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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서스테인

2024년 11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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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22MB)
ISBN 979119338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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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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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본가를 나섰던 스물한 살, 그런 나를 혼쭐낸 눈물 젖은 고시텔. 혼자서 버스 타고 온갖 살림살이를 옮겼던 스물둘, 그리고 마치 천지가 개벽한 듯 신세계 같던 첫 오피스텔. 아르바이트를 세 개씩 하다 비틀거렸던 스물넷, 거듭되는 취업 실패에 소주잔을 기울이던 서울역 인근 빌라의 옥탑과 매일 시끌벅적했던 투룸, 그리고 여자 셋이 모여 아파트 공동생활을 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리얼해서 코끝이 시린 지난 10여 년간의 자취 생활 기록이자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는 공동생활 예찬 기록이다.

결혼 계획이 없다면, 작은 집에서 벗어나고는 싶은데 당장 큰돈이 없다면,
혼자는 조금 심심하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공동생활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집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니, 더 큰 그릇에 우리를 놓아 보자고 얘기하고 싶다.
미친 집값의 나라에서,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는 명확한 사실 하나만 믿고서!
_본문 중에서
프롤로그

1부
손바닥만 한 햇볕의 사용료는 한 달에 5만 원이었다
1평짜리 방에서 흘린 3분 카레 맛 눈물
처음이라 설레고, 처음이라 서툴렀던-오피스텔 이야기
진담을 농담처럼 하는 여자-투룸 입성기
비로소 3인 가구의 세계로
우리는 이미 가족이었다
결혼하지 않겠다는 선언
혼자 산다고는 안 했습니다만
결혼 대신 창업

2부
집이라는 그릇이 작아졌다
우리 살림 합칠래?
발품 이전에는 손품이 중요하다
현실과 취향 사이의 부동산 투어
억 소리 나는 아파트살이
보증금부터 계약까지, 신기해서 더 짜릿한 삶
우리집 세 여자를 소개합니다
집꾸의 시작, 공용 공간 채우기
월세 분배와 방 배정
우리 각자 잘하는 걸 하자-공동생활 수칙 정하기

3부
서로의 일상이 좋은 자극이 되어
넓어진 집에는 더 많은 취향이 담긴다
하나도 둘도 아닌 우린 셋이라네
놀면 뭐 하니-부업으로 목돈 만들기
우리는 안 맞지만 같이 산다
이게 결혼이랑 뭐가 달라
좋은 룸메이트의 조건
비혼, 그 후의 삶-나의 중년 로드맵
더 이상 행복을 유예하지 않기로 했다

에필로그

어쩌면 넓은 집에 혼자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나는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깨끗하고 넓은 집을 오롯이 나 홀로 사용한다면 훨씬 쾌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년에게는 좁은 집만을 허락하는 듯한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살기란 쉽지 않다. 나도 그랬다. 손 벌릴 곳 없이 내 힘으로 이사해야만 했다. 혼자서 아파트로 이사하는 건 약 20년쯤 후에나 가능하리라고 판단했고, 나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기 싫었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혼자는 못 하니까 ‘같이’ 해보자고. 그 결심이 있기까지의 지난 나의 과거와 현재까지 삶을 엮었다. --- ■ [프롤로그] 중에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 어느 저녁이 있다. 그날도 나는 평소와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오히려 서러운 날이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고, 학교 후문 벤치 앞에 멍하니 앉아 시간을 보내다 걸음을 옮겼고, 꽁초가 수북이 쌓인 재떨이를 지나 고시텔 현관을 열었다. 열쇠로 내 방문을 열고 겉옷을 대충 침대 위에 던진 뒤 선반에서 3분 카레를 익숙하게 꺼내 주방으로 향했다. 전자레인지에 3분. 밥을 퍼서 방에 돌아와 식사를 시작하던 그때, 눈물이 났다. 카레 맛 눈물인지, 눈물 맛 카레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서러웠다. 밥을 꾸역꾸역 퍼먹으며 생각했다. ‘고시텔 생활은 1년으로 족하다. 이쯤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청산해야겠다.’ --- ■ [1평짜리 방에서 흘린 카레 맛 눈물] 중에서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그 이유를 궁금해한다. 열에 다섯은 내게 되묻는다. “왜요?”, “결혼 안 하고 혼자 살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두 명 정도는 “요즘은 그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라며 동조하고, 또 다른 두 명은 “아직 진짜 결혼감을 만나지 못 한 거 아닐까요?” 묻는다. 나머지 하나는 바로… “그런 사람이 제일 빨리 간다던데” 하는 사람이다. 아직 30대 초반이라 그런지 내가 비혼주의자라고 얘기해도 언젠가는 결혼할 것이라 믿는 사람이 많다. 혼자는 외로우니까. 이 거친 세상을 홀로 헤쳐 나가긴 빡세니까. 지금은 네가 젊어서 그렇지 조금만 더 나이가 들면 결국 결혼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난 혼자 살 생각은 없는데?” --- ■ [혼자 산다고는 안 했습니다만] 중에서

