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새벽(장애인 접근성 강화 도서)
2024년 11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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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생성형) 활용 제작 도서
- 파일 정보 ePUB (51.56MB)
- ISBN 979119852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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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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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은 무엇일까?
현직 변호사이자 한문 고전 번역가인 김학성 저자가 원효의 『대승기신론소 및 별기』를 완역하고 주석과 해설을 담은 『원효의 대승철학 : 삶, 깨어남, 평등』 3권 중 제 1권 「깨어나는 새벽」을 펴냈다.
제 1권 「깨어나는 새벽」은, 원효의 대승철학에 담긴 평등사상을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로 풀어 차별 없는 세상을 사는 실천을 보여준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6.10민주항쟁’을 거친 김학성 저자는 민주와 평등, 통일이라는 주제에 깊이 천착해왔으며 우리 사회가 급격히 자본주의화 되면서 겪은 폐해에 대해 늘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무한한 탐욕과 경쟁, 그리고 불평등에 기초한 자본주의 체제로 인해 우리의 생태계와 삶이 묶인 재앙의 결박을 풀고 깨어나는 새벽을 열고자 모색해왔다. 김학성 저자는 동양 고전을 공부하며 원효의 대승철학에서 그 길을 찾았다.
저자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도올서원(3림)에 입학해 ‘중용’을 배운 후 한문 고전을 읽고 번역하는 훈련을 30년 가까이 해왔으며, 〈원효〉라는 텍스트가 거느린 다양한 역주서와 해설서는 물론 다양한 문학작품과 방대한 문헌들을 설렵하며, 원효가 실천했고 지금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평등을 탐구하였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존재 자체로 평등하다.”
평등이 왜곡된 세상을 향해 원효가 내리치는 벼락같은 외침.
지금을 사는 독자들이 「깨어나는 새벽」을 읽으며 경험하고 공감하고 열어 갈 분명한 세상이다.
1. 원효의 생애와 현재의 우리 ..... . 6
2. 대승기신론소 및 별기 .............. 8
3. 원효의 대승철학과 깨달음, 그리고 실천Praxis ... 12
4. 원효철학의 역사적 지평 ......... 22
5. 이 책의 구성 ....... 25
일러두기 ...... 30
제1장 크루소, 또는 자연과 문명의 문제 ....... 36
제2장 스노볼. 또는 권력의지와 자기초극의 문제 ... 52
제3장 산양 방드르디, 또는 소유와 존재의 문제 ... 64
제4장 던 어머니, 그리고 깨어남 ..... 78
제5장 또 다른 스페란차, 차이가 편안히 드러나는 광장 106
제6장 깨어나는 새벽, 그리고 혁명의 문제 ..... 156
저자의 말 ... 167
P 6
1. 원효의 생애와 현재의 우리
원효는 신라에서 태어났다. 신라 금성 압량주 불
지촌이 원효의 고향이다. 현재 그곳의 지명은, 경
상북도 경상시 지안면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
국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긴 전쟁을 치뤘던 시기가
끝나가고 불완전하나마 신라에 의한 통일이 이루
어지는 시대를 살았다. 원효는 진평왕 39년인 617
년에 태어나 686년 신문왕 5년 70세의 나이로 입
적했다. 원효가 신라에 사는 동안 진평왕, 선덕여
왕, 진덕여왕, 무열왕, 문무왕을 거쳐 신문왕이 차
례로 등극했다. 격동의 시기였다.
신라는, 동족이자 강대한 제국이었던 고구려와
백제는 물론, 백제와 연대한 일본, 마지막엔 당시
세계에서 최강의 제국이었던 당(唐)과 전쟁을 치뤄
야 했다. 또한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한 후, 새롭게
통일된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었다.
P 12~13
3. 원효의 대승철학과 깨달음, 그리고
실천Praxis
3.1 일체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일심이문(一心二門) 사상
원효는 소 및 별기를 통해 대승기신론의 일심(
一心) 사상을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수용한 후 자
신 사상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런데 원효의 일심(
一心)은, 단순히 각각으로 존재하는 중생들 낱낱의
마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원효는 말한다.
