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2024년 12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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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01 시인으로 태어나다
02 작은 파리’ 라이프치히
03 호모 렐리기오수스homo religiosus - 죽음 앞에 선 청년
04 슈트라스부르크 - 천재와 사랑 노래
05 셰익스피어와 「프로메테우스」
06 베츨라 - 괴테의 사랑, 베르터의 사랑
07 『젊은 베르터의 슬픔』 - 베르터의 사랑 그리고 오해
08 고트하르트 - 근원적 체험
09 바이마르의 청년 정치인
10 삶의 위기 - “숨겨진 매듭”을 다시 묶다
11 이탈리아 여행 - “다시 태어남”
12 “행복한 사건” - 실러와 만남
13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 빌헬름의 수업시대는 끝났는가?
14 “자연적인, 그리도 동시에 초자연적인” - 괴테의 예술론
15 스위스 여행과 『빌헬름 텔』
16 절반의 상실, 새로운 시작
17 ‘관계’는 원현상이다 - 『색채론』
18 사랑은 다름의 중첩 - 『친화력』
19 새로운, 하지만 너무 이른 시도 -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20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 『파우스트』
21 이별 이야기
epilogue 괴테, 삶을 쓰다
괴테의 키워드
괴테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그대가 직접 걸었던 곳에서만 그대는 실제로 존재했다.” 괴테가 이렇게 말한 것은 자신이 직접 걸었던 바로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그의 삶의 흔적을 느끼고 알기 위해서는 그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곳을 직접 걸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2018년 7월의 마지막 토요일 이른 아침 바이마르의 숙소를 나섰다.
- prologue 괴테라는 이름의 ‘집단 존재’, 13쪽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괴테의 생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정문 위에 달린 괴테 가문의 문장紋章을 마주하게 된다. 이 문장을 도안한 사람은 괴테의 아버지 요한 카스파 괴테Johann Caspar Goethe다. 이 문장의 아랫부분에는 사선으로 새겨진 세 개의 수금이 있다. 수금은 시문학의 신 아폴로와 예술에 대한 상징이었다. 이 문장이 괴테의 삶에 대한 예언이었을까? 요한 카스파 괴테가 왜 수금을 문장에 그려 넣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아마도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던 자신의 성향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집은 당시 이 세 개의 수금 때문에 ‘세 개의 수금이 있는 집’이라고 불렸는데, ‘세 개의 수금’은 이 문장을 만든 아버지보다는 아들 괴테의 삶을 더 직접적으로 가리킨다. 물론 ‘세 개의 수금과 함께하는’ 삶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바랐던 삶은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계단을 걸어 올라 우리 식으로 2층에 도달하면 정면으로 보이는 방이 있는데, 여기가 괴테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출생의 방’이다. 이 방의 벽은 짙은 녹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그 방에도 황금색으로 된 별과 수금이 걸려 있다. 걸려 있는 곳은 출생의 방이지만 이 별과 수금은 실은 괴테의 출생이 아닌 죽음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
- 01 시인으로 태어나다, 25쪽
내가 라이프치히를 찾은 것은 2020년 2월 초였다. 하룻밤을 보 내고 아침을 먹기 위해 습기를 잔뜩 머금은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빵집으로 들어섰다. 먹음직스러운 다양한 종류의 빵과 햄, 치즈가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손에 든 순간 전 혀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은 파리에서 의 아침 식사’라는 문구였다. 배고픔을 달래 줄 맛있는 빵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괴테가 찾았던 그 ‘작은 파리’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가 나를 살짝 흥분하게 만들었다.
라이프치히의 중심가인 옛 상업거래소Alte Börse 앞에 괴테 동상이 있다. 이 동상은 괴테가 1765년 가을부터 1768년 여름까지 이 도시에 머물렀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이 동상에는 이곳에서 보낸 괴테의 삶이 함축적으로 잘 담겨 있다. 이 동상은 대개 근엄한 표정과 자세를 취한 일반적인 동상과는 좀 다르다. 곱슬머리 가발을 쓴 대학생 괴테가 당시 유행했던 로코코 스타일의 옷을 입고 어딘가를 향해 자유롭게 걷고 있다. 오른손에 책을 끼고, 머리는 약간 왼쪽으로 향해 있다. 그의 발 모양은 바라보는 방향과는 반대로 오른쪽을 향해 걷고 있다. 동상의 받침대 좌우 면에는 두 여인의 상이 부조로 새겨져 있는데, 왼편에는 프리데리케 외저Friederike Oeser의 옆모습이, 오른편에는 아나 카타리나 쇤코프Anna Katharina Schönkopf의 정면 모습이 있다.
