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오스의 바위
2024년 11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2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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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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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하고 싶으면서도 떠나고 싶은 곳. 피난처이자 잠시 머무는 곳.
젖과 꿀과 피의 땅. 내 고향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연옥이다.”
레바논 산악 지대의 작은 마을 크파리야브다에는 200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전설이 있다. ‘타니오스의 바위’라 불리는 왕좌 형상 바위에 앉은 사람은 누구든지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것. 이 전설은 마을에 재앙을 가져온 혼란의 불씨이자 마을을 유혈의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었던 수수께끼의 소년 타니오스의 묘연한 행방에서 생겨났다. 마을의 운명을 짊어진 소년은 왜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했을까?
《타니오스의 바위》는 소용돌이치는 세계 정세에 힘없이 말려들던 19세기 레바논을 바위산에 내려오는 전설을 통해 신화적으로 그려낸다. 산악 지대의 작은 마을 크파리야브다의 일대기에는 오스만 제국, 이집트, 영국, 프랑스의 정치적·외교적 각축장이 된 레바논의 쓰라린 수난의 역사가 흐른다. 시대가 만들어낸 관문들을 통과하는 주인공 타니오스의 가혹한 운명은 오늘날에도 분열과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레바논의 현실을 상징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책을 놓을 수 없는 매혹적이면서 시적인 문체, 역사적 사실과 환상적 소재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뛰어난 상상력은 가히 거장이라는 이름에 값한다. 마을의 봉건 영주이자 권력자인 프란시스, 영주의 충직한 집사 게리오스, 타니오스의 어머니이자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라미아, 혁명을 옹호하는 보부상 나데르, 샤이크에 대적하는 신흥 부르주아 루코즈, 드루즈파 영지에 학교를 연 영국인 목사 스톨튼까지 여러 종교·계급·민족을 대변하는 등장인물들의 흥미롭고도 가슴을 저미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근대와 근대, 봉건주의와 자본주의,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란스럽게 공존하던 레바논의 역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첫째 관문 - 유혹의 덫에 걸린 라미아
둘째 관문 - 메뚜기 떼가 들이닥친 여름
셋째 관문 - 미치광이 입에서 흘러나온 비밀
넷째 관문 - 영국 목사의 아랍인 제자
다섯째 관문 - 백발의 소년
여섯째 관문 - 키프로스의 두 도망자
일곱째 관문 - 층계에 굴러떨어진 오렌지
여덟째 관문 - 영광을 위해 무릎을 꿇고
최후의 관문 - 사라진 영웅
저자가 덧붙이는 말
역자 후기
사람들은 산악 지대에 내려오는 수많은 일화의 주인공인 이 인물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고, 나는 늘 그 타니오스라는 이름에 마음이 끌렸다. …… “타니오스는 라미아의 아들이었어. 그 여자 얘기는 너도 들어봤을 게다. 이 할아비도, 할아비의 아버지도 태어나지 않았던 아주 먼 옛날에 이집트의 파샤가 지배국인 오스만 제국을 상대로 해서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우리 조상들이 고초를 겪었는데, 총대주교가 피살된 이후에는 더욱 심해졌지. 총대주교가 마을 어귀에서 영국 영사의 엽총에 맞고 쓰러졌거든…….” 할아버지는 말해주기 싫을 때는 마치 무슨 암시를 하듯 위의 이야기 중 하나를 밑도 끝도 없이 입에 담곤 하셨다. _ 프롤로그·12, 13쪽
우리에게 이르기까지 200년 동안 구전으로 내려온 한 속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라미아, 라미아, 너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감출 수 있겠니?”
