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맛 캔디
2024년 12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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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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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맛 캔디》는 21세기 순정만화의 대표주자 만화가 이빈이 어디서도 공개하지 않은 작품 속 등장인물, 에피소드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원고에 스크린톤을 직접 붙여가며 잉크로 그림을 그리던 때부터 변치 않는 동심을 그리는 일상까지 처음부터 한결같은 만화 외길 인생의 세월을 담았다. 물론 언제나 명랑하고 유쾌한 자두처럼, 재미는 당연히 따라오는 필수 요소이다. 이 책에서는 유쾌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넘나드는 에피소드와 더불어 본문과 찰떡궁합인 레트로 감성의 미공개 일러스트도 만나볼 수 있다. 그 시절 자두에게 공감하고 자두를 응원하고 사랑했던 세상의 모든 ‘자두’에게 선물 같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PART 1. 안녕? 자두야!
Look back at my story (1)
Look back at my story (2)
우리 외삼촌은 다빈치
장발장
선생님에게
내 동생 커비
프로야구가 좋아
PART 2. 그럼에도 사랑하는 건
봄의 전쟁
맛있으면 바나나
내 인생의 떡볶이
혼분식을 하자
가장 오래된 기억
장녀라이팅
생일 수박 케이크
태몽
PART 3. 세상의 모든 자두에게
누룽지 이야기
봉숭아 물 첫사랑
미역국 먹방
채식주의자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내 친구 ADHD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PART 4. 언제나 다시 계절은 봄
수작업으로 만화 그리기 (1)
수작업으로 만화 그리기 (2)
안경의 역사
가난과 감기와 고양이 집사는 숨길 수 없다
내 인생의 커피
천사의 팬티
인연
만화 노트도 계속 이어서 그렸고 공동 필명도 지었다. ‘이빈’이라고. 그때는 그 이름이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만약 우리가 커서 어른이 되어 연락이 끊어지더라도 누구든지 먼저 만화가가 되는 사람이 이 필명을 사용하자고 약속했다. “그러면 나머지 한 사람이 그 이름을 보고 찾아가는 거지.” 너무나 로맨틱한 기분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 15p 〈Look back at my story (1)〉
나의 대표작 《안녕 자두야》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 멋쟁이 록커 외삼촌은 실제로 나의 외삼촌이 모델이다. 외삼촌은 어릴 때부터 나의 롤모델이었고, 친구였으며, 우상이었고, 선생님이자 부모였다. 그만큼 나는 외삼촌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님과 일가친척들에게 “너는 외삼촌을 닮았다”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깡마른 체격 그리고 지는 걸 싫어하는 악바리 같은 성격. 사실 이 말이 마음에 들진 않았다. 동생들은 엄마나 아빠 닮았다는 말을 듣는데 나는 왜 하필이면 한 촌수 걸러 외삼촌인가. 그것도 엄청 성질 더러워 보이는.
- 27~28p 〈우리 외삼촌은 다빈치〉
지금 생각하면 무슨 떡볶이 하나에 그렇게 목숨을 걸었나 싶다. 하지만 그 시절에 우리가 목숨을 걸만한 것도 없었고(공부에 목숨을 걸 수는 없으니) 그게 유일한 낙이었지 싶다. 떡볶이를 위해 같이 담장을 넘었던 용감한 친구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아도 그 떡볶이집 이름만은 가슴에 남아 지워지지 않으니 말이다. 매일 저녁 도시락을 먹고(이땐 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두 개 싸서 갔다. 자율학습 때문에) 자율학습 종이 울리면 대충 공부하는 척 좀 하다가 일고여덟 시가 되면 아까 먹은 도시락은 이미 소화되어 출출해진다. 그럼 애들끼리 비밀리에 책상 앞뒤로 쪽지가 오갔다.
‘덤불 갈래?’
‘나 오늘 돈 없어. 문제집 샀어.’
‘빌려줄게. 담에 용돈 타면 줘.’
