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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수만 가지 죽음에서 배운 삶의 가치
오은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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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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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0.67MB)
ISBN 9788965966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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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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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간호사의 38년간 현장 기록
수만 가지 죽음이 알려준 삶의 가치
“준비되지 않은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서울대병원에서 38년간 간호사로 근무한 저자가 응급실, 행려병동, 가정간호 등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죽음을 사유한다. 간호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와 그 가족들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직업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삶과 죽음이 스쳐지나가는 동안 저자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죽음에 대한 준비 없이 무방비한 상태로 죽음을 맞는다는 것이다.
죽음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할 필연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요인으로 죽음을 외면한다. 논의 자체를 꺼리고,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남’, ‘이별’과 같은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해 표현함으로써 직면하기를 피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 사회가 죽음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효율성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노화나 죽음을 ‘비생산적’인 과정으로 바라보아 우리가 논의할 주제에서 소외시킨다. 하지만 죽음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니 만큼 구체적으로 생각할수록 더 잘 준비할 수 있다.
좋은 죽음은 삶을 더 좋은 쪽으로 이끈다.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는 저자의 임상 경험을 통해 웰 다잉을 넘어 웰 리빙으로 가는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조금 더 잘 이별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추천의 글
들어가며 죽음을 사유하는 시간

1장 죽은 자로 하여금
긴 밤, 죽음은 인사도 없이 찾아온다
죽음 앞에서 여전히 미숙하기만 한
낯선 이의 주검
그 사람의 마음을 보고 받아들이면
부디 평안하소서
침묵 뒤에 남은 침묵
남겨질 사람을 위로하는 사람
밀어낼수록 가까워지는 죽음
죽음이 액땜이 될 수 있나

2장 살아있는 자의 무게
희망의 끈이었을까, 동아줄이었을까
그 행려가 나의 곁에 오래 머물렀음을
무너진 삶을 추스르며 시작된 애도
위로를 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희미해진다는 것 - 어머니의 생
생생해진다는 것 - 어머니의 죽음
위기에 놓인 보호자
풀 수 없는 원망

3장 죽음과 삶의 파수꾼
예고 없이 닥친 죽음 앞에서
환자를 괴롭히는 간호사
당신은 천사가 아니에요
말의 무게
호의 아닌 호의
변화의 문턱에서
아플 만해서 아픈 사람은 없다
미워할 수 없는 분노
옵세

4장 더 나은 생을 위하여
존엄한 죽음
품위 있는 죽음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습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
마지막까지 사유한 자의 죽음
죽음에서 배운 삶의 자세

나가며 삶을 준비하는 시간
부록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연명의료결정제도
부록 2 나의 유언장

우리는 죽음조차도 굳이 어떤 죽음인지를 가르고, 좋고 나쁨을 나누려 한다. 그것이 망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남은 자의 삶에 무엇으로 남을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천수를 다 누리고 평안히 생명이 다면 좋은 죽음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죽음을 맞을 수는 없다. 죽음은 느닷없다. 어서 오라고 맞이할 새도 없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다.
p.26,「긴 밤, 죽음은 인사도 없이 찾아온다」

어떤 보호자는 치료의 결과가 식물상태일 줄 알았다면 그때 그냥 죽게 둘걸 그랬다고 한탄한다. 환자의 가족이 겪어야 하는 경제적인 부담과 간병에 대한 압박이 엄청났으므로 환자를 살리려 애쓴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그 마음이 이해가 안 되지는 않았다. 생명을 살렸다는 숭고함보다는 그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가족들의 사정과 현실이 더 안타까웠다.
p.37,「낯선 이의 주검」

임종을 앞둔 사람은 죽음과 거칠게 맞부딪힌다. 하지만 거칠었던 숨이 멈추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위는 고요해지고 평화가 찾아온다. 그래서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라는 말은 마지막 가는 길의 어려움을 내려놓고 평안해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p.58,「부디 평안하소서」

장기간 의식 없이 누워 지내는 환자의 가족은 기약 없는 기다림과 희미해지는 희망 앞에서 절망한다. 와중에 항시 곁에서 머물며 돌보아야 하니 체력적으로도 한계에 맞닥뜨린다. 슬프고 힘든데 지친다. 몸과 마음이 남아나지를 않는다. 돌봄은 노동이다. 환자를 돌보는 일에는 적잖은 노력과 전문성, 감정 소모가 들어간다. 더군다나 가까운 관계에 놓인 상대라면 더 그럴 것이다.
p.88,「희망의 끈이었을까, 동아줄이었을까」

불순물처럼 가라앉은 감정이 언제 또 떠오를까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그 감정에 잠식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일상을
살려 했다. 신기한 것은 그러다 보니 단단해지고 그렇게 살아진다는 것이다. 혼자서는 불가능할 줄 알았던 일들을 뒤늦게 하나씩 해냈다. 어떨 땐 그로 인한 깨달음을 또 얻었다. 그러니까 혼자서도 살아진다는 것을, 잃은 만큼 얻는 게 있다는 것을. 무너진 삶을 추스르면서 진정한 애도가 시작되었다.
p.115,「무너진 삶을 추스르며 시작된 애도」

병동에서의 죽음과 응급실에서의 죽음은 느낌이 다르다. 응급실에는 가족이 도착하기 전에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죽음과 생이 초 단위로 엇갈리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충분히 애도할 수 없다. 응급실의 수간호사로 일하며 그것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다.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내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뒤돌아볼 수 없다는 것. 나 또한 지금에야 그때를 돌아보고 있다
p.168,「변화의 문턱에서」