일심(一心)이란 일법계(一法界)[한 존재계, 존재계
전체, 이하에서는 ‘존재계’로만 표현]이다. 원효의
일심(一心)은 존재계와 존재계를 구성하는 일체의
존재를 모두 아우르는 술어인 것이다. 일심(一心)
이란, 다름 아닌 생명력으로 가득한 우주 그 자체,
즉 생명적 우주를 이르는 것이다.
그리고 일심(一心)은, 두 개의 문인 이문(二門)
즉 심진여문(心眞如門)과 심생멸문(心生滅門)으
로 구성되어 있다. 심진여문(心眞如門)이란 존재
계와 일체 존재의 공통(通)된 상(相)이자 원리이고,
심생멸문(心生滅門)이란 개별적 존재를 이르는 술
어인 것이다.
P 22~25
4. 원효철학의 역사적 지평
진여(眞如)는 평등의 원리이다. 원효는 이 평등
의 원리가 존재계와 삶의 근본 원리임을 기신론 소
및 별기를 통해서 얘기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같
은 진여(眞如), 즉 평등의 원리는 인류사의 근본 원
리이기도 하다.
역사는 평등과 불평등이 순환되는 역사이다.
인류사의 가장 긴 기간[구석기 시대] 동안 호모사피
엔스는 서로 간에 평등했다. 그러나 언어와 문자와
문명, 그리고 생산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불평등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같은 불평등이 어느
정도 단계를 넘어가면 역사는, 그리고 역사를 구성
하는 인간들은 다시 평등을 갈망하게 된다. 우리
역사를 포함한 동아시아 세계에서 이상사회로 꿈
꾸었던 대동사회(大同社會)란, 다름 아닌 지극한
평등의 세상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
에서 구 왕조의 멸망과 신 왕조의 개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불평등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7) 라는 혼란의
시대에 정전법(井田法)을 이용한 평등한 경제체제
와 민본(民本)사상에 기초한 왕도정치를 주창한 사
상가 맹자(孟子)8) 는 일치일란(一治一亂)의 역사관
과 혁명이론으로 표현했다. 일치일란(一治一亂)의
역사관이란 역사는 한 번 다스려지고 한 번 혼란해
지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의미이다. 혁명(革命)이
란 명(命)을 간다는 뜻이며, 즉 천명을 받은 왕이나
왕조일지라도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19세기의 칼 맑스9)는 서구 유럽의 역사가 ‘
원시 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제’라는 단계를
거쳐 왔고 이 같은 역사 발전의 원동력은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불일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의
역사 단계에서 다음 역사 단계로 넘어갈 때 그것을
추동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은 그 역사 단계를 살아
가는 억눌린 민중들의 저항이다. 참을 수 없는 불
평등에 대한 민중들의 저항이 역사의 변화를 일으
킨다. 결국 인간 자체와 인간 사회, 그리고 역사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원리와 해석이 있을 터이지만,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야말로 항상 중요한 과제
상황이며, 이 같은 과제상황은 원효가 통찰한 대로
‘평등’이 단순한 당위적 규범을 넘어서 인간을 포
함한 일체의 존재와 존재계의 가장 근원이 되는 성
품이자 이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역사에서 원효가 제시한 정도의 평등사
상을 정면으로 제시한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원효
이후의 평등사상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동학을 통해 전면으로 발현된다. 원효가 활동했던 경주에서 수운 최제우가 동학을 열면서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사상을 펴고, 그 제자이자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이 “사인여천事人如天”을 실천하
고, 그것을 3대 교주인 의암 손병희가 “인내천人
乃天”으로 정식화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평등
사상은 1894년 동학혁명을 통해 구체화 되었고,
1919년 손병희와 천도교인이 주도한 3.1만세 운
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
3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
이 무無하고 일체 평등平等임]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P 25~29
5.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된 원효 3부작의 제1권
이다. 원효 3부작은 모두 『원효의 대승철학: 삶, 깨
어남, 평등』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제1권의
제목은 『깨어나는 새벽』이고, 제2권의 제목은 『존
재의 노래』, 제3권의 제목은 『우리는 모두 평등하
다』이다.
원효 3부작의 저술은 원래 제3권부터 시작한다.
제3권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는 다름 아니라 대
승기신론과 원효의 소 및 별기의 한자로 된 원문을
번역한 것이다.
