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내 몸을 공부할 때
2024년 11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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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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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여성이 마땅히 알아야 할 몸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담은 책으로, 저자 박혜연 교수는 동덕여자대학교 ARETE 교양대학에서 재직 중인 임상심리학자다.
저자는 오늘날 여자아이들이 사회적 시선과 평가 속에서 어떻게 자라 성인이 되는지 심리학자의 목소리로 소상히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20대 여성들이 그동안 누군가에게 마음 편히 물어보기 힘들었을 ‘월경’, ‘첫 섹스’, ‘음주’, ‘다이어트’, ‘운동’ 등 여자아이가 자라는 시기에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속 시원히 알려준다. 월경이나 산부인과 진료, 성관계, 여자아이들의 체육 활동 등 전문 지식이나 독특한 경험 등을 다룬 대목은 각각 산부인과 전문의, 체육 교육을 전공한 초등 교사, 국가대표 여자야구단 코치, 과학 교육자 등을 인터뷰해 20대 여성에게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정보와 값진 조언을 담아냈다.
머리말 - 여자아이는 어떻게 자라 어른이 되는가
1장 월경하는 어린이
초경의 기억
초경은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일까
생리하는 아이들의 우울증
의료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는 월경하는 어린이
이상 월경,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2장 여성은 왜 스스로의 몸을 대상화하게 되었나
마르기, 여자아이들 지상 최대의 미션
자기 몸이 불만족스러운 여자아이들
반쪽짜리 자존감
바비 인형은 없다
다이어트를 넘어 식이장애로
예쁘게 보이면서도 건강하기는 가능할까
3장 여자아이들의 운동하기
여자아이에게는 축구를 권하지 않는 사회
움직이지 않는 여자아이들
여자아이들이 운동하지 않는 이유
여학생 체육 수업, 어떻게 해야 할까
운동할 방법
4장 성관계를 맺을 자격
20대 여성에게도 성교육이 필요하다
성교육, 왜 불편하고 지루하기만 할까
20대 여성이 성에 관해 ‘진짜로’ 궁금해하는 것들
충동적인 섹스를 위해 무엇을 감수해야 할까
첫 섹스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들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몸에 불러일으키는 변화
틈을 메우는 포괄적 성교육의 힘
5장 안전하게 술 마시기 혹은 마시지 않기
술로 치르는 각종 신고식
“남들 다 마시니까 괜찮겠지”: 사회적 규범에 따른 음주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아서”: 소속감과 관계를 위한 음주
술에 취한 뇌가 저지르는 폭력
술 마시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몇 가지
맺음말 - 보여주는 몸이 아닌 내 몸으로 살아가기
주
이 책은 자기 삶을 살고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어리고 젊은 여성들을 위한 책입니다. 오늘날 여자아이들이 사회적인 시선과 평가 속에서 어떻게 자라 어른이 되는지 그 과정을 심리학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해보고자 했습니다. 사람의 몸조차 적극적으로 가치 매기는 자본주의 사회문화 속에서 여자아이가 초경을 겪은 뒤, 아니 그 전부터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각개전투를 치르듯 얼마나 힘들게 성장하게 되는지를 들여다봅니다. 아울러 그렇게 자란 여성이 어른으로 살아가는 동안 어떤 어려움을 맞닥뜨리고 감당하게 되는지도 이야기합니다. -9쪽
지난 십여 년간 초경 연령이 약 6개월가량 빨라진 셈입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 ‘14년간 고작 6개월’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초중등 학제 구분을 고려하면 이는 엄청난 변화입니다. 만 13세 여자아이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입학한 후지만, 12세 여자아이는 아직 초등학생 신분이거든요. 따라서 ‘고작 6개월’의 앞당겨짐은 월경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졌음을 뜻합니다. -26쪽
여자아이들의 초경에 성적 성숙의 의미를 부여할 때 짚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초경을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임신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월경은 성숙한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니, 언뜻 보기에 초경을 겪은 아이들이 공식적인 성적 성숙의 관문을 통과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임신은 배란이 이루어져야 가능한데, 난소는 초경 후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야 규칙적으로 배란을 합니다. 그러니 임신이 가능하려면 시간이 더 지나야 하죠. 이것은 남자아이들의 사정 기능이 바로 임신 가능성과 직결되는 것과 대비되는 점입니다. -27쪽
연구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은 성적 발달이 또래보다 빠른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우울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큽니다. 남자아이들은 오히려 성적 발달이 더딘 경우에 우울 증상이 심한 것과 대비되는 현상입니다. 신체의 성적 성숙이 어른이 되는 좋은 일이라면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에게서 모두 우울감보다는 심리적 성취감과 자신감이 커져야 할 텐데, 실상은 성별에 따라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29쪽
임신하지 않은 여성,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아우르지 않은 이름 탓일까요? 산부인과는 여자아이들을 비롯한 많은 비혼 여성들이 생식기 관련 문제 증상을 겪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없는 곳입니다. 여자아이들은 법적인 성인이 되기까지 자신이 겪는 수많은 몸의 문제를, 구체적인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며 자기 몸에 비밀스럽게 적응하죠. 성인이 되기 전부터 정상이 아닐까 봐, ‘가임기’라는 생의 특정 기간에만 가질 수 있는 임신 능력을 원하기도 전에 잃게 될까 봐 걱정하면서요. 그렇게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거나 공론화하지 못하는 경험이 쌓여갑니다. -39~40쪽
