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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손자병법[장애인 접근성 강화 도서]

이동연 지음
창해

2024년 12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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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22MB)
ISBN 979117174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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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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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은 총 13장으로 약 6천여 자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이라 마오쩌둥毛澤東은 어려서부터 글자 하나하나까지 정확하게 암송했으며, 그 실력으로 중국을 석권했다. 신기에 가까운 전략가 이순신李舜臣도 물론 《손자병법》에 통달해 있었다. 어디 그뿐이랴.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기업가들도 《손자병법》을 비즈니스 모델로 참조했다.
그만큼 《손자병법》은 단순한 전략서를 넘어서, 삶의 이치로 구성된 인간 정신 현상의 알레고리이다. 그러니 지난 2,500년 세월 동안 《손자병법》이 변함없이 애용될 수밖에.
《손자병법》이 단순한 병법서만은 아니듯이, 이 책도 역시 역사소설이면서 독자들이 전략적 안목을 갖출 수 있게 집필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자연현상과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불변의 요소로 변동하는 상황에 대처하고 상황을 주도해 나간 지혜가 이 책에 가득하다. 부록에 수록된 《손자병법》 원문과 해설을 읽기를 바란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다.
- 〈작가 후기〉 중에서
주요 등장인물
손무와 손빈의 가계도

제1부. 천하는 누구의 것인가?

손무 일족의 망명┃어떤 세상을 꿈꾸는가?┃벼슬하라는 말에 귀를 씻다니┃주 왕실 도서관으로 간 손무┃ 갑골문의 교훈, “물길은 막지 말고 뚫어라”┃ 천하는 무위로 다스려야 태평하다┃ 권력이 클수록 미끼에 약하다┃ 폭군의 개는 성군을 보면 짖어댄다┃ 신하가 지혜로워도 왕이 어리석으면┃ 함곡관 수문장 윤희가 손무에게 준 《도덕경》┃ 싸움 없이 70만 대군을 이긴 강태공의 비결, ‘벌모와 벌교’┃ “손무야, 강태공의 《육도삼략》을 요약해 보렴!”┃포사의 웃음소리에 재로 변한 도읍지┃ 정장공 모친의 편애가 낳은 비극┃ 포박당한 손무┃ 손무와 정혼녀 포강의 만남

제2부. 패권 전쟁

인사가 만사┃춘추시대 첫 맹주, 제환공┃ 장수가 패배를 야기하는 여섯 경우┃송양공의 전쟁과 윤리┃ 65세에 천하를 움켜쥔 진문공┃ 날개를 펴는 대붕, 초장왕┃ 동쪽에서 고함치고 서쪽을 정벌하다┃ 투구 끈을 뜯어내고 마음껏 마셔라┃ 언릉전투┃ 진초晋楚 백년 전쟁, 그 끝에 열린 미병지회

제3부. 손무의 지략, 오자서의 용맹

국보회의 영웅 오자서┃ 하늘을 기만하고 바다를 건너라┃ 오자서 가문에 이는 피바람┃ 손무와 공자의 만남┃ 공자의 길, 손무의 길┃ 여덟 번 절하고 친구를 얻다┃183 오왕 요와 오자서를 분리하는 희광공자┃ 오자서가 희광공자의 반란을 돕다┃ 농어 속의 검┃ 등판하는 손무┃ 손무, 왕의 애첩을 베다┃천하 평정의 이치┃ 손무의 신출귀몰하는 계략┃바람도 손무의 병법을 듣다

제4부. 충신의 도리, 간신의 역리

서산에 해는 기우는 데 갈 길은 멀고┃ 통곡하며 달빛 어린 궁벽을 도는 신포서┃ 귀신들의 불꽃놀이┃ 손무가 남긴 말, “오자서여, 부차는 소인배라네”┃ 장작더미에 누워 다짐한 복수┃ 백비를 꼬드겨 풀려난 월왕 구천┃ 구천이 부차의 똥 맛을 보다┃ 쓸개 맛에 커가는 복수심┃ 사람마다 쓰임새가 다르다┃ 자공의 세 치 혀, 중원의 판도를 뒤바꾸다┃ 빛바랜 회맹의식┃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가 쓸모 없어진다┃서시, 몸은 부차에게 마음은 범려에게

