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질 즈음
2024년 11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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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90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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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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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작가는 예외적인 감수성으로 젊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장애 증상 및 일상생활의 변화와 심리 상태를 잘 묘사하고 있으며, 치매 환자에 대한 공감과 위로의 이야기를 독특한 설정과 관점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금꽃 질 즈음〉은 치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묘사,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따뜻한 공감이 어우러진 소설로 독자들에게 특별한 감동과 위안을 선사할 것이다.
『디멘시아 문학상』은 치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치매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사회적 이해와 공감을 촉진하고, 치매와 돌봄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문학을 통해 따뜻한 지지와 관심을 제공하기 위해 2017년부터 치매전문 인터넷신문사인 ‘디멘시아뉴스’에서 주관하는 문학 공모전으로, 2023년 현재 제8회 공모전이 진행중이다.
이따금씩 겨울 10
망가진 일 년ㅇ 봄 33
홀로 아팠ㅇ 여름 65
가ㅇ을 기다리며 124
에필로그이자 프롤로그 155
수상소감 156
“참 하얗고 하얀 벚꽃 잎이지 않나? 우연히 겹치고 겹쳐서 가장 예쁜 날에 수업을 하게 됐네.” - p.13
사실 걱정을, 그리고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 치매에 걸린 사실이 들키고 나서 심경의 변화가 있을 거라고. 하지만 여전히 화학에 대한 사랑을 드러낼 뿐, 딱히 차이는 없었다. 어쩌면 그날 하루를 잊어버린 걸까? - p.38
따다다···닥, 하고 분필 소리가 잠시 멈춘다. 마치 시간이 필요하다는 듯이 말이다.
“······?”
교수님의 손이 멈추자 학생들도 잠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나를 제외한다면, 왜 멈춘 건지 아는 사람은 없겠지. - p.46
손닿는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포근함. 걱정하던 찬 기운은 아직 스미지 않았다.
··· 소중한 것에 대한 망각은 아직 유예 기간이 남아 있다. - p.83
"나한테는 여유가 있었어. 적어도 망가진 일 년에서 봄을 찾을 정도의 여유는 말이야.“ ···
“그 여유가 없었더라면 못 견뎠겠지. 그럼 이렇게 내 발로 요양병원에 올 수 없었을 테고···.”
그래서 내가 더 아팠다. 멀리서 봤기에 뚜렷하게 배웠고, 가까이서 느끼고 있기에 선명하게 쓰라렸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는 그런 병이었다. - p.136
시원한 바람이 내 머리를 쓸어 넘긴다. 보송한 스침에 기분이 좋았다. 밤에는 귀뚜라미가 울 테지. 시간이 더 지나면 사그락거리는 낙엽이 떨어지고··· 그래, 모든 게 뚜렷한 날. 그게 가을인 모양이다. “가을은 좋네요.” 참 좋은 계절이다, 가을은. - p.140
"가을이 오면 말해 주세요.“ ···
”네. 소금꽃 질 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눈가의 소금꽃 질 즈음에···. - p.154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께,
어딘가 슬픈 이 봄은 그래도 아름답나요?
여름이 원망스럽진 않은가요?
가을은 아직도 붉습니까?
그러니까 소금꽃 질 즈음에···.
- 에필로그이자 프롤로그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젊은 공학도가 쓴 치매 소설, 〈소금꽃 질 즈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젊은 화학공학과 교수의 치매 증상과 변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제자 '수현'의 눈을 통해 스승인 ‘재희’의 치매가 진행되어가는 모습을, 화학식과 계절, 그리고 치매를 하나로 묶은 독특한 설정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사람과 삶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간직한 20대 공학도가 쓴 이 소설은 단순한 치매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연약함과 그것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이해 그리고 공감의 힘을 다루며, 젊은 치매 환자들에게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0대의 젊은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다음의 말을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린 누구의 삶도 다 완벽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누구든, 그의 상황이 어떠하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작가정보
일반고를 거쳐 공과대학을 진학한 평범한 20대 청년입니다. 보시다시피 소설과 큰 접점이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소설을 본격적으로 쓰려는 마음을 먹었던 건 대학 생활 중입니다. 사람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공부가 무엇일까 고민해 선택한 전공.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전공에서 배운 것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먹고산다는 문제에 직면해서는 그 사이의 괴리가 더 크게 드러났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 배움에 큰 회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 속에서 도피하고 도전하며 도달한 곳이 바로 글이었습니다.
소설은 재밌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원하는 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동시에 소설은 가공된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원재료를 쓰냐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미욱한 글이나마 써 내려간 이유이자 가치관입니다.
작가의 말
어렸을 때부터 생산성을 중요시하며 대학도 공과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곳에서의 경험과 배움을 통해 공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삶은 기술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인간은 서로의 관계에서 큰 기쁨과 위로를 찾을 뿐만 아니라 가장 깊은 고통도 겪습니다.
"사람을 위한 길, 사람을 위한 글."
이것이 작품 〈소금꽃 질 즈음〉을 쓰게 된 동기입니다.
어떻게 하면 소설 속의 재희와 수현이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까? 누구나 재희와 수현이가 될 수 있으며 그 둘과 공감할 수 있을까?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했습니다. 그중 하나만 꼽아서 얘기하자면, 작품 속에서 굳이 두 사람의 성별을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수현이가 될 수 있고, 재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장벽을 치우고 덜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덜어냈습니다. 수현이와 재희는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정말 누구든 그런 입장이 될 수 있으니까요. 동시에 그 아픔에 공감해야 우리는 서로를 어루만져 줄 수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연약함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단지 따스한 시선으로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어 주길,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길 소망합니다.
소설 속 한 구절로 제 마음을 대신할까 합니다.
무거운 여름을 견디기 힘든 우리에게, ‘새벽의 그리움만 옷자락에 눅눅히 적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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