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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

대나 스타프 지음 | 주민아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4년 11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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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92MB)
ISBN 9791171718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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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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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들의 ‘어린 시절’만을 주목한다. 알 혹은 작은 새끼로 태어나서 어른이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미약한 존재들. 어린 동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또 그들은 포식자, 혹은 기생충, 아니면 병원균, 때로는 인간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 수많은 생명의 위협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 것일까. 더불어 부모는 어떤 방식으로 새끼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고 있을까. 저자는 포유류부터 조류, 파충류, 곤충, 무척추동물까지 지구상의 다양한 어린 동물에게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그들만의 단단한 사회와 놀라운 능력을 이야기한다.

“모든 종의 어린 구성원은
지구가 펼치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새끼 동물들의 놀라운 삶과 그들이 세상을 형성하는 특별한 방법
대자연,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시작에 관한 이야기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동물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하면 보통 동물의 성체를 머릿속에 그리곤 한다. 올챙이가 아니라 개구리를 떠올리고, 달걀이나 병아리가 아니라 닭을 생각해내며, 애벌레가 아니라 나비를 연상한다. 그러나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어린 시절, 새끼나 유충 시절이 생애 주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종이 세상에는 매우 많다.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는 그동안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종의 어린 시절과 그들의 생존과 성장을 보여준다. 포식자, 기생충, 환경 오염에서 살아남은 새끼 동물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성체들은 어떤 방식으로 새끼들을 보호할까? 어린 동물의 생존은 왜 중요하며, 지구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구에 머문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을 뿐, 어린 동물들 역시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며 살고 있는 엄연한 지구의 한 구성원이자 참여자임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시작하는 글 _ 새끼 동물의, 새끼 동물에 의한, 새끼 동물을 위한 세상
1부 기쁨을 주는 소중한 새끼들
1장 알 _ 세상에 새알만 있는 건 아니야
2장 자원 공급 _ 동족 포식부터 바다 조류까지
3장 포란과 부화 _ 데리고 다니거나, 앉아서 품거나, 통째로 삼키거나
4장 임신 _ 포유류만의 일이 아니야
2부 철부지 어린 시절
5장 부모 없는 새끼들 _ 달팽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6장 그냥 단계일 뿐이야 _ 어째서 새끼들은 외계인처럼 보일까
7장 유생의 교훈 _ 진화와 발생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8장 올바르게 키우기 _ 보존과 지속성
3부 성년이 되는 중
9장 변태 _ 변신, 하지만 카프카보다 더 행복한
10장 유치차 _ 아이도 어른도 아닌
11장 우화 _ 17년을 기다리는 매미
맺는 글 _ 새끼들에게 은근히 의지하는 우리

바로 이때가 우리 생애 단계 중 주어진 환경 안에서 변화를 가장 잘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기다. … 우리는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 동료뿐 아니라 비생물 환경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우리 몸을 세상에 맞추어 만들어 나간다. 환경이라는 거푸집에 꼭 맞게 내 몸을 주조해가는 것이다. 변화할 수 있는 이 능력 안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생명체의 미래가 펼쳐져 있는 셈이다. _ p.14

전 세계 곳곳에서 새끼 동물들은 지구상 온갖 생태계를 함께 묶어두는 숨겨진 실과도 같다. 그들은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더욱 단단하게 결부되어 있다. 그리고 오늘날 어느 세대도 경험해본 적 없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상호 연결성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 _ pp.31~32

모든 종의 어린 구성원은 우리 지구가 펼치는 드라마에 왕성하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주인공이다. 새끼 동물은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며, 경쟁자이면서 협력자다. _ p.35

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학적 산물 중 하나다. 정말이지 믿기 힘들 정도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은, 거의 완벽한 패키지라고 할 만하다. _ p.42

씨앗과 알은 크기가 작지만 유능하고 희망찬 존재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으로 보내는 타임캡슐처럼 바로 지금 여기와 바로 그때 거기 사이를 연결한다. _ p.157

유생은 영웅적인 구원자가 될 수 있다. 죽음과 파괴 이후에 한 장소를 재건할 수 있는 것이다. 혹은 환영받지 못한 불청객이 되어 사전 준비가 되지 않은 생태계에 침입해 죽음과 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생명 단계가 품은 유연성과 연약함의 절묘한 결합은 곧 해당 종의 생존과 멸종 사이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_ p.181

