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레레
2024년 11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8월 0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9.05MB)
- ISBN 9791192603667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10,71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미제레레』는 이상하고 혐오스러운 여자, 이영음의 주변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불길(不吉)을 그리고 있다. 영음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음식을 먹지 못하는 여자다. 세상이 영음에게 허락한 건 오로지 녹말 이쑤시개 하나뿐이지만, 영음은 늘 강렬한 식욕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의 죽음을 목도한 후부터 기이하게도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는데……. 식욕에 압도될 때마다 영음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죽음. 대체 이 여자는 무엇일까. 왜 늘 죽음의 가운데에 이 여자가 있을까.
2장. 반두라 … 47
3장. 상아 장식 … 85
4장. 쇠망치 … 127
5장. 소주병 … 167
6장. 지상의 양식 … 199
7장. 구두 한 짝 … 227
8장. 작성자 이영음 … 259
여름날의 습기처럼 귓가에 착 내려앉아 들러붙다시피 했다. -11p
영음은 남의 불행을 관람하려 드는 어른들의 무례가 괘씸했고 견디기 힘들었다. -12p
이건 그냥 한복이 아니었다. 붉은 염료로 쓰인, 해괴한 문양과 문자가 옷감에 빼곡했다. 부적으로 옷을 지은 건지, 옷에 부적을 그려 넣은 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건 누가 봐도 옷보다는 부적에 가까웠다. -16~17p
그런데 언제부터 우리 집 담장 너머를 지켜보고 있었을까. 영음은 달리는 내내 생각했다. 집으로부터 멀리, 더 멀리 달아나며. -45p
그건 생기였다. 화려한 화장이나 값비싼 장신구로도 꾸며낼 수 없으며 신에게서 생명과 함께 얻는 본연의 것. 살아 있다는 명백한 증거. 신에게서 얻었지만, 그걸 지키는 일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몫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그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49~50p
제 안에 깃든 오래된 불행이 착각처럼 여겨졌다. 더 큰 무엇을 탐닉해도 될 것만 같았다. -51p
영롱한 색상과 더불어 그 식감마저 경쾌한 녹말 이쑤시개! 이건 기적과 같은 우연과 수많은 고통이 더해져 찾아낸, 자신의 식욕에게 바치는 먹이였다. -74p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목 안의 당구공이, 호두알만 해지고, 또 땅콩만 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영음은 무언가에 홀린 듯 남자가 이야기했던 그 생크림케이크를 주문했다. -83p
모두 무엇이 진실인지는 상관없어 보였다. 이야기는 거듭되고 숙성될수록 그게 곧 진실이 되고 마는 법이니까. 사람들은 그저 하나의 흥밋거리로 남의 불행을 즐길 뿐이었다. -186~187p
이제 영음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이 공간에 그녀와 단둘만 남은 듯했다. 죽었을까, 혹시 죽은 걸까. 죽기라도 한 걸까. -216p
식욕은 점점 더 잔인해졌다. 어둠 속에서 그것의 이빨이 자꾸 번득였다. 그녀가 스스로를 두려워할 만큼. -216p
인생의 제비뽑기에서 항상 불행의 심지만을 뽑았다. 그러다 처음으로 다른 걸 뽑은 줄 알았다. -251p
삼겹살도 먹고 싶고, 피자도 먹고 싶고, 된장국도 먹고 싶었다. 슈크림빵, 치킨, 족발, 냉면, 만주, 떡볶이, 스파게티, 김치전, 햄버거, 고추튀김, 돈가스, 붕어빵, 짜장면, 순대, 닭발볶음, 라면, 찹쌀떡, 김밥, 닭볶음탕, 육전, 초밥……. -253p
이제는 식욕이 날 삼킬 기세로 덤빈다. -261p
이상하고 혐오스러운 여자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
오독, 오독, 오도독.
영음은 깡마른 여자다.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병에 걸린 탓에 ‘녹말 이쑤시개’와 링거로 삶을 연명하고 있다. 그렇게 된 지 벌써 10년도 넘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영음을 걸어 다니는 미라나 해골 따위로 부른다. 영음을 본 아이들은 울먹거리고, 어른들은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다. 영음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익숙해져야만 했다. 매번 시선을 의식했다가는 더 버틸 수 없을 게 분명했으므로.
