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디드/미크로메가스/자디그
2024년 11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2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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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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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주의 신봉자 캉디드 파란만장 삶의 여정
최선의 세상과 미래에 대한 간절한 소망
비관적인 이 세상에서 행복으로 가는 길!
"땅을 일구고, 마시고, 먹고, 침묵하라"
"볼테르는 이성의 논쟁에 향연의 모습을 부여했다" -롤랑 바르트
캉디드 또는 낙천주의 … 13
미크로메가스 : 철학적 이야기 … 152
세상 돌아가는 대로 : 바부크의 환상 … 176
자디그 또는 운명 : 동양 이야기 … 196
멤논 : 또는 인간의 지혜 … 281
스카르멘타도의 여행 이야기 : 그가 직접 쓴 원고 … 289
코시 상타 … 299
접속곡 … 306
바빌론의 공주 … 329
이성에 바치는 역사적 찬사 : 어느 지방 아카데미에서 M…씨의 연설 … 404
볼테르의 생애와 문학 사상
볼테르의 생애와 문학 사상 … 419
볼테르 연보 … 465
그런 한심한 의지박약은 아마 우리 인간의 가장 비참한 성향의 하나일 거예요. 왜 그런 거 있잖소. 당장에라도 땅에 패대기치고 싶은 무거운 짐을 계속해서 끌어안고 있으려는 것보다 더 미련한 게 어디 있겠어요? 자기 삶을 몹시 미워하면서도 그것에 집착하는, 말하자면 심장을 파먹을 때까지 우리를 게걸스레 먹어치우는 뱀을 귀여워하는 것보다 멍청한 짓이 또 있겠느냐고요. (〈캉디드〉, 57~58쪽)
“낙천주의가 뭔데요?”
카캄보가 물었다.
“아, 그거? 그건 말이야,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는데도 모든 것이 선이라고 주장하는 미친 열병이야.” (〈캉디드〉, 88쪽)
온갖 불행한 사건들을 경험하는 것과, 아니면 여기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하고 대체 어느 쪽이 더 견디기 힘든지 알고 싶군요. (…) 이 발언이 모두를 또다시 새로운 고민에 빠뜨렸다. 특히 마르틴은, 인간은 불안에 의한 경련이거나, 그도 아니면 권태의 무기력 상태 속에서 살아가도록 태어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캉디드는 그것에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팡글로스는 자신은 줄곧 가혹한 일을 겪어왔음은 인정했지만, 일단 모든 일이 더할 수 없이 순조롭다고 주장한 뒤로는 여전히 그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 주장을 전혀 믿지 않는 것이었다. (〈캉디드〉, 146쪽)
내가 사는 곳은 태양의 공전으로 치면 500번밖엔 되지 않아요. (이것은 우리 지구인의 방식으로 따지면 1만 5000년에 해당한다.) 이거야 어디 태어나자마자 죽는 것하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시겠습니까? 우리 존재는 한 점에 지나지 않고, 우리 수명은 찰나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 천체는 아주 작은 알갱이에 지나지 않아요. 몹시 적은 지식을 얻으려 하면 채 경험을 쌓기도 전에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계획이란 것은 절대 세우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나는 망망대해의 물 한 방울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미크로메가스〉, 156~157쪽)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에 비했을 때의 꿀벌처럼 꿀벌에게는 그 앞에서 미물인 동물이 있고, 미크로메가스가 말하는 거대한 동물에 비하면 시리우스인 자신도 작은 존재일 뿐이며, 그리고 그런 터무니없이 큰 동물도 그 앞에 나오면 아주 작은 동물로밖엔 보이지 않는 동물이 존재함을 가르쳐 주었다. (〈미크로메가스〉, 169쪽)
조로아스터의 말처럼 악행을 할 기회는 하루에 백 번도 더 있지만 선을 행할 기회는 1년에 한 번밖에는 없는 법이다. (〈자디그〉, 210쪽)
자디그는 이성의 문체를 가진 것만으로 만족했다. 다들 그를 지지했다. 그것은 그가 품행이 올바르기 때문도, 그가 이성을 지녀서도, 그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재상이었기 때문이다. (〈자디그〉, 218쪽)
암캐가 지나가는 것을 이 눈으로 보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선고받았고, 그리폰 때문에 하마터면 꼬치에 꿰일 뻔했으며, 왕을 칭송하는 시를 썼다는 이유로 형장에 보내졌고, 왕비님이 노란 리본을 매고 계신다는 이유로 교수형을 받았으며, 깡패가 자기 연인을 때리는 바람에 지금은 이렇게 너와 함께 노예가 되었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아. 이런 일들은 틀림없이 모두 끝날 거야. (〈자디그〉, 229쪽)