제5부. 귀곡산장 동문의 혈투

죽음도 전략적으로┃도는 형상을 낳되 형상은 도를 낳지 못한다┃ 귀곡자의 수제자, 손빈과 방연┃ 앉은뱅이가 된 손빈┃ 왕의 특명, “손빈을 찾아와라”┃ 위나라를 공격해 조나라를 구하다┃ 어두운 계곡에 펼쳐진 글귀┃ 끝까지 잘 싸우는 자가 누구더냐

부록. 《손자병법》 13편과 해석

제1편 시계편始計篇┃ 제2편 작전편作戰篇┃ 제3편 모공편謀攻篇┃ 제4편 군형편軍形篇┃ 제5편 병세편兵勢篇┃제6편 허실편虛實篇┃제7편 군쟁편軍爭篇┃ 제8편 구변편九變篇┃ 제9편 행군편行軍篇┃ 제10편 지형편地形篇┃ 제11편 구지편九地篇┃ 제12편 화공편火攻篇┃제13편 용간편用間篇

작가 후기 _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자연현상과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는다

다음은 칠계이다.
첫째, 어느 쪽 군주가 더 민심을 얻고 있는가?
둘째, 어느 쪽 장수가 더 유능한가?
셋째, 어느 쪽이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를 얻고 있는가?
넷째, 어느 쪽의 조직이 더 안정되어 있는가?
다섯째, 어느 쪽이 병력의 수와 무기가 더 우수한가?
여섯째, 어느 쪽의 병사가 잘 훈련되어 있는가?
일곱째, 어느 쪽의 상벌이 엄격하고 공정하게 시행되는가?
어떤 전쟁도 무턱대고 싸워서는 이길 수 없다. 싸워야 할지 말지부터 먼저 결정해야 한다. 전쟁은 나라의 흥망이 달려 있는 중대사이기 때문에 만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
손무는 윤희에게 《도덕경》을 받은 그날로 다 외우다시피 했는데, 첫 문장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고, 이름을 부르면 이미 그 이름이 아니다(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를 읽는 순간부터 벼락을 맞은 듯 전율했다.
함곡관을 다녀온 그날 밤에 손무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손무가 그동안 답사 다닌 전적지들 위에 서 있는데 《육도삼략》과 읽었던 역사책, 《도덕경》의 글자들이 하나씩 튀어나오더니 마구 뒤섞였다. 그 글자들과 중첩된 전적지에서 구름과 바람과 비가 일어나는 가운데 용 한 마리가 하늘로 솟구치는 것이었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꿈이었다. 이 체험이 《손자병법》의 저변에 ‘무위야말로 못할 것이 없다(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는 노자의 철학이 깔리게 된 계기였다.
*
여기까지 손무가 주나라 도서관에서 읽은 중원의 역사이다. 다행히 《육도삼략》은 손무의 조상이 제나라로 이주하는 바람에 어려서부터 자주 보았던 책이다. 조부 손서나 부친 손빙이 《육도삼략》을 애독했고, 손무도 글을 배운 뒤부터 읽기 시작했다.
손무가 열여덟 살 되던 날 하루는 손빙이 물어보았다.
“무야, 《육도삼략》의 요점이 무엇이더냐.”
“싸움 없이 적을 굴복시키는 것입니다(부전이굴인지병不戰而屈人之兵, 선지선자야善之善者也).”
*
“손무는 우리에게 협력할 의사가 없구먼.”
“그럴 바에는 없애 버려야 합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손무를 죽인 것이 알려지면 제나라는 물론 오나라까지 침략의 빌미를 삼을까 두렵습니다.”
찬반양론이 일자 류가 결론을 내렸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날이 밝거든 무사를 강도로 변장시켜 영상 潁上으로 먼저 보내라. 오나라로 가려면 손무도 영상을 지나쳐야 하니, 그때를 노리거라.”
*
“함부로 관중을 평가하지 마라. 관중은 누구보다 용감하다. 병든 홀어머니를 봉양하고 있어 살아 돌아가야만 할 입장이라 그렇다.”
이에 대해 관중도 늘 고마워했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아뿐(생아자부모生我者父母, 지아자포자야知我者鮑子也)이다.”
그런 절친한 사이였지만 서로 다른 공자를 모시게 된 것이다. 게다가 양공의 핍박을 피해 달리 피난 가면서부터 정치적으로 적대적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