과학자들은 무엇이든 해당 종의 여러 가지 세부사항을 기술할 테지만, 그렇다고 그 종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개체들 사이에 아무리 많은 특성이 일치한다 해도 각자 생애 주기 동안 발달을 변경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 그들이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허용할 때, 새끼 동물들은 자연 세상에 대한 인간의 예상을 보기 좋게 꺾어버리면서 더 멀리 뻗어 나간다. 그리하여 생명은 우리가 전형적으로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을 확실히 증명한다. _ p.209

프로그램화된 세포 죽음은 물갈퀴가 (새끼 오리에겐 있는데) 병아리 발에 없는 것과 (박쥐에겐 있는데) 인간의 손에 없는 사실을 밝혀준다. 발생 초기에 우리 모두는 물갈퀴를 갖고 시작한다. 단순한 유전적 스위치가 그 물갈퀴를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파괴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_ p.222

플라스틱을 먹어 치우는 밀웜 현상도 애초에는 해충 문제로 생각했다. 하지만 밀웜은 합성 고분자 물질을 먹어도 전혀 아프거나 병든 기색이 없었다. 이 ‘해충’이 플라스틱을 손상시키는 동시에 소화시킬 수도 있다는 최초의 증거는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열린 청소년 과학 박람회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_ p.246

우리가 우리 아이들, 혹은 후손들의 기쁨과 도전을 바라보면서 동료 동물들과 공유하는 발달의 양상을 인식할 때, 우리 자신으로부터 조심스러운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사실 유아기부터 성숙기까지 이어지는 힘겨운 투쟁은 개코원숭이부터 벌레까지 동물계 전체에서 공유되는 일이다. _ p.301

“그들은 하늘의 혜성처럼 우리 곁에 찾아와 잠시 머물다 간다. 비록 그 삶이 짧다 해도 그들은 즐거워한다. 그래서 지상에 나온 첫날부터 죽을 때까지 노래하거나 크게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 엄연히 땅 밑에 존재하면서, 부모의 어떤 안내와 보살핌도 없이 묵묵하게 다음 17년 동안 자신의 길을 꾸준히 세어 가는 수많은 새끼에게 새로운 경외심을 일깨워주었다. _ p. 325

새끼 한 마리 한 마리는 세상이라는 천을 뚫고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는 작은 바늘과 같다. 그렇게 그들은 미세한 세상과 거대한 세상을, 가까운 세상과 머나먼 세상을, 그리고 미래 세상과 과거 세상을 함께 연결해준다. _ p.327

우리 생애를 통틀어 실행하는 우리 환경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고려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완결되었다고 감히 주장할 수 있는 특정 연령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우리 각자는 평생 동안 지속되는 음악 작품을 연주하는 하나의 오케스트라다. _ p.332

지구라는 유치원에서 뛰놀며 살아가는
어린 동물에 대한 첫 번째 책

지구상에 사는 대부분의 동물은 새끼들이다. 즉, 성체보다 새끼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것은 언제나 사실이다. 새끼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죽게 되고, 남은 일부가 비로소 성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끼 동물에 대한 연구는 한없이 부족하다. 새끼 동물은 발견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동안 인간이 성체의 동물만을 온전한 생명체로 인정하며 연구해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어린 동물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나 탐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는 오직 ‘어린 동물’만의 특성과 성장을 담은 보기 드문 책이다. 저자 대나 스타프는 해양생물학자로서 ‘아메리카대왕오징어’라고 알려진 훔볼트오징어를 중심으로 무척추동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그녀는 자연 발생한 훔볼트오징어의 ‘알 덩어리’를 기적적으로 발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의 새끼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책에서 포유류, 조류, 파충류, 곤충 등 종을 가리지 않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들의 탄생부터 인간의 사춘기에 해당하는 유치자 시절까지의 생태와 생존에 주목한다. 어미가 남긴 특별한 침전물을 통해 어릴 적에 소화 능력을 갖추게 되는 쇠똥구리의 기막힌 시스템, 1980년대 초반 27마리였던 캘리포니아 콘도르가 504마리까지 늘어날 수 있었던 양부모 새의 노력, 17년 주기 매미 중 가장 큰 무리인 ‘브루드 10’의 2021년 대규모 우화 현장 등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에는 다른 과학책에서는 보기 힘든, 지구에서 갓 태어나 맹렬하게 살아가는 여러 유아 동물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
죽지 않고 살아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는 것. 이 자연의 섭리와 이치는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알 시절부터 지켜지고 있다.
몰랐거나 혹은 보지 못했던
다양한 새끼 동물의 기발한 생존법