지금은 괴롭더라도 미래는 찬란하리라! 낙천주의자 캉디드
몽테스키외, 루소, 디드로와 함께 프랑스혁명 계몽주의시대를 이끈 사상가이며 작가인 볼테르. 이 책에는 그의 대표작인《캉디드 또는 낙천주의》를 비롯해《미크로메가스》,《세상 돌아가는 대로》,《자디그 또는 운명》,《바빌론의 공주》 등 모두 10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캉디드 또는 낙천주의》는 ‘비록 현실은 괴롭고 암울한 일들로만 가득하다 해도 미래에는 즐겁고 희망 넘치는 세상이 다가오리라’ 믿는 낙천주의자 캉디드 삶의 여정을 바탕으로 한다. 볼테르는 철학적인 요소를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도 그 위에 사랑이라는 그림을 그려 넣고, 종교 비판과 과학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는다. 더없이 순진하고 고지식한 캉디드는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런 그의 여정을 좇는 것 자체가 흥미롭고, 그가 부딪치는 일들에 실소가 터진다.《미크로메가스》는 엄청나게 큰 외계인이 우주여행을 하는 이야기로, 이 거인의 눈으로 인간 세상을 재치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자디그 또는 운명》은 일종의 비유적 자서전이며, 인간 운명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핵심을 찌른다. 볼테르는 저마다 특색 있는 글들 속에서 풍자와 해학을 마음껏 펼치며 당대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위선을 날카롭게 드러내면서도 인류에 대한 관용과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의 작품들이 단순히 짧고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고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철학 콩트로서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다.
볼테르의 대표작《캉디드 또는 낙천주의》
‘순진한’, ‘순박한’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 캉디드가 등장하는 이 소설은 작가 볼테르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대단한 문제작이자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아 최근에도 많이 연구되고 있다. 세상을 낙천주의로 볼 것인가 아니면 비관주의로 볼 것인가, 질문을 화두로 놓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캉디드》가 그 시대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던 철학사상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라는 것을 뜻한다. 모순된 사회, 부패하고 관용 없는 종교를 신랄히 비판하며 인간 운명은 오직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는 볼테르 철학 사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캉디드는 팡글로스 선생으로부터 늘 ‘세상은 최선으로 되어 있다’고 배운다. 그러나 그 뒤 이어지는 그의 삶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발길 닿는 곳 어디나 추하고 악한 모습들로 가득 차 있다. 군인은 잔학무도하고 명예란 것을 모르며, 성직자들도 신의 뜻을 저버린 채 몹시 타락해 있다. 엘도라도에서 얻은 막대한 보물들은 덧없는 환상처럼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온갖 자연재해로 거의 죽다 살아나며, 누구나 그를 핍박하고 등쳐먹으려 한다. 그뿐인가? 더없이 순진한 캉디드도 본의 아니게 사람이나 원숭이를 잔인하게 죽이고 만다. 그야말로 이 세상은 저주받은 것임에 틀림없다.
과연 팡글로스 선생의 말은 옳은 것일까? 캉디드는 회의를 품는다. 비관주의, 염세주의자 마르틴의 등장이 그것을 더욱 부추긴다. 우여곡절 끝에 팡글로로스를 다시 만나고 낙관주의를 버리지는 않지만 그 뒤에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낙천주의와 비관주의
캉디드는 온갖 악의 사건을 겪은 뒤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에 들어가는데, 이곳만이 최선으로 되어 있는 이 세상의 유일한 나라, 지상에 있는 유토피아다. 또한 그렇게 애타게 찾던 ‘최선의 것’, 베네치아에서 찾은 퀴네공드 양은 이미 정신적 유토피아와는 먼 존재가 되어 있다. 흉한 몰골의 노예이다. 그럼에도 캉디드는, 반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는 퀴네공드의 오빠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나머지 반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녀를 버리지 않는다.