나는 죽음도 우주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끝을 알 수 없이 광활하고, 그렇기에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으며, 한 사람의 경험이 모두의 경험일 수는 없는 것. 그리하여 차마 예측 불가능한 세계. 사람들은 모두 겪은 만큼만 알고 본 만큼만 이해한다. 아무리 타인을 이해하는 척해도 결국에는 절대 알 수 없기에 타인이다. 젊음은 늙음을 모르고, 삶은 죽음을 이해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p.199,「존엄한 죽음」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조금 더 죽음을 잘 사유하게 되고, 죽음을 잘 사유하게 됨으로써 좋은 죽음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다.
p.237,「죽음에서 배운 삶의 자세」

연명의료결정법의 제도 정착을 위해 힘쓴
오은경 교수의 죽음 준비 교육

병원에는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 어떤 환자는 치료되어 퇴원하지만, 어떤 환자는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해져 퇴원한다. 사람들은 치료가 불가능해져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 자기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웰 다잉은 단순히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넘어, 죽음의 순간까지 삶의 의미와 존엄성을 유지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다. 이는 삶을 돌아보고 관계를 정리하며,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하지만 어떻게 모든 죽음이 평온하기만 하겠는가? 오히려 우리가 꿈꾸는 형태의 죽음은 극소수에 불가하다. 물론,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웰 다잉을 말할 때 세트처럼 따라오는 것이 2018년부터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이다. 연명의료결정법은 마지막 순간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지만, 많은 사람이 연명의료 중단이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명의료는 임종기 환자에게 치료 효과는 없는데 고통스러운 임종 과정의 시간만 무의미하게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는 점에서 안락사나 존엄사와 다르다.
웰 다잉에 관한 뜨거운 관심으로 연명의료결정법 도입 이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무려 260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임종 체험, 유언서 작성이 청년층에서 유행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죽음을 미리 떠올려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죽음을 전과 다르게 사유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그 이유는 명료하다. 웰 다잉을 통함으로써 웰 리빙에 가까워질 수 있어서다.
웰 리빙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을 가치 있고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신의 욕구와 가치를 충족하며,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잃지 않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웰 리빙은 궁극적으로 웰 다잉과 연결된다. 자기답게 잘 산 사람이 더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저자는 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 초기부터 제도 정착을 위한 준비 작업, 교육과 상담, 행정 자문까지 진행했다. 거기에 더해 38년간 간호사로 일하면서 쌓은 임상 경험을 통해서 보다 심도 있게 웰 다잉을 고찰한다. 이 책은 당신에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잘 이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그 답을 알려준다.


급변하는 의료 현장에서 만난죽음을 통해 사유한 삶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간호사는 언제나 엑스트라였다. 의사 옆에 판때기 하나 들고 그림자처럼 서 있거나, 의사와 환자의 농담을 받아주는 보조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간호사는 생각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 간호사 한 명이 적게는 17명, 많게는 20명(일반 병동 기준으로 병원마다 다르다)의 환자를 돌보면서 그들의 여정을 함께한다. 따라서 간호사는 병원에서 환자들과 가장 친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의료진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은퇴 직전까지도 환자의 곁을 지켰던 한 간호사가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의 뒷모습에 관한 기록이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간호사들을 괴롭혔던 터미널(말기) 환자, 간암 말기였다가 이식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한 지 반년 만에 척추로 암세포가 퍼져 죽음에 이른 환자, 자신의 숨이 멎으면 CPR은 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던 행려 환자, 경제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서 병원 옥상에서 뛰어내린 환자의 보호자, 식물상태의 동생을 아내와 함께 돌보던 중 아내를 암으로 먼저 보내게 된 보호자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죽음의 순간이 단순히 끝이 아닌 삶의 한 부분임을 보여준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는 게 쉽지는 않았다. 저자는 처음엔 환자의 죽음에 깊이 투영한 나머지 자신의 삶이 무너지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수만 명의 환자와 가족을 만나며 신경외과 병동에서는 손 쓸 수 없는 죽음을,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이미 사망했지만 가족이 올 때까지 CPR을 멈출 수 없는 죽음을 경험했다. 처음엔 죽음 앞에서 주저앉기 바빴던 저자는 수만 가지 죽음을 경험하며 점차 죽음을 사유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즉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는 일종의 성장기다. 이 성장기에 동행한다면 어느덧 당신도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전보다 더 잘 소화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죽음은 어떤 모습인가?

삶을 이루는 수많은 질문이 있지만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질문한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누구나 내일을 준비한다. 내일 누구를 만날지, 무슨 일을 할지, 무슨 옷을 입고, 무엇을 먹을지를 미리 떠올린다. 이런 방식으로 죽음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우리가 더 자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끝은 조금 더 따뜻하고 평화로울 것이다.”(210쪽) 다음의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해보기를 바란다.

하나, 내가 떠난 뒤 남겨질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둘,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셋, 죽음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마지막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넷, 죽음의 순간에 이른다면 연명의료를 받겠는가?

정답은 없다.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이 당신이 원하는 죽음에 한 층 더 가까워지게 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오은경

서울대학교병원에서 38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며 생사의 경계에 선 환자들을 돌봤다. 응급실, 보라매병원 행려병동, 신경외과, 외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병동을 거치며 삶과 죽음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가정전문 간호사로서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떠남에도 준비와 존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초기부터 제도 정착을 위한 준비 작업, 교육과 상담, 행정 자문까지 진행했다. 나아가 낯선 제도를 환자들이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상담에도 기여했다. 연명의료결정법 안정화와 웰 다잉 문화조성을 위한 헌신을 인정받아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표창장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서대학교에서 ‘죽음으로 배우는 삶’을 강의했고, 현재는 한국성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간호사의 시선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이야기하며 웰 다잉을 넘어 웰 리빙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대학교병원 간호수련실에서 간호사들을 교육시키며 ‘간호사들의 스승’으로 불리게 되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직원 교육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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