- 02 작은 파리’ 라이프치히, 41~44쪽
괴테가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 두 견해의 차이가 얼마나 결정적이고 중요한지 알게 된 것은 논쟁이 벌어진 지 얼마 후의 일이었다. 괴테와 논쟁을 벌이던 사람들이 그의 견해를 “진정한 의미에서 펠라기안주의”라고 명명하면서 이 사상은 “파멸의 근원이 되는 가르침”(FA 14, 691)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자신을 이렇게 비판하는 이유를 잘 몰랐던 괴테는 교회사를 공부하면서 펠라기우스가 누구인지 그리고 바로 위에서 서술한 그의 주장이 교회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정말이지 충격을 받았다. 나는 교회사로 되돌아가서, 펠라기우스의 교의와 운명을 상세히 조사해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불가능한 이 두 의견이 수 세기 동안 어떻게 이런저런 방식으로 논의되었는지, 사람들이 능동적 본성을 지니고 있느냐 또는 수동적 본성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그들에 의해 이 이론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고 그들의 신앙으로 고백하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FA 14, 691)
앞의 논쟁에서 인간의 본성 속에 있는 작은 ‘싹’에 대해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주어진 자유의지를 사용하여 선을 선택할 수 있다고 여기는 펠라기우스의 견해를 따르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인간의 전적인 타락을 주장한 사람들은 선함을 지향하는 모든 가능성을 인간의 본성에서 배제하고 오로지 ‘하느님의 전적인 은총’만을 강조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구상에 근거한 것이었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되었다. 괴테는 펠라기우스의 견해를 인간의 ‘능동적인’ 본성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아우구스티누스의 견해는 인간의 본성을 ‘수동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때 형성된 펠라기우스에 대한 괴테의 견해는 이후로 노년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펠라기우스의 이해 방식에 대한 괴테의 긍정적 견해는 『수업 시대』에서뿐만 아니라 『파우스트』의 제1부와 제2부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03 호모 렐리기오수스homo religiosus - 죽음 앞에 선 청년 , 64~65쪽
괴테는 라이프치히 유학 시절 뉴턴의 광학과 린네Carl von Linné (1707~1778)의 식물학에 관하여 배운 적이 있다. 뉴턴의 광학에 대한 괴테의 비판적 입장은 이후 그의 색채론이 정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작동한다. 린네는 괴테가 스피노자,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세 인물 중의 한 명으로 꼽았던 인물이다. 자연과학에 관한 괴테의 관심은 슈트라스부르크에서도 줄어들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괴테는 특히 화학과 해부학에 관심을 보였다. 대성당 앞 광장에 바로 면해 있는 한 약국에서는 당시에 자연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모임이 열리곤 했는데, 괴테는 이 모임에 자주 참석했고, 자연과학도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과학에 관한 자신의 관심과 능력을 점차 성숙시켜 갔다.