제2권 『존재의 노래』는 위 제3권을 요약한 것이
다. 원효 역시 『법화경종요』, 『화엄경종요』, 『열
반경종요』, 『능가경종요』와 같은 글을 남겼는데,
여기서 종요(宗要)란 주장의 근본(종宗)을 요약(
요要)한 것이다.
제1권 『깨어나는 새벽』은 내가 이해한 원효의 사
상을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로 풀어본 것이
다.
제목인 ‘깨어나는 새벽’은, 원효의 이름을 풀은
것이다. 원효의 원(元)은 ‘으뜸, 처음, 시초’라는 뜻
이고, 효(曉)는 ‘새벽, 동틀 무렵’이라는 뜻이다. 그
래서 이를 ‘깨어나는 새벽’이라고 풀어보았다.
제1장의 제목은 『염소 크루소, 또는 자연과 문
명의 문제』이다. 화자(話者)는 염소인 로빈슨 크
루소인데, 영국 작가 ‘대니엘 디포’의 동명 소설
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이 ‘대니엘 디포’
의 ‘로빈슨 크루소’에서 하찮은 조연에 불과한 야
만인 프라이데이를 문명인 로빈슨 크루소와 대등
한 관계로 내세우는 ‘로빈슨 크루소’를 뒤집어서
다시 쓴 패러디 소설이 프랑스 작가 미셀 투르니
예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다. 여기서 방드르
디는 금요일(영어로는 프라이데이)이라는 뜻의 프
랑스 발음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주인공은 이 방
드르디이다.
제2장의 제목은 『돼지 스노볼, 또는 권력의지와
자기초극의 문제』이다. 화자(話者)는 돼지 스노볼
인데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모티
브로 했다.
주인공인 스노볼이 꾸는 꿈은 니체의 “짜라투
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1부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를 각색한 것이다.
제3장의 제목은 『산양 방드르디, 또는 소유와 존
재의 문제』이다. 화자(話者)는 방드르디이고, 여기
에 나오는 브레이킹 던(Breaking Dawn)은 원효,
즉 깨어나는 새벽을 영어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4장의 제목은 『던 어머니, 그리고 깨어남』이
다. 화자(話者)는 방드르디이다. 원효의 일심이문(
一心二門)사상과 지관쌍운(止觀雙運)의 수행법을
풀어보았다.
제5장의 제목은 『또 다른 스페란차, 차이가 편안
히 드러나는 광장』이다. 화자(話者)는 방드르디이
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라는 문제를 원
효의 사상에 기초해서 풀어보았다.
제6장의 제목은 『깨어나는 새벽, 또는 혁명의 문
제』이다. 이 장은 전지적 관찰자 시점이다. 그리고
내용 전체의 모티브는 동학 2대 교주였던 최시형
의 삶이다. 최시형은 동학의 제1대 교주인 최제우
가 처형당한 후 조선 조정이 지속해서 펼친 전국적
인 수배망 속에 35년 동안 있었다. 하지만 그는 조
선의 민중 속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인 동학을 설파
하면서 새로운 평등 세상, 즉 ‘다시 개벽(開闢)’을
준비한 ‘최장기 도바리꾼’이었다. 최시형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국에 구축해 놓은 동학의 조직인
포(包)와 접(接)에 기반해서 동학혁명이 일어났다
[전봉준은 동학의 접(接)중의 하나인 고부지역(현
재의 정읍), 동학 접주였다]. 제6장 제2절에서 던
아주머니가 방드르디에게 한 말 중 “높이 날고 멀
리 뛰어라(高飛遠走)”는 최제우가 처형당하기 직
전 최시형에게 남긴 유언이다.
