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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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놀라움을 선사하는 단 한 편의 급진적인 사고실험
Ⅱ 결정-177
Ⅲ 본보기로 선택된 한 나라-205
Ⅳ 과거회귀 국민투표-327
Ⅴ 신중한 괴물들-379
에필로그-447
감사의 말-453
옮긴이의 말: ‘그리운 옛날’의 아늑하고도 두려운 위안-457
과거는 한 가지 본질적인 점에서 현재와 다르다-과거는 한 방향으로 흐르는 법이 없다. 본문 11쪽
꼭 쓰여야 할 이야기는 정확히 이렇게 신문 조각 한 장의 형태로 펄럭이며 다가와 사뿐히 내려앉거나 정수리를 내려친다는 것. 그런 느낌이 나를 틀린 길로 이끈 적은 한 번도 없다. 본문 21쪽
가우스틴은 하루살이떼를 눈으로 좇다가 말했다. 우리에겐 그저 한 번의 노을일 뿐인데 오늘의 하루살이들에게는 평생 한 번뿐인 노을이겠군. 대체로 그런 의미의 말이었다. 나는 멍청하게도 그건 닳아빠진 은유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몇 분의 시간이 온전히 흐른 뒤 그가 말했다. 하루살이에게 무슨 은유가 있겠나. 본문 29쪽
새로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를 잘라내 개한테나 던져줘야 하는 거라고 노트에 썼다. (나는 절대로 그렇게 못할 것이다.)
과거에 무자비해져야 한다고. 왜냐면 과거 자체가 무자비하니까. 잘라내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켜 욱신거리고 아프기만 한, 맹장과 같은 그 흔적 기관. 본문 49쪽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과거라는 동굴에 숨기를, 돌아가기를 원하는 때가 올 거야. 그런데 행복한 이유로 그러진 않겠지. 우리는 과거라는 방공호를 마련해야 하네. 시간 대피소time shelter라고나 할까. (……) 가우스틴의 말에 따르면 우리에게 과거는 과거이며, 우리는 과거로 걸어들어갈 때조차 현재로 나가는 출구가 열려 있음을 안다. 쉽게 현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이 문이 영원히 쾅 닫혀버렸다. 그들에게 현재는 외국이며 과거야말로 모국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들 내면의 시간과 일치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본문 63쪽
반드시 경험한 일만 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상상만 한 일이 과거가 되기도 한다. 본문 68쪽
일어난 이야기는 모두 비슷한 이유로 일어났지만,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일어나지 않았다. 본문 70쪽
시간이 흐르며 깨달은 사실은 과거는 무엇보다도 다음 두 곳에 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오후에(빛이 떨어지는 길을 따라) 그리고 향기 속에. 나는 바로 그런 곳에 덫을 놓았다. 본문 71쪽
50년대, 60년대, 70년대, 80년대에 엿듣고 끄적거리던 모든 비밀요원의 기록 수천 페이지를 누군가 문학작품 삼아 읽는 수고를 한다면, 분명 그것은 그 시대의 불가리아에 대한 아직 쓰이지 않은 위대한 소설로 밝혀질 것이다. 그 시대처럼 모든 것이 속속들이 범속하고 서투른. 본문 83쪽
미스터 N은 미스터 A를 힘들게 했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한다. 쓸거리가 너무 없는 그런 지루한 삶을 살았다니 난처한 기분이 든다. 뭔가를, 그러니까, 더 대담한 뭔가를 했어야 한다. 비밀요원 앞에서 총으로 자신을 쐈어야 한다. 그러면 두 페이지쯤은 쉽사리 채워졌을 것이다. 본문 86쪽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은 신이 없다면과 상응하는 말이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말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신은 거대한 기억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죄악의 기억. 무한 메가바이트의 메모리를 가진 클라우드. 건망증이 심한 신,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신은 우리를 모든 의무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기억이 없으면 범죄도 없다. 본문 96쪽
로테,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당신이라면 어느 시기를 선택할 것 같아요? 60년대, 70년대, 아니면 80년대?
