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원한 예술의 시작
2024년 12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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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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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르트와의 우정 | 내 색조는 더 어두워질 것이다 | 그리는 일이 불편하다
1장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라
인물화 그리는 묘미 | 씨 뿌리는 사람 | 충고 | 삶의 미천함에서 오는 고통 | 자연 또는 현실의 여신들 |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라 | 나는 광신자라네 | 낯선 곳에서의 시작
2장 예술가적 양심
나의 보물 | 그림의 가치 | 입원 | 약해지면 안 되는 이유 | 보리나주 여행 계획 | 그림 제작자보다는 호텔 심부름꾼이 낫다 | 어른 고아 | 미술품 수집 | 인간들 속에 있을 때 나는 늘 덜 인간적이다 | 유행과 상관없는 나의 길 | 석판화 작업 | 예술가적 양심
3장 사랑, 연민 그리고 평온한 광기
불우한 여인, 불우한 시대 | 사랑, 연민, 그리고 평온한 광기 | 뜻하지 않은 행운 | 집주인과의 투쟁 | 쓰레기 더미에서 피는 꿈 | 일과 돈 | 가장 아름다운 유화 | 모델 작업 | 블랙 앤드 화이트 기법 | 예술가로 산다는 것 | 사랑하면 할수록 | 라파르트와의 만남 | 화가와 문학 | 네 개의 데생 작업 | 졸라와 미술
4장 즐거운 작업
슬픈 사고 | 서운한 마음 | 그림을 파는 일 | 채색 작업 | 내 그림 애호가를 만나리라는 희망 | 끊임없이 작품을 선보일 필요 | 계약 | 즐거운 작업 | 뜻밖의 여행 계획 | 수상 소식
5장 시들한 우정보다는 결별을
어떤 조짐 | 돌려보낸 편지 | 받아들일 수 없는 조언 | 화가로서의 열망 | 시들한 우정보다는 결별을 | 마지막 통고 | 화해 | 아카데미에서는 배울 수 없는 진실
오늘 다시 한번 체념이라는 ‘검은 짐승’과 싸움을 벌였네. 그 짐승은 자르면 자를수록 새로운 머리가 돋아나는 일종의 두사(頭蛇)인 듯하네. 하지만 놈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도 있지. 짧게라도 시간만 생기면 나는 이 오래된 ‘검은 짐승’과의 싸움을 즐긴다네. _ pp.60~61
물론 지금껏 혼자라고 느낄 때도 있지. 그러나 한편으로 이 고독은 나로 하여금 변치 않는 무언가, 즉 자연의 영원한 아름다움에 주의를 집중하도록 만드네. 오래전에 읽은 《로빈슨 크루소》에서도 고독은 용기를 잃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위해 필요한 활동을 창조하게 만드는 힘으로 묘사되고 있지. _ p. 101
사람들 중에는 예술가 무리와 자주 접촉함으로써 활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도 있네. 그러나 토마스 켐피스가 어디선가 이런 말을 했을 걸세. “인간들 속에 있을 때 나는 늘 내가 덜 인간적이라고 느낀다.” _ p. 112
우리는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되네. 대신 몰이해와 무시와 멸시를 감수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하네. 그리고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술적인 힘과 열정을 꿋꿋이 간직해야 하네. 나는 유행이나 유파에 개의치 않고 고집스럽게 내 길을 걸어갈 걸세. _ p.118
테오가 보내준 크레용을 이용한 작업을 좀 더 자주 하고 싶네. … 올여름 동안 열심히 작업할 생각이네. 때때로 작업을 방해하는 금전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라도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해야 하고, 또 일하고 싶네. 블랙 앤드 화이트 기법에도 더욱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네. _ p. 158
매사에 대해 우리가 갖는 관점과 삶에 대한 견해는 작업에 매우 중요하며, 큰 영향을 미친다네. 나는 사랑하면 할수록 활동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믿네. 사랑이란 단지 감정 자체로 전부인 것이 결코 아니네. _ p.177
현재로선 내 그림이 팔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네. 게다가 내 길을 가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나에게 작품을 파는 문제는 솔직히 관심 밖의 일이기도 하네. 하지만 무언가 팔 기회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군. … 무모한 일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사람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주기 시작했네. _ p. 209
모욕을 참고 견디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서 웬만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네. 자네의 편지 앞에서도 담담했듯이 나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잘 견딘다네. 물론 그렇게 말뚝처럼 둔감하지만 원한을 품지는 않네. _ p. 238
나는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고민하기에는 내가 추구하는 목적을 너무나 잘 알고 있네. 또한 내가 느낀 바를 그리고 그린 것을 느낄 때, 무엇보다도 ‘내 길’을 제대로 찾아가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네. 내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상상하는 만큼 그렇게 쉽게 나를 현혹하지는 못할 걸세. _ p. 257
“당신의 빛이 세상을 비추게 하라.
이것이야말로 모든 화가들의 의무다.”
물질적ㆍ정신적 곤란과 이겨내야만 했던 투쟁 속에서
꿈의 방향을 잃지 않은 고독한 예술가의 빛
‘빈센트 반 고흐’ 하면 우리는 보통 가장 먼저 ‘천재 화가’라는 말을 떠올린다.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화가로서의 삶을 살았을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고흐는 미술품 매매점 직원, 견습교사, 서점 점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나중에는 신학 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관심이 생겼고, 20대 중반이 지나 전업 화가가 된다. 혼자 해부학을 공부하며 데생 작업을 하고, 어느 가난한 화가에게서 원근법을 배우면서 그림 그리는 법을 조금씩 익혔다.
