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2024년 12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02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8.08MB)
- ISBN 9788901291321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11,70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인생에 찾아온 이러한 의문과 혼란 들을 진정한 자기 발견의 계기로 바꿔낸 것 역시 철학의 힘이었다. 저자는 위대한 철학자들이 지나온 중년과 인생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중년이 저무는 시기가 아니라 인생 최고의 ‘전성기’임을 밝혀낸다. 나아가 우리가 허무 대신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어른, 후회를 넘어 경험의 무기고를 단단히 채우는 그런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중년을 위한 ‘철학의 지도’를 완성해나간다. 지금 인생의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었다면 이 책이 찬란한 내일로 나아가는 길을 비춰줄 것이다.
Chapter 1 오십의 삶을 뒤흔드는 질문들
영원의 풍경, 그리고 찰나의 인생 | 계속 갈 것인가, 돌아설 것인가 | 중년의 위기는 존재하는가 | 나이의 사회적 의미 | 갑작스레 닥쳐온 겨울 | 중년에 찾아온 질문들 | 가장 빛나는 시기를 위한 철학 안내서
Chapter 2 우리 모두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멈추어라, 시간이여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 | 철학은 죽음을 배우는 과정이다 | 박탈 문제 | 삶의 조력자, 죽음 | 순간을 사는 이는 불멸이다
Chapter 3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놓쳐버린 기회들 | 아니, 나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 스피노자와 니체의 후회 | 후회와 회한의 차이 | 소크라테스의 선택 | 후회 없는 선택은 없다 | 이 결정이 무엇을 바꿀 것인가 | 죽기 전에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 후회는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다 | 불행은 행복에 도달하는 조건이다 | 슬퍼하고 자부하며 감사하라
Chapter 4 오십은 과연 인생의 정점일까
사진 속 주름을 보정하듯이 | 나이 듦을 질병으로 생각하는 사회 | 전성기에 대한 철학의 생각 | 아리스토텔레스, 중년의 미덕 |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 인생 경험과 결정 지능 | 인식, 나
자신을 아는 힘 | 거리두기와 아이러니
Chapter 5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무엇이 남았는가
톨스토이의 절망, “그럼, 그다음은?” | 쇼펜하우어의 악순환 | 텔릭, 목표 지향적 생활 | 아텔릭, 지금 이곳의 나를 위한 일 | 계획한 대로 사는 삶과 연속적인 삶 | ‘의미 있는 삶’의 기준 | 오십을 위한 성찰 프로젝트 책임과 배려의 파급효과
Chapter 6 설렘과 경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더 이상 처음은 없다 | 생기가 없는 삶 | 식어가는 사랑, 침식하는 행복 | 인생의 경외감을 느끼는 여덟 단계 | 놀라움의 능력을 상실하는 사람들 | 열려 있는 상태
Chapter 7 우리는 살아 있기에 길을 잃는다
삶이여, 기꺼이 다시 한 번 | 혼돈의 골짜기 너머로 | 길을 잃었음을 받아들이기
감사의 말
주
단테는 1321년 저술한 『신곡』에서 35세가 된 자신을 인생길의 한중간(nel mezzo del cammin)에 들어섰다고 표현한다. 그는 어둡고 거친 숲속에서 길을 잃는다. 단테의 표현대로 그는 길에서 벗어났고 덤불 사이에서 어떤 길을 또 가게 될지 알 도리가 없다. (중략) 소설 『스토너』에 등장하는 동명의 주인공 스토너는 42세에 “앞으로는 즐거울 일이 없고, 뒤로한 날에는 기억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가 하면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는 ‘50세를 넘는 것은 악몽’이라고 말하며 50세가 되면 이미 죽음이 시작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보부아르는 “나는 중년이 그렇게 빨리 시작되고 또 그렇게 아프리란 건 몰랐다”라고 말한다. 또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는 『고백록』에서 자신이 맞이한 중년을 가리켜 단테의 ‘광야에서 길을 잃은 자’와 비슷한 묘사를 한다.
