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센토사로 간다
2024년 11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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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080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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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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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같은 어린 딸’이 장을 거의 잘라내야 한다면, 그래서 평생을 엄청난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며 살아야 한다면, 부모는 그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이에 대한 한 가족의 절실하고 절박했던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서울의 한 대형종합병원에서 이제는 마지막 단계인 수술, 절제만 남았다고 했을 때, 어떤 부모도 이를 거부하기 힘들다. 더 이상 물을 데도, 기댈 데도 없고, 무엇보다도 생명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원이의 아버지는 의사의 말에 순순히 따를 수 없었다. 수술을 최대한 미루고 미루며,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공부하고 길을 찾아나선다. 한번 자른 장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의학에서 희망의 빛을 만난다.
물론 무모해보일 수 있다.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이 아버지의 경험을 보면서, 우리는 희귀 난치병에 대한 서양의학의 접근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매뉴얼대로, 표준화된 치료법만을 따르는 서양의학에는 각각의 특성이 모두 다른, ‘사람’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딸의 병을 치료하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어머니, 아내, 자식과의 관계, 그 깊은 세월을 다시 들여다본다. 또한 정신없이 흘러온 자신의 삶도 반추한다.
이제는 일상의 삶을 잘 꾸려가고 있는 어엿한 딸을 보며 지은이는 조용히 밥값을 내고 자신의 삶을 구경하듯 관조하면서, 또다른 차원의 중년의 삶을 산다. 이 모든 게 딸 덕분이라고 감사하면서.
이 책은 소소하지만 ‘크론병과 싸우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자 간곡한 마음으로 썼다고 지은이는 전한다. 나아가 이 책은 크론병뿐만 아니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과 그들의 보호자들, 이 시대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묵직한 질문들을 던져준다.
크론병의 동굴 속에서
새싹 같은 아이 ㆍ11 / 크론병이라니 ㆍ16 / 불안한 날들 ㆍ23 / 한의원으로 ㆍ27
막다른 길에서 ㆍ31 / 어린 짐승을 보는 어미의 눈빛으로 ㆍ39 / 센토사 센토사 ㆍ45
천천히 조금씩 나아가는 거야 ㆍ49 / 후회하게 될까 ㆍ58 / 벼랑 끝에서 ㆍ66
누공아, 누공들아 ㆍ71 / 아빠 새의 날개 아래 깃든 ㆍ76 / 희망 ㆍ81
집으로 가는 길 ㆍ86
Part 2
나는 내 삶을 구경하기로 했다
짧게 쓰는 가족사 ㆍ95 / 조련사가 되어 ㆍ102 / 강박증에 갇히다 ㆍ108
수능 시험 ㆍ114 / 코호흡이 중요해 ㆍ119 / 마지막 퍼즐 ㆍ124
반갑다 센토사 ㆍ127 / 맨발로 걸어 볼까 ㆍ134 / 함께 온 부적 ㆍ138
자신감이 문제야 ㆍ143 / 달려라 야생 원숭이 ㆍ147 / 나는 내 삶을 구경하기로 했다 ㆍ 152 / 에필로그 더 나은 인생길을 위하여 ㆍ159
Part 3
크론병의 치료와 생활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ㆍ169 / 모든 아픈 이들에게 희망을 _〈배독생기한의원〉 도영민 원장 ㆍ177 / 원이의 크론병 치료 과정 ㆍ180
크론병에 대하여 ㆍ196 / 크론병 환자의 치료 사례 ㆍ215
-“아버님! 더 이상 지체하시면 원이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세상을 구경해 보지도 않은 아이입니다. 이대로 시간만 끌고 계실 일이 아닙니다. 빨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 _9
- 병실 문을 나서던 의사가 잠시 몸을 돌리더니 “이 또한 지나갑니다. 아버님.”이라고 말했다. 돌아가는 의사의 뒤통수에 대고 ‘지나가긴 뭐가 지나간다는 거야! 잘린 장이 다시 생기지도 않는데. 당신 새끼 아니라고….’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_33
- “아빠, 나 잘 안 들려. 큰 소리로 말해 봐.” “알 았… 어.” 불길했지만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더 크게 말했다. “아빠! 내 손가락도 잘 안 보… 여.” 가슴이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 _38
-“잘 하셨네요. 수술하지 않고 버티신 거.”