로테는 잠시 말이 없다가 그런 질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을 말했다. 저는 모든 시기의 열두 살 아이이고 싶어요.
내 대답도 같았을 것이다. 본문 124쪽
무더기로 쌓인 그 모든 개인적 과거는 다 어디로 가는가? 누군가 그것을 사고 수집하고 버릴까? 아니면 오래된 신문처럼 바람에 날려 길거리를 떠돌까? 그 모든 익숙하고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은, 절단되어 아직도 피를 흘리는 연결부는, 그 모든 버려진 연인들은 다 어디로 갈까? 본문 172쪽
무감각하고 게으른 나라에서는 키치도 악폐도 오래 승리하지 못한다.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의 낙관적인 이론이었지만 머릿속 작은 목소리는 다른 말을 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일에는 게으른 사람도 열성을 다한다고. 본문 315쪽
공통의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 떠날 때는 공유한 과거의 반쪽을 가져간다. 아니, 사실은 통째로 가져간다. 과거의 반쪽이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마치 반으로 길게 자른 종이의 반쪽을 들고 거기 적힌 글을 중간까지만 읽으면 나머지는 다른 사람이 읽는 셈이다. (……) 아내가 떠났을 때 나는 과거의 반을 잃은 느낌이었다. 사실 나는 과거를 통째로 잃었다.
과거를 연주하려면 네 개의 손이, 최소한 네 개의 손은 있어야 한다. 본문 318쪽
어떤 시간도 당신에게 속하지 않고 어느 장소도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이 찾는 것은 당신을 찾지 않는다. 당신이 꿈꾸는 것은 당신을 꿈꾸지 않는다. 다른 어떤 곳에서, 다른 어떤 시대에는 자신만의 무언가가 있었음을 당신은 안다. 그래서 늘 과거의 여러 방과 나날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올바른 장소에 있어도 시대가 다르다. 올바른 시대에 있어도 장소가 다르다.
치유 불가능. 본문 446쪽
소설은 질서와 형식에 대해 기만적인 위안을 제공한다. 누군가가 행동의 모든 가닥을 쥔 채로 순서와 결과, 어떤 장면이 어떤 장면 뒤에 나오는지 등을 전부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진실로 용감한 책, 용감하고 절망적인 책은 그 안에서 모든 이야기가,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 전부가, 우리 주변의 원초적 혼돈 속에 둥둥 뜬 채로 어둠 속에서 고함치고 속삭이는, 애원하고 킬킬거리는, 만나고 스쳐가는 그런 책일 것이다.
소설의 끝은 세상의 끝과 같다. 미루는 것이 좋다. 본문 447쪽
2023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스〉 〈뉴요커〉 선정 올해의 책
2021 스트레가 유러피언 프라이즈 수상
“이 책을 언제든 다시 읽고 또 읽을 수 있도록,
‘절대 질리지 않는 책’을 보관하는 책장에 꽂아두었다.” 올가 토카르추크(소설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어로 번역·출판된 문학작품에 주어지며 작가와 번역가가 공동 수상한다. 2016년,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한국 최초 수상의 영예를 안은 뒤, 『저주 토끼』 『대도시의 사랑법』 『철도원 삼대』 등이 후보에 오르며 어느덧 부커상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최종 후보에 올라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2023년, 이 영광스러운 상은 불가리아 작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에 돌아갔다.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는 유럽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불가리아 작가로, 독특한 유머와 아름다운 문장이 특징적인 ‘동유럽의 프루스트’라고도 불린다. 그가 불가리아 작가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자 불가리아의 여러 언론사에서는 “1994년 미국 월드컵 8강에서 독일을 꺾은 이후 불가리아의 최대 쾌거”라는 헤드라인이 쏟아져나왔다.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와 공동 수상한 번역가 앤절라 로델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현재 불가리아에 거주하며 문학 번역가이자 배우, 음악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스포디노프의 전작 『슬픔의 물리학』을 포함해 불가리아의 다양한 현대문학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하고 있는 앤절라 로델은 2014년, 불가리아 문화에 공로한 바를 인정받아 시민권을 획득했다.
