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모험
2024년 11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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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2 빨강머리연맹
3 신랑의 정체
4 보스콤 계곡의 비밀
5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6 입술이 뒤틀린 사내
7 푸른 카벙클
8 얼룩무늬 띠의 비밀
9 어느 엔지니어의 엄지손가락
10 귀족 독신남
11 녹주석 보관
12 너도밤나무 집
옮긴이의 말
요즘 들어 홈스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내가 결혼하면서 그와 소원해진 것이다. 결혼과 더불어 맛보게 된 완벽한 행복감과 처음으로 가정을 꾸미고 가장이 된 남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가정사는 나의 온 마음을 차지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는 동안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홈스는 모든 형태의 사교 활동을 멀리하고 베이커 가에 있는 하숙집에 칩거하면서 낡은 책 속에 묻혀 지냈다. 한 주는 마약에 취해서 지내고, 다음 주는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하면서 마약으로 인한 몽롱함과 예리한 천성이 내뿜는 열정 사이를 오갔던 것이다. 그는 여전히 범죄 연구에 깊이 빠져 있었으며, 경찰이 포기한 미제 사건을 쫓고 해결하는 데 그의 엄청난 역량과 뛰어난 관찰력을 쏟아붓고 있었다. 그의 활약상에 대해 떠도는 소문이 가끔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러시아 당국의 요청을 받고 트레포프 살인 사건을 해결하러 오데사에 갔다는 소식, 트링코말리에서 일어난 앳킨슨 형제의 괴이하고도 비극적인 사건을 해결했다는 소식, 그리고 네덜란드 왕실로부터 의뢰받은 일을 정교한 솜씨로 해결했다는 소식들이었다. 하지만 일간지를 읽는 독자라면 모두 알고 있는 그의 활동상 외에 나는 옛 친구이자 동료인 홈스의 근황을 거의 모르고 지냈다. [1 보헤미아 스캔들]에서
“그런가. 호스머 엔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는 건 처음부터 너무 뻔했어. 그리고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득을 보는 사람이 계부라는 것도 우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그런데 두 남자가 동시에 한자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는 점, 한 남자가 없을 때 다른 남자는 항상 그녀 곁에 있었다는 점이 뭔가를 의미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색안경과 특이한 음성도 덥수룩한 구레나룻만큼이나 변장술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였고. 거기에 서명까지 타자기로 친 그의 독특한 행동이 나의 의심을 확인시켜준 셈이지. 그의 글씨체는 미스 서덜랜드에게 너무나 익숙할 테고, 그러니 한 글자만 봐도 누구의 글씨인지 알아보지 않겠는가. 이렇게 각기 별개의 조각처럼 보이는 사실과 소소한 단서를 모아보니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더라는 거지.” [3 신랑의 정체]에서
“논리적 사고력이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하나의 사실을 보고 그 사실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일련의 사건뿐 아니라 그 사실에서 비롯될 앞으로의 사건까지 추론해낼 수 있어야 해. 동물학자인 퀴비에가 동물의 뼈 하나만 보고 그 동물의 전체를 그려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야. 그렇듯이 일련의 사건을 관찰해 하나의 고리를 완전하게 이해하게 되면, 다른 고리들에서도 과거와 미래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어야 해. 우리는 아직 논리만으로 결과를 추론해내지 못했네. 사고를 통해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감각에 의지해 해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도저히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말이야. 하지만 그러한 능력을 한껏 발휘하려면, 추리자는 자신이 알게 된 모든 사실을 유용할 수 있어야 해. 그리고 자네도 알겠지만, 다방면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해야 하지. 하지만 그건 자유교육과 백과사전이 보편화된 이 시대에도 쉽지 않은 일이지 않은가. 그렇다고 자기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모두 습득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아. 나는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왔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우리가 서로를 알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자네가 내 지식의 한계에 대해 정확히 말해준 적이 있었어.” [5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에서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홈스가 성냥불을 켜는 순간 낮은 휘파람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불빛에 시야가 어두워져 홈스가 내려치는 것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하얗게 질린 홈스의 얼굴은 볼 수 있었다. 몹시 두렵고 혐오스러운 광경을 목격한 사람처럼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내려치기를 멈춘 홈스는 환기구를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밤의 정적을 깨고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무서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비명은 점점 커지더니 고통과 공포, 분노가 뒤섞여 목에 잠겨드는 괴성으로 바뀌었다. 나중에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 소리는 마을 멀리에 있는 목사관까지 들렸으며, 곤히 자고 있는 사람들을 깨웠다고 한다. 심장이 얼어붙을 것 같은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침내 비명이 잦아들었다. [8 얼룩무늬 띠의 비밀]에서
“내 능력이나 기술을 정당하게 다뤄주길 바라는 건 그것이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일세. 한 개인을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야. 범죄는 어디서나 일어나지만, 제대로 추리되는 경우는 드물어. 그러므로 자네는 범죄 자체보다 추론에 초점을 맞춰야 하네. 그런데 자네는 한 과목의 강의가 되어야 할 것을 이야기 시리즈 정도로 강등시키고 있지 않은가.” [12 너도밤나무 집]에서
사람들은 왜 셜록 홈스 이야기에 빠져들까?