괴테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칭했던 다른 두 명에게 집중하게 된 것도 슈트라스부르크에서다. 괴테는 헤르더와 함께 스피노자와 셰익스피어를 읽었으며, 슈트라스부르크를 떠날 때쯤에는 셰익스피어를 찬양하는 글을 기획했다. 물론 이 글이 완성된 것은 프랑크푸르트에 돌아온 후였다. 스피노자에 관한 그의 관심은 이후 바이마르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 04 슈트라스부르크 - 천재와 사랑 노래 , 87~88쪽
괴테가 베츨라를 갑작스럽게 떠난 후 2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케스트너는 괴테와 로테의 관계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힌다. 같은 해 11월 18일 헤닝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케스트너는 괴테가 로테에게서 “완벽한 여인의 이상형”을 발견했음을 알고 있었다. 물론 로테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향한 “어떠한 희망도 괴테에게 싹트지 않도록” 그를 대했고 그를 자제시키려 애썼다. 하지만 케스트너는 로테를 대하는 괴테를 보면서 걱정하게 된다. 왜냐하면 “매우 강인하고 평소에는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부터 사랑이 어떻게 그렇게도 놀라운 피조물을 만들어 내는지” 보았기 때문이다. 케스트너는 두 가지 생각이 “자기 내면에서 싸우고 있음”을 느꼈다. 하나는 “나는 괴테만큼 로테를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 다른 하나는 “그녀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상상조차 견딜 수 없었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괴테는 본인 스스로 “평안해지려면 강제력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을 완전히 사로잡은 사랑에서 벗어나려고” 그는 ‘아무도 모르게 갑자기 떠나버리는 강제력’을 선택한 것이다.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온 괴테는 이후에도 케스트너와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1772년 11월 2일 그가 보낸 편지에 따르면, 예루살렘Carl Wilhelm Jerusalem이 10월 30일 케스트너에게서 빌린 권총으로 베츨라에 있는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은 라이프치히 유학 시절부터 함께 법학을 공부한 학생이었기에 괴테와 서로 알고 지냈다. 게다가 이미 1771년 9월부터 베츨라에서 브라운슈바이크 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일하면서 괴테와 케스트너 모두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 예루살렘은 괴테가 로테를 만나는 기회가 되었던 1772년 6월 9일 무도회에도 함께 참석했었다. 괴테는 케스트너에게 이 비극적 사건이 어떻게 벌어진 것인지 알고 싶다고 전했고, 케스트너는 괴테에게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정리하여 보내주었다. 그 글에 따르면 예루살렘은 가깝게 지내던 한 추밀 비서관의 아내인 헤르트Elisabeth Herd 부인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녀와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괴테는 나중에 『젊은 베르터의 슬픔』에서 베르터가 자살을 결행하는 과정을 서술할 때, 이 보고서에서 여러 부분을 가져다 사용한다. 요즘 같으면 표절 시비가 생겨날 정도다.
- 06 베츨라 - 괴테의 사랑, 베르터의 사랑 , 108~109쪽
베르터가 찾아온 것을 알아차린 로테는 그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가슴이 그토록 강하게 뛰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다. 이날 저녁의 만남은 사실상 베르터와 마지막 만남인데, 바로 이 마지막 만남에서 그녀의 가슴이 ‘처음으로’ 그토록 강렬하게 뛴 것이다.
꼼꼼한 독자들이라면 소설의 종결부에 도달해서야 드러나는 베르터와 로테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의 이러한 차이로 인해 당황하게 된다. 왜냐하면 로테에 관한 정보들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요소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편집자가 소설의 진행에 개입하기 전까지는 모든 정보가 베르터의 편지를 통해서만 독자들에게 전달되었다. 베르터에게 몰입한 독자들은 이 정보를 신뢰한다. 하지만 편집자가 소설의 진행에 개입하면서 그가 전달해 주는 정보들이 이제까지 베르터의 편지를 통해 제공된 기존의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소설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고, 2부의 중간 이후부터는 편집자가 등장하여 전개되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의 내면 상태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준다. 물론 편집자는 소설의 맨 첫 부분에서 이 소설에 소개되는 베르터의 편지를 자신이 모아서 편집한 것임을 밝힘으로써 소설의 처음부터 자신의 존재를 독자들에게 알린다. 하지만 2부의 중반 이후 편집자가 본격적으로 소설의 흐름에 개입하기 전까지는 그의 존재를 인지하기 힘들다. 편집자의 본격적인 등장 이전까지는 로테에 관한 모든 정보 역시도 베르터의 눈과 입을 통해서만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그에 반해 자살을 결심하고 마지막 편지를 쓰는 시점을 전후해서 베르터와 로테가 갖고 있던 감정에 관한 서술은 모두 편집자의 개입 이후의 내용이다. 편집자의 본격적 등장 이전에 베르터의 눈과 입을 통해서만 전달된 로테와 베르터의 관계를 간단히 살펴봄으로써 그의 사랑이 지 닌 특성을 알아보자.