-1장 「오십의 삶을 뒤흔드는 질문들」 중에서
중년의 철학은 위기에 대한 취약성을 숙고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무엇이 중년을 풍요로운 충만의 시기로 만드는지 파악하는 일이기도 하다. 중년은 위태로운 시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인생의 전성기’ 내지는 ‘최고의 시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고대에는 중년이 성숙에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란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렇다면 철학적 의미에서 성숙이란 무엇이며, 그 충만함을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성숙과 그에 따른 충만함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생 경험과 중년에 생기는 과제를 현명하게 다룰 때만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1장 「오십의 삶을 뒤흔드는 질문들」 중에서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실존적 의문과 새로운 질문에 맞닥뜨리며 근본적인 위기의 시기를 맞이한다. 중년이 철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은 이렇게 말한다. “철학적 문제는 ‘나는 나 자신을 알지 못한다’라는 형식을 띤다.” 인생의 풍경 속에서 길을 잃고 자신을 잃어버린 채 더는 갈 길을 모른다고 느낀 그 지점에서 모든 철학적 사색과 실존적 질문, 탐색이 시작된다.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고독한 존재가 되며 그보다 더 철학적인 순간은 없다.
-1장 「오십의 삶을 뒤흔드는 질문들」 중에서
죽음과 삶의 통합을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자신의 유한성을 깨달으면 충분히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면 개인의 유한성은 일종의 볼록렌즈가 되어 자신에게 중요하고 얼마든지 시간을 투자해도 좋은 일이 무엇인지 드러내준다. 자신의 시간이 한정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중요한 일에 더 깊이 관심을 기울이는 법은 무엇인지 묻게 된다. 자신의 유한성을 떠올릴 때 우리는 ‘본질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것을 비우고 과도한 것을 흘려보내’는 정도의 주체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주체성은 저절로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생이 짧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얼어붙거나 허망함 또는 강박 상태에 쉽게 빠질 수 있다. -2장 「우리 모두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중에서
“후회는 미덕이 아니다. 즉 후회는 이성에서 나오지 않으며 오히려 행위를 후회하는 사람은 두 배로 비참하고 무능하다.” (중략)
스피노자 같은 사람이야말로 후회에 대해 너무도 잘 알지 않았을까? 종교 공동체의 신념을 거스르는 의심과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그의 결정이 그를 외롭고 외면받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지적 정직성에 따라 틀린 것에 수긍하지 않았던 그는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스피노자는 광학 렌즈를 깎고 연마하는 일로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 마흔네 살에 만성 폐렴으로 사망한 스피노자는 근대 초기에 가장 급진적인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역사에 남았다. -3장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중에서
인내는 우리를 쑥쑥 자라게 하고 완고함은 갈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한다. 생의 한가운데에 있는 우리는 폭풍우를 잘 이겨냈는지 자문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미 한동안 인생의 행로를 걸어왔다. 그러니 우리가 증명해낸 굳건함에 자부심을 품을 만하다.