- 83~84p 〈내 인생의 떡볶이〉
여동생과 나는 생일 파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친구들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가본 적은 있어도 막상 ‘우리는 왜 생일 파티 안 해주지?’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생각을 처음 해본 건 막냇동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 애기가 태어난 뒤 엄마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줘 우리를 놀라게 했는데 생일 파티도 그중 하나였다. 나와 여동생의 학교에는 입학식 말고 한 번도 찾아온 적 없는 엄마가(준비물을 잊고 가거나 심지어 도시락을 두고 갈 때도 온 적 없었다) 애기의 반에 찾아가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꽃을 사서 보냈다. 평소 ‘치맛바람’이라며 탐탁지 않아 했던 엄마가 그런 모습을 보이자 우리는 놀랐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서운한 감정도 들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다.
- 107~108p 〈생일 수박 케이크〉
그래도 태몽 얘기는 심했다. 나였으면 나를 낳을 때 정말로 태몽을 꾸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하얀 거짓말로 “너를 낳을 때 태몽은 이런 거였단다” 꾸며서 얘기했을 거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금은 더 이상 물어볼 수가 없다. 나의 태몽은 왜 없는지.
나는 아이를 낳을 때 태몽을 열 개도 넘게 꿨다. 고구마를 캐는 꿈, 보석 반지를 손에 끼는 꿈, 벚꽃 길을 걷는 꿈, 상어 떼한테 물리는 꿈, 새끼 호랑이한테 물리는 꿈…. 나는 태몽이 없지만 내 아이는 태몽이 이렇게나 많다.
- 120~121p 〈태몽〉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아직 첫사랑 같은 것도 없으면서. 학교에 가면 선생님은 물론이고 남자애들까지 봉숭아 물을 들인 애가 많았다. (…) 첫눈이 다른 해보다 빨리 내렸던 11월 말의 어느 날.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있던 애는 《안녕 자두야》 이윤석의 실제 모델이 된 우리 반 반장이었다. 이윤석(가명)은 그 봉숭아 물을 지키기 위해 봉숭아 물이 남아있던 새끼손톱을 길게 기르고 다녀 우리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제 소원을 이뤘으니 그 보기 싫은 손톱 좀 빨리 깎아버리라는 우리에게 좋다고 헤헤거리며 웃던 이윤석은 첫사랑이 이루어졌을까?
- 140~141p 〈봉숭아 물 첫사랑〉
엄마 몰래 안 자고 이불 속에 숨어서 애청하던 〈밤의 디스크 쇼〉나 〈별이 빛나는 밤〉 같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녹음했다. 그렇게 만든 나만의 셀프 메이드 카세트테이프 앨범을 워크맨으로 듣고 또 듣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곡을 숨죽이며 녹음하다가, 끝나기도 전에 좋은 밤 보내라는 DJ의 멘트가 나올 때가 있었다. 그러면 “으악!” 하고 괴성을 지르며 열심히 녹음하던 버튼을 꺼야만 했다. 곡만 녹음해야 하는데 DJ의 목소리가 들어갔으니. 그리고 그 곡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녹음을 했다. 그렇게 소중히 만든 나만의 앨범을 듣고 또 들으면 늘어진다. 뭐가? 테이프가.
- 157~158p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어린이집 하나 없는 번잡한 서울 동네에서 공원이 많고 아이들이 많은 신도시로 이사했다. 사실 엄마를 모시려고 공기 좋고 나무 많은, 암센터가 바로 앞에 있는 곳으로 이사 간 것이었다. 엄마 방도 예쁘게 꾸며놓았다. 하지만 엄마는 끝내 우리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사랑하는 아들 옆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거다. 좁아도 불편해도 아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았나 보다. 지금도 생각한다. 인생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를.
- 177p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지방에 사는 작가들은 원고를 일찍 끝내면 소포로 보내는데 당시엔 작가가 모자라서 다들 동시에 여러 개를 연재했다. 원고를 일찍 끝내기란 정말 힘들었고 다들 항상 아슬아슬한 마감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겨우 완성된 원고를 가슴에 품고 공항으로 달려간다. 서울행 비행기에 타려는 승객 중에 마음 좋아 보이는 분에게 부탁하는 비책을 쓰는 것이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는 분에게 이걸 전달해주실 수 없냐고. 물론 전달 물품은 원고이고 김포공항에 마중 나와 가이드처럼 푯말을 들고 있는 사람은 만화 편집 기자님이다. 007 작전이 따로 없었다. 기자님은 마음씨 좋은 분에게 건네받은 따끈따끈한 원고를 품에 안고 인쇄소로 달린다. 택시 안에서 식자를 붙이는 스킬을 발휘하기도 한다. 손 다치면 어쩌려고. 인쇄소로 달려가 원고를 넘기면 세이프! 겨우 이달의 책이 무사히 나오게 되는 것이다.