“군주들의 사리사욕으로 매일같이 죽어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이 비극을 막기 위해 병법을 연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네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병법을 만들어 내면 그것이 애비에 대한 최고의 효이다. 꼭 부모 곁에 있어야만 효라는 것도 다 형식에 불과한 일이다. 네가 전해준 《도덕경》에도 그와 같은 이치가 적혀 있더구나. 사실 이전에 나는 노자 선생을 뵌 적이 있었다. 오나라로 오기 전 제나라 왕실과 우리 가문 간의 긴장이 높아질 때 일시 현장을 떠나 객관적으로 보고자 낙읍의 수장실로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마침 노자老子 선생을 만나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인위적 욕망이 아니라 무위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아마 그 때문에 망명도 결심했던 것 같다. 그러니 어서 떠나거라.”
*
“자고로 국왕이 유흥에 빠진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사옵니다. 이미 강대국인 진晋나라 외에 진秦나라도 강성해져 우리를 언제 침략할지 모릅니다. 국정에 전념하여 주소서.”
“저런 무례한 것들이 있나. 당장 끌어내 목을 쳐라.”
그 뒤 아무도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이때 대부 소종蘇從이 상대부 오거伍擧를 찾아갔다.
“나랏돈을 받는 사람이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지켜볼 수만은 없소이다. 더욱이 상대부와 저는 집안 대대로 국록으로 먹고 살아왔소. 이제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
“대왕, 어떤 놈이 나를 희롱했습니다. 그놈의 투구 끈을 뜯어 놨으니 엄벌을 내려주소서.”
연회장의 분위기가 찬물 끼얹듯 가라앉은 가운데, 장왕이 영을 내 렸다.
“불을 켜지 말라, 모든 장수는 투구 끈을 뜯어내라.”
모든 장수가 왕명에 따른 뒤에 불을 밝혔다.
세월이 흐른 뒤 장왕이 출전한 전쟁에서 퇴로가 끊겨 사지에 몰렸다. 그때 한 장수가 목숨을 걸고 구해냈는데 바로 연회에서 왕의 애첩을 희롱해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당교唐校였다. 평소에도 장왕은 자신보다 뛰어난 신하를 원했고, 그런 신하를 찾지 못할 때면 나라가 위태롭다며 한탄했다. 이런 포용력 때문에 뛰어난 신하들이 모여들었다.
*
“자서야, 아버지가 위급한데 자식 된 도리로 안 가볼 수 없다. 그 대신 너는 멀리 도망가거라. 우리 부자가 죽더라도 네가 꼭 원수를 갚거라.”
이리하여 오상은 군졸을 따라나섰다. 하지만 오자서가 거부하자 군졸들이 억지로 포박하려 했다. 오자서가 피를 토하듯 고함쳤다.
“힘없는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으니, 가서 전하라. 내 반드시 오늘을 잊지 않고 갚아 주겠다고…….”
사색이 된 군졸들이 오상만 데리고 도망치듯 나갔다. 오자서는 형의 뒷모습이 고개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그대로 바라보았다. 황소 눈 같은 그의 두 눈에 주먹만한 눈물이 연신 흘러내렸다.
“이대로 나와 형, 아버지는 영원한 이별이구나. 이놈, 평왕아, 비무극 아, 불구대천의 원수들아. 내 기필코 네놈들을 갈가리 찢어 놓으리라.”
*
“싸움도 잘하시고 요리도 잘하시고, 재주가 많으시구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보아하니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는 분이 부인이 부른다고 건달들이 조롱해도 꼼짝 못 하고 따라가더군요.” 그때까지 고분고분하던 전제가 오자서를 금방이라도 내칠듯한 기세로 돌변했다.
“그렇소. 나는 한갓 가녀린 아녀자인 내 아내에게 쩔쩔매는 놈이오. 허나 잘 들어보시오. 굽혀야 될 사람에게 굽힐 줄 알아야 만인 위에 서는 법도 아는 것이오. 내게 아내는 옥황상제보다 더 위엄 있는 존재요.”
이 말에 감동한 오자서가 일어나 절을 했다.
“지금까지 스승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을 만나봤소만, 당신처럼 사리에 밝은 분은 처음이오.” 전제도 엉겁결에 일어나 맞절을 했다.
“어찌 그런 과분한 말씀을 …. 오늘부터 형님으로 모시고 무슨 일을 분부하든 따르겠습니다. 필요하면 제 목숨도 드리겠습니다. 대신 제 늙으신 어머니와 아내, 어린 네 명의 자식들을
돌보아 주십시오.”
*
이날 오자서는 손무의 병법서를 읽고 눈앞이 환해진 경험을 했다. 그 뒤 틈날 때마다 손무를 찾아와 담소하는 것이 일과처럼 되었다. 역사에 밝은 오자서가 먼저 초나라 등 각국 역대 제후들의 이야기를 하면, 거기에 맞춰 손무가 나라 간 전쟁사를 풀어 놓았다. 전적지를 돌며 그려 놓은 지도와, 각 전쟁마다 동원된 전략도 곁들여가며….
