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성
2024년 1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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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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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부_외과 의사의 꿈을 키우다</b>
1장. 어린 시절
2장. 의학부 시절
<b>
2부_한국 신경외과의 초석을 놓다 </b>
3장. 서울여자의과대학에서의 수련과 한국전쟁
4장. 미네소타대학교 유학
5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과 대한신경외과학회의 창립
<b>
3부_한국 신경외과의 확장을 이룩하다 </b>
6장. 1950~1960년대 기생충 질환과 신경외과학자들의 싸움
7장. 대뇌반구적출술과 동물실험
8장. 실험연구 전통의 확립
9장.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심보성
<b>
4부_한국 신경외과의 약진을 도모하다 </b>
10장. 소아신경외과
11장. 혈관신경외과
12장. 척추신경외과
13장. 종양신경외과
14장. 정위기능신경외과
<b>
5부_심보성의 유산과 기억 </b>
15장. 심보성의 환자들
16장. 인간 심보성
에필로그: 심보성 학파의 성립
주석
부록: 심보성을 기억하는 사람들
참고 자료
또 방학마다 아청으로 내려간 심보성은 아버지의 병원을 구경하기도 했다. 아버지 심영용은 주로 외과 환자들을 진료했는데, 박제의원에는 수술실과 입원실, 수술침대 , 수술도구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심보성은 집에 오면 아버지의 병원을 드나들며 수술실을 구경하곤 하였다. 훗날 심보성이 외과, 신경외과의 길로 나아간 것은 이때 경험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41쪽)
유복한 소년시절을 보냈던 심보성에게 가난으로 인한 괴로움은 무척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심보성은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돌보는 책임과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바람을 지키고자 불철주야로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어려움을 이겨내었다.(65쪽)
심보성이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여자의과대학에서 수련을 받게 된 배경에는 당시 의과대학들 사이의 밀접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었다. 1949년 외과 수련을 담당하던 기관은 서울여자의과대학, 광주의과대학, 대구의과대학, 서울의대, 세브란스의과대학, 이화여자의과대학 등이 있었다. 각 대학의 교수진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해방 후 의학교육기관에서 일본인 교수진들이 철수하자 교수 인력이 매우 부족했다. 특히 전체 교수진 가운데 일본인 교수의 비율이 높던 서울대학교에서 교수 부족문제가 심각했다. (69쪽)
심보성은 새로 알게 된 지식들을 최대한 메모해서 많은 분량의 기록들을 남겼다. 이 내용들을 한글로 번역하고 간추려서 쉽게 기억하도록 만든 심보성은 책 또는 논문에 수록된 그림까지 꼼꼼히 따라 그리면서 신경계의 해부학적 구조와 질환의 원리를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이처럼 유학생들은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어려운 전공과목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미네소타대학교의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121쪽)
어느 정도 신경외과학교실의 운영과 교육체계가 정비되자 심보성은 한국 신경외과의 수준을 선진국의 반열에 올리고자 시도했다. 그 첫 단계는 외국 신경외과학계의 최신 동향에 익숙해지는 것이었다. 심보성은 1970년 무렵 서울대학교에서 외국 신경외과학자들의 초청강연을 정기적으로 열도록 계획해서 1960년대 단 두 차례 열렸던 해외 인사 초청강연이 1970년대 초부터는 거의 매년 개최되었다. 초청강연의 연사들은 신경외과 분야 가운데 특수한 주제를 깊게 다루면서 그 최신 경향을 알렸다.(165쪽)
중추신경계 기생충 질환 중 1950~1960년대 심보성이 중점적으로 연구했던 것은 뇌폐흡충증이었다. 높은 유병률, 심각한 증상 및 나쁜 예후, 결핵으로의 잦은 오진은 뇌폐흡충증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을 고조시켰다. 뇌폐흡충증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그 예방, 진단, 치료에서 신경외과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았던 심보성은 뇌폐흡충증의 진단법과 치료법을 확립하고자 했다.(180쪽)