P 70~71
제2절 화이트버드 호
화이트버드 호는 대륙 간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화물선이었고, 그 배에는 크루소의 표현에 의하면
사람과 동물이 같이 타고 있었다. 두 발이 아닌 네
발로 걷고 있는 소위 ‘동물’들은 선원이라고 했는
데, 수십 명에 달하는 그들은 화물을 운반하고 모
든 힘든 일을 감당했다. 그들은 한 달에 한 번씩 크
루소가 나에게 주었던 것처럼 임금이라 불리는 돈
을 받고 있었다. 나와 크루소의 관계에서는 놀이처
럼 여겨졌던 것이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듯
했다. 두 발로 걷는 ‘사람’들인 갑판장, 항해사 등
은 선원들에게 이런 저런 명령을 내렸고 선원들은
그들의 명령을 따랐다. 알고 보니 갑판장과 항해
사들도 임금이란 이름의 돈을 받고 있었다. 모든
사람과 동물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있었는
데 그들은 그를 선장이라 불렀고, 놀랍게도 그 역
시 임금을 받고 있었다. 그 배 안에는 아무 일도 하
지 않고 좋아 보이는 옷을 입고 배를 거닐거나 자
신 외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을 화려하
게 꾸며놓고 생활하는 여우가 한 명 있었는데, 사
람과 동물들은 그를 선주라고 불렀다. 그는 보통은
배에 타지 않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배에 타고 있다고 했다.
배 안에서 가장 수가 많고 열심히 일하는 선원
인 ‘동물’들은 쉴 새 없이 일하면서도 갑판장, 항해
사, 선장으로부터 욕을 먹곤 했다. 그들은 모두 임
금이라는 돈과 시간의 노예처럼 굴었다. 또한 그
들은 언제나 서로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았
고, 전혀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지진 이전의
크루소와 같이 지금 이 순간의 하늘과 바다, 파도,
햇빛, 바람, 튀어 오르는 물고기들에는 관심이 없
었다.
p 84~85
제2절 일체의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참되고 평등하다네 [심진여문心眞如門]
아들아, 심진여문心眞如門이란 생명적 우주인
존재계와 일체 존재의 공통된 상이자 원리적 측면
을 의미한단다. 그런데 원효 선생님은 이 진여眞
如를 “일체의 존재가 그 자체로 참되기 때문에
진眞이고, 평등하여 같기(동同) 때문에 여如”라고
하셨단다. 즉 일체의 존재는 참되기 때문에 그 자
체로 존귀하고, 그 일체 존재들 간의 관계는 평등
하다는 것이란다. 아, 이 얼마나 놀라운 말씀일까!
아들아, 원효 큰선생님 이전에는 ‘같다’라는 의
미를 가진 ‘여如’를 불변이라고 해석했단다. 즉 심
생멸문心生滅門은 마음의 변화하는 상태를 의미
하고, 심진여문心眞如門은 불변의 어떤 절대적 상
태로 해석했단다. 그런데 원효 큰선생님은 ‘여如’
를 ‘평등하다‘라는 뜻의 ‘동同’으로 해석하신 것이
란다.
원효 큰선생님은 진여眞如를 평등이라고 깨닫
고, 일체존재의 평등성을 생명적 우주의 근본 원리
로 선언하신 것이란다. 아마도 그래서 원효 큰선생
님은 신라의 6두품 귀족으로 누리던 고승대덕이라
는 신분을 버리고 ‘작은 마을에 사는 사내(小姓居
士)’라는 이름으로 사신 것이겠지. 민중과 함께하
는 삶을 선택했던 것이지.
P 146~147
제5절 스페란차 공동체 헌장
우리는 우리가 얘기했던 내용들을 가지고 스페
란차 공동체 헌장을 만들기로 했다.
제1조 일체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그 자체로
참되고 평등하며, 늘 생성·변화의 과정에 있다.
우리가 합의한 첫 번째 문장은 위와 같았다.
이와 관련해서 크루소는 ‘평등하며’라는 글 앞에
‘법 앞에’라는 낱말을 덧붙여서 ‘법앞에 평등하며’
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스노볼은 ‘
법’이라는 것이 법을 만드는 사람들과 집행하는 사
람들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법이
전제되지 않고도 모든 동물은 평등한 것이 아니냐
는 의견을 냈다. 크루소 역시 동의를 했다.
던 어머니는 “모든 동물은 사람이고, 사람은 모
두 벗이며, 평등하다.”라는 부속문장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모두 동의했다.
제2조 낙타는 사자가 되어야 하고, 사자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 사자의 심장을 가진 아이가.
우리가 합의한 두 번째 문장은 위와 같았다.
나는 이에 대한 부속 문장으로 “늘 알아차리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문장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서도 모두 동의를 했다.