- 07 『젊은 베르터의 슬픔』 - 베르터의 사랑 그리고 오해 , 127~130쪽
괴테가 가장 먼저 시도한 일은 공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재정 지출을 합리화하는 작업이었다. 「일메나우」에서 표현한 것처럼 국가의 재정을 확충하려면 공작을 비롯한 높은 신분에 있는 사람 들이 무언가를 포기하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했다. 이를 위해 괴테는 우선 궁정의 재정지출 규모를 축소할 것을 요청 했고, 특히 군주의 권력을 구성하는 핵심인 군대의 규모 축소를 단행했다. 국방장관Kriegsminister을 맡았던 괴테는 군대 규모를 50% 축소했다. 괴테가 재정지출 규모를 축소하여 국가 재정을 어느 정 도 안정화하는 데 성공하자 칼 아우구스트는 그를 1782년 재무장 관에 임명한다. 괴테는 공국의 도로, 다리, 수로의 체계를 개선함 으로써 공국 외부와 상업적 교류망을 확충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 밖에도 괴테에게는 다양한 임무가 주어졌다. 조세제도가 지닌 문 제 해결, 예나 대학의 운영 등도 그가 관장해야 할 업무였다. 또 하 나의 흥미로운 의무도 있었다. 영아 살해범의 처벌에 관한 논쟁에 자신의 법률적 견해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때 괴테는 『파우스트』 제1부에서 영아를 살해한 그레트헨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표현한 것과는 달리 영아 살해범의 사형에 찬성했다
- 09 바이마르의 청년 정치인 , 168쪽
괴테는 폰 슈타인 부인을 위해 작성한 여행일지 10월 29일 저녁의 기록에서 로마에 도착한 이 순간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한다. “나는 이제 비로소 삶을 시작합니다.”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 괴테가 바이마르에서 보낸 처음 10년 동안 경험했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삶’과 ‘도덕적이고 시문학적인 삶’의 분열이 그를 바이마르로부터 몰아냈다. 로마에 도착한 괴테는 이제 분열된 삶의 위기에서 벗어나서 타고난 본성에 충실한 작가의 삶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며 확신에 찬 기대를 품게 된다. 그는 우선 넉 달 동안 로마에 머문다. 그리고 다음 해 2월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기 위해 로마를 떠났다. 나폴리에서 4주간 머무르면서 나폴리 남쪽에 있는 베수비오산에 여러 번 올랐는데, 이때 괴테는 당시 분화하는 베수비오산을 그린 수채화를 남기기도 했다. 3월 말에는 배를 타고 시칠리아로 갔다가, 6월이 되어서 다시 로마로 돌아왔다.
- 11 이탈리아 여행 - “다시 태어남” , 202쪽
괴테도 이 다락방 서재에 머무르며 실러와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예나의 실러하우스에는 다락방 서재 외에도 괴테에게 실러와 보낸 시간을 추억하게 만드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실러하우스 맞은편 정원 끝에 있는 돌로 만든 탁자다. 실러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도 더 지난 1827년 10월 8일 괴테는 에커만과 함께 실러하우스를 방문했다. 이때 괴테는 실러하우스 정원에 접한 천문대를 둘러본 후 실러를 회상하는데 이에 대해 에커만은 이렇게 기록한다. “우리는 정원으로 갔고, 괴테는 그곳 정자처럼 만들어진 곳에 있는 돌로 만든 탁자에다가 간단한 아침 식사를 차리게 했다. ‘자네는 아마 모를 거야.’ 하고 괴테가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장소에 와 있는지 말이야. 실러가 바로 여기에 있었네. 이 정자에. 이제는 거의 낡아버린 이 벤치에 앉아서 우리는 이따금 이 오래된 돌 탁자에 식사를 차려 놓고 먹으면서 유익하고 중요한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었네. 그는 당시에 삼십 대였고 나는 사십 대였으니 둘 다 탐구심이 절정에 달해 있을 때였지.’” 돌 탁자 뒤편에 있는 기념 표지판에 괴테의 이 말이 새겨져 있다.
괴테와 실러가 이렇게 ‘유익하고 중요한 이야기들’을 서로 나눌 정도로 가까워지기까지는 제법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루돌슈타트에 있는 샬로테 폰 렝에펠트의 집에서 있었던 본격적인 첫 번째 만남 후에도, 그리고 괴테의 추천으로 실러가 예나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가 된 후에도 여전히 소원한 상태였던 둘의 관계는 1794년 7월 20일에 있었던 “행복한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진다. 괴테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건은 “우연히” 일어났다. 1793년 실러의 글 『우아와 품위에 관하여Üer Anmut und Würde』가 출판된 이후 괴테에게 실러는 더 이상 질풍노도의 대표작인 『도적떼』의 작가가 아니었다. 『우아와 품위에 관하여』에 대한 괴테의 생각은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이 뒤섞여 있어서 한편으로는 실러를 다시 주목하게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까워지는 것을 여전히 방해했다.
