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설화
2024년 12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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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39819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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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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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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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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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213 (추정치)
어떤 사람은 동양에서는 강하고, 진실하며,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을 찾기 어려울 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400년 이상을 전해 내려온 자란의 이야기를 보면 그 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이야기에는 아직도 바로 어제의 로맨스 같은 상큼함과 달콤함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동양의 분위기 덕에 이야기의 배경이 이상야릇하고 흥미로울지라도 말이다.
***
조선 성종(1488~1495) 시절, 조선의 어느 유명 인사가 평안 감사가 되었다. 평안도라면 풍류객들 사이에서 조선 팔도의 으뜸으로 손꼽히는 지방이다. 평안도에는 훌륭한 문인과 가객들이 많아서 조정에서도 솜씨를 뽐낼 정도였다.
이 이야기의 시절에 평안도에는 유명한 기녀가 하나 있었으니, 그 이름을 자란(紫鸞)이라고 했다. 자란은 무척 아름다웠으며, 노래와 춤 또한 보는 사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게다가 그 자질이 비상하였으니, 고문에 능통하고 역사에도 해박하였다. 기생 중에서도 총명이 으뜸이었으니, 이내 유명해져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평안 감사에게는 열여섯 살 먹은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용모가 그린 듯이 준수하였다. 비록 어리지만, 한학에 능통하고 학문적인 재능이 출중하였다. 판단력이 뛰어나고 시문에 대한 안목 또한 밝아, 붓을 들어 문장을 쓰면 쓰는 대로 명문(名文)이었으니, 기동(奇童 : 재주와 꾀가 많은 아이)으로 이름이 높았다.
감사에게는 아들이고 딸이고 다른 자식이 없었으니, 외아들을 지극정성으로 아꼈다. 감사의 생일이 되자 여러 관리와 손님이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그 자리에는 기생 여럿과 많은 악공(樂工)도 모여 있었다. 연회가 무르익자, 감사는 아들을 불렀고, 기생의 우두머리에게 명하여 자리에 모인 기생 중 가장 예쁜 기생을 고르게 하였으며, 그 기생이 아들과 함께 춤을 추어 하객의 흥을 돋도록 명하였다. 이 말을 듣자 기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자란을 추천하였다. 재능과 기량을 두루 갖추었으며 나이 또한 감사의 아들에 딱 맞는 상대였기 때문이다. 둘이 함께 나와 춤을 추자, 그 모습이 버드나무가 살랑거리듯 우아하고, 제비처럼 가볍게 나풀거리는 것이 마치 선녀(仙女)가 춤을 추는 듯하였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모두 흠뻑 빠져들었다. 감사 또한 몹시 흡족하여 자란을 불러 연석(宴席)에 앉히고는 진수성찬을 함께 하도록 하였으며, 비단을 선물로 주었고, 그날 이후로도 그의 아들을 시중들도록 명하였다.
생일잔치 이후로 그 둘의 우의(友誼)는 깊어졌고, 서로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둘의 사랑은 고금의 이야기를 통틀어도 드물 정도로 깊어만 갔다.
감사의 임기가 6년이나 더 연장되어 그들은 평안도에 계속 머물렀다. 그러나 결국,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으니, 평안 감사 내외는 아들이 자란과 헤어지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억지로 둘을 떼어놓자니 아들이 상사병으로 죽을까 걱정이고, 부인도 아닌 자란을 같이 데려 가자니 아들의 명망이 걱정이었다. 내외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그 문제를 아들이 직접 정하게 하였다. 내외는 아들을 불러 말을 꺼내었다.
"부모라 할지라도 아들의 남녀문제를 마음대로 좌우하지는 못하겠구나. 어쩌면 좋겠느냐? 네가 자란을 아끼는 마음이 깊으니 헤어지기가 참으로 어려울 테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몸으로 기생을 옆에 두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못하구나. 혼삿길이나 벼슬길에도 좋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양반으로서 첩을 들이는 것은 흠이 아니니, 네가 생각하기에 좋은 대로 하여라."
아들이 대답하였다.
"어려울 거 없습니다. 자란이 눈앞에 있을 때는 제 전부나 다름없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때가 되면 자란도 헌신짝처럼 한쪽에 치워둘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걱정하지 마소서."
감사 내외가 참으로 기뻐하며 말하기를 "참으로 사내답구나."라고 하였다.
<추천평>
"한국 전설 속의 다양한 초월적 존재들과 귀신, 기인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도서이다. 짤막한 이야기들이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하게 정리되어 있으므로, 판타지와 괴담의 다양한 소재와 모티프를 경험할 수 있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작가정보
저자(글) 제임스 게일 영역
영문 역자 약력 제임스 스카스 게일(James Scarth Gale : 1863~1937), 한국명 기일(奇一), 게일은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이자 신학박사 및 한국어 학자다. 게일은 1863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출생하여 1888년 토론토 대학을 졸업 후 토론토 대학 기독청년회의 후원으로 1888년 조선에 선교사로 입국하였다. 조선에서 선교활동 및 한국어 성서 번역을 하였으며, '천로 역정'을 한국어로 발간하였다. 한국 문화에 익숙하였던 게일은 '춘향전', '구운몽' 등을 영어로 번역하여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도 하였다. 1928년 은퇴한 후 부인 루이스의 고향 영국으로 건너가 1937년 74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임방은 1640년에 평안도 관찰사 임의백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매우 총명하고 학문을 좋아하여 후일 훌륭한 학자가 되었다. 1660년 사마시 장원으로 합격하였고, 1663년 대과에 급제하였다. 조선 시대의 유명한 문인 송시열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1719년, 80세가 되던 해에 도승지 겸 지중추에 제수되었다. 1721년 세자 책봉 문제에 연루되었고, 이듬해 1722년, 신임사화에 휘말려 북쪽으로 귀양 갔으며, 귀양지에서 생을 마감했다. - 국조인물지에서 발췌 이륙은 세조 시대의 인물로 1459년 생원, 진사 두 시험에 합격하였고, 1464년 춘방 문과에 장원급제하였다. 수많은 관직을 역임하였으며, 시문에 능하기로 유명하였다. - 국조인물지에서 발췌
번역 박종호
고전 번역가. 고전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한, 중, 일, 영미권 고전을 번역하였다.
옮긴 책으로는 '요재지이', '겐지 이야기', '켈트의 신화와 전설', '수신기', 그리고 기타 여러 단편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하였고, 한국 근대 단편소설 선집, 요재지이 등을 영어로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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