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의 순례자
2024년 11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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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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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년, 성 위니프리드 유골을 슈루즈베리의 수도원으로 옮긴 지 4년, 유골 이장을 기념하는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순례자들이 수도원에 모여든다. 캐드펠 수사는 이 순례자들 중 누군가가 큰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성 위니프리드의 성스러운 기적들과 더불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순례자들에 대한 캐드펠의 의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hronicles of Brother Cadfael)’는 놀라운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 생생한 캐릭터, 선과 악, 삶과 죽음, 신과 인간 등 인간사 최고 난제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이 깃든 역사추리소설의 클래식이다.
고행의 순례자 11
주(註) 331
단 하나의 무자비한 행위가 선한 의지와 정의, 화해라는 모든 가치를 송두리째 벗겨버린 것이다. 자신과 반대되는 신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공격하고, 이를 막으려 나선 공정하고 의로운 사람까지 해한 일은 교황 대사가 조성하려는 평화로운 미래에 있어 지극히 불길한 징조나 마찬가지였다.
“그럼 그 기사를 살해한 죄로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휴가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그렇소. 다들 어둠 속으로 도망쳐버렸지. 설령 그자들의 이름이나 은신처를 아는 사람이라 해도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었을 거요. 이제 죽음은 너무나 흔한 일이 되어버렸으니까. 어둠 속에서 비열하게 습격당해 죽는 일도 다반사고. 이 사건도 다른 사건들처럼 곧 잊힐 것 같소.”
--- 49쪽
위버 부인이 수다스레 늘어놓은 이야기를 떠올리며 캐드펠은 청년의 잔뜩 부풀어 오른 상처투성이 발로, 이어 피부가 벗겨진 목으로 시선을 옮겼다. 수수한 짙은 색 상의를 걸친 그 청년은 가장자리에 나뭇잎 문양이 수놓인 긴 리넨 천을 목에 감고 있었다. 무거운 쇠 십자가를 지탱하는 가느다란 금속 끈의 마찰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방편이리라. 하지만 천에 빨간 핏자국이 스며든 것을 보니 아마 그걸 감은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그것으로도 목을 보호하기에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목걸이의 줄은 너무나 가늘었고 십자가는 너무나 무거워 보였다. 대체 어떤 소망이나 목적을 품고 있기에 저토록 혹심한 고행을 감수한단 말인가? 정말 그런 고통이 하느님이나 위니프리드 성녀께 자그마한 즐거움이라도 안겨주리라 생각하는 걸까?
--- 76~77쪽
“사실 그 사람이 종적을 감췄든 말든 그런 소문을 막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의 행운을 시기해서 어떻게 해서든 그를 헐뜯으려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들은 이제 청년이 사라진 두 가지 그럴싸한 이유를 찾아낸 참이지요. 첫째, 순수한 자책감과 죄의식입니다. 너무 늦게 손을 쓰는 바람에 라이날드를 구해내지 못했다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누군가 자기가 한 짓을 눈치챘을까 봐 두려워 그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달아났다는 겁니다. 둘 다 그 사람으로선 종적을 감출 만한 이유가 되지요. 특히 두 번째 이유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일을 저질렀지만 막상 그러고 보니 목적했던 바를 성취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 166~167쪽
계단 발치에서 그는 성녀께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보인 뒤 돌아서서 떨고 있는 이모와 누나를 안심시키듯 싱긋이 웃어 보이며 열여섯 살 먹은 여느 청년처럼 기운차게 걸어갔다.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목발은 계단 아래 얌전히 놓여 있었다.
마침내 마법의 주문이 풀렸다. 기적과 그 절대적 본질이 백일하에 드러난 참이었다. 성가대석과 회중석은 물론 이 광경을 주시하고 귀 기울이던 사람들이 들어찬 모든 곳에서 떨리는 한숨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엄청난 열기로 진동하는 기도의 웅얼거림과 함께 눈물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가 퍼지는가 싶더니, 뒤이어 경이와 찬양의 폭풍우를 동반한 우레와도 같은 함성이 한꺼번에 일었다. 그 메아리가 돌벽과 드높은 아치형 지붕, 성당 뒷면, 양쪽 회랑에 부딪쳐 성당 안을 거듭거듭 휘돌았으니, 내내 고요히 서 있던 촛불들마저 거세게 요동할 정도였다.
--- 201쪽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왜 누군가는 그런 집착에 시달리는가? 왜 키아란은 일부러 고통을 감수하고 있을까? 어째서 그는 그 경건하고 헌신적인 노력을 자신의 의무로 여기는 것일까?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 작별 인사를 하거나 감사의 뜻도 표하지 않은 채 훌쩍 떠나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을 떠나며 보시를 남긴 사람은 매슈였다. 왜 매슈는 오늘 하루를 온전히 이곳에서 보내자고 친구를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일까? 오전까지만 해도 멜랑에흘과 손을 잡은 채 흥분과 환희에 들떠 있던 그가 왜 몇 시간 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녀를 내팽개치고 키아란을 호위하여 그 힘겨운 순례를 다시 시작한 것일까?
