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색
2024년 11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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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429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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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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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너의 색》은 〈목소리의 형태〉 극장판 감독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야마다 나오코 감독, 〈고양이의 보은〉 각본을 맡아 인지도를 넓힌 요시다 레이코 각본의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작가 사노 아키라가 소설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상하이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으며, 한국에서는 2024년 10월 12일 개봉한다.
이 책의 저자 사노 아키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을 소설화하며 관객과 독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텍스트라는 매체의 장점을 통해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은 세 주인공의 섬세한 감정을 보여주어 원작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소설 속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토츠코가 마주하는 ‘색’이 머릿속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또 세 사람이 연주하는 하모니도 귓가를 맴돌며 경쾌한 여운을 남긴다.
너의 색
에필로그
토츠코가 사람을 볼 때는 그 사람의 온몸을 ‘색’이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색’이었고 여러 가지 ‘색’에 감싸인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 ‘색’이 ‘보통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빨간 사과도, 분홍 꽃도, 스테인드글라스가 바닥에 비추는 알록달록한 빛도 분명 ‘보통 사람’과 똑같이 보였다. 다만 사람을 보면 토츠코에게만 보이는 그 사람만의 ‘색’이 있었다.
--- p.21
눈처럼 내리는 벚꽃잎 사이를 당시에는 이름도 몰랐던 키미가 교복을 입고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옅은 분홍색 꽃잎에 휩싸인 키미는 장렬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토츠코가 보기에 마치 푸른 베일이 몸을 감싸고 있는 듯했다. 흩날리는 벚꽃잎은 키미의 푸른 ‘색’에 지배받는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주위를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43-44
“괜찮다면 우리 밴드에 들어오지 않을래요?”
--- p.113
“우리는 몇 번이고 다시 걸을 수 있어요.”
키미를 똑바로 바라보는 히요코의 말에 단단한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사야 43장 4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니’.”
키미는 그 다정한 말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널리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그것은 분명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일이라는 걸 히요코 수녀님이 말씀해주신 것이다. 다시 걷는다. 과연 할 수 있을까…….
--- p.287
춤추는 것이 즐거웠다. 더 이상 쑥스럽게 웃어넘기지 않을래. 나는 행복해. 춤추는 기쁨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행복은 스스로 정한다.
어디까지라도 높이 날 수 있어.
토츠코는 푸른 하늘을 향해 뛰어올랐다. 손을 뻗자 그 손끝에 푸른 하늘이 있었다.
--- p.368
“우리 지금 ‘좋아하는 것’과 ‘비밀’을 공유하고 있어”
불안의 시절을 통과하며 서로를 물들이는 너와 나의 색
사람이 색으로 보이는 토츠코, 자퇴한 사실을 할머니에게 말하지 못하는 키미, 주변의 무거운 기대 속 남몰래 음악 활동을 꿈꾸는 루이. 저마다 비밀을 간직한 세 사람은 음악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며 낯선 감정을 나눈다. 색이라는 것은 빛의 물결이다. 서로 다른 빛의 물결이 만나 다양한 색이 되어가듯 세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물들여간다.
어린 시절 토츠코는 발레를 좋아했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나서부터 그 마음을 접는다. 발레를 떠올리면 타인의 비웃음이 절로 따라붙어 여지없이 괴로워진다. 하지만 키미와 루이는 토츠코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준다. 덕분에 토츠코도 자기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며 조금씩 인정하기에 이른다. 좋아하는 마음, 즉 춤추는 기쁨을 깎아내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영화 〈너의 색〉을 연출한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영화의 기획 단계에서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강인함”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스스로 정한 행복을 향해 불안하지만 씩씩한 걸음을 내딛는 키미와 루이, 토츠코를 더욱 응원하게 된다.
“우리는 몇 번이고 다시 걸을 수 있어요”
서툴러도 아름다운 청춘의 노래
책의 제목 ‘너의 색’은 일본어로 ‘키미(きみ)의 색’을 뜻하기도 한다. 토츠코는 푸른 베일에 몸을 감싸고 있는 듯한 키미의 색을 동경해 왔다. 그래서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키미가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사실에 당황한다. 하지만 키미 또한 여느 사춘기 소녀와 같이 마음속에 부담과 불안을 안고 있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키미에게 토츠코는 “모두가 우물쭈물하며 살아가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어 한다. 그것은 마치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격려처럼 느껴진다. 감독과 작가는 좌절하고 도망쳐도 괜찮다고, 키미와 토츠코, 루이라는 세 청춘을 통해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춘’만큼 그리운 시절도 없지만, 막상 그 시기의 우리는 서툴고 머뭇거리고 두렵기만 했다. 《너의 색》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린 날의 우리를 투영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타인의 눈에 비치는 모습과 스스로 생각하는 내 모습의 괴리감에 당황하며,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누군가의 기대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 불안하지만 찬란한 그 시기를 지나온, 또한 지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청춘의 노래에 귀 기울여 보자.
작가정보
佐野 晶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거쳐 현재는 영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를 노벨라이즈한 작품으로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태풍이 지나가고》, 《세 번째 살인》, 《괴물》 등 다수가 있다. 2019년에 《고스트 앤드 폴리스 GAP》로 제1회 경찰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 외에 본격 장편소설로는 《독 경찰毒警官》이 있다.
다른 사람의 책장 구경을 좋아한다. 출판번역에이전시 글로하나에서 일본어 기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어에 이어 중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배우면서 언어란 그 나라의 문화를 담아낸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단순히 텍스트가 아닌 문화를 전달하는 번역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렇게 중년이 된다》, 《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 《말 잘하는 사람은 잡담부터 합니다》, 《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철학을 잊은 리더에게》, 《사랑에 이르는 병》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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