(중략) 우리가 후회하게 될 선택을 했던 그 당시에는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나중에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다. 현명하게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그것뿐이다. 지금껏 우리가 이뤄낸 많은 일은 현명하게 결정을 내렸거나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연과 행운의 결과물일 때가 많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리고 모든 면에 감사하고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은 우리를 온화하게 만들며, 고통과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충만한 삶을 열어준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3장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 자기 본질이나 고유 특성을 계발하는 일도 중시했다. 이 계발에 성공하는 사람은 자신에게서 최고의 것을 끌어내고 본질이 올바른 ‘좋은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성공적인 계발은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 즉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의 필수 조건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따르면 우리는 본질을 드러내고 내면에 잠자는 잠재력을 완전히 활용할 때 좋은 삶을 산다. 하지만 인격이 발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일단 우리 스스로 최고의 형태로 성숙해야 한다. 그래서 중년기가 최고의 시기가 되기에 가장 손쉬운 출발점인 것이다. 청년기에 비하면 우리는 착실하게 인생을 보냈고 발전할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노년기와는 달리 아직 긴 세월이 남았기에 우리가 그간 얻어낸 풍요로움을 활용할 기회가 있다. -4장 「오십은 과연 인생의 정점일까」 중에서
쇼펜하우어가 만든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라는 이미지는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는 목표를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지만 목표 달성의 기쁨은 때로 절망적일 정도로 짧다. 목표를 달성하면 홀가분해질 거라고 믿었지만 기쁨은 잠시뿐, 다음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해진다. (중략)
만족, 행복, 내면의 평화 없이 성공이 무슨 소용인가? 젊을 때는 매번 새로운 계획을 따라가면 결국 언젠가는 평온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인생은 잘 정리된 책장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목표 달성에 따르는 행복이 보기만 해도 편안하게 잘 정리된 책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한 각성 상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넘치는 일, 쌓이는 업무, 매번 새로 생기는 할 일 목록은 결코 저절로 끝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다짐하곤 한다. “이제 이것만 끝내고 나면 드디어 쉴 수 있겠지!” 그렇게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매번 휴식을 다음 기회로 미룬다. -5장 「숨 가쁘게 달려 왔는데 무엇이 남았는가」 중에서
우리는 때로 지루함도 환멸도 정체감도 아닌, ‘그게 정말 전부인지’를 묻는 쓰디쓴 질문에 직면한다. 1869년 콘라트 페르디난트 마이어가 「놓아버린 노」라는 시에서 묘사한 것처럼 행복한 가운데서도 단조로운 시간을 겪었고 완전히 침울한 나날도 경험해봤다. “나를 불쾌하게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 나를 기쁘게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 오늘도 고통 없이 흘러가는구나!” 이런 나날은 오히려 생기의 흐름에 어떤 파고도 일으키지 않으며, 이런 나날 속에서 우리는 자기 삶의 구경꾼인 것처럼 시간을 흘려보낸다. 여기에는 어떤 불행의 빌미도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뭔가 더 나아지지도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중략) 문제는 역동적인 하루를 보장하는 ‘삶의 광채’가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불만족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혼란스럽다. -6징 「설렘과 경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중에서
“이것이 나의 삶이었다. 나는 그것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다시 한 번 살겠다.”
중년인 지금은 러셀의 서문에 있는 또 다른 부분, 기회가 있다면 인생을 기꺼이 한 번 더, 그것도 무조건 살겠다는 결론에 감동하게 된다. 러셀의 인생이 언제나 모순 없이 순탄했던 것이 아닌데도 그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시의적절하지 않거나 위험한 상황에도 자신의 이상을 옹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그 결과까지도 감수했다. 뉴욕시티칼리지는 러셀의 교수 임용을 철회하라는 대중의 압박을 받았다. 러셀이 기독교계의 성 윤리를 반대하며 동성 커플의 평등권을 주장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래도 러셀은 자기 삶을 다시 산다면 피하고 싶은 것에 대해 함구했다. 그가 기꺼이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 것에는 그의 인생을 충만하게 해준 수많은 것들만이 아니라 심연 그 자체까지 포함되었다. -7장 「우리는 살아 있기에 길을 잃는다」 중에서
괴테는 1777년 발표한 유명한 시에서 말한다.
“신들은, 무한한 존재인 신들은 /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에게 모든 것을 / 모든 기쁨을, 무한한 존재는 / 모든 고통을, 무한한 존재는 완전히 준다.”
이 말이 맞지 않는가? 인생은 매끈하게 잘 닦여 있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정리된 책장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매번 “혼돈의 골짜기”에 빠진 자신을 발견한다. 일생의 절반을 지나 우리가 겪는 고통의 심오한 의미를 언제나 명료하게 알 수는 없고 대개는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나 드러난다. 좀 더 나이 들어서 좀 더 멀리서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 과거를 통찰하고 어떤 섭리가 작용했는지 깨닫게 된다. -7장 「우리는 살아 있기에 길을 잃는다」 중에서
▽ 정호승, 최인아, 김지수 강력 추천
▽ 스위스 국영 TV 철학 저널리스트의 화제작
▽ 2024 슈피겔 베스트셀러
■ “나는 벌써 인생의 정점을 지나버린 것일까?”