고막이 찢겨 나갈 듯한 삐~익 소리가 귓속을 헤집었다. 잠시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아니 잘못 들었을 것이다. 내가 너무 듣고 싶었던 말이라서 헛된 망상이 들렸을 것이다. _51
-“크론병은 찬 음식과 기름진 음식 등의 잘못된 식습관과 찬바람 등에 노출이 잦으면서 비롯된 양기 허약이 결국 소화관을 손상시키고, 만성화된 염증을 유발하는 병입니다.” 도원장이 재차 강조했다. _53
-“인공항문이요? 그것은 임시적인 건가요? 아니면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요?” “정말 상태가 안 좋아서 많은 범위가 절제된다면 인공항문을 달고 살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아내는 결국 주저 앉았다.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 냈다. _68
-수술 연기 소식을 들은 아내가 병원으로 찾아왔다. 아내는 대성통곡을 했다. “당신 미쳤어! 미쳤어! 제정신 아니야!” 아내가 미친 듯이 나를 원망했지만, 아내를 달랠 수 없었다. ‘그래 나 미쳤어. 원이 엄마… 미치지 않고서야….’ _74
-“정말? 그럼 나 수술 안 해도 돼?” 원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 안 해도 돼. 원장님께서 꼭 나을 수 있다고 하셨어. 꼭 나을 수 있도록 아빠가 최선을 다할게.”_ 79
-“집에 가자 원이야~. 아빠가 꼭 건강하게 집에 돌아 갈 수 있을 거라고 했지~. 약속 지켰지~.” 자동차로 20여 분밖에 안 걸리는 집을 이렇게 오랜 시간 돌아서 가려니, 만감이 교차했다._ 90
-원이의 아침 루틴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따듯함에 맞춰져 있었다. 원이의 건강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나는 한의원 원장님의 생활 지침에서 아주 작은 탈선도 허용할 수 없었다. _104
-집 안에서 원이를 쳐다볼 때마다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요구했다. 한약을 먹었는지, 반신욕을 했는지 물었고, 배에 온열 찜질기를 덮고 있어라, 운동해라, 저것도 해라 등등 쉬지 않고 몰아부쳤다. _106
-간단히 짐을 풀고, 바로 센토사 바닷가로 달려갔다. 그대로였다. 원이가 그리워했던 모습들 그대로, 변한 게 없었다. 실로소비치에 맨발로 달려가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원이를 보며 아내가 말했다. “이거 꿈 아니지?” _ 132
-그동안 내가 가족들에게 한 잔소리는 관심과 보호를 위한 사랑의 언어가 아니었다. 모든 잔소리는 자신감이 결여된 나의 행동에서 만들어진 부정의 언어들이었으며,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여기서 멈춰야 했다. 원이를 위해서, 아니 나 자신을 위해서 노선을 수정해야 했다. _146
-나는 원이의 무대에 난입한 참견 많은 악성 관객이었다. 원이의 무대에서 나는 하루 빨리 내려와야 했다. 원이를 열렬히 응원해 주는 관객의 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그 순간 나는 돈을 내고 원이의 삶을 구경만 하기로 결정했다. _156
-왜 크론병이 난치, 불치질환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크론병 환자들의 잘못된 음식 습관을 개선하고, 이미 허약해진 장조직을 복원해 준다면 크론병은 반드시 치료되는 생활 습관병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금까지 나는 이 같은 방식으로 많은 크론병 환자들을 치료해 주었고, 지금도 이러한 원인론을 기반으로 치료해 가고 있다. _198
회복의 섬 센토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절실했던 목표에 삶은 조금씩 회복의 길로 이끌어주었다
얻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할 때만, 삶은 그만큼의 결과물을 내주었다”
크론병에 걸린 중학생 딸의 장 절제수술에 벼랑 끝에 선 마음으로 동의한 아버지. 그러나 수술을 아슬아슬하게 미루며 다른 길을 찾아나선다. 지은이는 이 부분을 돌아보며, 갑작스럽게 가족의 병 진단을 받았을 때 병원에서 안내하는 대로만 따르지 말고, 병을 주위에 알리며 최선의 선택을 두루 찾아보라고 권한다.
딸의 수술 여부를 놓고 부부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가족들 모두 내면의 지진을 겪지만, 아버지는 끝까지 딸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때 만난 것이 〈배독생기한의원〉의 도영민 원장이다.
현대 의학에서 크론병은 난치병으로 알려져 있다. 항염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다가 한계에 이르면, 장을 절제한다. 계속해서 상태가 안 좋아지면 결국 인공항문을 만드는데, 도영민 원장은 원이의 장 절제수술을 극구 말린다.
크론병은 반드시 치료되는, 생활 습관병 중에 하나이다
도영민 원장은 ‘크론병은 불치, 난치병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크론병 환자들의 잘못된 음식 습관을 개선하고 허약해진 장조직을 복원해준다면 반드시 치료된다고 확신한다. 또한 서양 의학에서는 장을 눈으로 보고, 염증을 통제하는 장비와 시설들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질병 이전에 사람을 보자고 강조한다. 그는 원인을 파악해서 그 사람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고, 각각의 방법으로 치료 관리해나가는 것에 방점을 둔다.
딸에게 양방과 한방 협진을 시키며 지은이는 딸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꿔나간다. 족욕, 반신욕, 따뜻한 음식, 맨발걷기, 아랫배는 반드시 따뜻하게, 적정한 체중유지, 코로 숨을 쉬어 공기까지도 따뜻하게와 같은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나간다. 그리하여 그들은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회복의 섬 센토사에 다시 정착한다.
한 가족의 애틋하고 강인한 성장의 기록인 이 책은 어쩌면 우리 모두 겪은, 겪어야 할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큰 병을 앓는 가족의 생사를 가르는 갈림길에서 가족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작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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