--- 241~242쪽
그녀의 입술과 두 눈에는 근심 어린 희미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처음으로 머뭇거린 순간, 뤼크는 그녀의 뺨에 난 검푸른 멍 자국을 보았다. 얼마나 충격적인 모습인가. 뤼크는 수치심과 슬픔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떨며, 기꺼이 자신을 받아들이고자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는 그녀를 향해 비틀비틀 정신없이 걸어갔다. 이어 그녀의 발 앞에 털썩 무릎을 꿇은 그는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고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연신 쏟아져 나오는 눈물. 위니프리드 성녀의 기적이 깃든 샘물만큼이나 치유력을 지닌 눈물이었다.
--- 306쪽
참회와 구원, 그리고 진실을 향한 순례
수도원을 어둠으로 물들이는 살인 사건
1141년,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은 성 위니프리드의 축일을 맞아 많은 순례자들로 북적인다. 성 위니프리드의 유해를 모셔온 기념일을 기리기 위해 수많은 순례자들이 슈루즈베리로 모여든 것이다. 모두들 성 위니프리드의 은총과 기적이 그들의 삶에 찾아오기를 기원하면서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이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두 명의 수상한 순례자, 키아란과 그의 동행인 매슈가 도착한다. 그들은 함께 다니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기운을 풍기는데, 특히 키아란은 목에 커다란 쇠십자가를 걸고 맨발로 걷는 등 극심한 고행을 자처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중, 한 정의로운 기사가 비극적으로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수도원에 전해지고, 캐드펠 수사는 직관력과 수사 능력을 발휘해 기사의 죽음이 감추고 있는 진실을 하나씩 밝혀내기 시작한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에서 캐드펠 수사는 키아란과 매슈가 함께 순례길에 오른 진짜 이유를 알게 된다. 그들은 성 위니프리드를 기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과거에 얽힌 사건 때문에 순례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깊은 갈등과 복수에 대한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특히 키아란은 이 순례가 자신에게 구원의 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사의 죽음과 키아란의 참회 사이에 복잡한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캐드펠은 도덕적 딜레마를 넘어, 진실과 정의를 찾아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 모든 사람이 성녀의 기적을 바랄 때 오직 홀로 기적에 초연했던 흐륀이라는 소년은 성녀의 은총을 받아 목발을 집어던지고 두 발로 걷는 기적의 주인공이 되고, 캐드펠 수사 또한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올리비에를 다시 만나는 기적 같은 순간을 경험한다.
『고행의 순례자』는 전형적인 추리 소설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중세 시대의 신앙과 순례 문화를 깊이 탐구하는 작품이다. 엘리스 피터스는 이 작품에서 중세 기독교 사회의 종교 행사와 종교적 열망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는 나약함 등을 촘촘하게 묘사한다.
『고행의 순례자』에서 순례자들은 신의 구원을 받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적 갈등과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구원은 외적인 행동이 아닌, 내면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묵직하게 전한다. 캐드펠 수사는 진실을 추구하면서도 용서와 자비의 가치를 잊지 않으며, 독자들에게 과연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도록 이끈다.
작가정보
(Ellis Peters)
움베르토 에코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으며 애거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엘리스 피터스(본명 에디스 파지터 Edith Pargeter)는 1913년 9월 28일 영국의 슈롭셔주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덜리 지역 약국에서 조수로 일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해군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그녀가 쌓은 이러한 다양한 경험과 이력은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39년 첫 소설 『네로의 친구 호르텐시우스』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63년 『죽음과 즐거운 여자』로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앨런 포 상을 받았다. 1970년에는 '현대문학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치사와 함께 '마크 트웨인의 딸'이라는 호칭을 얻었으며, 1977년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발표하며 시작된 캐드펠 수사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에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hronicles of Brother Cadfael)의 한 권인 『수도사의 두건』으로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는 실버 대거 상을 받았다. 영국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받았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문학적 성취와 함께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드러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고전으로 손꼽힌다. 1995년 10월, 생전에 지극히 사랑했던 고향 슈롭셔에서 여든두 해의 생을 마쳤다.
전문 번역가.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빈방〉으로 당선된 뒤 극작 활동과 번역 작업을 병행했다. 현재 부여에서 번역 작업을 하면서 지속 가능한 자연생태 농업에 관심을 갖고 파트타임 농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메리카 인디언의 가르침』 『패디 클라크 하하하』 『희박한 공기 속으로』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피아니스트』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세상 끝 천 개의 얼굴』 『성난 물소 놓아주기』 『그런 깨달음은 없다』 『모든 것의 목격자』 『켄 윌버, 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 『늘 깨어나는 지금』 외 10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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