우리나라 여자 청소년들은 남자 청소년들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자기 몸에 불만족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여자아이들의 61퍼센트가 자기 몸에 불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자기 몸에 불만족감을 표현한 남자아이의 비율이 28퍼센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차이가 엄청나죠. -65쪽
마른 몸을 만들어 유지하면 어느 정도의 관심과 인정과 사랑을 확보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뭔가 이상합니다. 이렇게 약한 몸으로 지내면 많은 면에서 제약을 받으니까요. 모름지기 인간은 자유의지로 살아가는 존재로, 스스로 뭔가를 하고자 하는 뜻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해나가며 자기 신뢰를 쌓아갑니다. 남들은 마른 몸이 부럽고 보기 좋다고 하지만, 나는 자주 피곤하고 기운이 없거나 무엇에도 길게 집중하게 어렵고 기분이 종종 우울해진다면, 스스로 행복하거나 만족스럽기보다는 남들의 시선에 자기 삶의 만족감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죠. ‘보여지는 몸’에 대한 만족감으로 확보한 자존감은 그저 반쪽짜리일 뿐입니다. -68쪽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장소를 넓게 쓰는 사람일수록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사회적 권력은 장소 사용과도 관련 있어서, 권력이 있는 사람이 더 넓은 장소를 점유하죠. 회사에서 일반 직원보다 임원이, 임원보다 사장이 큰 공간을 쓰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시간만 나면 너른 운동장을 점유하는 남학생들과 비교하면, 그 주변을 서성이는 정도로 좁은 장소만 점유하는 여학생들은 아마도 그보다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그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당분간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겁니다. -115~116쪽
첫 번째 성관계는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라도 꼭 기억해두면 좋은 것이 있어요. 내가 누군가와 첫 번째 성관계를 할 때 될 수 있으면 불을 켜놓으시라는 겁니다. 파트너한테 병변이 있는데도 모르고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어서요. 성기에 노란색 분비물이 보이진 않는지, 수포나 발진이 있지는 않은지, 일부분이 헐어 있지는 않은지, 포진 같은 게 있지는 않은지 등 피부 병변 여부를 눈으로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162쪽
임신과 출산을 무작정 두려워하거나 단편적인 면만 보고 해롭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임신과 분만을 ‘이러다 나라 망한다’는 식의 ‘재생산’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여성의 건강한 삶을 중요하게 여기고 우선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임신의 주체인 여성을 중심에 둔 임신 이야기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181쪽
체질 상 알코올이 건강과 생존에 치명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은 집에서 혼자 다량의 술을 마신들 크게 위험하진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술을 마실 때가 더 위험할 수 있죠. 물론 믿을 만한 사람과 함께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여성이 혼자서 여러 명의 낯선 사람들과 폭음하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때로는 잘 아는 사람과 둘이 술을 취하도록 마신다고 해도 마찬가집니다. ‘알코올 근시’ 현상 때문에 그렇습니다. -201쪽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 자기 몸의 주체가 되는 경험과 연습을 조금이라도 이른 나이에 시작하도록 권하고 설득하고 싶어서 조바심이 듭니다. 걷고, 달리고, 기어오르고, 던지고, 뻗고, 감싸 안고, 엎드려 버티고, 돌리고, 구부리세요. 든든히 먹고, 좋은 걸 마시고, 또 움직이세요. 그렇게 나의 몸으로 살아가세요. 그러다 보면 남의 눈치를 보는 일에서 벗어나 내 몸에 꽂히는 시선을 관조하고, 욕망의 대상이 되거나 되지 않는 불안에서 멀어질 수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자기 몸을 온전히 느끼고 자각하다 보면, 많은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뱃심이 근육과 함께 자라있을 거니까요. -212쪽
나를 잃지 않고 여성의 몸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
동덕여대 인기 교양 강의,
박혜연 교수의 ‘여성 심리학’ 정수를 담은 책
초경을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로 삼아도 될까? 월경이 빨리 시작된 아이들이 우울증을 더 많이 겪는다던데, 사실일까?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운동량이 부족한 진짜 이유는 뭘까? 첫 번째 성관계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마른 몸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린 여자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몸은 여러 변화를 겪는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으로 접어들 무렵 월경을 시작한 뒤, 사춘기를 겪으며 뇌가 발달하고 체형이 급격히 바뀌는 등 성인이 되기까지 여성의 몸은 다양하고 드라마틱한 분기점을 맞는다. 그렇게 변화하는 여성의 몸에 관해,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스무 살, 내 몸을 공부할 때》는 어린 여자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여성이 마땅히 알아야 할 몸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동덕여자대학교 ARETE 교양대학에서 재직 중인 임상심리학자 박혜연 교수. 매학기 수강 신청 때마다 “전운이 감돌 정도”로 인기를 모으는 교양 강의 ‘여성 심리학’ 내용을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았다.
