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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씨남정기

지만지한국문학

2024년 11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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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7.04MB)
ISBN 979117307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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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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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현숙한 아내 사씨와 겉과 속이 다른 교씨의 갈등을 그려 처첩 간의 갈등을 다룬 ‘사씨남정기 계열’ 작품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희대의 악녀 장 희빈과 인현왕후 이야기의 소설 버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글로 창작된 《사씨남정기》를 후인 김춘택이 한역했는데, 이를 중국 소설로 알고 중국인 학자가 연구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소설이 현실의 세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제1장 숙녀는 관음찬이라는 글을 짓고 중매쟁이는 인연을 맺어 주다
제2장 사씨의 마음은 시와도 같고 교씨는 유혹하는 노래를 연주하다
제3장 사씨가 아들 낳을 꿈을 꾸고 동청은 교씨를 훔치다
제4장 사씨가 친정 나들이를 가고 교씨는 흉측한 짓을 하다
제5장 유 한림이 거짓말을 믿고 교씨는 제 아들을 죽이다
제6장 사씨가 집에서 쫓겨나고 시부모가 꿈에 나타나다
제7장 사씨가 회사정에서 하늘에 호소하고 황릉묘에 참배하다
제8장 부인은 불교에 의지하고 악인의 무리는 시로 죄를 꾸미다
제9장 간악한 여인은 비파를 타고 유배객은 감로수로 풍토병을 씻다
제10장 태수는 미녀와 함께 가고 돌아가는 나그네는 옛 임을 만나다
제11장 악인들은 죗값을 받고 선인들에게는 행운이 돌아오다
제12장 어머니와 아들은 다시 만나고 교씨는 죽음을 당하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푸른 하늘이여! 어찌하여 나로 하여금 이렇게 혹독한 지경에 이르게 하시는가? 옛사람이 이른 바 복선화음(福善禍淫)이라는 말도 부질없는 소리가 아닌가?”
− 제7장 〈사씨가 회사정에서 하늘에 호소하고, 황릉묘에 참배하다〉 중에서

작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대다수의 고소설 작품과 달리 《사씨남정기》는 지은이가 분명하다. 게다가 “일반 부녀자들로 하여금 다 읽고 외어 감동하며 볼 수 있게” 지었다는 창작 동기까지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이후 비슷한 유의 고소설들이 연이어 지어졌으니 당시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전하는 국문본은 당시의 판본이 아니라 후에 간행된 것이라 원작에 가장 충실하게 한역(漢譯)한 김춘택의 《남정기(南征記)》를 저본으로 삼았다.

소설의 감동력을 잘 보여 주는 《사씨남정기》
《사씨남정기》는 김만중의 마지막 유배지인 남해에서 지었다고 전하는데, 이 유배는 인현왕후 폐비 후 희빈 장씨를 왕비로 옹립하는 데 대해 반대하다가 가게 된 유배라고 한다. 이후 숙종은 궁녀를 통해 《사씨남정기》를 듣게 되는데, 유 한림이 무죄한 사씨를 축출하는 대목에 이르러 “천하의 고약한 놈”이라고 했으며, 결국 희빈 장씨를 내쫓고 인현왕후를 다시 맞아들였다는 기록이 있다. 소설의 감동력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소설은 때때로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미 작자 김만중은 이를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씨남정기》의 갈등과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해석
《사씨남정기》에는 두 가지 갈등이 나타난다. 첫 번째 갈등은 사씨와 교씨 간의 갈등이다. 처첩이라는 신분상의 차이로 심화되는 이들의 갈등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고 있다. 또 하나의 갈등은 유연수와 엄숭 사이의 갈등이다. 타 세력은 배제하고 능력보다 배경을 더 중시하는 관행적인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전자의 갈등에 비해 잘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작자의 현실 비판을 드러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의 갈등 양상은 그동안 한 가지 견해로 정리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옮긴이는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당시에는 당연했던 신분 차이가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부당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의 해석도 주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

작가정보

김만중(金萬重)은 1637년(인조 15)에 나서 1692년(숙종 18)에 세상을 떴는데, 정치가며 문인이다. 본관은 광산(光山), 아명은 선생(船生), 자는 중숙(重叔), 호는 서포(西浦), 시호는 문효(文孝)다. 조선조 예학의 대가 김장생(金長生)의 증손으로, 충렬공(忠烈公) 익겸(益謙)의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 윤씨에게 형 만기와 함께 자상하고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어머니 윤씨는 한문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두 형제가 아비 없이 자라는 것에 대해 항상 걱정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모든 정성을 다 쏟았다. 궁색한 살림에도 자식에게 필요한 서책을 구입함에 값의 고하를 묻지 않았다. 또 이웃에 사는 홍문관 서리를 통해 책을 빌려 손수 등사해 교본을 만들기도 했다. 《소학》·《사략》·《당률》 등의 책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연원 있는 가통과 어머니 윤씨의 희생적 가르침은 훗날 김만중의 생애와 사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지식인이 소설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분위기에서 김만중은 《사씨남정기》와 《구운몽》을 지었다. 소설이 읽는 이를 감동하게 할 만한 힘을 지녔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도 이 점을 분명하게 말했다. 사람들이 역사책인 진수의 《삼국지》를 읽을 때에는 감동하지 않지만,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을 때에는 주인공이 좌절하거나 승리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뻐서 어쩔 줄 모르기도 한다며, 소설을 쓰고 읽는 이유와 필요성이 여기 있다고 말한 것이다. 소설을 달갑지 않은 눈초리로 보던 당시의 분위기에 비추어 김만중의 이 같은 생각은 분명히 진보적인 것이었다. 더욱이 대제학을 여러 번 역임할 만큼 문화계의 거물이었던 김만중이 이런 생각을 내비치며 실제로 소설 작품을 지음으로써, 소설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기할 것은, 주자학 즉 성리학이 지배하던 당시에 주자에 비판적인 글도 써서 남겼다는 사실이다. 공식 문집인 《서포집》에서는 주자학에 부합하는 논설을 폈으나, 《서포만필》에서는 주자의 오해와 오류를 서슴없이 비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구비문학 즉 국어문학이 그 진실성 면에서 중국의 한문문학과 대등하다는 생각을 피력한 것도 바로 《서포만필》이었다. 당시로서는 허균과 마찬가지로 매우 파격적인 생각이었다. 이 같은 생각을 가졌기에 국문소설 《사씨남정기》도 창작했다고 보이며, 시대 변화를 이끌어가는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했다 하겠다.

이복규(李福揆)는 전북 익산에서 출생했다. 국제대학(현 서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경희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졸업(문학박사)했고, 현재 서경대학교 명예교수, 경기도 문화재위원이다.
저서로 《부여·고구려 건국신화 연구》(집문당, 1998),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생애담 연구》(지식과교양, 2012), 《한국인의 이름 이야기》(학고방, 2012), 《국어국문학의 경계 넘나들기》(박문사, 2014), 《묵재일기 소재 국문본소설 연구》(박이정, 2018), 《설공찬전의 이해》(지식과교양, 2018), 《교회에서 쓰는 말 바로잡기》(새물결플러스, 2020), 《소소하고 찬란한 하루》(책봄, 2021), 《이승과 저승을 소통하는 한글 제문》(책봄, 2024) 등이 있으며, 이 밖에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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