- 12 “행복한 사건” - 실러와 만남 , 229~231쪽
빌헬름의 수업시대가 끝났다는 서술자의 선언이 곧 빌헬름의 형성이 사전에 제시된 ‘최후의 목적지’에 도달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술자가 빌헬름의 수업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는 순간의 빌헬름은 오히려 아들 펠릭스에게 자신의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빌헬름은 ‘과정’과 ‘최후의 목적지’를 대비시키면서 과정 중에 느끼는 행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외부 세계를 향한 관심을 일깨움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형성을 시작한 빌헬름이 그 형성을 진행해 가는 ‘과정’ 속에서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괴테의 생애와 작품, 사상을 종합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많은 괴테 관련 서적들이 그의 문학 작품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혹은 전기적 사실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괴테의 삶과 문학, 과학적 업적, 그리고 사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설명함으로써, 괴테라는 인물의 전모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괴테의 문학 작품과 과학적 저작, 그리고 그의 사상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괴테의 자연 과학 연구가 그의 문학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는 그의 문학적 상상력이 과학적 통찰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괴테가 남긴 유산이 단순한 박학다식이 아니라,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그의 노력의 결과임을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적 맥락의 충실한 재현
이 책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의 유럽, 특히 독일의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괴테의 사상과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이 괴테에게 미친 영향, 독일의 낭만주의 운동에 대한 괴테의 반응, 산업화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대한 그의 견해 등을 상세히 다룬다. 이 책은 또한 최근에 발굴된 새로운 자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 공개된 괴테의 일기와 서신, 그리고 동시대인들의 증언 등을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괴테의 모습을 조명한다. 특히 괴테의 사생활이나 정치적 견해 등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괴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생태학적 관점에서 괴테의 자연관을 재해석하거나, 현대 물리학의 관점에서 그의 『색채론』을 재평가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괴테의 현대적 의의를 조명한다.
이 책은 『파우스트』에 나타난 인간의 욕망과 한계에 대한 탐구를 현대 사회의 문제와 연결시키거나, 『친화력』에 나타난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현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괴테의 작품을 단순히 역사적 유물로 취급하지 않고 오늘날의 시대에도 전혀 뒤덜어지지 않는, 시대를 넘나드는 천재성을 드러내고 강조한다.
특히 괴테의 사상이 현대의 환경 문제, 과학 기술의 윤리, 문화의 다양성 등의 주제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함으로써, 괴테가 단순히 과거의 위대한 문호가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사상가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괴테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시각 자료도를 포함하고 있다. 괴테의 초상화, 그가 살았던 장소의 사진, 친필 원고의 이미지, 그의 과학적 삽화 등 많은 도판을 수록하여, 독자들이 괴테의 세계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괴테가 직접 그린 그림이나 과학적 스케치 등을 통해, 그의 예술적 재능과 과학적 관찰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상세한 연보와 참고문헌 목록을 제공하여, 관심 있는 독자들이 특정 주제나 시기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고전을 벗어난 현대적 가치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위대한 문호로서의 괴테가 아닌,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사상가로서의 괴테를 조명하고 있다. 괴테의 생태학적 사상이 현대의 환경 문제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그의 세계시민주의적 태도가 오늘날의 글로벌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기에 단순히 고전작가로서가 아니라 오늘을 살며 내일을 고민하는 현대인의 길잡이로서의 면모를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특히 괴테가 주창한 '세계문학' 개념이 오늘날의 다문화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그의 과학 방법론이 현대 과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 등을 상세히 분석함으로써, 괴테 사상의 현대적 적용 가능성을 모색해 보자.
인간 괴테를 그리다
이 책은 괴테를 단순히 위대한 천재로 미화하지 않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균형감 있게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괴테의 연애사나 가족 관계, 친구들과의 교류 등을 상세히 다룸으로써, 보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괴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괴테의 약점이나 실패, 고민 등도 숨김없이 다룸으로써, 독자들이 괴테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괴테의 성공과 업적이 단순히 타고난 재능의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과 고뇌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독자 친화적 서술 방식
이 책은 학술서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 어려운 개념이나 배경지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각 장마다 요약을 제시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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