그리하여 오늘날에도 마을 광장에서는 숄로 얼굴을 감싼 여자가 지나가면 모여 있던 젊은이 중에서 한 명쯤은 어김없이 “라미아, 라미아……” 하며 그 속설을 중얼거린다. 그것은 진정한 찬사일 때가 더 많지만, 아주 독한 조롱일 때도 있다. 그 젊은이들 대부분은 라미아가 얼마나 대단한 여자였는지, 그 속설에 어떤 비극이 얽혀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부모나 조부모의 입을 통해 들은 얘기를 그저 되뇔 따름이다. 어른들이 하는 대로, 오늘날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위쪽, 폐허가 된 웅대한 성을 이따금 손가락질하면서. _ 프롤로그·13, 14쪽
당시의 권력 서열을 정리하자면, 크파리야브다 마을의 영주인 샤이크 위로는 산간 지대를 통치하는 아미르가 있고, 아미르 위로는 트리폴리, 다마스, 사이다, 아크레 지방의 총독인 파샤들이 각각 있었다. 그리고 파샤 위로는 까마득히 높은 군주, 오스만 제국 이스탄불의 술탄이 있었다. 그러나 크파리야브다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지체가 높은 인물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샤이크’가 그 어떤 세력가보다 중요했다. _ 첫째 관문·22쪽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온 남자들은 아내에게 “오늘 아침에 샤이크의 손을 봤어” 하고 말한다. “손에 입을 맞췄어”가 아니었다. 공공연한 장소에서 손에 입을 맞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샤이크를 만났어”라고 말해서도 안 되었다. 그것은 신분이 같은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나 쓰는 말이지, 샤이크에게는 무례한 표현이었다. 따라서 “샤이크의 손을 봤어”라고 하는 것이 관용적인 표현이 되었다. 어떤 손도 샤이크의 손만큼 중요하지 않았다. 신의 손과 술탄의 손은 천재지변에만 위력을 발휘하는 손이었고,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불행과 행복은 샤이크의 손에 좌우되기 때문이었다. _ 첫째 관문·23, 24쪽
나데르는 어릴 적부터 대혁명을 무조건 찬양했지만, 혁명을 가증스러운 짓으로 보는 샤이크와 다른 마을의 영주들은 ‘우리의’ 프랑스인들이 정신이 나가서 일시적으로 탈선했으나 하느님께서 곧 그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영사의 통역관 집으로 잡동사니를 팔러 갔던 나데르는 혼자만 알고 있을 수가 없는 아주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때가 1831년이었으니 그 전해, 그러니까 1830년에 프랑스 왕국의 정치 체제가 바뀌면서 루이 필리프를 왕으로 세웠다는 소식이었다.
“새 왕의 아버지는 대혁명파였고, 루이 16세의 처형에 표를 던졌던 인물이랍니다!” 수염 없는 그의 포동포동한 얼굴에 만족스러운 빛이 번졌다. 그러나 샤이크는 몹시 언짢게 받아들였고, 벌떡 일어나서 고함쳤다. “내 집에서는 그 누구도 그런 말을 입에 담는 걸 용서치 않겠다. 여기서 당장 나가고, 다시는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 _ 셋째 관문·115, 116쪽
타니오스가 아스마와의 사랑을 비밀에 부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부끄러워서가 아니었다. 샤이크와 게리오스, 마을 사람들과 이제 막 화해했는데 어떻게 마을에서 추방되었던 ‘도둑놈’의 딸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 타니오스는 아스마를 사랑하고 있었고, 아스마도 타니오스를 사랑하고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 역시 기꺼이 찬성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때부터는 루코즈가 건네는 말들이 하나하나 의미 있게 들리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루코즈가 “내 아들아!” 하고 그를 부르면 그 말은 단순히 ‘아들’이 아니라 ‘사위’ ‘예비 사위’라는 말로 들렸다. 왜 좀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전 집사가 그렇게 양잠 사업에 끌어들이려고 한 것은 분명히 타니오스를 외동딸의 남편감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인데. _ 다섯째 관문·183~188쪽
발사. 총성이 산과 골짜기를 흔들며 메아리쳤다. 양미간에 총을 맞은 총대주교는 나무토막처럼 고꾸라졌고, 질겁한 말은 주인을 매단 채 전속력으로 질주하다 총대주교를 떨어뜨렸다. ……
“바예!”
