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카시대
2024년 12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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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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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차를 구매하던 순간의 기억은 강렬하다. 하지만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닳아간다. 집집마다 자가용 한 대씩은 보유하게 된다는 1970년대의 꿈만 같았던 신문기사는,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 됐다. 어쩌면 마이카시대의 개막은 우리 일상에 속도를 더해준 출발점이었는지도 모른다. 경제 성장이나 일일 생활권 같은 거창한 수식어 없이도, 우리는 이미 하루하루가 충분히 바쁘다는 걸 체감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서도 그 시절 함께했던 자동차는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한다. 자식들을 위해 힘겹게 달렸던 어머니의 포니 엑셀, 힘든 일상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했던 아버지의 삼륜차, 바삐 달려오다 문득 길을 잃고 멈춰 서게 된 어느 날의 낯선 풍경 속 프라이드까지…. 이제는 세월의 흔적에 닳아버렸지만, 한때는 온 세상을 품었던 ‘작은 엔진’들의 이야기. 그들의 시대를 다시 한번 꺼내어 그리운 마음으로 돌아본다.
1부
조랑말처럼 튼튼했다 - 포니 엑셀 … 11
당신과 늘 함께합니다 - 제네시스 G80 … 31
술이 웬수지 - 카니발 … 49
무조건 직진 홍 여사 - 마티즈 … 63
빨간 지프는 사랑이어라 - 록스타 … 81
첫정은 자부심이다 - 프라이드 … 93
아버지의 상전 - 삼륜차 … 109
2부
Life goes on - 투싼 … 123
그해 여름은 뜨거웠다 - 스쿠프 … 139
나 이런 사람이야 - 그랜저 … 153
화양연화_꽃 같은 시절 - 아반떼 … 165
그날 아내가 속삭였다 - 포텐샤 … 185
카수가 이 정도는 타야지 - 아우디 A6 … 197
어떤 인생 - 포터 … 213
폐차해도 좋을, 똥차를 받아 가면서도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사진 속의 사위는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사위다. 이 좋은 세상을 두고 장모보다 먼저 떠나버린 사위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나게 하는 가슴 아픈 사진이다. - p.28
“이봐요, 아저씨. 내가 분명히 봤다니까. 음주단속 하는 거 보고, 아저씨가 운전석에서 내려서 차를 밀기 시작했잖아. 옆에 있는 아저씨랑 둘이서 우리 앞까지 차를 밀고 오더니, 내가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 물으니까 아저씨가 그랬잖아, 술 취해서 차를 밀고 가는 중이라고.” - p.56
첫 차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 같겠지만, 태수도 끔찍이 그의 애마를 돌봤다. 당시 다가구주택이 골목을 따라 늘어선 동네에 살았는데, 일요일 아침마다 그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 3층의 집과 골목을 두 번씩 오르내렸다. 세제를 푼 물걸레질, 마른걸레질, 마지막으로 왁스를 칠한 후 광내기까지 끝내고 나면 반나절은 족히 지나 있었다. - p.99
“내가 사업할 땐 각그랜저를 탔거든. 각그랜저라고 알아? 멋진 차였지. 요즘 그랜저는 개나 소나 타는 중형차로들 보지만, 각그랜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레전드였지, 레전드! 당시 시세로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었으니, 진짜 부자들만 타는 고급차였어. 각그랜저를 끌고 호텔 라비에 쓰윽 미끄러져 들어가면 빨강 모자 쓴 뽀이들이 우르르 마중
나왔다고. 어딜 가도 대접받았지…….” - p.153
그때 문득 영호는 깨달았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왔으면서도, 자신의 삶은 늘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그의 또래들은 언제나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바빴다. 노래방이 없었던 80년대 후반까지 술집에서는 목청껏 노래를 불렀고, 옆자리에 노래를 기가 막히게 부르는 사람이 있으면 술과 안주를 시켜주는 게 흔한 풍경이었다. 목욕탕에서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웃으며 서로의 등을 밀어주었고, 기차를 타면 초면인 사람들이 눈인사를 주고받다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 담배를 태우며 술을 마시다가 죽이 맞으면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도 했다. - p.181
현기영, 정지아 소설가 강력 추천 도서!
자동차와 함께한 한국인의 삶을 그리다
일상 속 마이카와 함께한 반세기의 여정
20세기 중후반, 한국인들은 가히 마법 같은 변화를 겪었다. 한때는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고물 버스를 끼어 타기 위해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자가용을 두 대 이상 소유한 가정이 적지 않다. 그 사이, 자동차는 그저 이동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고, 그 속에서 얽힌 수많은 사연과 감정들은 한국인의 일상과 함께 성장해왔다.
『마이카시대』는 첫 차에 왁스를 바르던 설렘, 동트는 골목마다 울려 퍼지던 시동 거는 소리, 가족 여행의 추억 등 자동차와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냈다. ‘스토리공장’ 소속의 여러 작가가 협업하여 이 소설집을 완성했으며, 신춘문예와 유명 문예지에 이름을 올린 베테랑 작가부터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신예 작가까지 함께 참여했다. 이 소설집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로서, 단순한 기억 이상의 공감을 일으키며 그 시절의 정취를 독자에게 선물할 것이다.
『마이카시대』는 단순히 자동차의 역사나 기술적 발전을 다루는 것이 아닌, 차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나만의 차’로 자리 잡아 갔는지, 그리고 그 차가 우리 일상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이야기한다.
산업화와 함께 질주해 온 마이카의 역사,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이 소설집 속에는 포니 엑셀부터 프라이드, 포텐샤, 제네시스 G80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자동차가 등장하며, 자동차와 함께 성장한 한국 사회의 역동성을 그려낸다. 자가용의 보급은 산업화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며, 사람들에게 마치 날개를 달아주는 듯한 자유와 가능성을 제공했다. 마이카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개인과 가족의 꿈을 실어 나르는 존재가 되었으며, 가난과 맞서 싸우며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서민들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스토리공장의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고되게 일하던 시절, 마이카와 얽힌 가슴 아픈, 유쾌한 해프닝들은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작가들이 구사한 해학적이고 따뜻한 언어는 그 시절 한국인의 삶과 그 변화를 감싸 안으며, 그 속에 담긴 진솔함과 친근함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스마트폰은커녕 신문 한 장도 귀했던 시절에서 수천 개의 인터넷 언론이 다투듯 실시간으로 속보를 업데이트하는 시대가 된 지금, 한국인의 삶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했다. 그런 변화의 중심에서 ‘나의 첫 차’, ‘우리 집 차’는 그저 소유물이 아닌 인생의 동반자이자 성장의 상징이었다.
우주는 초당 수십 킬로미터의 속도로 팽창하고, 하늘엔 수천 개의 인공위성이 총알보다 빠르게 날아다니지만, 여전히 우리는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사랑하며, 술 마시며, 삶의 희로애락을 겪는다. 그 소소한 삶의 단면들이 바로 『마이카시대』가 담고자 한 이야기다.
급변하는 시대 속 소소한 행복,
그리고 사라진 것들에 대한 향수
‘작은 소설’로 복원하는 우리의 삶
이 책을 엮어낸 스토리공장의 목표는 거창하고 복잡한 서사가 아닌, 평범한 이웃들의 친근하고 땀내 나는 삶을 하나씩 되살려내는 데 있다. 책 속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그때 우리도 그랬었지”라는 공감을 이끌어내며, 자동차와 함께한 시대의 풍경을 되짚는 동시에, 지난날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차량별 일러스트와 소개 글을 함께 담아냈으며, 읽다 보면 차와 함께 달려온 반짝이던 순간들을 다시금 곱씹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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