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답함
2024년 12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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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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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가까이 가며 알아간다.
주어진 길을 아끼고 사랑할 뿐임을
풀꽃 시인 나태주가 고백하는 ‘사랑’에 관한 산문집이다. 시인에게 사랑은 인생과 같아서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실체가 잡히지 않고 아무리 반복해도 서툴고 미숙한“ 것이라며, ”무정의 용어로 생각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한다. 이 책의 부제가 ”인.생.사.색“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인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러니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볼 일이다. 시인의 시들이 간결하지만 단단하고, 단단하지만 부드럽듯이 이 책에서 들려주는 시인의 목소리도 한없이 따뜻하고 특유의 명랑함이 가득하다.
1부 살고 싶었다
깐에 없는 짓
우동 한 그릇
배나무 고개
옷핀 하나
어떤 졸업식
아버지를 용서해 드리자
아버지의 꿈
소년 자제 노년 자제
아버지에게 드린 말씀
살고 싶었다
믿기 어려운 일
어떤 문학 강연
안녕히 가시어요, 아버지
네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
2부 마음을 맡아 줄 사람
마음을 맡아 줄 사람
외할머니
그해 1월의 기억
아내 김성예
청양 누이
선생님의 사랑
골방 공부
하숙집 그 어른
신춘문예 당선
광필이
카카오톡 문자
퇴사 반송
일생의 스승 1_ 헤르만 헤세
일생의 스승 2_ 이어령
시의 아버지_ 박목월
아, 어머니_ 김남조
3부 조금씩 가까이 가는 마음
사랑에 대하여
“풀꽃” 시
식물 이름 알기
내가 되고 싶었다
명예와 명성
삶은 달걀인가
차 한 잔 하시지요
그 길에 마음을 두고 왔다
망각
내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
내가 사랑하는 찬송가
하나님께
4부 네 말 좀 들려 다오
되고 싶은 사람
버킷 리스트
아직도
길
《논어》, 인생의 지침
네 말 좀 들려 다오
잠든 시간의 소망
가난한 마음
항상 기뻐하라
나의 길을 간다
* 어쨌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지구 안의 어떤 힘으로도 나를 살릴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살고 싶었다. 지구 밖 어딘가 우주 가운데에 있는 신비한 힘이라도 빌려다가 내가 살아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정말로 지구 밖 우주의 힘을 내가 끌어올 수만 있다면 나는 다시 살아나는 사람이 된다고 믿었다. 그렇게 나는 살고 싶었던 것이다. (61쪽)
* 돌이켜 보면 나의 마음을 맡아 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아니,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나는 누구에겐가 자주, 오래 그렇게 짐짝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새삼 고맙고 미안하다. 지금은 과거의 기억 속으로 잊혀진, 누구누구였던가, 이름도 가물가물한 사람들. (85쪽)
* 사람은 본래 배움의 존재다. 아니, 배움 그 자체가 인생이고 삶이다. 하루 한순간도 배우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다. 주로 인간은 인간으로부터 배우는데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선생이다. 그러하다. 선생이란 말 자체가 먼저 태어난 사람이란 뜻이다. 정말로 그러하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며 사는 사람이다. 부모나 손위 형제, 이웃, 학교 선생님이 두루 스승이 되어 줄 것이다. 더더욱 현명한 사람은 인간으로부터도 배우겠지만 책이나 자연이나 세상으로부터도 배우는 사람일 것이다. (140쪽)
* 사랑은 과연 우리에게 구원이었던가. 함정이었던가. 구원이면서도 함정이었던 사랑. 이 세상 사람 가운데 사랑의 정체를 분명히 알고 사랑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터. 다만 그 이끌림. 다만 그 애매모호. 안개 지역. 그것이 사랑이었을 테니까. (중략) 사랑이야말로 인생의 참된 에너지. 끝까지 버리지 못할 마지막 소망의 나라. 사랑으로 최초의 인간관계가 시작되고 사랑으로 최후의 인간관계가 완성된다. (180-181쪽)
* 사람은 그 누구나 다 다르다. 오직 유일무이한 존재다. 그러므로 사람의 꿈도 같을 필요가 없고 유일무이한 그 사람만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유일무이한 꿈을 찾았을 때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내가 되고 싶은 내가 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란 말이다. 또,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찾아서 헤매는 것이 또 인생이겠지 싶다. (193쪽)
* “하나님, 저는 지금 절벽 앞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부디 저를 밀지 마십시오. 조금만 밀어도 저는 떨어집니다. 하나님, 부디 당신의 향기롭고 선하고 힘 있는 오른팔로 저를 붙잡아 주십시오.” (231쪽)
* 사람이 미래의 소망 없이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나는 ‘마음속에 간직한 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음에 별을 간직한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과 자기를 비교하지 않는다. 타인을 경쟁 상대로 삼지 않는다. 그 사람의 비교 대상, 경쟁 상대는 오히려 나 자신이다. 그 사람의 삶의 목표는 어제보다 나은 나 자신이 되는 일이다. 어제보다 나은 나 자신이 되는 일. 이 얼마나 멋진 삶의 목표인가! 그럴 때 그는 날마다 변하는 사람, 진화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될 것이다. (238쪽)
* 길은 나에게 선생님이다. 길은 나에게 동행자다. 반려다. 인생 그 자체다.하루하루 인생을 산다는 건 낯선 길이든 낯익은 길이든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내 앞에 깡그리 길이 사라지는 날, 나의 인생도 사라질 것이다. 누군가에게 길이 있다는 건 그의 인생이 아직도 진행형이란 것을 말해 준다. 길은 사랑이고 희망이고 미래이고 설렘이다. 주어진 길을 아끼고 사랑할 일이다. (249쪽)
“당신의 앞날에 부디 내가 믿고 사랑하는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
살아가는 풍경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시인의 눈에 들어와 한 글자 한 글자 쓴 오십 여 편의 글들은 어쩌면 일기 같고, 때로는 기도문 같다. 사랑이라는 인생의 대주제를 시인은 풀꽃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생활 언어로 풀어냈다. 삶의 막막함, 생과사를 오가는 순간들, 결핍과 실패로 괴로워한 기억들을 나직하게 이야기한다. 은행원이 되어 돈을 실컷 세고 싶었으나 43년이나 교사로 일했던 현실, 상실과 질병으로 씨름했던 순간들이 시인의 자양분이 된 이야기들이 순하게 담겨 있다. 크고 높은 사랑이라는 언어가 시인을 통해 밥상머리 이야기처럼 소탈하고 맑아, 읽는 내내 자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숨을 고르게 된다. 결핍과 아픔으로 가득한 줄 알았던 삶이 사랑과 위로의 목소리들이 있었고, 자신이 믿는 신과 사랑하는 이들의 격려와 응원들이 곳곳에 있었음을 떠올려 준다. 시인의 아버지가 시인에게 들려준 “징글징글하게 좋은 이 세상”에서 힘을 내서 살아왔고 “주어진 길을 아끼고 사랑할” 뿐이라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시인의 글을 빌려, 누군가에게 이 책으로 사랑에 답해도 좋겠다.
작가정보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4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시작으로, 《꽃을 보듯 너를 본다》 《풀꽃》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등의 시집과 《좋아하기 때문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비롯한 산문집과 시화집 등 다양한 책들을 출간했다. 한국시인협회장과 공주문화원장 등을 역임했고 충청남도문화상, 시와시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공주에서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설립 운영하며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시인상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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