막연히 꿈꾸던 미래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넓은 거실이 있는 네모난 집에서 편안히 쉬고, 밤에는 주방과 분리된 곳에서 술도 한잔 마시고, 커다란 암막 커튼이 달린 방에서 잠드는 그런 일상 말이다. ‘30대 후반쯤에는 아파트에 살 수 있겠지?’라고 막연히 그리던 미래를 조금 더 앞당길 수 있다면 마다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특히 최근 들어 그 욕구가 더 커지고 있었다. 본가에 갈 때면 어렸을 땐 생각도 안 하던 것들을 부러워했다. “우와, 지하 주차장이 있다니”, “집 앞에 공원이 있다니”, “엘리베이터가 있다니, 좋겠다 엄마.” 이런 말을 달고 살던 차였다. 이제 부러워만 하지 말고 한번 살아나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차피 내 소유도 아닐 테니 계획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들면 2년만 채우고 나와도 무방하다는 생각이었다. 아파트 월세살이. 생각보다 별것 아닐 수도 있다는 간 큰 생각이랄까. --- ■ [우리 살림 합칠래?] 중에서

요즘 정말 좋다. 이런 게 삶이라면 좀 더 살아보고 싶다. 앞으로 모든 상황이 더 나아진다면 최대한 오래 살고도 싶다. 아파트로 이사한 후로는 인생이 더욱 만족스럽다. 넓은 집에서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옆구리에 끼고 든든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마다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아도 그 순간만큼은 내 삶이 완전해진 느낌이 든다. 커튼을 치지 않으면 아침에 눈이 부셔 잠에서 깨고, 베란다에는 키우는 화분이 줄줄이 놓여 있고, 큰 책상을 두고도 공간이 남아 뒹굴뒹굴할 수 있는 거실에서 책을 읽고, 관리인이 상주하는 단지에서 마음 놓고 밤 산책을 즐기는 일상. 나는 이런 생활을 최대한 오래 하고 싶다. 살아보니 알겠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과 방향이 이렇다는 것을. --- ■ [비혼, 그 후의 삶-나의 중년 로드맵] 중에서

★ 〈하말넘많〉 강민지 작가, 〈정년이〉 서이레 작가 강력 추천!

작가정보

저자(글) 김은하

입 밖으로 꺼낸 말은 모조리 지켜 버리는 여자. 계속되는 아파트 타령 끝에 23년 가을, 친구 두 명과 함께 아파트 월세살이를 시작했다. 국민 평형이라는 34평짜리 집에 입성하며 자취의 신세계를 맛봤다. 친구들과 함께 강아지를 키우며 밤낮없이 일하는 포잡러이자, 심신 건강은 넓은 집에서 온다고 주장하는 넓은 집 예찬론자.
낮에는 PD로 웹 예능을 제작하고, 밤에는 바텐더로 칵테일을 만들거나 대학원생 신분으로 스토리텔링을 공부한다. 여성 전용 바 〈스튜디오포비피엠〉과 유튜브 채널 〈김은하와 허휘수〉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 blog.naver.com/unanana_
인스타 @mi.una.go.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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