- 194~195p 〈수작업으로 만화 그리기 (2)〉
부모는 아이가 아기 때 부모에게 웃어준 미소 하나로 아이가 클 때까지 갖은 고통과 힘듦을 견디며 키운다고 한다. 나는 우리 사이에 고난이 찾아올 때마다 아기를 낳고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내 다리를 주무르며 울던 남편을 생각한다. 그도 부모님들처럼 갓 태어난 아기가 보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내가 혹시 깨어나지 않을까 봐, 내가 더 걱정되고 소중해서 내 곁에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우리 사이에 맞닿아있었던 여러 인연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함께 보며 살아가는 것 또한 좋은 인연이라, 끝까지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
- 232p 〈인연〉
★★★★★ 단행본 최초 공개 일러스트 수록!
★★★★★ 누적 100만 부 돌파 국민 순정만화 원작 작가!
시대와 공감하고 세대를 연결한 만화가 이빈
누구나 지나온 시절을 통해 전하는 공감의 메시지
만화 잡지 《파티》에 연재되었고 2011년부터 투니버스에서 애니메이션화되면서 국민 순정만화로 자리 잡은 《안녕 자두야》는 만화가 이빈의 대표작이다. 2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재된 만큼 동시대를 지나온 소녀들에게는 얼렁뚱땅 용감하고 씩씩한 마음으로 멋모른 채 보내온 ‘자두 시대’가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십 대부터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온 한 만화가의 이야기이다.
《자두맛 캔디》는 만화가 이빈이 처음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과 마음속 질문을 털어놓기 위해 시작되었다. 저자는 80년대에 K-장녀로, 똑부러지는 여자아이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물음표의 순간을 겪었다. 그리고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건 다름 아닌 ‘기억’이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27년 동안 그려오면서 비슷한 시기를 건너온 독자들의 응원을 선물 받았고, 그 고마운 마음들이 기억으로 쌓여 안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그동안 자신의 추억을 담은 만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이번에는 에세이로 독자들에게 순수하고 해맑던 그 시절의 즐거움을 되돌려주려 한다. 만화에서는 재미를 위해 각색했던 에피소드들을 이번에는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고, 행복을 위해 고민했던 자전적인 조각들을 모아 한 권의 에세이로 엮어냈다. 고민의 순간에 놓여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잠시라도 옛 추억을 떠올려 보자. 당신이 자두를 응원했던 그 시간 속에서 해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27년 만에 공개하는 엉뚱 발랄 비하인드부터
여전히 변치 않는 동심을 그리는 만화가의 일과 삶까지!
때로는 시원한 웃음으로 배꼽을 쥐게 하고
가끔은 가슴이 뭉클하게 여운을 남기는 솔직담백 에피소드
이 책은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봤던 독자라면 누구나 반가울 ‘장발장’, ‘누룽지’, ‘이미자 선생님’ 등 《안녕 자두야》 등장인물들의 비하인드부터, 엄마 몰래 밤새워 나만의 카세트테이프를 녹음했던 1980년대 아날로그 낭만, 아무거나 주워 먹는 막냇동생의 이식증 때문에 골치 아팠던 K-장녀 에피소드, 그 시절 ‘이빈’이라는 필명에 얽힌 이야기와 고양이와 그림을 사랑하는 만화가의 사소한 일상까지 한 권으로 담아냈다. 단행본만을 위한 특별 본문 일러스트도 7컷 수록하여 애독자들의 소장 욕구를 더했다.
《자두맛 캔디》는 반가운 우리 친구 자두를 통해 어느새 잊고 있었지만 언제나 그리워하고 있었던 그 시절의 반짝임을 다시 선사한다. ‘자두 시대’를 지나온 독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당당하고 씩씩한 자두를 응원했던 그때의 자신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용기를 얻을 것이고, 저자와 같은 세대의 독자라면 “그땐 그랬지”라며 향수를 느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쉴 틈 없이 데굴데굴 바쁘게 굴러가며 사는 현대인들이 잠시 잊고 있었던 동심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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