뿌리부터 흔들리는 오십에게 전하는 철학자 바르바라 블라이슈의 ‘철학의 지도’
오십, 누군가는 이른 은퇴를,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상상하지만, 마냥 젊다고 하기엔 조금 늦은 나이. 여전히 생의 과업에 치이며 이룬 것이 없다는 절박감이 들거나, 남들보다 많이 이뤘음에도 왠지 모를 허무함에 젖어들기 시작하는 나이기도 하다. 인생의 절반을 지나오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뒤돌아보며 ‘지금 이게 내 인생의 전부일까?’ 하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무려 14년간 스위스 국영TV 토론 프로그램 〈위대한 철학의 순간〉의 진행을 맡아온 철학 저널리스트 바르바라 블라이슈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이러한 의문과 혼란들이야말로 중년을 ‘위기’에 빠뜨리는 핵심이자, 동시에 삶을 재구성하는 계기로 작동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철학 에세이 『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는 뿌리부터 흔들리는 중년의 삶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담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유한성과 정체성, 인생의 의미에 관하여 차근차근 문답을 이어가며, 중년의 시기를 의연히 헤쳐 나가기 위한 철학의 지도를 독자와 함께 그려나간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바뤼흐 스피노자, 버트런드 러셀, 톨스토이, 시몬 드 보부아르, 최신 현대철학 담론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철학자들의 지혜와 사유의 향연 속에서 변화하는 ‘중년의 철학’을 정립하고자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중년은 이제 더는 인생의 초심자가 아니며 경험의 무기고를 가득 채우고 결정 지능마저 최고조에 이른 삶의 절정기다. 저자는 철학적 사유를 통해 나이 듦에 절망하지 않으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나온 길에 대한 후회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며, 수많은 경험을 무기로 갖췄지만 여전히 생기를 잃지 않는 어른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한다. 지금 인생의 절반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책이 찬란한 내일로 성큼 나아갈 수 있는 “인생의 지혜서”(정호승)가 될 것이다.
■ “오십 이후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단테, 보부아르, 톨스토이에게도 중년은 처음 맞는 ‘위기’였다
이 책에 따르면 중년의 삶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것은 다름 아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실존적 의문들이다. ‘청춘을 바쳐 얻은 결과가 이것뿐인가’ ‘새로운 꿈을 꾸기에 이미 늦은 나이인가’ ‘이 다음에는 무엇을 목표로 살 것인가’와 같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 여기에 후회, 허무, 침체가 뒤따르며 중년의 삶은 위기에 처한다. 이처럼 중년을 맞아 난생 처음 ‘인생의 유한성을 깨닫고 위기에 취약해지는’ 현상을 두고 1960년대 심리학자 엘리엇 자크는 ‘중년의 위기’라고 명명한 바 있다.
누구나 오십은 처음 겪는다. 중년의 위기는 평생을 인생에 대해 숙고해온 철학자들에게도 예외 없이 찾아왔다. 14세기 문학 거장 단테는 “인생길의 한가운데에서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였고, 시몬 드 보부아르는 50세를 넘는 것이 악몽이며 이미 죽음이 시작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알베르 카뮈는 당시 중년이라 할 수 있는 서른 살을 두고 시간이 ‘최악의 적’이라 불렀으며, 버나드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1965)의 스토너는 중년의 삶이 “앞으로는 즐거울 일이 없고, 뒤로한 날에는 기억할 만한 것이 별로 없”음을 깨닫는다. 이에 50대의 길목에 들어선 저자는 중년이 그 자체로 실존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아 여전히 철학사 속 공백으로 남아 있다고 보고, 이 책에서 중년에 대한 철학적 규명을 시도하고자 중년이라는 우거지고 어두운 숲을 뚫고 나간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위기(Krise)’ 또는 ‘위험한 고비(Krisis)’라는 단어는 본래 ‘불확실성’, ‘긴박함’이자 동시에 ‘전환점’을 의미했다. 이 시기에 직면하는 도전 과제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실존적 의문을 현명하고 유익하게 극복할 때 우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모든 철학적 문제는 ‘나는 나 자신을 알지 못한다’라는 형식을 띤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인생의 풍경 속에서 길을 잃고 자신을 잃어버린 채 더는 갈 길을 모른다고 느낀 그 지점에서 모든 철학적 사색과 실존적 질문, 탐색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고독한 존재가 되며 그보다 더 철학적인 순간은 없다.”(1장)