이야기 첫머리에서 팡글로스 박사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믿으면서 ‘스스로는 아무것도 판단하지 못하도록 교육받은’ 젊은이가 마지막 장에서는 스승의 말을 가로막으면서 ‘정원의 교훈’을 이야기한다. 주인공의 성장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과연 세상을 낙천주의로 바라볼 것인가, 비관주의로 바라볼 것인가? 《캉디드》는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고 독자에게 그 판단을 넘기며 끝을 맺는다. 결국 볼테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검증 없는 낙천주의를 비판하는 것이지 비관주의의 옹호는 아니다. 작은 농토를 경작하면서 캉디드가 한 말이 주는 메시지는, 최선의 세상과 미래에 대한 아직 남아 있는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일합시다. 일을 하는 것만이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볼테르의 지혜와 통찰을 만나다!
볼테르는 《캉디드 또는 낙천주의》에서 철학적인 면 말고도 몇몇 다른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먼저 애정소설적인 면이다. 볼테르는 철학적인 요소를 끝까지 밀고 가면서도 그 위에 사랑이라는 그림을 그려 넣어서 독자의 흥미를 유지한다. 다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운명과 사랑이 너무 기구하고 비참한 점은 조금 불만일 수 있다.
다음은 종교 비판이다. 그 무렵 성직자들은 행정권이나 재판권을 쥐고 탐욕에 빠져 더없이 타락했다. 《캉디드》에서도 성직자들이 사기행각이나 매춘 등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 나오며, 이를 통해 그 시대 종교의 부패상을 엿볼 수 있다.
과학에 대한 볼테르 자신의 열성과 애정도 나타난다. ‘원인이나 결정적 이유 없이는 어떠한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라이프니츠의 원리를 수용한 것, 팡글로스의 실험물리학 수업, 낙천주의를 증명하려 애쓰는 캉디드의 언행은 그것을 잘 보여 주는 일례들이다.
볼테르의 역사관도 드러난다. 그는 정치 부패, 종교 타락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에 빗대어서 비판한다. 당대 종교 지도자나 정치 지도자들은 시민에게 복종을 강요했고 존경받고 싶어 했지만, 실상은 위선자들이었다. 역사적 관점은 볼테르의 모든 철학을 지배하고 있다.
《캉디드》는 사상의 자유를 중시하며 깨어 있는 의식으로 사회 비판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볼테르의 지혜와 통찰을 보여 준다. 볼테르의 철학소설은 이 세상에서 ‘자연적인 악과 도덕적인 악’이 사라지지 않는 한 변함없이 존재 의의를 지니면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만물의 상대성《미크로메가스》
시리우스 별의 미크로메가스는 한 토성인과 함께 우주여행을 하던 도중 지구에 온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점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하찮은 곳이다. 토성인은 이런 곳에 생명체가 있을 리 없다고 단정한다. 그런데 그곳에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인간이 있었다. 미크로메가스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뜻밖에 인간들이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고 놀란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물의 상대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모든 것은 작은 것에 비하면 크고, 큰 것에 비하면 작다.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지혜란 있을 수 없다. 토성인의 섣부른 판단이 빗나가는 것을 본 미크로메가스는 로크의 경험론을 바탕으로 하여 만물의 상대성을 확인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백지 책’은 인간의 지혜로는 감히 신의 뜻을 헤아릴 수 없음을 말한다.
온화한 낙천주의와 현실적인 지혜의 균형《세상 돌아가는 대로》
정령 이튀리엘은 페르세폴리스에 대한 처분을 내리기 전에 먼저 바부크에게 그 도시를 둘러보라고 명령한다. 바부크는 페르세폴리스에서 매관매직, 비참한 배우들, 타락한 성직자, 경박한 문학자, 엄청난 세금 등 수많은 부패와 악습을 본다. 그러나 결국 그 도시가 마음에 들어, 이튀리엘에게 멸망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페르세폴리스는 곧 파리이며, 앞에 든 폐해 또한 그 시대 프랑스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다. 볼테르는 “모두가 선은 아닐망정 그럭저럭 괜찮다”는 결론을 맺는다. 이는 그 자신의 낙천주의와 현실주의 때문일 것이다. 가장 고귀한 것과 하찮은 것을 섞어 만든 조각상은 ‘선과 악의 균형’을 나타낸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자디그 또는 운명》
볼테르의 자전적인 작품이며 ‘행복’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바빌론의 현인 자디그는 왕의 총애를 잃고 쫓기는 몸이 된다. 그를 남몰래 사랑하던 왕비는 그의 탈출을 돕지만 두 사람은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그 뒤 자디그는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하나의 선이나마 태어나게 하지 않는 악은 없다’는 신념으로 고난을 헤쳐 나간다. 이것은 《캉디드》에 드러난 신에 대한 환멸과 비관주의와는 큰 대조를 이루고 있어 꽤 흥미롭다. 또한 자디그가 왕의 총애를 받다가 눈 밖에 나는 장면에서는 베르사유궁전에서 쫓겨나는 볼테르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행복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자디그에게 천사는 “선을 낳지 않는 악은 없다”고 대답한다. 자디그가 두 번이나 이의를 제기해도 천사는 대답하지 않고 천공(天空)으로 날아가 버린다.