제3조 참다운 나눔과 관용, 적당한 가난과 불편함,
그 속의 삶의 기쁨, 그것이 스페란차의 삶이다.
우리가 합의한 세 번째 문장은 위와 같았다.
P 161~162
그로부터 3년 정도 지날 무렵 이매진 빌리지에는
‘브레이킹 던’이라는 젊은 산양에 대한 이야기가
퍼져나갔다. 그는 늘 고요한 기쁨과 활기에 가득
찬 모습으로 조용히 기쁜 소식을 전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사람”이며 “모든 사람의
평등함”, “삶의 기쁨”, “삶과 사람의 분리되지 않
음”, “적당한 가난과 불편함”, “자아와 소유라는
거짓된 관념의 용”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아
이로의 변화”에 대한 소식이었다.
그러한 브레이킹 던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
이 점점 늘어갔고, 그들이 모여 만드는 초원의 삶
이 들불처럼 번져 갔다. 그들은 스스로를 “던의 벗
들”이라고 불렀고, 고정된 지역을 가지고 있지 않
았다. 그들은 상당수가 노마다리아트였고 적당한
가난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한 곳에 머물거나 축적
하지 않았고 필요에 따라 물 흐르듯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이 머무는 곳에는 초원이 생겨났다. 땅
역시 그들을 환영하듯이 그들이 머무르는 곳은 즉
시 활력을 되찾아 풀들이 무성해졌다. 그들이 머무
르는 곳에는 엄청나게 큰 도시 한복판에조차 초원
이 생겨났으며, 그 안에서 거대한 생산과 소비는
멈춰 섰고 고요한 평화와 기쁨과 삶이 도래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존재 자체로 평등하다.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토록 찾아 헤매는 '나'. 그 '자아'라는 존재가 허상이라는 것을, 다만 개념일 뿐이라는 것을, 그 실체를 만약 깨닫게 된다면 독자들은 더 분명하고 뚜렷하며 시원스런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너'를 구별 짓는 분별심과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차별을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원효는 불교공부를 더 하기 위해 두 번 당나라로 가는 유학길에 올랐다. 첫 번째는 국경에서 간첩으로 오인 받아 되돌아 왔고 두 번째 유학길은 도중에 작파했다.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 원효는 동행하던 의상과 함께 무너진 토굴을 더듬어 들어가 잠을 청했다. 잠결에 목이 말랐던 원효는 바가지에 담긴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원효는 실상을 알게 된다. 토굴은 무너진 흙무덤이었으며 바가지는 해골이었고 거기에 고인 물을 마셨던 것이다. 원효는 그 찰라, 벼락이 내려치듯 깨달았다.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의 의미이다. 대승기신론의 일심이문(一心二門) 사상인 것이다. 원효는 자신의 마음을 넘어서는 존재계 전체와 모든 존재를 끌어안고 연결되는 마음으로서 일심(一心)을 체득한 것이다. 원효는 [대승기신론소 및 별기]를 저술했고 파계를 했고 소성거사(小姓居士)로 살며 대승철학을 실천하고 평등을 실천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할거하던 삼국시대에 태어나 불완전한 통일신라시대를 건넜던 원효는 불교사상가를 넘어 민중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스승이자 친근한 존재로 천 년을 살고 있다.
이제, 그 원효의 평등사상은 김학성 저자의 3부작 [원효의 대승철학: 삶, 깨어남, 평등]으로 다시 텍스트화 된다.
제 1권 『깨어나는 새벽』을 김학성 저자는 먼저 펴냈다.
'평등'과 '불평등'은 인류에겐 언제나 중요한 과제였고 '평등'은 단순한 규범을 넘어서 인간을 포함한 일체의 존재와 존재계의 가장 근본이 되는 성품이자 이치임을 이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저자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우화로서 원효의 평등사상을 풀어낸다. 차별과 불평등이, 자본주의 체제의 검은 등에 업혀 보편화되어 있는 지금, 왜 우리는 원효와 동행해야 하는지, 평등과 동행하는 그 삶이 그 생태계가 얼마나 무한히 넓고 밝고 빛나는지 『깨어나는 새벽』은 보여준다.