오자서도 누구 못지 않은 전략가였지만 손무는 차원이 달랐다. 오자서가 전쟁 중심이라면 손무는 전쟁 이전과 그 뒤에 미칠 여파까지 조망할 줄 알았다. 전체와 부분을 번갈아 보며 전쟁 현장을 조율할 줄 알았던 것이다.
*
“그렇습니다, 대왕. 초나라 코끼리가 도성 앞에 쳐 놓은 장애물을 다 치워준 꼴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수월하게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장수들 또한 너도나도 코끼리가 이번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며 웃고 떠들었다. 이때 합려는 《손자병법》 중 12장의 ‘화공계’가 떠올라 손무에게 물었다.
“자, 다들 조용히 하라. 여기까지 오도록 우리가 최강 초나라를 다섯 번 싸워 전승했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 전과냐. 더구나 우리는 3만 병력이었고 적은 20만이었다. 하하하. 이 모두가 손 원수와 오 장군의 공적이로다. 그래서 손 원수에게 묻겠소. 어떻게 우리보다 훨씬 많은 적에게 매번 승리할 수 있었소?”
“군사가 많다고 꼭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적이 오려는 곳을 미리 안다면 소수의 아군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아군이 적을 때는 정면충돌을 피하고 유인책으로 적을 한곳에 몰아야 합니다. 그러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가 않습니다.”
*
백비가 바짝 뒤를 따르며 왕을 달래는 척하며 오자서를 모함했다.
“오자서가 제나라 사신으로 갈 때 아들을 데리고 가서 제나라에 남겨두었다 하옵니다.”
“설마, 그게 사실이오?”
“그렇습니다. 제나라 대부 포목에게 아들 오봉을 맡기고 성까지 왕손씨王孫氏로 바꿨습니다. 또한 손무까지 찾아내 몰래 만났다 하옵니 다. 역모를 꾸밀 생각이 아니라면 자식을 성까지 바꿔가면서 제나라에 남겨둘 리가 없습니다.”
곁에 있던 서시도 놀란 표정으로 한마디 거들었다.
“한 번 배신한 놈이 또 배신하는 것입니다. 조상 대대로 섬기던 초 나라를 배신했던 오자서가 오나라라고 배신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자는 독사와 같습니다. 품어주어 봐야 물릴 뿐입니다.”
부차가 눈을 흘기며 열변을 토하는 서시를 보다가 백비에게 눈을 돌렸다.
“그럼 큰일 아니오? 오자서를 어떻게 없애면 좋겠소?”
“전하의 촉루검蜀樓劍을 보내시옵소서. 오자서는 역모가 들통난 줄 알고 자결할 것입니다.”
*
“잠깐 멈추고 횃불을 켜라.”
병사들이 송진 가루를 묻힌 횃불을 켰다. 그중 한 기병이 놀랜 목소리로 외쳤다.
“장군, 앞에 커다랗고 하얀 장승 같은 것이 서 있는데 무슨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방연이 직접 횃불을 들고 흰 천에 적힌 문장을 읽어 내리는데 어디선가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계곡의 좌우에서 불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기병대가 고슴도치가 되어 속속 쓰러지는 가운데 방연은 스스로 목을 찌르며 한탄했다.
“수성수자지명遂成豎子之名.”
수자는 더벅머리였던 손빈이다. 방연이 손빈을 죽이려다 도리어 손빈의 명성만 높여주었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그런 방연을 보며 손빈도 울고 있었다.
“이 친구야. 우리가 왜 이리 되었나? 함께하고자 할 때 뜻을 이룰 수 있다(여중상득與衆相得)는 것을 자네가 잊었음이야.”
*
군주가 분하다고 군사를 일으키거나 장수가 화난다고 싸워서는 안 되고, 도움이 되면 움직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쳐야 한다. 분노는 희락으로 바뀔 수 있고 화도 즐거움으로 변할 수 있으나, 망한 나라는 다시 세울 수 없고 죽은 사람도 다시 살릴 수 없다
*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자연현상과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불변의 요소로 변동하는 상황에 대처하고 상황을 주도해 나간 지혜가 이 책에 가득하다.
‘손자천독달통신孫子千讀達通神’이라고 하듯, 이 책을 읽고 또 읽으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더불어 부록에 수록된 《손자병법》 원문과 해설을 읽기를 바란다. 그만큼 세상살이가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다.