■ “인간은 단지 늙어가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철학자가 된다는 것”
덧없음과 후회에 빠진 중년을 향한 ‘이반 일리치’와 스피노자, 니체의 일침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적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하는 나이 오십에 우리는 비로소 인생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덧없음’의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2장) 철학사에서 죽음은 언제나 삶의 스승이었다. 플라톤, 키케로, 몽테뉴 등은 “철학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했고, 쇠렌 키르케고르는 죽음을 “진지함을 가르치는 선생”이라고 했다. 죽음이 인간을 철학자로 만드는 최초의 질문이라면, 오십대의 삶이란 철학적 실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십을 위한 철학의 지도를 담은 이 책이 ‘죽음’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죽음이 삶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는 박탈 논증과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대칭 논증의 관점 등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파악한다. 나아가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나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생의 절반」 등 문학작품에 깃든 사유를 바탕으로 중년이 유독 ‘유한성’ 앞에서 취약한 이유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되짚는다.
지나온 생을 돌아보며 “절대로 가지 않았던 대안적 인생의 길”을 아쉬워하거나 후회에 빠져 있다면, 지금 자신의 감정이 후회인지 회한인지 구분해보자. 회한은 돌이키거나 수습할 수 있는 일에 관한 죄책감이라면 후회는 내 손을 떠나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한 감정이므로 이에 대응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저자는 후회 없는 삶이란 없으며, 지나온 과거와 화해하고 삶이 주는 좋은 것들을 재발견하고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서 덧없음의 고통과 후회를 다스릴 수 있다고 우리를 다독인다.
타인의 욕망에 휘둘리다가 죽기 전 후회했던 노년의 이반 일리치와 달리 중년에게는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 혹시라도 여전히 후회라는 과거의 망령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스피노자의 따끔한 일침이 도움이 될 것이다. “후회는 미덕이 아니다. 이성적이지 않으며 비참하고 무능하다.” 니체는 어떠한가. “불의를 저질러 후회한다면 차라리 좋은 일로 보상하라고 노력하라.”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후회를 넘어 “폭풍우를 잘 이겨내고 있는지 자문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굳건함에 자부심을 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허무와 침체에 빠진 삶… 설렘과 경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우리를 진정 늙게 하는 것은 육체가 아니라 ‘생기’의 노화다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주름살을 보정하는 현대인들처럼 시몬 드 보부아르도 자신의 주름을 바라보며 ‘다시는 낫지 않을 고질병에 걸린 것 같다’고 여겼다. 우리 사회는 신체의 노화를 최대한 늦추고자 하는 ‘저속 노화’ 열풍이 한창이지만 정작 우리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것은 ‘생기’의 노화다. 철학의 관점에서 중년은 ‘충만의 시기이자 과잉의 시기’ 즉, 수많은 과업으로 녹초가 되는 동시에 경제적 안정과 타인의 인정을 얻으며 정체감과 권태감을 느끼는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 “고통과 권태 사이를 시계추처럼 끊임없이 오가는 존재”(쇼펜하우어)임을 느끼며 삶에 대한 설렘과 경외감을 서서히 잃어간다.
톨스토이 역시 정체감과 공허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는 생의 한가운데에서 ‘완전한 정지 상태에’ 빠진 채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항상 같은 질문을 던진다. ‘무엇 때문에? 그럼 그다음은?’” 과업이 하나가 끝나면 다음, 또 다음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중년의 삶 속에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데 실패한다. 블라이슈는 인생의 의미는 자기가 정말 사랑하는 일에 몰입하면서 동시에 외부의 가치를 찾아 헌신하는 삶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무언가를 돌보고 배려하는 자세에서 나오는 ‘파급효과’가 우리 삶에 생기를 돌려둔다는 것이다. 톨스토이가 중년의 위기를 딛고 찾아낸 행복의 열쇠 역시 ‘평범하게 일하며 자연을 존중하고 자신의 삶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책임지는 자세’에 있었다.