천인조는 긴꼬리단풍조의 둥지에서 기생하여 자란다. 남의 둥지 안에 알을 몰래 넣고 부화시켜 새끼를 키우는 이른바 ‘탁란’을 하는 종이다. 이 두 종의 성체는 전혀 다르지만, 놀랍게도 새끼 때의 입은 매우 닮았다. 천인조가 긴꼬리단풍조 부모를 속여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어릴 때만 입이 같은 무늬로 진화한 것이다. 호주 뻐꾸기 중에는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버릴 것에 대비해 알이 둥지와 비슷한 갈색으로 진화한 종이 있는가 하면, 숙주 새끼와 꼭 닮은 새끼로 부화시킨 종도 있다. 심지어 숙주의 어린 새 울음소리를 똑같이 흉내내 숙주 부모를 부르는 종도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청개구리 알 무리는 포식자인 뱀이 접근하기 시작하면 평소보다 이틀 정도까지 일찍 부화해 ‘도망’치고, 얼룩상어 배아는 굶주린 포식자를 감지하면 얼어붙은 듯 정지한 채 숨을 참는다.
《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는 흥미로운, 그러나 매우 진지한 각 종의 생존 전략을 다채롭게 보여주고, 각각의 동물이 그들 고유의 방식대로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한 그들만의 질서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이는 생물과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하는 계기로 다가온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당당한 주체로서의 어린것들

생명체 초기 단계를 연구하는 과학을 ‘발생생물학’이라고 한다. 저자는 책에서 발생생물학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떻게 세상과 맞닿아 있는 학문인지를 살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사실들을 자연스레 건넨다. 어린 생명체는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무능력하고 미숙한 개체가 아니라, 어엿한 생명의 주체로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그들은 성체가 되면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진 생태계의 또 다른 참여자라는 것. 살아 있는 동안 가장 유연하게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하면서 종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능동적 주체라는 것. 그리고 도롱뇽의 배아가 바다 조류의 도움으로 숨을 쉬고, 밀웜의 플라스틱 소화 능력이 인간에게 이로움으로 작용할 수 있듯, 모든 종은 어릴 적부터 정교하고 기묘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기에 세상의 모든 어린 개체는 똑같이 귀하고 꼭 필요하다는 것.
인간뿐 아니라 수많은 동물도 건강이나 수명, 생존에 대한 도전에 직면한다. 그리고 그 도전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따라가면 어릴 적에 화학 물질에 노출되었다거나 불균형적으로 자원을 공급받았던 문제 등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동물은 좌절하지 않는다. 따뜻한 심해 해저 틈인 열수분출공에서 알을 품고 있던 수백 마리 문어가 스트레스를 받자 자취를 감추고,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자 바다달팽이 유생은 서식지를 서서히 옮긴 것처럼, 눈앞에 닥친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한다.
이제 우리는 주체적인 한 생명체로서 어린 동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 한다. 그들이 변화를 잘 인지하고 적응하며 만들어가는 세계를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어린 동물을 키우기 위해 지구라는 유치원을 돌봐야 한다. 그렇게 우리의 세상은 넓어질 것이다.

작가정보

Danna Staaf
해양생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새끼 오징어 연구를 바탕으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무척추동물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이언스》 《노틸러스》 《아틀라스 옵스큐라》 등 과학 관련 매체에 지속적으로 글을 기고하여 해양 생물, 어린 동물 등과 관련된 과학 전문 지식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 있다. 출간한 책으로는 《바다의 제왕》 《아가씨와 문어(The Lady and the Octopus)》 등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훔볼트오징어의 새끼들을 비롯해, 지구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동물의 탄생부터 성년이 되기까지의 성장과 일상에 집중한다. 성체보다 늘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어린것들’의 생존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으로, 학계와 대중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번역가, 에세이스트. 경희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 학위과정을 수료했다. 푸른 나날 대부분을 경희대학교와 창원대학교 교정에서 영문학 공부와 강의를 하며 보냈다. 또한 외교부에서 외교기록물관리를 담당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아카이브 전문경력관을 지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인문의 흔적을 찾아 책 읽기와 번역과 글쓰기를 하면 살아갈 것이다.
옮긴 책으로는 《저녁의 비행》 《현대인의 의식 지도》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다섯 개의 초대장》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주민아의 시네마 블루》 《그대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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