『타임 셸터』는 한 남성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위해 과거를 완벽히 재현한 클리닉을 만들게 되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미래와 현재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타임 셸터, 즉 ‘시간 대피소’를 만든다는 일면 SF적이기도 한 설정 속에서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과 시적인 문장들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시계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으로부터 이 작품이 시작되었음을 밝혔다. 브렉시트라는 충격 이후, ‘위대한 과거’를 들먹이는 보수적 포퓰리즘이 만연한 세태 속 공중에 떠다니는 불안의 냄새를 맡으며 그는 세계가 이미 과거라는 팬데믹을 겪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변화를 감지하는 이토록 날선 감각에서, 영원한 과거와 노스탤지어를 향한 그릇된 욕망이 불러올 위험에 대한 한 편의 놀랍도록 시의적인 사고실험은 시작되었다.
과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람은 얼마만큼의 과거를 감당할 수 있나? 기억을 잃은 자의 정체성은 어디로 가는가? 시간이라는 새로운 국경이 생긴다면, 그것을 어떻게 통제하고 배치할 것인가? 『타임 셸터』는 시간과 기억, 그리고 정체성에 대해 묵직하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사유를 촉발한다. 펀치를 날리는 문장, 비밀스럽고 매혹적인 인물, 독창적인 문학적 실험을 하나의 작품 속에 담아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개념을 전복시키고 ‘시간’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고찰하게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면 낄낄 웃다가도 등골이 서늘해진다. “이 작품으로 그는 우리 시대의 대체 불가능한 작가이자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부커상 심사위원단의 평이 보여주듯,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는 『타임 셸터』를 통해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태연하게 아름다운, 다시는 닫지 못할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
과거는 한 가지 본질적인 점에서 현재와 다르다
한 방향으로 흐르는 법이 없다는 것
노인정신의학과 의사이자 시간의 부랑자라 불리는 남자, 가우스틴. 그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위해 과거를 세밀히 재현한 ‘과거 요법 클리닉’을 고안한다. 그리고 취리히에 있는 한 살구색 건물에 층마다 각기 다른 십 년을 완벽히 재현한 최초의 클리닉을 만든다. 소설가인 화자는 가우스틴의 조수로서 과거의 물건과 이야기를 모아 클리닉을 꾸미는 임무를 맡게 된다. 타자기와 초콜릿, 담배와 포스터 같은 물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과거 이야기, 때로는 향기와 빛까지도 수집의 대상이다. 과거에 다시 살 수 있다는 개념은 나이나 병의 여부와 무관하게 점점 더 많은 이를 사로잡는다. 현재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 과거로 대피하겠다는 욕망은 점차 유럽 전역에 퍼진다.
꿈을 꾸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단 한 문구뿐이다. 과거라는 천진한 괴물, 꿈은 잊었지만 그 문구는 남았다. (427쪽)
클리닉을 찾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기억은 때론 연속성 없는 시간의 뭉텅이다. 대학교 3학년 파티 때 눈을 감았다가 떠보니 20년이 흘러 있었다고 주장하는 한 부부, 날마다 도서관에 가서 1979년 신문의 최신호를 읽는 남자, 과거 자신을 감시했던 비밀요원을 찾아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듣는 남자…… 생생한 일화, 단어의 나열, 누군가 남긴 짧은 메모나 처방전의 형태로 변형되고 반복되며 묘사되는 환자들의 삶을 읽는 것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억 속에서 함께 헤매어보는 체험과도 닮아 있다. 작품의 후반부에 이르러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로 밝혀지는 화자는 우리가 뭔가를 기억할 때 그러하듯, 불분명한 부분을 임의로 채우기도 하고 또 비워내기도 한다. 어쩌면 『타임 셸터』라는 소설 전체를 파편화된 기억의 모음이라고, 화자가 소설 속에서 글을 쓰는 행위를 기억의 행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차별적이고 비선형적이며 생생한 소설-기억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는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기억이야말로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내가 기억하는 것과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구성한다면, 과거를 붙잡으려 애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망일 것이다. 화자가 기억할 수 있는 최후의 순간까지 글을 쓰는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일지 모른다. 과거를, 기억을, 나아가 ‘나’라는 존재를 붙잡으려 손을 뻗는 것이다.