“중요하지 않은 사건일수록 세밀히 관찰하고 인과관계를 신속하게 분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네.”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주변의 여러 정황과 목격담, 흔적 등을 통해 실마리를 풀어나가고 베일에 싸인 범인을 쫓는 묘미는 추리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보통 사람들이 짐작조차 못하는 논리와 사고력으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반전까지 더해진다면 그 이야기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게 뒤얽힌 관계와 과도한 욕망, 상식적이지 않은 불합리, 예측 불가한 현상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는 다툼, 폭행, 살인, 실종과 같은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거짓말과 불분명한 정보가 넘쳐난다. 특히나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고한 사람이 범죄 혐의를 뒤집어쓰거나 범죄자가 당당하게 얼굴을 내민다. 그렇게 진실은 너무나 쉽게 왜곡되고 감춰진다.
이러한 현실을 보더라도 ‘셜록 홈스 이야기’는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우리 내면에 잠재된 호기심과 해결 본능을 자극하고 흥미진진한 수사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셜록 홈스의 모험」은 1892년에 처음 출간된 아서 코난 도일의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로 인정하고 있다. 이 책은 초판 출간 이래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각색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판본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셜록 홈스가 소설 속 캐릭터임에도 ‘셜로키언(Sherlockian)’이라는 열광적인 팬들은 1893년 〈스트랜드 매거진〉에 셜록 홈스의 사망을 다룬 작품을 발표하자 격렬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셜록 홈스의 논리적 추론과 사건 해결 방식은 여전히 오늘날의 과학수사 기법과 현대 추리소설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891년 7월부터 1892년 6월까지 월간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매달 한 편씩 연재된 열두 편의 단편을 모아 출간된 「셜록 홈스의 모험」은 각각의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되고, 주인공인 홈스의 사건 해결 과정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기록하는 왓슨 박사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셜록 홈스는 추리 과정에서 관찰을 통한 단서 찾기, 그리고 논리적 사고를 통한 추론의 중요성을 연신 강조한다. 이는 범죄 사건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조금만 더 깊이 관찰하고 생각하면 이전에 알지 못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또한 「셜록 홈스의 모험」에는 집필 당시의 사회상, 즉 신분의 차이, 빈부 격차, 부정부패 등도 그 저변에 깔려 있다.
셜록 홈스는 자신의 친구인 왓슨 박사와 함께 여러 사건을 통찰하면서 냉철하게 판단하고 때론 따듯하게 감싸 안으면서 기괴한 사건들을 빈틈없이 해결해낸다. 보헤미아 왕국에 엄청난 스캔들이 일어날 뻔한 상황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워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비롯해 빨강머리연맹이라는 조직으로 위장한 은행털이범, 결혼식 날 사라져버린 신랑의 정체, 과거의 인연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비극적 사건,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귀중한 보석을 훔친 도둑, 엄지손가락이 절단된 젊은 엔지니어의 황당한 사연, 아들을 신고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오해 등등.
사건의 추론 과정과 실감나는 이미지의 하모니!
시대를 뛰어넘은 명작의 가치를 배가시키는 ‘클래식 리이매진드’
스코틀랜드 출신의 의사이자 작가인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해낸 전설적인 탐정 셜록 홈스의 모델은 조지프 벨이라는 외과 의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그는 연역적 관찰력이 상당히 예리했다고 한다. 도일 또한 실생활에서 정의감이 투철해서 두 차례나 무고한 사람이 억울하게 투옥된 사건을 직접 수사해 그들의 무죄를 밝혀냈다고 한다.
물론 예리한 관찰과 뛰어난 판단력을 바탕으로 복잡하게 뒤얽힌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셜록 홈스의 추론 과정은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명작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독자에 따라 조금은 고루하고 딱딱하게 읽힐 수도 있다. 이에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온 일러스트레이터 소피아 마르티네크의 흡인력 짙은 삽화는 명탐정 셜록 홈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데 더할 나위가 없다.
이 책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에 이은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로, 원문 그대로의 고전소설을 다시 상상하기 위한 컬렉터용 에디션이다. 각각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긴박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범인을 쫓는 셜록 홈스와 왓슨 박사의 모습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행위와 표정, 사건 현장, 단서가 되는 물품 등을 개성 넘치는 이미지로 표현함으로써 누구나 편안하게 미궁에 빠진 사건의 실타래를 한 가닥씩 풀어가는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또한 이전에 텍스트로 「셜록 홈스의 모험」을 읽은 독자들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Arthur Conan Doyle
스코틀랜드 출신의 의사이자 작가. 소설과 비소설을 망라해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전설적인 괴짜 탐정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네 편의 장편소설과 56편의 단편소설이다. 홈스의 모델이 된 인물은 도일의 스승인 외과 의사 조지프 벨 박사였는데, 실제로 연역적 관찰력이 상당히 예리했다고 한다. 도일은 실생활에서도 정의감이 투철해서 두 차례나 무고한 사람이 억울하게 투옥된 사건을 직접 수사해 그들의 무죄를 밝혀냈다고 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동물농장」, 「카피캣」, 「갤럭시」, 「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어메이징 브루클린」, 「베러티」, 「나사의 회전」, 「블루&그린 :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톨스토이 단편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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