■ “경험의 무기고를 가득 채운 오십, 찬란한 내일을 향하여”
중년을 생의 절정으로 만드는 세 가지 자질 경험ㆍ인식ㆍ거리두기
고대 철학에서는 중년기를 ‘최고의 시기’ 즉 절정기로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 따르면 육체적으로는 30~35세, 정신적으로는 49세에 전성기에 도달하며 이 시기는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덕을 깨닫게 되는 시기다. 인생의 모든 시기에는 저마다 ‘적절한’ 특유의 자질이 주어지지만, 중년에는 특히 인생 경험과 자기 인식, 거리두기라는 세 가지 자질을 얻게 된다. (1) 중년에는 체력과 기억력 같은 유동지능은 떨어지지만 경험의 무기고는 풍성하게 채워져 결정 지능은 상승하며(경험), (2)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두려워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해왔는지에 대한 자기인식뿐 아니라 관계 안에서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시기이다(인식). (3) 나아가 자기 신념과 믿음만이 유일하고 객관적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고 삶의 비극들에서 한발 떨어져 인생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거리두기’가 가능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인생에서 중년만이 얻을 수 있는 자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할 때 우리는 내일에 대한 새로운 용기와 확신, 영감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중년이 겪고 있는 고통의 심오한 의미를 명료하게 파악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고 나서야 윤곽이 들어날 뿐”이다. 하지만 산이나 사막,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오히려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법. 미로에서 어떻게든 빨리 출구를 찾으려고 우왕좌왕하는 사람은 오히려 탈진하고 만다. 이를 중년의 위기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이 책이 중년이라는 혼란스러운 지형의 윤곽을 드러내고, 미답지(未踏地)인 새로운 풍경으로 성큼 발 딛게 하는 데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Barbara Bleish
스위스와 독일 대중이 사랑한 철학자이자 언론인. 스위스 취리히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베른대학교와 퀸스대학교의 연구원을 거쳐 취리히대학교 윤리센터 응용윤리 연구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 취리히대학교에서 응용윤리를, 루체른대학교에서 경영철학과 의철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무려 14년간이나 스위스 국영채널 SRF의 대표적 철학 토론 프로그램 〈위대한 철학의 순간〉의 진행을 맡으며 정치·경제·사회적 의제나 일상의 문제 등을 철학적 사유로 옮기는 작업에 몰입해왔다. 독일의 《철학 매거진》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했으며 삶의 자율성과 책임, 아이를 갖는 삶, 부모를 향한 죄책감 등의 주제를 철학적으로 조명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0년 《스위스 저널리스트》가 선정한 ‘사회 부문 올해의 저널리스트’로 선정되며 명실공히 그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이제 막 50대의 길목에 들어선 저자는 이 책에서 중년의 삶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질문들, 이를 테면 인간의 유한성과 정체성, 인생의 의미와 같은 본질적 질문에 대하여 독자와 함께 답을 찾아나간다. 변화하는 중년의 정의와 사회적 역할을 넘어 ‘중년의 철학’을 모색한 이 책은 출간 즉시 화제가 되며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 외 지은 책으로 『우리가 부모님께 빚진 것이 없는 이유』가 있으며, 공저로 『윤리적 의사결정』 『아이를 원하게 될 때』 『열린사회와 그 친구들』 등이 있다.
독일어 전문 번역가. 독일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일어와 경영학을 전공했다. KBS, MBC 등 방송매체와 기업 등에서 방송영상 번역 및 문서번역, 그리고 전문통역가로 일했으며 현재 출판번역에이전시 글로하나에서 독일서 출판번역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버려야 할 것, 남겨야 할 것』,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변신ㆍ소송』 『볼 빨간 로타의 비밀(시리즈)』, 『명상 살인』, 『돈을 생각하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쇼펜하우어 소품집)』, 『호모 엑스 마키나』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