‘아버지!’ 여러 해 동안 타니오스는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게리오스는 고마워하는 표정으로 아들을 쳐다보았다. 마치 그 소리를 다시 들을 자격을 얻기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듯, 바예! 하는 소리를 듣는 순간 그는 아무것도 후회되지 않았고 더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자리, 자신의 명예를 되찾았다. 죄를 저지르고 인생을 되찾았으니 이제 속죄할 일만 남아 있었다. 돌아가 자수해서 벌을 받는 길밖에 없었다. _ 여섯째 관문·231, 232쪽
타니오스는 4층에 서 있었고, 그녀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 오렌지 한 개가 바구니에서 떨어진 데 이어 또 한 개가 계단을 타고 데굴데굴 굴러떨어졌다. 여자는 오렌지를 줍고 싶어 보였지만, 허리를 구부릴 수가 없었다. 타니오스는 결국 뛰어 내려가서 오렌지 두 개를 주웠다. …… 방으로 돌아온 타니오스는 반듯이 누워서 오렌지를 공중으로 던졌다 잡았다 하면서 방금 일어난 경이로운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망명길에 올라 이국땅의 여인숙에서 희망 없는 날들을 보내던 내가 어떻게 낯선 여자를 따라 꼭대기 층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 내가 인생의 파도에 휩쓸려 이토록 멀리까지 온 것은 이런 행복한 순간을 맞기 위해서였을까? 이것이 내가 이런 모험을 하게 된 이유인가?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고 속죄할 수만 있다면…….’ _ 일곱째 관문·251~254쪽
타니오스는 왜 보부상과 함께 마을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 바위에 앉았을까? 오랜 대화 끝에 나데르가 산악 지대를 떠나라고 한 번 더 부추겼는데 타니오스가 주저했을 거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 또 다른 삶을 향해, 또 다른 죽음을 향해, 영광 혹은 망각을 향해 떠났을 수도 있다. 고향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자신이 이방인으로 느껴져서 불쑥 멀리 떠나고 싶은, 아니 영원히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고 말한다고 누군들 비웃을 수 있을까?
그 뒤로 여러 사람이 타니오스의 보이지 않는 발자취를 따라 마을을 떠났다. 내 고향 산악 지대는 그런 곳이다. 정착하고 싶으면서도 떠나고 싶은 곳. 피난처이자 잠시 머무는 곳. 젖과 꿀과 피의 땅. 내 고향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연옥이다. _ 최후의 관문·372쪽
★★ 세계 3대 문학상 ‘공쿠르상’ 수상작
★★ 전 세계 30개국 번역 출간
★★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 작가
이야기는 레바논의 산악 지대에서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온, ‘타니오스의 바위’에 깃든 신비로운 전설에서 시작된다. 1830 년대 이집트가 오스만 제국에 대항하고 영국·프랑스가 레바논 산악 지대에 침입하려 음모를 꾸미던 시절, 출생의 비밀을 지니고 태어난 소년 타니오스가 성장하면서 겪는 비극적인 모험담이 펼쳐진다.
타니오스는 삶의 고비 고비에서 자신이 내린 선택들이 자기 마을에 혼란과 갈등을 가져오는 운명에 처절하게 맞선다. 크파리야브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라미아와 영주의 집사인 게리오스의 아들인 타니오스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다. 열세 살이 되던 어느 날 타니오스는 자신의 출생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된다. 충격에 빠진 타니오스는 마을에서 쫓겨난 영주의 적수 루코즈와 가까워지고 그의 딸 아스마와 사랑에 빠진다. 이 사건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뒤바꾸어놓을지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백년 동안의 고독》에 비견되는 신화적 상상력
1993년 아민 말루프는 《타니오스의 바위》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 ‘공쿠르상’을 받았다. 말루프는 역사적 사실과 환상적인 요소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내고 아름다운 문체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작품을 선보이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 평론가는 그의 작품 세계를 두고 “말루프의 발언은 이 땅의 모순들과 인간들의 가슴을 향해 있지만, 그의 상상력은 하늘에서 빌려온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말루프는 《타니오스의 바위》에서 레바논 산악 지대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삼아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레바논 민족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역사를 신비롭고 비극적이면서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로 재창조했다. 말루프는 레반트(레바논을 포함한 근동 지역)를 놓고 각축하는 서구 열강, 오스만 제국, 이집트, 그리고 이들의 탐욕의 희생지가 된 산악 지대 작은 마을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역사와 문학은 아주 오래된 공범이다”
작품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바위의 전설에는 작가 아민 말루프의 자전적 요소가 담겨 있다. 그는 말루프 가문의 조상인 아부-키크라는 사람의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말루프는 “문학적 걸작들에는 문학과 역사, 전설이 뒤섞여 있다”(〈동아일보〉, 2024년 1월 2일자)면서 문학이 역사 속에서 일어난 폭력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타니오스의 바위》는 말루프의 문학적 성취를 정점으로 밀어 올린 작품이다.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아민 말루프의 작품 세계
아민 말루프는 누구인가?