책은 오늘날 여자아이들이 사회적 시선과 평가 속에서 어떻게 자라 성인이 되는지 심리학자의 목소리로 소상히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20대 여성들이 그동안 누군가에게 마음 편히 물어보기 힘들었을 ‘월경’, ‘첫 섹스’, ‘음주’, ‘다이어트’, ‘운동’ 등 여자아이가 자라는 시기에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속 시원히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저자 개인의 경험을 풀어놓기도 했고, 여러 객관적 조사 자료와 과학적 연구 결과를 가져와 설명하기도 했다. 월경이나 산부인과 진료, 성관계, 여자아이들의 체육 활동 등 전문 지식이나 독특한 경험 등을 다룬 대목은 각각 산부인과 전문의, 체육 교육을 전공한 초등 교사, 국가대표 여자야구단 코치, 과학 교육자 등을 인터뷰해 20대 여성에게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정보와 값진 조언을 담아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자기 삶을 살고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어리고 젊은 여성들을” 위해 썼다고 밝혔다. 외부의 압박과 내부의 변화를 겪으며 불안정한 시기, 자기 몸과 건강하게 관계 맺고 마침내 단단하게 살아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유용한 길잡이이자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소녀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여성,
몸의 변화에 슬기롭게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장에서는 초경이 빨라졌지만 월경하는 어린이를 배려하지 않는 사회에서 여자아이들이 어떻게 각자 자신의 월경과 몸의 변화에 힘들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초경을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시대(1989년생 여성들은 평균 만 13.1세에 생리를 시작한 반면, 2003년생 여성들의 평균 초경 연령은 12.6세였다)’에 초경을 시작한 아이를 서둘러 ‘어른’이 되었다며 축하해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묻는다(26쪽). 저자는 초경을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임신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27쪽), 조기 초경이 우울증의 위험 요인이라는 점(32쪽)을 짚으며, 우리 사회가 초경을 겪는 아이들이 원활하게 발달하도록 잘 돕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34쪽). 아울러 ‘산부인과’라는 명칭으로 인해 10-20대 ‘비혼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들이 병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산부인과 전문의(서백경 유성언니의원 원장)를 인터뷰해 월경이 어떻게 이상할 때 병원에 가야 하는지(41쪽), 산부인과에 가면 어떤 과정으로 진료를 보게 되는지(50쪽) 자세하고도 현실적인 정보를 실었다.
