역사가 예술을 이성의 세계와 분리해온 역사보다 더 오래되기는 했지만, 후자 역시 인간이 자신의 운명과 씨름하는 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예술은 즐거움을 주는 일을 열망하지 않는다. 예술이 갈망하는 것은 대화다. 또한 예술은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 법칙에 관해 클라우지우스가 했던 말처럼 운명이 정해진 삶에 관한 것이다.
--- 124~125쪽

오랫동안 나에게 공포의 이미지였던 것이 이제는 뭔가 다른 것, 어떤 완벽함의 이미지로 변모해 있었다. 여기에는 지구의 근본적인 야생성이 있었고, 윌리엄 블레이크가 말한 혼돈 속의 신성함에 대한 감각이 있었다.
--- 187쪽

어느 아침 나는 거기서 죽은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엷은 울음참매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맹금류는 파충류와 작은 포유류뿐 아니라 다른 새들도 사냥한다. 비슷한 유형의 모든 포식자 조류가 그렇듯 이 참매의 사냥은 깊이 감각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내가 다가가는 동안 새는 계속 내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나는 이 새가 자기 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사바나를 맹렬히 응시하며 급습하여 낚아챌 먹잇감을 찾고 있다고 상상했다. 내가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새는 머리를 돌려 나를 내려다보았다. 새의 오른쪽 눈알은 뽑혀나가고 없었고, 눈구멍 가장자리 깃털에는 피가 엉겨 붙어 있었다.
참매는 나를 무시하고 다시 머리를 돌려 사바나를 살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나는 그 새를 생각한다. 세상에는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도 여전히 사냥하고 있는 새들이 얼마나 많을까?
--- 282~283쪽

수심은 아주 깊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이 그 코발트 색조 때문에 ‘푸른 물’이라고 부르는 그런 곳이었다. 내 아래로 나타난 것은 돌고래들이 아니라 내가 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10미터 아래에서 약 15미터쯤 되어 보이는 짙은 청회색의 암컷 보리고래가 새끼 한 마리를 돌보고 있었다. 이런 순간을 맞닥뜨리면 마음이 평정을 회복한 뒤로도 심장은 오래도록 평소의 리듬을 되찾지 못한다. 빛과 그림자, 물속 형태들을 이루는 선들이 서로 맞아 들어가면서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가 완성되는 순간.
--- 406쪽

우리의 기원을 돌아볼 때 우리가 곧잘 빠지는 두 가지 오해가 있다. 하나는 호모 사피엔스가 (환경 변화에 반응해 단순히 변화만 한 것이 아니라) 완벽을 향해 진화해왔다는 오해이며, 또 하나는 현생인류가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넘어오는 동안 잃은 것은 그게 무엇이든 없어진 게 잘된 일이라는 오해다. 종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향상’된다는 생각은 진화 이론에서 전혀 근거 없는 개념이다.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가 현대로 오는 과정에서 ‘잃은’ 것은, 예컨대 일상에서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협력하려는 의지 같은 것은 호모 사피엔스가 충분히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다른 동물과 달리 역사적 상상력과 혁신의 요령이 있기 때문이다.
--- 526쪽

진화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끝없는 수정, 이유도 목적도 없는 변화다. 21세기에 인종적 순수성을 보호한다는 관념 혹은 생물학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다시 말해 새로 들어오는 모든 것을 ‘침입자’ 또는 ‘외래’의 것으로, 축출해야 할 것으로 분류하여 애초에 유입을 허용하지 않는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념은 지탱될 수 없다. 명백한 윤리적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이런 주장은 시간의 흐름을 부인한다. 풍경이 시간을 초월한다는 말은 비유적 의미만 지닐 뿐 실제로 풍경은 시간을 초월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시대는 전례 없는 문화 교류의 시대, 들어가고 나가는 이주의 시대다. 인종과 문화에 대해 수구적 적의의 태도를 견지한다면 전쟁 외에 다른 미래는 없다. 그리고 모든 풍경은, 천천히 쌓여가는 변화든 무시무시한 속도의 변화든 언제나 다른 풍경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 675쪽

나는 존에게 말했다. “예전에 한 신학 교수님이 종교를 갖는다는 건 확신을 갖는 일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지. 의심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어떤 심원한 신비에 대해 품었던 존중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존이 내 말을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침낭 속에 누워 있었고 내게는 쌓아둔 장비들 너머로 그의 다리 아래쪽만 보였다. 이미 잠들었을지도 몰랐다. 길고 힘든 하루였으니까. “우리가 더 깊은 지식을 쌓고 있기는 하지.” 존이 대답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지혜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지만.”
-- 751쪽

“누군가 달아나려 한다면 그 목적지는 어디일까?”