볼테르는 자디그의 긴 여정을 통해, 하느님의 섭리는 인간 지혜로는 헤아릴 수 없지만, 인간 운명의 실에 분명한 형태로 제시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디그는 수많은 시련을 겪은 끝에 왕비와 결혼하여 왕위에 오르고 이야기는 행복하게 끝이 난다. 볼테르의 기막힌 문학적 상상력과 간결하고도 빠른 리듬의 문체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인간의 지혜《멤논》
멤논은 완벽한 현자가 되겠다는 꿈을 꾼다. 그는 여자를 멀리하고 술과 음식을 자제하며, 노름이나 말다툼을 그만두고 궁궐생활을 단념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날이 저물기도 전에 아름다운 여인에게 홀려 돈을 뜯기고, 술에 취해 노름에 빠졌다가 싸움 끝에 한쪽 눈을 잃고 궁궐에서 얼간이 취급을 받는다. 이 이야기에서는 순진하게 별생각 없이 저지른 최초의 실수와, 그로 인해 나타나는 중대하고도 심각한 결과 사이의 엄청난 낙차가 강조된다.
천사가 “모든 것은 선하다”고 말하자 멤논은 “잃어버린 한쪽 눈이 되돌아오지 않는 한 믿을 수 없다”며 되받는다. 이 작품을 쓸 무렵 볼테르의 복잡한 심정을 느낄 수 있다.
볼테르의 염세주의적 작품《스카르멘타도의 여행 이야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하고 무서운 사실들을 환상과 현실을 뒤섞어 일인칭 시점으로 담담하게 늘어놓는다. 주인공에게는 아무런 목적도 야심도 없다. 그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상 깊게 본 것들을 늘어놓을 뿐이다. 온갖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깜짝 놀라거나 탄식을 내뱉기도 하지만 단지 그뿐이다. 온갖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결혼식을 올리고 아내와 함께 잠자리에 든다.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한 상태임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 시대에 유럽 곳곳에서 벌어지던 온갖 만행에 대한 볼테르의 비판을 엿볼 수 있다.
‘성녀가 되다’《코시 상타》
코시 상타 부인은 정절이 지나친 나머지 애인을 비운에 죽게 하고 남편에게 사형 판결을 받게 하지만, 상대의 요구에 맞는 자비심을 보인 덕분에 동생과 아들과 남편을 살린다. 사람들은 이런 여성이야말로 진정한 가족이라 여기고, 그녀가 죽은 뒤 성녀로 받든다. 비문에는 이렇게 새긴다. “위대한 선을 위한 작은 악.”
볼테르 철학 콩트의 서곡《바빌론의 공주》
바빌론의 왕 벨루스는 아름다운 딸 포르모잔트의 남편감을 찾기 위해 세 왕을 초대한다. 그들은 서로 겨루어서 이긴 사람이 포르모잔트와 결혼하기로 한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아름다운 청년 아마잔이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포르모잔트는 서둘러 떠난 아마잔을 찾기 위해 불사조와 함께 머나먼 여행을 떠난다.
볼테르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두 남녀 주인공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모험을 즐기고 깨달음을 얻는다. 결국 두 사람은 다시 만나 결혼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모든 일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주제는 《자디그》와 유사하다.
작가정보
가톨릭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불문과 석사과정 수료. 옮긴책 보부아르 《처녀시절》 《여자 한창 때》 스탕달 《파르마 수도원》 동화일러스트판 도로테 드 몽프리드 《이젠 나도 알아요》 이자벨 주니오 《이젠 나도 느껴요》 라 퐁텐 《라 퐁텐 우화집》 페로동화집 《장화신은 고양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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