그토록 구별하고 싶어 하는 '너'와 '나'. 평생을 찾아 헤매도 알 수 없는 '나'. 그 답답한 무거움을 벗어버리고 빛이 깨어나는 새벽의 푸른 세상을 지금 우리는 함께 만날 수 있다.
『깨어나는 새벽』은, 독자들에게 달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를 건넬 것이다. 마른 목을 축이고 더운 이마를 적실만큼 넉넉하고 청량한 물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깨어나는 새벽』은 우화이다. 평등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동물들이 주인공이고 그 동물들이 곧 사람이다. 이 우화에 호모사피엔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념과 분별에 갇혀 이 우주의 모든 존재 위에 군림하며 같은 인류 외에는 교류를 나누지 않고 닫혀 있는, 불통의 세상에 사는 호모사피엔스. 스스로 불평등을 만들고 산업혁명이니 4차혁명이니를 내세워 영욕의 자본주의에 빠져 사는 호모사피엔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허나 독자들은 『깨어나는 새벽』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러한 호모사피엔스가 살아온 역사를 만나게 된다. 또한 주인공인 동물들의 삶을 통해 인류가 어떻게 역사의 장을 넘겨왔고 그 바탕이 되어 준 철학과 사상, 사회와 문화의 흐름은 어떠했는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실상은 방대한 인류사를 원고지 400매, 글자 51,318자 속에 이야기로 녹여 넣었다.
『깨어나는 새벽』을 읽는 독자들에겐 또 다른 선물이 주어진다. 원효의 대승철학을 우화로 읽노라면 인류사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지식들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깨어나는 새벽』은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독자들은 자신들의 깨어나는 새벽을 준비하며 그 밝은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다.
『깨어나는 새벽』의 각주로 만나는 동서고금의 철학서와 문학서 그리고 역사와 인물들
‘인생의 책’을 찾고 있는 독자들에게 『깨어나는 새벽』의 각주들을 정독하길 권한다. 어디서 들어는 보았던 인물과 철학과 사상, 제목은 알고 있지만 내용은 알지 못했던 훌륭한 책들에 대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독자들의 서가에서 지혜롭게 빛날 도서목록이 될 것이다.
1) 마명(馬鳴): 산스크리트 이름으로 아슈바고샤(산스크리트어: अश्वघोषः). 인도의 고전인 산스크리트 문학 최초의 불교 시인이며 대승불교 철학자(50년~150년 사이에 생존한 것으로 추정)
2) 양나라: 한(韓)이 멸망하고 위(魏).오(吳).촉(蜀)을 거쳐 위(魏).진(晉)이 몰락한 후의 남북조시대 남조 국가 중의 하나
3) 당시 서유럽은 암흑기인 중세에 들어가던 시대였고, 중동에서는 무함마드가 610년에 창시한 이슬람이 막 발흥하던 시기였다.
4) 파울루 프레이리, 『페다고지』, 남경태·허진 옮김, 그린비, 2020. 76~77쪽 참조. 일부 번역표현을 수정했다.
5) 박태원, 『원효, 하나로 만나는 길을 열다』, 한길사, 2016, 370~371쪽. 「원효불기(元曉不羈), 『삼국유사』 권4.
6)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도올 김용옥,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 통나무, 1989. 181~227쪽 참조
7) 전국시대: 기원전 403년에서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기 전인 기원전 222년까지의 시대
8) 맹자: 생몰년대는 정확하지 않지만 기원전 372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289년경에 사망한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의 사상가. 인정
(仁政)과 왕도정치, 성선설을 주장했다.
9) 칼 맑스: 독일의 공산주의 혁명가. 혁명적 사회주의자. 1818년 프로이센 왕국 트리어 시(市)에서 출생. 1883년 런던에서 무국적자로 사망. 1847년 『공산당 선언』을 엥겔스와 집필. 1867 년 『자 본론 제1권』 출간. 동시대에 수운 최제우는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집필했다.
10) 도올 김용옥, 『동경대전2』 , 통나무, 2021. 510쪽
11) 대니얼 디포(Daniel Defoe): 1660년 출생 1731년 사망.영국의 소설가. 언론인.『로빈슨 크루소』를 발표하여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 『싱글턴 선장』, 『몰 플랜더스』, 『자크 대령』 등이 있다
12) 조지 오엘(George Orwell): 1903년 인도에서 출생, 1950년 런 던에서 사망. 영국의 작가. 명료한 문체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과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물농장』, 『1984년』이 특히 유명하다.