아민 말루프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프랑스 문학계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5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대표작 《타니오스의 바위》는 한국을 포함한 30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작가로서 말루프의 영향력은 프랑스의 ‘최고 엘리트’이자 ‘불멸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정회원이라는 점에서 엿볼 수 있다. 1634년 공인된 프랑스 학술원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정회원 자격은 시인, 소설가, 극작가, 비평가, 철학자, 사학자, 과학자, 종교인, 정치인 등 국적과 직업에 상관없이 프랑스어를 빛낸 공로를 세운 단 40명에게만 주어진다. 말루프는 2011년 타계한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뒤를 이어 레바논계 프랑스인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정회원이 되었고 2023년에는 종신 서기(사무총장)로 임명되었다.
시대를 관찰하고 평화를 노래하는 작가
말루프의 작품은 중동, 아프리카, 지중해 세계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소재로 삼으면서 인류에게 고통을 주는 종교적·정치적 압력과 충돌,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말루프는 폭력과 고통으로 점철된 역사적 사건들을 문학으로 재현하며 “비극과 슬픔 속에서도 인간의 모험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하는 작가다. 역사적 폭력을 다루는 가운데 “절대 선과 절대 악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용서와 화해,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말루프 작품의 특징이다. 이런 주제에 집요하게 천착해 온 것은 문학을 통해 타자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폭력과 고통을 해결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야기꾼으로서 탁월한 재능과 함께 이러한 독창적 작품 세계가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었다.
‘아랍 세계의 기독교인’이라는 역설
말루프 작품의 공통점은 중동과 서구의 공통된 역사를 아랍인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는 데 있다. 말루프는 레바논에서 태어났지만 내전을 겪으며 조국을 떠나야 했던 경험, 아랍 세계에서는 기독교인이면서 서구 세계에서는 아랍인으로 받아들여지는 독특한 정체성을 작품에 녹여내 “서구 중심주의에 종속되지 않고 타자성의 포용을 통해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를 허물고자” 평생 글을 써 왔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그는 2022년 제11회 박경리문학상의 수상자가 되었다. 심사위원회는 말루프의 작품이 “대립하는 여러 가치의 충돌로 개인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시대에 화합의 정신으로 인류 공동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작가정보
아민 말루프(Amin Maalouf)
1949년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베이루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로 일하던 중 레바논 내전이 일어나자 가족과 함께 1976년 프랑스로 귀화했다. 이후 프랑스어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면서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고, 그의 저작은 전 세계 5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북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첫 소설 《레오 아프리카누스》(1986년)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고 페르시아의 천문학자이자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삶과 운명을 다룬 소설 《사마르칸트》(1988년)로 프랑스출판협회상을 받았다. 《타니오스의 바위》(1993년)로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에게 수여하는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았다. 말루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레바논 산악 지대의 바위산에 얽힌 전설을 소재로 삼아 오스만 제국, 이집트, 영국, 프랑스의 세력 다툼으로 중동의 화약고가 된 1830년대 레바논의 격동적인 역사를 주인공 타니오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이 밖에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마니》 《동방의 항구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발다사레의 여정》 등을 썼다. 2010년 에스파냐 최고 권위의 아스투리아스상을 받았고 201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다. 2022년 한국의 토지문화재단이 주는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011년 프랑스 학술원인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정회원이 되었고 2023년에는 종신 서기로 선출되었다.
프랑스 아미앵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장 지오노의 《언덕》 《세상의 노래》 《영원한 기쁨》, 장자크 상페의 《사치와 평온과 쾌락》 《각별한 마음》,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장 크리스토프 뤼펭의 《붉은 브라질》 《아담의 향기》,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세상의 피》, 마르크 레비의 《그녀, 클로이》 《고스트 인 러브》 《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엘레오노르 드빌푸아의 《아르카》, 아민 말루프의 《마니》 《사마르칸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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