탄환이 되어 날아오는 공포의 웃음소리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그려낸 희비극
한편, 유럽에서는 과거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점점 더 거세지고 국가 전체가 함께 회귀할 과거의 특정한 시대를 결정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각기 다른 시대를 주장하는 정당이 설립되고, 집회가 벌어진다. 고국인 불가리아를 찾은 화자는 나라가 두 개의 파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960~70년대의 국가사회주의 시기를 주장하는 세력과 오스만제국에 대항했던 19세기 말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국가주의 세력. 화자는 두 세력의 집회를 모두 찾아가고, 그곳에서 우연히 학창 시절의 친구를 만난다. 친구 뎀비는 집회를 위한 엑스트라 배우들을 고용해 행사를 연출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조금 기이한 점이 있다면 그가 두 세력을 모두 돕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와 민족, 여기 이렇게 진지한 주제가 있다. 역사의 혹은 자연의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민족은 먼지 한 점, 진화 시계의 미세한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파리보다도 덧없다. (210쪽)
『타임 셸터』는 익숙한 부분부터 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다각도로 유럽의 역사를 조명하는 동시에 그 속의 개인이 느꼈던 기쁨과 환멸을 생생히 포착한다. 1차대전의 발단이 되었던 사라예보 사건을 재연하는 행사 도중 소품 총에서 실탄이 발사되며 페르디난트 대공 역의 배우가 실제로 사망하는 장면에서는 모골이 송연해지고, 어딘가 예언적이기까지 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기억의 의미를 역설하는 듯했던 전반부의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소설가면서 극작가이자 시인인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는 작품 속에서 텍스트로 가능한 모든 형식을 실험하는 듯 이 입체적인 세계를 자유로이 가로지른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소설과 현실의 경계, 인물과 인물의 경계는 흐려지며 서로를 침범하고, 또 확장하며 다층적으로 공포를 더한다. 그러나 『타임 셸터』가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그 모든 진지한 질문과 문학적 실험을 아름다운 문장과 고유하게 뛰어난 유머 속에 녹여냈다는 것이다. 유려한 만큼 날카로운 풍자의 목소리, 삶을 진정으로 깊게 통찰해본 목소리만이 자아낼 수 있는 충격과 실소의 희비극은 이 소설을 전에 없이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만의 장르로 더욱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Georgi Gospodinov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 유럽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불가리아 작가 중 하나로, 날카로운 통찰이 빛나는 유머와 아름다운 문장이 특징적이며 동유럽의 프루스트라고도 불린다. 1968년 불가리아 동부 얌볼에서 태어났다. 소피아대학교에서 불가리아어학을 전공했으며 시(詩)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장편소설인 『자연 소설』(1999)이 전 세계 23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발표한 『슬픔의 물리학』(2012)으로 불가리아 내셔널 어워드 소설 부문을 수상했으며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세번째 장편소설인 『타임 셸터』(2020)로 2023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이 상을 수상한 최초의 불가리아 작가가 되었다. 『타임 셸터』는 미스터리한 남자 가우스틴이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위해 과거를 정교하게 재현한 클리닉을 만들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독특하고 지적인 작품이다.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며, 옮긴 책으로 『사라진 것들』 『거지 소녀』 『사랑의 역사』 『남자가 된다는 것』 『어떤 날들』 『곰』 『칠드런 액트』 『프란츠 카프카의 그림들』 『존 치버의 편지』 『여름의 끝』 『에논』 『내 휴식과 이완의 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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