북극에서 태평양, 갈라파고스, 아프리카, 호주, 남극까지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들로 떠났던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
배리 로페즈가 머물렀던 수평선과 지평선 너머의 눈부신 세계

* 뉴욕 타임스, NPR, 가디언 선정 올해 최고의 책
*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의 생전 마지막 역작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역작 『호라이즌』이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배리 로페즈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가 선보인 글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장소와 사유를 옹골차게 엮은 논픽션이다. 북극, 남극, 북태평양, 남태평양, 아프리카, 호주 등 여섯 지역을 갈무리해, 하나의 교향곡처럼 아름답고 치밀하게 재구성해냈다. 로페즈는 이들 장소를 배경으로, 북극권 지역으로 용감하게 파고든 선사시대 사람들, 아프리카를 침략한 식민주의자들, 태평양을 항해한 계몽주의 시대의 유럽인들, 외교의 문을 걸어 잠근 아시아로 건너간 미국인들 등을 엮어 탐험과 여행을 둘러싼 인류의 오랜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한편, 인류의 기원(인류학), 땅의 역사(지질학), 생물들의 뒤섞임(생물학), 탐험과 식민주의(정치), 기후변화에 대한 윤리적 과학적 성찰(윤리학과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주제들을 탐색해나간다.
이 책의 키워드가 되는 ‘여행’은 로페즈에게 지혜를 모으는 활동, 자신을 바꾸는 행동이다. 그는 익숙한 것의 경계를 넘어가 미지의 세계로 향하기 위해 끊임없이 길을 떠났고, 눈앞의 풍경을 보면서 기꺼이 경이로움에 사로잡혔으며,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것들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더불어 각각의 장소를 거쳐 간 인물들을 호명하고 서로를 탁월하게 연결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인간이 노정하는 모순을 외면하지도 경멸하지도 않고 기꺼이 끌어안으며 끝내 초월한다. 저자가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보여주는 지구 곳곳의 풍경과 사람, 과거와 현재는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땅 끝에서 바다 끝까지, 그리고 빙하 끝까지
여행과 장소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긴 책

“자기가 어디에서 온 존재인지 알아야 길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살지 않을 수 있다.” 『호라이즌』에서 배리 로페즈는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지구의 숨겨진 푯말들과 조각들을 내민다. 그는 우리 대부분은 결코 보지 못할 지구의 여러 지점들을 여행하면서 경외심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모든 풍경 속에 길을 잘못 든 이들이나 길을 잃어버린 이들의 슬픔이 부드럽게 뒤섞인다. 확실히 이 세상은 오랫동안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아닌데, 놀랍게도 그의 어조는 내내 희망적이다. 그는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알아차림으로 슬픔을 지그시 달래며,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들과 보아야 할 것들에 시선을 다시금 집중시켜 자신만의 길을 찾도록 돕는다.
로페즈는 북극 선주민 정착촌의 잔해부터 운석 조각이 숨어 있는 남극 고원 가장자리까지, 사는 내내 자신을 끊임없이 부르고 손짓했던 장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또한 18세기의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처음 상륙한 북미 대륙 서해안부터 식민지 교도소 부지가 있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남쪽 해안까지, 국가의 역사에서 새로운 공포의 지층을 발견할 수 있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다만 책에서는 시간이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수백 페이지에 걸쳐 특정 날짜를 언급하거나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로페즈는 더없이 친절한 안내자이지만, 독자에게 제시하는 진정한 방향은 오직 장소뿐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삶에 본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장소라고 암시한다.
이 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여행의 본질과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부터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저 여행 문학인 것만은 아니다. 『호라이즌』은 한 발 물러서서 자연의 장엄함을 바라보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존재하는 맥락을 이해하고, 폭력적이고 호기심 많은 종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그 맥락을 공격적이고 끈질기게 재구성하는지 파고드는 책이다. “여행은 과거부터 이어진 상식을 수정하고 선입관을 떨쳐버리도록 자극한다. 또한 우리의 정신이 맥락을 고려하도록 유도하고, 인류에 관한 절대적 진실의 독재에서 정신을 해방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길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하게 해준다. 사람은 똑같은 길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가고 싶어한다.”

여행 끝에 얻은 하나의 질문-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인류가 일으킨 말썽을 해결하기 위한 간곡한 제언들