심보성은 신경외과학계에서 부상하던 미세수술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지 않고 익숙한 육안수술을 고수했다. 수술 방식의 선택에 있어서 심보성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거나 과감한 수술을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거의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친숙하고 안전한 방식을 선호했다. 이런 성향은 심보성이 뇌동맥류의 직접 결찰술을 다른 대학의 신경외과학교실에 비해 늦게 받아들였던 점에서 잘 드러난다.(291쪽)
심보성과 지제근의 학문적인 교류와 공동작업은 매우 밀접한 것이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실로는 지제근이 신경외과와 함께 공동연구하여 발표한 논문이 1969~2010년까지 42년 동안 총 147편에 이른다는 것이다. 지제근은 2003년 정년퇴임을 한 이후에도 신경외과와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심보성이 지도하는 신경외과가 신경병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가를 보여준다. (339-340쪽)
심보성은 진단법의 선택에 있어서 새로운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반면 수술법을 선택할 때만은 친숙한 방법을 고집했다. 그 이유는 그가 수술로 효과를 얻는 것보다 환자의 안전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뛰어난 외과의였지만 다른 방도가 없는 경우에만 수술을 선택하였다.(479쪽)
1958년 심보성에게 대뇌반구적출술을 받은 전광병은 한국에서 시행된 대뇌반구적출술의 첫 번째 생존자로서 유명해졌다. 그의 생존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 외과계에서 이루어진 노고의 결실로 많은 대중매체에 보도되었다. 『동아일보』에서 대뇌반구적출술 후 전광병의 생존이 외과계의 “개가”로서, 그가 “병든 반쪽의 뇌를 수술 후 적출해 버리고 남은 성한 반쪽만의 뇌로서 온전한 건강체로서 회복”한 것으로 소개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이자 “일본을 1년 앞지른” 쾌거라고 갈채를 받았다.(482쪽)
1974년 8월 15일 오전 10시 23분 광복절 경축식장인 국립극장에서 문세광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육영수는 서울의
<b>심보성 학파를 재조명하다
한국 신경외과의 초석, 확장, 약진 그리고 인간 심보성 </b>
한국의 1세대 신경외과 의사인 한국 신경외과학의 선구자 심보성의 일대기이다.
이 책에는 전쟁 직후 폐허를 딛고 출발하여 세계적인 한국의 신경외과학교실을 확립하기까지의 심보성과 그의 후학들이 보여준 끊임없는 노력과 현대사의 굴곡을 거치며 현대 의학사의 굵은 획을 그은 지식인 심보성의 삶의 궤적이 담겨 있다. 심보성의 신경외과 인생과 더불어 흘러간 반세기, 그동안 한국 뇌척수 질병의 변천과 이를 극복하려는 민간과 의학계의 시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환자에 대한 인간 심보성을 되새겨볼 수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의 창설자로서 심보성의 업적을 선양하는 것이 아니다. 심보성이 한국의료계의 상황에 맞추어, 1950년대 말 한국에서는 신생 분야이던 신경외과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 성숙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 결과 심보성이 특출한 의학적 성과를 거두어 명성을 얻기보다는 후학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인물임을 설명하고 있다.
심보성의 활동을 재조명하기 위해 5부로 구성하였다. 1부는 심보성의 성장배경과 의학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2부는 외과 의사이던 그가 신경외과 의사가 되는 과정을 서술했다. 3부는 한국 신경외과의 확장을 위한 노력을, 4부는 심보성의 업적을 토대로 제자들이 이룬 신경외과의 도약을 다루었다. 5부는 이 과정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심보성의 성격과 습관 등 개인적인 특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b>
출판사 서평 </b>
2011년은 심보성이 타계한 지 10주기가 되는 해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은 심보성을 기리고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2010년 심보성연구회를 발족시켰다. 심보성연구회는 심보성에 관한 사료를 수집, 정리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한국신경외과의 성립에서 그의 역할을 재조명하고자 했다. 심보성연구회는 가족, 동료, 제자들을 만나 구술, 녹취 작업을 했으며, 이를 근거로 심보성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할 수 있었다.