고흐는 화가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해 얼마 안 된 시기에 만난 화가 라파르트와 5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반 고흐, 영원한 예술의 시작》은 그가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책이다. 고흐는 받은 편지를 잘 보관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날짜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곤 했다. 불화로 인해 갑작스럽게 편지 교류가 중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라파르트가 1881년 9월부터 고흐에게 받은 모든 편지를 잘 보관한 덕에 우리는 젊은 예술가로서 고군분투하던 고흐의 또 다른 일면과 강인한 성품, 천재성의 진행 과정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어려움에도 예술적인 힘과 열정을 꿋꿋이 간직해야 하네.”
새로운 것을 그리고 싶었던 젊은 화가의 의지
고흐는 가난한 광부의 일상, 평범한 농부의 하루, 여름 저녁의 밀밭, 동네의 우체부 얼굴 등 민중의 삶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상류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길게 봤을 때 분명 높은 평가를 받게 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반 고흐, 영원한 예술의 시작》에는 고흐가 이렇듯 새로운 미술에 대한 확신을 갖기까지의 시간이 담겨 있다.
고흐는 라파라트에게 보낸 편지에 잉크, 분필, 크레용 등 새로 미술 도구를 접한 후의 기쁨과 사용 후 감상, 새로 시도하고 있는 그림 기법에 대한 생각, 많은 정보가 담긴 삽화 잡지 정보 등 화가끼리만 통하는 것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한다. 그의 후기 대표작 중 하나인 〈슬픔에 잠긴 노인(영원의 문에서)〉이 거의 10년 전에 시작된 〈피로에 지쳐〉 데생 시리즈에서 발전된 것임을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고흐가 화가로서 얼마나 오랜 시간 꾸준히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친구에게 보낸 편지 안에는 쓰레기 더미 안에서 그릴 것을 찾고, 무료 급식소 사람들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씨 뿌리는 사람’을 멈추지 않고 그리는 고흐가 있다. 그는 자신을 이해해줄 친구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조금씩 평생의 취향, 영원히 그리고 싶은 것을 알아간다.
고흐는 라파르트에게 직접적으로 “고독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작업을 위해 농부들을 만나는 것 외에는 누구도 보지 않고 지냈다. 그렇지만 그는 타협하지 않았다. 오히려 “훗날 어떤 이들은 말과 반감과 무관심으로 나를 괴롭힌 걸 충분히 후회하게 될 걸세”라고 쓴다. 아직 인정받지 못한 젊은 예술가의 호기로운 외침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 결말을 알고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나는 항상 내가 할 줄 모르는 것을 시도하네.”
고흐의 숨어 있는 명작을 전면 재배치한 개정판
고흐는 전업 화가로서 약 10년의 시간을 보내고 생을 마감했는데, 그가 남긴 그림은 800점이 넘는다. 산술적으로 1년에 80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다는 건데, 1880년대 초반이 그림 기법을 배우고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찾는 시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1880년대 후반부터 사망한 1890년까지 그의 창작열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반 고흐, 영원한 예술의 시작》은 기존 책을 개정하면서 대대적으로 고흐의 작품을 재배치했다. 책에 수록된 고흐의 편지는 1881년부터 1885년까지다. 그래서 편지를 쓸 당시 고흐의 작품들과 함께, 그의 예술혼이 불탔던 시기에 그린 많은 그림 중 국내 독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후반기 명작을 함께 실었다.
고흐가 죽기 몇 달 전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너라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분홍색 하늘을 배경으로 올리브 나무들이 가득한 〈올리브 따는 여인들〉, 고흐와 친하게 지냈던 우체부 룰랭과 그의 아기를 담은 초상화, 프로방스의 농가와 밀밭을 정겹게 담은 화사한 색채의 풍경화들, 그리고 화가가 되기 전인 1878년 스케치 〈라켄의 오샤르보나주 카페〉까지, 다른 책에서 보기 힘든 작품들까지 만날 수 있다.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잃지 않은 젊은 고흐의 글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흐르는 10여 년의 작품들을 보며, 우리는 고흐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천재성이 눈에 보인다면 바로 이런 것이리라.
작가정보
VINCENT VAN GOGH
‘영혼의 화가’로 불리는 네덜란드 인상파 화가. 불꽃같은 열정과 격렬한 필치로 눈부신 색채를 표현했으며,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브라반트 북쪽의 작은 마을에서 엄격한 칼뱅파 목사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869년에서 1875년까지는 미술품 매매점의 점원으로 일했고, 1877년에는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실패한 후 전업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881년 12월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1890년 7월 29일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모두 879점의 그림을 남겼다. 그리고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다.
37년이라는 생애 동안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늘 고독했던 고흐는 노동자, 농민 등 하층민의 모습과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친구인 네덜란드 화가 라파르트와 오랜 기간 주고받은 편지에는 다른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던 예술가로서의 태도와 신념, 열정 등이 매우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5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옮긴 책으로는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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