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단편선 03
2024년 12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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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33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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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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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메밀꽃 필 무렵」, 「산」, 「들」 등이 있다. 특히, 「메밀꽃 필 무렵」은 강원도 봉평을 배경으로 한 서정적인 단편소설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아름답게 그려내며 한국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한국적 정서와 풍경을 생생히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이효석은 자연과 인간의 삶 속에 깃든 서정성과 감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감각적인 문체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한국 문학의 미적 깊이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탐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황제
기우
하얼빈
스스로 비웃으면서도 어린아이의 장난과도 같은 그 기괴한 습관을 나는 버리지 못하였다. 꿈을 빚어내기에 그것은 확실히 놀라운 발명이었던 까닭이다. 두 개의 렌즈를 통하여 들어오는 갈매기빛 거리는 앙상한 생활의 바다가 아니요, 아름다운 꿈의 세상이었다.
그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만은 귀찮은 현실도 나의 등뒤에 멀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굳이 도망하여야 할 현실도 아니겠지만 나는 모르는 결에 그 방법을 즐기게 되었다.
비밀은 간단하다. 쌍안경 렌즈에 갈매기빛 채색을 베푼 것이다. 나의 생활의 거의 반은 이 쌍안경과 같이 있다. 우두커니 앉아 궁리에 잠기지 않으면 렌즈를 거리로 향하는 것이 이층에서 보내는 시간의 전부였다. 그 쌍안경의 마술이 뜻밖에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그 기괴한 습관을 한결같이 비웃을 수만도 없다.
"유례가 아닌가.”
--- “성화” 중에서
호텔이 키타이스카야의 중심지에 있자 방이 행길편인 까닭에 창 기슭에 의자를 가져가면 바로 눈 아래에 거리가 내려다 보인다.
삼층 위의 창으로는 사람도 자그만하게 보이고 수레도 단정하게 보이며 모든 풍물이 가뜬가뜬 그 자신 잘 정돈되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쉴새없는 요란한 음향은 어디선지도 없이 한결같이 솟으면서 영원의 연속같이 하루 하루를 지배하고 있다.
이른 새벽 침대 속으로 들려오는 우유를 나르는 바퀴소리에서 시작되는 음향이 점점 우렁차게 커지면서 밤중 삼경을 넘어 다시 이른 새벽으로 이어질 때까지 파도소리같이 연속되는 것이다. 인간생활에는 반드시 음향이 필요한 모양이다.
나는 이 삼층의 전망을 즐겨해서 방에 머무르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창가 의자에서 지내기로 했다. 아침 비스듬히 해가 드는 거리에 사람들의 왕래가 차츰차츰 늘어가려 할 때와 저녁 후 등불 켜진 거리에 막 밤이 시작되려 할 때가 가장 아름다운 때이다. 조각돌을 깔아 놓은 두툴두툴한 길바닥을 지나는 마차와 자동차와 발소리의 뚜벅뚜벅 거칠은 속에 신선한 기운이 넘쳐 들리고 여자들의 화장한 용모가 선명하게 눈을 끄는 것도 이런 때이다. 그러나 반드시 또렷한 주의와 목적이 없이 다만 하염없이 그 어지럽게 움직이는 그림을 바라보는 것이다. 바라보는 동안에 번번이 슬퍼져 감을 느낀다. 이유를 똑똑히 가리킬 수 없는 근심이 눈시울에 서리워진다. 인간생활은 또 공연히 근심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 “하얼빈”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효석
현대문학가이자 서정적 문학의 대표 작가이다.
그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하며, 한국 문학의 서정적 깊이를 확립했다. 이효석은 1930년대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소설을 발표했으며, 그의 작품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 내면의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메밀꽃 필 무렵』, 『산』, 『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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