의학의 세분화에 관한 대표적인 예로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에 걸쳐 외과가 신경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마취과 등으로 분과되었던 것을 꼽을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이해하려면 세부 분야들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발표된 한국 신경외과에 관한 역사적인 연구들은 소수에 불과하며 의과대학의 신경외과학교실과 신경외과학회 같은 기관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이를 보완하여 한국 신경외과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는 의학사, 보건사, 의료제도사, 사회사, 인물사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탐구가 요구된다. 특히 한국 신경외과학계를 창립한 인물들에 대한 연구는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의 활동과 특징을 구체적으로 증언해 줄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보성에 관한 연구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저자들이 책을 저술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자료의 부족이었다. 심보성은 자서전, 일기, 편지를 비롯한 일생에 대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따라서 심보성연구회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에서 자료수집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개인적 특성을 파악할 자료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 대신 심보성이 남긴 단독으로 혹은 제자들과 함께 저술한 150편에 가까운 신경외과 논문들이 있었다. 자료의 특성을 살려 이 책은 심보성의 업적을 지성사의 방식으로 서술하게 되었다. 따라서 신경외과 전공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쓰인 또 한 가지 방법은 인터뷰를 통해 심보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었다. 인터뷰 자료는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다른 많은 자료, 즉 풍부한 수술 및 임상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과 연대기적 서술 등은 이 책의 집중도를 높인다. 심보성의 환자와 인간 심보성을 조명한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그 안에 담긴 심보성의 인간적인 고뇌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환자를 진찰하는 데 있어서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언제 불호령이 떨어질지 몰랐기 때문에 제자들은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했다. 심보성은 신경외과학교실의 진로뿐 아니라 진료와 연구를 할 때 지녀야 할 올바른 태도를 제시했다.
심보성은 가족에게는 온유하고 다정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이 책에 실린 많은 사진 자료 중에는 가족들과 함께한 그의 모습이 유난히 인상 깊다. 가족, 친지, 선배, 동료, 후배와 함께한 심보성은 행복한 얼굴이다.
심보성은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나 만주 하얼빈에서 자랐고, 뤼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4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여자의과대학교에서 외과의로 수련을 받던 중 한국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하여 미군 신경외과 이동반에서 근무했다. 종전 후 미국미네소타대학교 신경외과학교실에서 수련을 받고 1957년에 서울의대로 돌아와서 신경외과학교실의 초대 주임교수가 되었다. 그는 신경외과의 진료, 연구, 교육의 체계를 세웠고, 한국 신경외과학계의 성립에 힘쓰던 신경외과 의사들과 함께 1961년 대한신경외과학회를 창설했다. 그 뒤 신경외과 의사의 육성과 학술교류에 매진하며 한국 신경외과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심보성의 연구는 수술장과 입원실, 환자진료실뿐 아니라 동물실험실에서도 계속되었다. 이를 통해 신경외과학과 후학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려 고뇌했던 심보성의 삶과 한국 신경외과학이 발전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한국 신경외과학계의 선구자로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었다. 심보성, 주정화, 최길수, 한대희, 조병규, 김현집, 정희원, 김동규, 왕규창, 정천기 등으로 이어지는 세대교체 속에서, 임상 지식의 축적뿐 아니라 동물실험을 통해 신경계 질환 및 기능의 원리를 탐구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럼으로써 혈관, 소아, 척추, 종양, 정위 등 신경외과의 전문화를 이루었고, 진료와 연구 양면에서 세계 신경외과학계의 수준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심보성의 업적을 재조명한 이 책을 통해 심보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심보성은 임종 직전까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의 화합과 발전을 소망했다. 1999년 중환자실에 입원한 심보성은 호흡기에 의존하여 말하기조차 어려웠는데 자신을 보러 온 왕규창에게 “교실 발전을 위하야 전원 일치단결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적어 주었다.
그는 2001년 9월 7일 자택에서 별세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옥주
저자 김옥주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1989년에 졸업하고 1992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러시아의 신경생리학자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 1849-1936)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3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醫史學科)에 입학하여, 1998년 미국 신경외과학의 개척자 하비 쿠싱(Harvey Williams Cushing, 1869-1939)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까지 하버드대학 과학사과(科學史科)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귀국하여 2004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구 ‘의사학 교실’)의 조교수로, 2008년부터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 보건의료사와 의학사, 생명의료윤리가 주된 연구 분야이다.
저자(글) 박지영
저자 박지영은 2008년에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9년에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인턴을 수료한 뒤, 2011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스페인의 신경학자 산티아고 라몬 카할(Santiago Ram?n y Cajal, 1852-1934)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된 관심 분야는 의학사, 생물학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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