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레미로 본 세상

신표균 지음 | 김도원 그림

시로여는세상 2025년 01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신표균의 시는 단형이지만 그 단정한 단형의 형식 속에는 아이러니와 페이소스가 주조를 이룬 까닭에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이 가슴을 적신다. 록(Rock) 어법의 재치나 혀 놀림에 비해 발라드의 전통 어법을 구사하면서도 그의 체험적인 눈은 관조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어레미』친 자연관인 하늘, 구름, 비, 꽃들을 담아 흔들어 알갱이로 남는 것은 너무나 인간적인 따스한 정감과 휴머니즘이다. 동시에 어레미는 쭉정이를 걸러내고 알갱이를 모으는 언어 형식과 시적 진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송수권 / 시인, 순천대 문예창작과 명예교수

목차

차 례


序辭
시인의 말


제1부 바람개비 바람을 돌리다
어레미로 본 세상
오징어 피대기
어딜 가냐구요?
짐
손
철없는 꽃
부르지 않아도 피어나는 들꽃이여(1)
바람개비 바람을 돌리다
蘭
산수유
줄
징검다리


제2부 호반의 벤치가 돌아앉은 까닭
냉이
우산 하나
달빛에 우는 하모니카
다리위에 서서
우리는 지금 행복해야 해
S라인
물방울
호반의 벤치가 돌아 앉은 까닭
처서
억새
点点粉粉
잔설


제3부 병든 사과의 기도
開花
길
비
밤에 흐르는 강
날짜변경선
병든 사과의 기도
붉은 도미의 임종
중고자동차
가을 장례식
텅빈하늘
당뇨애인


제4부 시인은 왜 코트 깃을 세우는가
내가 그리운 나
없다
넌?
造花
거울
목욕탕에서
미인
사랑의 발신지
사랑의 종신형
눈사람
시인은 왜 코트 깃을 세우는가


제5부 삶의 온쉼표처럼
부르지 않아도
봉정사 백일홍
빈절
폐사지廢寺址
뿔
부도浮屠
낙엽의 노래
삶의 온쉼표처럼
영안실엔 눈물이 없다.
친구 무덤 앞에서


제6부 누부야, 우리 누부야
핏줄
가끔은 무궁화호를 타보세요
누부야, 우리 누부야
원이엄마가 울고 있네요
삼강주막
불정간이역
우포늪
우리 동네 마지막 머슴 버버리아재
슬픈 뻐꾸기
동해별신굿
길림성 옥수수밭 哀歌
731부대



| 시평 | 삶에 대한 긍정적 시선과 공존의 미학 – 문홍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표사문 |

책 속으로

어레미로 본 세상


어레미로
하늘 담아 본다

어레미가
여름구름 치면 소낙비가.
겨울구름 치면 싸락눈 내린다

어레미로
바다를 건져 본다

어이없다는 듯 고래 콧방귀 뀌고
새우만 과닥거린다

어레미로
세상을 본다

모가지 쇠창살에 걸려
허공 헤엄치는 군상들

미꾸라지는 죄다 빠져나가고
다람쥐만
쳇바퀴 굴리고 있다.

출판사 서평

신표균 시인의 시에는 삶에 대한 체념이나 회한, 좌절과 절망, 분노와 고통 등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대상과 세계에 대한 비판이나 냉소, 조롱 등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시적 대상을 차분하면서도 따뜻하게 감싸 안는 관조적인 시선이 작품 전편에 내재해 있다.
그의 시에는 방황과 갈등이 배제된다. 관조의 자리에 그런 심리적 갈등이 자리 잡을 틈이 없기 때문이다. 방황과 좌절, 갈등과 상처 없는 질적 변용은 큰 설득력과 감응력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시인의 '그리운 나' 찾기와 '영롱한 꿈'이 보다 큰 감동을 동반하기 위해서는 삶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처절한 부딪침, 그에 비례하는 자연적인 것에 대한 강렬한 지향성, 이 두 측면이 상호 작용을 하면서 통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 때 시인의 시 세계는 보다 깊고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한다.

인물정보

저자(글) 신표균

경북 상주 출생.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수료. 서경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졸업(문예창작 전공).
「心象」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어레미로 본 세상」 「가장 긴 말」, 편저 참꽃시 100인 선집 「참꽃」 「달성 100년 참꽃 1000년」, 논문 「김명인 시의 길 이미지 연구」 등 출간.
고대문우상 수상.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회장 역임(현 고문). 한국문인협회 대외협력위원(현). 비영리법인 도동시비동산운영회 회장(현).

그림/만화 김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