13)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년 독일 뢰켄 출생, 1900년 독일 마이마르에서 사망. 시인. 철학자. 서구의 전통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자 했기 때문에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이 있다.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도덕의 계보학』 등이 있다. 니체가 이 책들을 주로 저술한 시기는 해월 최시형에 의하여 수운 최제우의 저술인 『동경대전』과 『용담유 사』가 출간되던 시기이다.
15) 미셀 투르니에(Michel Tournier): 1924년 파리에서 출생 2016년 초이젤에서 사망. 프랑스 소설가. 1967년 데뷔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발표하면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 책이 번역되면서 일약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소설 『메테오르』, 『황금구슬』, 산문집 『예찬』 『짧은 글 긴 침묵』발표
16)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년 독일 바르멘에서 출생(방적공장 경영자의 아들로 태어남) 1895년 런던에서 사망. 독일의 사회주의 철학자·경제학자로 칼 맑스와 함께 마르크스주 의의 창시자 중 한 사람. 저서 『신성가족』, 『독일 이데올로기』,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등
17) 어니스트 시튼(Ernest Thompson Seton): 1860년 영국에서 출생 1946년 미국에서 사망. 논픽션 작가. 야생화가. 야생동물 미술가. 시튼 동물기의 저자로 유명하다.
18) 칼 맑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 이진우 옮김, 책세상, 2018. 해당 인용 부분은 이 책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하지만 용어의 해석과 표현은 일부 수정했다. 특히 ‘사적 소유’ 라는 표현은 ‘사유 재산’이라고 표현을 수정했다.
19) 존 로크, 『통치론: 시민정부의 참된 기원, 범위 및 그 목적에 관한 시론』, 강정인 옮김, 까치글방, 2023. 55쪽
20)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조현욱 옮김, 김영사, 2017, 440~441쪽
21)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 홍기빈 옮김, 도서출판 길, 2009. 제6장. 여기서 폴라니는 노동, 토지, 화폐를 ‘상품 허구’라고 한다.
22) 사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로빈슨 쿠르소라는 모험 소설의 실제 내용이다.
23)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갈라파고스, 2021. 104쪽
24) 유범상, 『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 학교도서관저널, 2018. 30~31쪽
26)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 243~244쪽
27)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433~434쪽
28) 칼 맑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 이진우 옮김, 책세상, 2018, 37쪽
33)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2020, 40쪽
35) 이 부분은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홍성흡 옮김, 이학사, 2019. 제11장을 참고하였다.
37) 가리타니 고진, 『세계사의 구조』,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b, 2017, 31~43쪽.
작가정보
‘어린시절을 전라북도 임실군에 있는 지리산 자락의 작은 마을 ‘숙호’에서 살았다. 부모님이 나신 이 마을에서 외할아버지가 좌익활동을 하다가 6.25전쟁 중 돌아가시고, 너무나 사랑하던 외할머니가 그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으셨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념이 민중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해왔다. 어린시절 전기 없이 외할머니가 호롱불아래서 베를 짜시던 모습과 나무를 주어와서 무쇠솥에 밥을 하시던 모습을 기억하는 저자는 그 후 우리 사회가 급격히 자본주의화되면서 겪은 변화에 대해 늘 놀라움과 당혹스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6.10 민주항쟁을 거친 지은이는 민주와 평등, 통일이라는 주제에 깊이 천착해왔고,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도올서원(3림)에 입학해서 “중용”을 배운 후 한문 고전을 읽고 번역하는 훈련을 30년 가까이 해왔다. 원효의 저서를 읽으면서 원효의 평등사상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민주주의란 평등한 관계의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자기를 통치하는 정치체제이어야 하며, 이의 진정한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학습동아리’를 통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공동체를 일상 속에서 성찰하여야 하고, 그 학습동아리는 ‘차이가 편안히 드러나는 광장’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믿음에 따라 현재 시민단체인 마중물에서 협동조합 마중물문화광장의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학습동아리 민주주의’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공무원으로 통일부에 재직했고, 그 후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현재 법무법인 형평 대표변호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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