2장에는 여자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몸을 대상화하게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대상화’란 ‘어떤 사물을 일정한 의미를 가진 인식의 대상이 되게 한다’는 뜻과 ‘자기 주관 안에 있는 것을 객관적인 대상으로 구체화하여 밖에 있는 것으로 다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인식의 대상’이 되게 한다거나 ‘구체화’한다니 얼핏 좋은 말인가 싶지만, 사람을 ‘대상화’한다는 건 쉽게 말해서 그 사람을 물건 취급한다는 의미와 같다(78쪽).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는 동안, 남성과 여성은 공히 성역할에 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습득해나가면서 성적 정체성을 강화시킨다. 그래서 이 시기엔 자신이 연애 대상으로 지각하는 이성(때로는 동성)에게 매력적인(혹은 받아들여지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에 대단히 민감해진다. 즉 남들이 보는 자신의 모습, 남들의 평가 같은 것들이 자기 인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책은 ‘마른 몸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일상적으로 다이어트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기 몸을 좋아하지 않게 되는 과정을 겪는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신체에 불만족감을 느끼게 되면, 자기 존재 자체도 불만족스럽고 자연스레 자존감도 낮아진다는 것. 책에는 저자가 여성 심리학 수업을 하는 과정에서 ‘남들에게 예쁘게 보이기’와 ‘나 자신으로 건강하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의견을 학생들에게 물어, 답을 구한 장면이 등장한다. 그 대답 중 일부를 생생한 육성으로 담아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현재 20대 여성들의 신체 자의식이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인지, 또 몸에 관한 고민이 얼마나 아프고 처절한지 그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81~90쪽).
운동, 섹슈얼리티, 음주까지
20대 여성에게 꼭 필요한 몸/마음 돌봄 수업
3장에서는 여자아이들에게는 축구를 권하지 않는 사회, 여학생 체육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 학교 안에서 여자아이들이 점차 운동과 멀어지는 현상과 해결 방법을 짚어본다. 특히 책에 실린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청소년기 근력 강화 운동 실천율과 청소년기 일상적 신체 활동 실천율의 성차는 눈에 두드러졌다(110~111쪽).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근력 운동 실천율과 신체 활동량이 현저히 낮았던 것. 저자는 여학생들이 운동에서 점점 멀어지는 개인적, 사회적, 심리적 요인을 짚고 체육을 전공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박수진, 가명)를 인터뷰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다(118~125쪽). 또 여성이 보여주는 몸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운동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127쪽), 여성이 꾸준히 운동하도록 돕기 위해 부모, 학교,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세심하게 살펴본다(134쪽).
4장에는 이제 어엿하게 성인으로 성장해 성적인 존재로서 자신을 마주하게 된 20대 여성들이 어떻게 성적 주체성을 키워나가야 할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20대 여성에게도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믿는 저자는 수업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성교육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지 묻는다. 책에는 학생들의 대답 중 일부가 인용되어 있는데, 그들의 육성을 통해 20대 여성이 성에 관해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한 피임법, 피임 방법의 종류와 각각의 부작용부터 피임약의 종류에 따른 정확한 복용 방법, 모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 등에 관한 정보를 책에 자세히 실었다(154쪽).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첫 섹스를 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물어 20대 여성에게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정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161~172쪽).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관계 지향적이고 순응적으로 자라온 여성들이 ‘술을 권하는 사회’에서 의심 없이 음주 행동을 시도하는 것의 문제점과 자신을 보호하며 음주할 방법을 얘기한다. 심리학자로서 음주의 심리학적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짚고(194, 198쪽), 술을 굳이 마셔야 한다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팁도 실었다(204쪽).
보여주는 몸이 아닌 ‘내 몸’ 그 자체로 살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저자는 매 학기 강의를 할 때마다 학생들의 얼굴은 바뀌지만 고민은 붕어빵으로 찍어낸 듯 도돌이표인 상황을 목도하며, 더 많은 20대 여성들이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책은 저자 자신이 “몸으로 살기에 충실하지 못했던 지난날들을 되짚어보는 아쉬움과 반성의 기록”이기도 하다. 사회적 시선과 내면의 잣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과거의 자기 모습과, 그런 자신의 옛 얼굴과 포개지듯 겹쳐지는 오늘날의 20대 여성들을 위로하기 위한 시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건네는 위로는 보편적인 위로와는 결이 다르다. “냉정한 지식이 그 무엇보다 적절할 위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다. 이 차가운 위로가 담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보여주는 몸’이 아닌 ‘내 몸 그 자체’로 살기로 마음먹게 되어 결국은 가슴이 따뜻해진다. 차갑지만 차갑지만은 않은 위로다.
작가정보
임상심리학자. 동덕여자대학교 ARETE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임상신경심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인권센터의 임상심리전문가로서 보건복지부 전문 카운슬러, 경기도 소방심리지원단 부단장 등을 역임하며 국민의 정신 건강 문제 예방을 위해 일했다. 여성과 청소년의 마음 건강 증진에 관심이 깊으며, 그 일환으로 저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맺힌 말들》, 《내일은 내 일이 가까워질 거야》(공저)가 있고, 여성 청소년을 위한 임파워링 안내서 《너의 힘을 믿어 봐》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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