한편 이 책은 지구에 사는 인간의 위기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책이다. 1980년대 중반, 배리 로페즈가 『북극을 꿈꾸다』를 출간했을 때만 해도 극북 지역의 생태계와 동물, 사람들이 직면한 위험은 대부분 자연, 즉 험준한 지형에서 살아가는 기본적인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석유 탐사와 채굴이 호황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도로와 중장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역 사회는 무례한 침략의 영향을 느끼고 있었다. 로페즈는 이 지역과 지구의 미래에 대해 걱정했지만, 이 땅의 모든 것을 존중하며 행동하면 숨 막히는 무지가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을 되돌아본다면, 우리는 세상을 향해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외치고 싶을 것이다. 생태계 파괴를 멈추고, 화석 연료를 태우지 말고, 모든 것이 무너지기 전에 협력을 시작하자고. 오늘날 산업 발전과 기후변화의 연쇄적인 영향이 지구의 다른 많은 지역을 변화시키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로페즈가 걱정했던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여실히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로페즈가 스스로가 던진 인간을 둘러싼 질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그렇게 세상의 많은 장소를 보고 난 후, 나는 인간이 초래한 위험, 인간의 승리, 인간의 실패에 대해 무엇을 배웠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그 답은 900쪽에 걸쳐 펼쳐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절박한 호소처럼 다가온다. 로페즈는 가는 곳마다 인류의 무자비한 행태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하는 간절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간의 끔찍한 행위를 끊임없이 상기시켜도 로페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매력은 줄어들지 않는다. 세계 구석구석, 심지어 가장 부끄러운 역사의 현장을 탐험하는 중에도 우리는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이끌림을 느끼며 읽어나가게 된다. 그것은 로페즈만의 희망 전략 덕분이다. 매우 현실적인 환경적 실존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로페즈는 기억과 꼼꼼하게 기록된 현장 노트를 모두 찾아내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축적된 지혜를 채굴하며, 희망의 빛을 찾아 그 자신이 시간을 보냈던 먼 곳들로 우리를 데려간다.

“배리 로페즈처럼 쓸 수 없다면 자연 묘사는 그만둘 것.”
지구의 생명력을 도드라지게 나타내는 특별한 글쓰기

로페즈는 이야기(내용)의 걸출함 못지않게 아름답고 아귀가 딱 맞는 만연체 문장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여유 있는 필치로 우아하게 글을 쓴다.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된 본문에서 각 장은 특정한 지리적 닻을 내리고 있는데, 이 닻이 정거장에 불과하다는 점과 핵심을 날카롭게 파고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W. G.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로페즈는 남극 대륙의 생명력 없는 아름다움을 묘사하지만, 얼음 성당이나 맑은 물, 거친 바람은 그 어떤 존재보다 생명력 있는 문장으로 우리 몸을 시리게 파고든다. 또 독자들을 바다로 데려가 바다표범의 숨결이 콧구멍과 폐를 채우는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작은 것이 우주로, 다시 가장 작은 것으로 펼쳐지는 문장들이 너무도 능숙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끝이 다가올수록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이런 미문의 기술은 다른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지구에서의 인간에 대해 글을 쓰는 수많은 작가들은 우리 주변 풍경의 눈에 띄지 않는 세부 사항을 관대함, 경이로움, 구체성으로 포착하는 로페즈의 특별한 기술을 본받아 작품을 써왔다.

*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 또렷하게 떠오르는 이야기는,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지만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메시지다. 다른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존재는 궁극적으로 어둠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중 누구도 그 어둠 속을 살아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는데도, 바로 그 희망이 우리를 감싸 안는다. 그렇게, 로페즈가 우리에게 선물한 것은 현재에 대한 관대한 시각,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우리 앞에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전언이다. 그 안에는 희망이 있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다. 이 사실을 품는다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조금 덜 힘들지도 모른다.

작가정보

배리 로페즈 (Barry Lopez, 1945~2020)
1945년 미국 뉴욕주 포트체스터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와 뉴욕 맨해튼에서 성장했다. 이후 노터데임대학교에서 글쓰기, 사진, 연극을 공부했다. 1960년대부터 땅과 인간의 관계를 비롯해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픽션 및 논픽션 작품들을 발표하는 한편, 다른 작가들이나 사진작가, 화가, 음악가, 극작가, 환경 운동가, 과학자 등과의 공동 작업을 왕성하게 모색했다. 1970년 매킨지강과 숲의 풍광에 반해 오리건주 핀록 지역에 정착했지만, “어딘가 부서져 있는 지구”를 감각하며 여러 장소로 떠나기를 반복했다.
1978년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로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86년에는 역시 오랜 현장 조사를 거쳐 쓴 『북극을 꿈꾸다』로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다. 평생 약 일흔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펴낸 그는 2020년 일흔다섯의 나이에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배리 로페즈의 원고와 메모, 현장 기록 등은 텍사스 공과대학교에 보관되어 있다. 저서로 이 책 이외에 『북극을 꿈꾸다』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 『황야 건너기』 『북아메리카의 재발견』 『강의 기록』 『사막의 기록』 『저항』 『울버린의 교훈』 『현장 노트』 『까마귀와 족제비』 『변명』 『이 삶에 관하여』 등이 있다.
『호라이즌』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집필한 장편 논픽션으로, 북태평양 동부, 캐나다 북극권, 갈라파고스 제도, 아프리카 케냐, 호주, 남극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얻은 평생의 경험과 배움을 집대성한 저술이다. 이 책에서 로페즈는 지구라는 장소와 시간이 선사해주는 경이로움을 만끽하는 한편, 그곳을 지나쳐 간 오래전 인간들의 삶을 공감 속에서 반추하고, 지금의 인간들을 연민의 마음으로 떠올린다.

정지인. 『욕구들』 『자연에 이름 붙이기』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우울할 땐 뇌과학』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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