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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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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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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1.99MB)
ISBN 978893297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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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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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행동하는 지성, 루이스 세풀베다의 생애 마지막 철학 동화 『바다를 말하는 하얀 고래』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2020년 4월, 코로나19에 감염되어 향년 70세를 일기로 별세한 그는 소설, 에세이,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모두의 각성을 촉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지금껏 담아내 왔다. 그가 사망하기 1년 전인 2019년 5월 발표된 발표한 이 동화는 거대한 향유고래가 바다의 평화를 깨뜨리는 탐욕스러운 인간들에게 맞서 투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자연의 리듬에 따라 조화롭게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끔찍하게 살해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와 절망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이 작품은, 우리 현대인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보호하기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인간은 나의 덩치를 보고 언제나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나를 차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인해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저렇게 커다란 동물을 무엇에다 쓸까? 태초부터 인간은 그게 궁금했던 모양이다. ─ 19면

나는 인간들의 배에 절대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그들의 용기를 존중했고, 그들 또한 바다에서 사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22면

느림보 거북이도 다른 거북이를 공격하지 않는다. 탐욕스러운 상어도 다른 상어를 공격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에서 자기와 비슷한 이들을 공격하는 종은 인간밖에 없는 것 같다.─ 37면

아직 젊은 달빛 향유고래인 네가 앞으로 해야 될 일은 모차섬과 육지 사이의 바다에 살면서 할머니 고래 넷을 보살피는 거란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저 넓은 바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나게 될 날을 기다리겠지 ─ 62면

그들은 밧줄을 이용해 혹등고래를 뱃전으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갓 태어난 새끼 고래도 비극적인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선원들이 어미 혹등고래와 새끼 고래의 몸을 토막 내고 있는데도, 그들은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 95면

내 머리가 거기에 부딪친 순간, 그 충격으로 보트는 두 동강이 나면서 인간들은 모두 물속에 빠지고 말았다. 나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인간들을 꼬리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 96면

인간들은 아주 먼 곳에서 오는 거야. 하지만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심지어는 죽음조차도 그들의 탐욕과 야망을 막을 수 없어. ─ 108면

그 뒤 20년이 지나 죽음을 맞이한 순간, 26미터에 달하는 그의 몸에는 1백 개 이상의 작살이 박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모차섬 서쪽 해안에서 달빛과 똑같은 거대한 하얀 향유고래가 바다에서 솟구쳐 오른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 122면

라틴 아메리카의 신화와 역사 속
신비롭고도 가슴 아픈 어느 고래의 이야기

세풀베다의 이번 동화 속에서는 어느 선주민 부족의 신화와 실제 역사가 교차한다. 칠레 해변에는 바닷가에서 해산물과 해조류를 채취하면서 살고 있는 라프켄체Lafkenche라는 부족이 있다. 〈바다의 사람들〉이라는 뜻의 이 라프켄체 부족에는 고래에 관한 신비로운 신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죽음을 맞이하면 〈트렘풀카웨〉라는 고래들이 나타나 그들을 수평선 너머의 자유로운 세계로 인도한다는 내용이다. 동화 속 화자인 〈달빛 고래〉는 이 트렘풀카웨 고래들을 보호해 달라는 부탁을 할아버지 고래에게 받게 된다. 그들의 적은 고래를 사냥하는 인간들이다. 달빛 고래는 바다의 일부처럼 살아가는 라프켄체 사람들과 달리 서로 싸워 죽이기까지 하는 잔혹한 성질을 가진 인간들에게 큰 충격을 받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그들을 멀리 쫓아내는 것에 그친다. 그러나 어느 날 암컷 고래와 그 젖을 빠는 새끼 고래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고래잡이배를 보고, 분노를 이기지 못해 선원들을 몰살시켜 버린다. 실제로 1820년 11월 20일, 칠레의 모차섬에서는 거대한 향유고래가 고래잡이배를 공격해 침몰시킨 사건이 있었다. 그 고래에게는 〈모차 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평화로운 자연을 향해 악을 행하는 인간들,
결국 그 화살은 스스로에게 돌아온다

우리는 매일같이 인간이 자연을 향해 저지르는 악을 목도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 한 명 한 명은 그 악행의 주체이다. 아무런 악의를 갖지 않고도, 우리들은 그렇게 자연에게 악을 행한다. 다 먹지도 못할 만큼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동물을 수도 없이 죽이고, 다 입지도 못할 만큼의 옷을 만들기 위해 동물의 털을 뽑으며, 과잉 생산된 물건들을 사막 곳곳에 버려 환경을 더럽히고, 우리 인간은 이제 더 이상 스스로 정화하지 못하는 지구에서 이상 기후로 인해 벌어지는 온갖 참사에 고통을 당한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인간이 탐욕으로 인해 그 자연을 공격하고 결국 그 대가로 스스로 몰살당하는 모습을 철학 동화 속에 묘사했다. 거대한 향유고래는 자연의 힘이고, 고래잡이배는 우리 인간의 모습이다. 자연의 정의가 부메랑처럼 돌아와 인간들을 향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자연의 무서움을 깨닫고 삶 속에서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작가정보

Luis Sepúlveda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행동하는 지성이었던 세풀베다는 소설을 비롯한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폭넓은 작품 세계를 펼쳐 왔다. 특히 환경과 소수 민족 등에 관한 모두의 각성을 촉구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많다.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난 그는 피노체트가 정권을 장악하자 당시 많은 칠레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오직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망명해야 했다. 수년간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글을 쓰고 환경 운동을 펼치다가 파리를 거쳐 독일로 이주했으며, 1997년 스페인 북부에 정착해 남은 생을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2017년 5월, 27년 만에 칠레 국적을 회복했다. 세풀베다는 1989년 『연애 소설 읽는 노인』으로 티그레 후안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장편소설 『지구 끝의 사람들』(1989), 『귀향』(1994),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1995), 『우리였던 그림자』(2009), 중단편 소설집 『외면』(1997),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2004), 『알라디노의 램프』(2008), 에세이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2010) 등을 발표했다. 동화책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2012),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2013), 『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2015) 등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16년 헤밍웨이 문학상을 수상하며 〈강렬한 알레고리를 통해 우리 시대의 위기와 가치들을 은유적으로 의미심장하게 표현하는 동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과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대학원에서 라틴 아메리카 소설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역사의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우리였던 그림자』, 그 외 공살루 M. 타바리스의 『작가들이 사는 동네』, 『예루살렘』,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인상과 풍경』, 리카르도 피글리아의 『인공호흡』,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의 『계속되는 무』, 돌로레스 레돈도의 『테베의 태양』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세풀베다가 꿈꾸는 수평선 너머의 세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곳일까? 그것은 그의 문학 세계 전반을 관류하는 주제, 즉 〈자유〉가 거대한 물길처럼 흐르는 세계가 아닐까? 자유란 〈최고의 가치〉인 동시에, 〈가장 순수하고 이상적인 것〉이고, 〈그런 자유를 얻기 위해 투쟁할 때 비로소 우리 인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투쟁을 통해 비로소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동하는 실체로서의 미래 또한 실천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의 눈앞에 나타날 ─ 비록 그것이 일시적이라 나타났다 사라진다 할지라도 ─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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