■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자연현상과 인간의 심리는 변하지 않는다.

“승자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이 단순한 병법서만은 아니듯이,
이 책도 역시 역사소설이면서 독자들이 전략적 안목을 갖출 수 있게 집필했다.”

《소설 손자병법》의 저자 후기에 이동연 작가의 말이다. 이동연 작가는 소설은 물론 역사 · 인문 · 철학 · 종교 · 예술 · 경제경영 ·처세실용 등 전방위적이고 다층적인 집필을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작가가 10년이 넘게 자료조사와 퇴고를 거듭한 끝에 완성한
회심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는 자고 나면 나라 하나가 사라질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시기였다. 그처럼 요동치는 시기에 노자, 공자 등 제자백가들이 나와 인륜을 설파했고, 어부지리, 관포지교, 오월동주, 와신상담 등 수많은 사자성어가 나왔으며 시대를 관통하는 불후의 전략서인 《손자병법》도 탄생했던 것이다.
오늘날도 그 시대와 다르지 않다. 자고 나면 전대미문의 신기술이 나오며, 여러 직종의 소멸과 생성이 거듭되고 있다. 이런 시대가 더욱더 《손자병법》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손자병법》의 손자 孫子는 손무孫武와 그의 5대손 손빈孫矉을 일컫는 존칭이다. 손무는 춘추시대에 오나라 합려闔閭를 도와 천하를 제패했고, 손빈은 전국시대에 제나라를 최고 강국으로 만들었다. 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내용이다.
특히 손무는 하나라 이후 춘추시대까지의 역사적 전쟁 현장을 일 일이 답사하며 병법서를 만들어 냈다.
역사가 무엇인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자취들이다. 모든 역사에 공통점이 있으며, 그중 춘추전국시대야말로 인간의 야망에서 비롯된 도전과 응전이 모조리 드러난 현장이었으니, 춘추 초기 180여 제후국이 말기에 14개국으로 줄어들었고, 다시 전국시대에 7대 강국으로 재편되어 갔던 것이다.
그동안 전쟁만 1,600여 차례 벌어지면서 수많은 영웅호걸이 명멸하고 온갖 전술 전략이 난무했다. 이 소설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손무와 손빈의 활약상을 그려내었다. ‘손자천독달통신孫子千讀達通神’이라고 하듯, 이 책을 읽고 또 읽으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저자의 말처럼 마오쩌둥, 이순신,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처럼 《손자병법》애독자는 아니더라도 꼭 한 번은 일독을 권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병법 소개를 하고 있으며, 관련 고사성어도 익히게 된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손자병법》을 《삼국지》못지않게 재미 있는 소설로 풀어놓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생 처세의 전술전략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주요 등장인물〉과 〈손무와 손빈의 가계도〉도 넣어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오래도록 소장할 수 있도록 부록으로 《손자병법》 13편과 해석을 수록했다.
《소설 손자병법孫子兵法》이 이론서라면 《백전기략百戰奇略》과 《삼십육계三十六計》는 실천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세 권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무가지보無價之寶 삼서三書로서 늘 머리맡에 두고 함께 읽으면 나날이 재미와 유익함이 배가倍加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동연

李東衍

작가의 주요 저서로는 《심리학으로 읽는 손자병법》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그리스로마신화》 《심리학으로 보는 고려왕조실록》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그림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림으로 본 고흐의 일생》 《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그래, 한 박자 느리면 어때》 《조선왕조실록 500년 리더십》 《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기》 《이기는 리더십 10》 《행복한 수면법》 등과 삼성 생명의 컨텐츠 자료로 활용된 《대화의 연금술》 등이 있고, 소설로는 《소설 삼별초》가 있다.
삼성 SDS, 우리은행, 한국 산업단지공단 등에 기고했고, 온라인 기업 콘텐츠 E-Learning에 베스트셀러 《조선왕조실록 500년 리더십》과 《조선 야사로 본 비즈니스 전략》, 《김진명의 고구려 한민족 최강의 리더십》 등이 출시 중이다.
KBS 라디오 〈해피FM〉에 다년간 고정 출연했으며, YTN, SBS, MBN, BBS, WBS, EBS 등 방송매체와 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EMC, 국내 유수의 대학교 등 다양한 단체에서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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