열여덟 무렵이었다. 불현듯 영음은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됐다. 음식을 입에 넣었다 하면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목에 당구공이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고,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의사들도 고개를 내저었다. 이유 모를 병,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병. 영음은 살기 위해 등교할 때마다 물총을 챙긴다. 그 안에 희석한 꿀물을 담아 목구멍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를 수차례, 최소한의 영양분도 섭취 받지 못한 몸은 결국 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
영음의 가족들은 어린 영음을 데리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굿판을 연다. 사람 크기만 한 인형을 멍석 위에 놓고, 무당은 그 주변을 빙빙 돈다. 무언가에 빙의된 듯한 무당. 별안간 그의 입에서 붉고 하얀 것이 쏟아져 나온다. 굿판은 참담한 소란 속에서 끝나버린다.
그러나 영음의 부모는 포기할 수 없다. 자신의 딸이 뭔가를 먹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고 되뇐다. 그들의 집념 덕분일까. 영음은 우연히 음식점 카운터에 놓인 녹말 이쑤시개를 보게 된다. 오독, 오독, 오도독. 영음의 입에서 경쾌한 소리가 새어 나온다. 마침내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낸 것이다.
그녀의 목구멍에 매달린 기이한 식욕,
“나는 지금 무엇이라도 삼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음은 녹말 이쑤시개를 씹으며 성인이 되었다. 변변찮은 월급으로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 모멸감에 익숙해지고자 노력하면서. 그러나 식욕은 사라지질 않는다. 음식을 보면 ‘먹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시달린다.
하지만 식욕이라는 놈이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었다. 직접 이로 음식을 잘게 부수며 맛을 음미하고 이윽고 그걸 생명과 직결된 몸속의 긴 관으로 흘려보낼 때 얻는 만족감. 바로 그 행위에 굶주려 있었다. _본문 속에서
먹는다는 것, 그게 바로 산다는 것이므로. 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 본디 생물이란 그러한 존재니까. 그런데, 영음은 그럴 수 없다. 그러질 못한다. 이쑤시개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식욕이 자꾸만 넘실거린다. 그러던 어느 날, 영음은 한 남자의 죽음을 목도하게 된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목 안의 당구공이, 호두알만 해지고, 또 땅콩만 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영음은 무언가에 홀린 듯 남자가 이야기했던 그 생크림케이크를 주문했다. _본문 속에서
그때부터였다. 영음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생크림케이크부터 시작해서, 그간 먹고 싶었던 음식을 차례로 먹기 시작한다. 음식을 삼켜도 고통스럽지가 않다. 바로 그 사실이 영음을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다. 이상하고 혐오스러운 여자가 아닌, 그저 행복한 사람으로. 그러나 예고 없이 찾아온 행운은 갑작스레 사라지기 마련이다. 영음은 또다시 먹을 수 없게 됐다.
차라리 영영 몰랐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영음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주는 만족감과 행복감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영음은 자신의 식도를 다시 열어줄 행운의 열쇠를 찾아 헤맨다. 이후 소설은 영음의 주변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불행을 섬세하게 직조하면서 그 소용돌이의 중심을 향해 나아간다.
“그냥 아무나, 아무나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럼에도 읊조리는 한마디, 부디 가엾게 여기소서.
식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 중 하나다. 살아가기 위해선 먹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그러니 인간이 무언가를 먹고자 하는 일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난영 작가는 그 기본적인 욕망, ‘식욕’에서 죽음의 자리를 발견한다. 작가의 첨예한 시선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공포를 느끼고, 그건 영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음은 그와 엇비슷한 공포를 몇십 년간 느꼈던 사람이기도 하다. 늘 제 곁을 맴돌았던 두려움과 슬픔에 시달리다가 가까스로 욕망의 끄트머리를 쥐게 된 이 여자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연이어 경험한 후, 식욕은 점점 더 잔인해졌다. 어둠 속에서 그것의 이빨이 자꾸 번득였다. 그녀가 스스로를 두려워할 만큼. (…) 영음은 그 사과가 꼭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죽지 못해 죄송합니다. 먹을 수 있게 돕지 못해 죄송합니다. _본문 속에서
자신의 생을 이어가기 위해 타인의 죽음을 봐야만 한다는 것, 이는 가히 난제라 불릴 만하다. 소설은 이를 직시하며 읽는 이를 향해 서늘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어렸던 아이가 ‘침묵하는 대중’이 되길 택했던 것은 과연 잘못이라 부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째서 진실을 왜곡하고 가공하는 걸까. 한 사람의 불행을 그저 관람하기만 해도 괜찮을까. 『미제레레』는 오컬트의 문법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소설을 덮고 나면 “인생의 제비뽑기에서 항상 불행의 심지만”을 뽑았던 어느 여자가 머릿속에 맴돌고, 그리하여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가엾게 여기소서”라고 중얼거리게 될 것이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목구멍 안에 가둬둔”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 여름, 최난영 작가가 지핀 불길(不吉)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작가정보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