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쇼 하이쿠 전집: 방랑 시인, 17자를 물들이다
2024년 12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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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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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향 … 6
2. 에도… 40
2부 홀로서기
1. 강변의 암자 … 84
2. 『백골 기행』 … 118
3. 『가시마 기행』 … 193
4. 『괴나리 기록』 … 200
5. 「사라시나 기행」 … 275
3부 나그네
1. 『오쿠의 오솔길』 … 300
2. 표박 … 361
3. 에도 강변의 암자 … 460
4. 귀향 … 535
부록
17자로 그리는 세계, 하이쿠 … 576
고뇌의 시인, 바쇼 … 579
바쇼의 행로 … 592
찾아보기
한국어 … 594
일본어 … 601
31쪽
내리는 소리
귀마저 시어지네
매실 장맛비
매실 익을 때 내리는 비라서 매우(梅雨)라고 이름 붙은 장맛비 내리는 소리를 듣
고 있노라니 귀조차 시큼해지는 듯하다.
156쪽
양귀비꽃에
날개 떼어 남기네
나비의 유품
죄를 지어 유배지로 귀양 가는 문하생 도코쿠(杜国)를 흰 양귀비에, 도코쿠와 헤
어지는 자신을 나비에 비유하여 이별의 아픔을 읊은 구이다.
277쪽
출렁다리여
목숨줄을 휘감은
담쟁이덩굴
급류 위에 드리워진 출렁다리의 동아줄을 담쟁이덩굴이 뒤덮고 있다. 마치 내 목숨을 휘감은 것처럼.
413쪽
늘상 얄미운
까마귀도 눈 쌓인
이 아침에랴
평소에는 밉살스럽던 까마귀도 천지가 눈에 덮인 아침에는 정겨운 풍경의 일부로 느껴진다.
579쪽
바쇼는 가루미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큰 깨달음이 있어 속(俗)에 되돌린다”라는 말만 남겼다. 가루미에 대해 이후에 제시된 해석으로는 ‘주변의 일상적인 소재에 작의(作意)를 더하지 않고 평이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와카의 전통인 풍아를 평이한 것으로 바꾸어 일상의 사안을 자유로운 영역에서 표현하는 것’ 등이 있다.
함축과 여백의 미학을 중요시하는 시 문학 중에서도 가장 짧은 시로 알려진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 초기에는 단순히 여흥을 위한 즉흥시로 여겨졌던 하이쿠가 5/7/5조 구성의 17자 음률에 세상 풍정과 정취를 담아내는 압축의 정수로서 자리 잡기까지, 떠돌이 인생을 시 가락으로 풀어내며 말없이 이바지해온 위대한 시인이 있다. 일상의 소소한 소재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솔직하고 평이하게 표현하는 ‘세속적 시’의 미학을 추구하며 풍류를 읊다 간 하이쿠의 성인,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평범해 보이는 세상 속에서도 ‘꽃’을 발견할 줄 알았던 그의 하이쿠 976수가 국내 최초로 전집으로 엮였다.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단편집인 『문신』 등을 번역·출간했던 경찬수 번역가가 직접 기획하고 번역한 『바쇼 하이쿠 전집: 방랑 시인, 17자를 물들이다』는 바쇼의 인생 여정을 크게 ‘배움/홀로서기/나그네’라는 흐름으로 나누고, 각 시를 시대순으로 정렬해 한 장씩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바쇼가 남긴 생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17세기에 쓰여진 고전 시의 예스러움과 정형시의 음률을 고려한 세심한 번역을 통해 번역 문학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에게 바쇼의 시 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무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바쇼의 기행문과 그의 문하생들이 남긴 기록 등을 다양하게 인용해 우리가 미처 알아보기 힘든 시의 배경을 풍부하게 해설했다.
“꽃에 살면서 / 표주박 서생이라 / 스스로 일컫노라
시의 귀객, 고적한 삶의 여백을 17자로 물들이다”
『인간 실격』의 작가 다사이 오사무는 ‘예술은 제비꽃이며, 예술가는 돼지코와 같다’는 말을 남겼다. 사람의 코는 작은 들꽃의 향을 그냥 지나칠지 몰라도, 돼지코는 결코 제비꽃의 향을 놓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보다 200년을 앞서 살다 간 시인 마쓰오 바쇼는 “보이는 것 모두 꽃 아닌 것이 없고 생각하는 것 모두 달 아닌 것이 없다. 보이는 것에서 꽃을 느끼지 않으면 야만인과 다를 바 없고 마음에 달을 생각하지 않으면 새와 짐승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말로 시인이 어떤 시각으로 세계를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논했다. 실제로 마쓰오 바쇼는 특별한 상황이나 화섬하게 치장된 표현보다는 일상적 소재에서 느낄 수 있는 솔직한 감상과 꾸밈없는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마음에 달을 품고 눈 안에 꽃을 기르며 소박한 풍경에 숨은 아름다움들을 찾아 소탈하고 진솔하게 읊었던 시단의 나그네, 마쓰오 바쇼가 남긴 하이쿠의 여정길을 함께 걸어보자.
작가정보
松尾芭蕉
에도 초기의 시인이다. 섬기던 주인을 따라 시단에 입문한 그는 에도로 진출하여 하이카이 종장(宗匠)의 지위에 오르고 많은 제자를 거느린다. 하지만 홀연 강변에 암자를 짓고 은둔 생활에 들어가 평생 고독한 나그네의 삶을 살며 하이카이와 하이쿠를 지었다. 그는 일본에서 ‘하이쿠의 성인’으로 불린다.
바쇼는 17자로 짓는 하이쿠가 지금의 문학 장르로 자리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는 여럿이 번갈아 지으며 우스개와 해학을 노래하던 하이카이의 첫 5·7·5의 구에 예술성과 완결성을 부여하여 홋쿠(發句)로 독립시켰고, 이 홋쿠가 메이지 시대에 하이쿠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오늘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육상자위대 합동막료과정과 일본 합동참모대학을 수료했다.
한국번역가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역서로 『도련님』(2019), 『문신』(2017), 『잊지 못할 사람들』(2014),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집』(공역)(2019), 『다자이 오사무 단편 10선』(공역)(2017) 등의 일본 근대 소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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