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테일즈(Corean Tales)
2024년 11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0년 10월 28일 출간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482.00MB)
- ISBN 979117307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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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5.00MB
7분 10.00MB
5분 6.00MB
5분 7.00MB
11분 15.00MB
24분 33.00MB
17분 23.00MB
87분 119.00MB
38분 52.00MB
84분 115.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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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영국 총영사 애스턴의 한국어 교사였던 김재국은 당시 조선에서 유행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모아 애스턴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만들었다. 이는 애스턴의 부탁에 의한 것이었는데 김재국은 당시 조선에 온 외국인들의 한국어 교사 중에서 서양의 민담과 유사한 조선의 옛이야기를 가장 많이 알고 있던 사람이다. 이렇게 엄선된 11편의 이야기는 ≪Corean Tales≫라는 제목을 달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옛날이야기를 모은 것이 아니라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가장 재미있고 중요한 조선의 옛이야기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애스턴은 언어학자로서 조선의 입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재국은 이러한 애스턴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조선어 단어와 숙어의 정확한 의미, 우리말의 용례와 입말의 특성, 이야기로 구현되는 조선의 문화와 풍속 등을 정확히 알려 주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2. 매립음주(賣笠飮酒) / 갓을 팔아 술을 사 먹은 이야기
3. 걸인시혜(乞人施惠) / 거지가 은혜를 베푼 이야기
4. 백호산군식랑(白虎山君食狼) / 백호산군이 이리를 잡아먹은 이야기
5. 이생계주(李生戒酒) / 이생이 술을 끊은 이야기
6. 의적(義賊) / 이생원을 구한 도둑 이야기
7. 멸사기(滅邪記) / 사악한 요괴와 대적한 이야기
8. 최경 비리호송(非理好訟) / 최경의 잘못된 송사 이야기
9. 이김양성기(李金兩姓記) / 이씨와 김씨 두 집안 이야기
10. 용지취과(用智娶寡) / 지혜를 써서 과부에게 장가든 이야기
11. 친사간상전(親査間相戰) / 사돈끼리 서로 싸운 이야기
해설
옮긴이에 대해
“여보시오, 내 말을 들으시오. 우리 중의 법(法)은 제 손으로 무엇이든지 살상(殺傷)하지 못하는 법인즉 내가 친히 죽이지 못하니, 이 범을 내가 대신으로 붙들 터이니 말을 잠간 멈추고 어디서 도구를 얻어 가지고 와서 이 범을 죽이시오.”
하거늘 이 사람이 범을 놓고 멀리 달아나며 이르되,
“너는 불경(佛經)만 읽고 ≪맹자(孟子)≫의 글은 읽지 아니하였느냐? ≪맹자≫라 하는 글에서 말하기를 ‘사람이 칼로 사람을 죽이고 가로되,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아니하고 칼이 사람을 죽였다 하면 진실로 사람이 죄가 없고 칼이 죄가 있으랴?’ 하였다. 네가 지금 그와 같도다. 내가 네 말을 듣고 이 범을 죽이면 나는 오히려 죄가 없어도 너는 나를 시켜서 살상을 하였은즉 죄가 네게 있을 것이니, 네 어찌 불경 경계(警戒)에 죄를 아니 범했다 하겠느냐? 그런고로 내가 너를 위함으로 이 범을 아니 죽일 뿐 아니라, 이 범이 계속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달되고 있으니 그리 알고 붙들고 있다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거든 나와 같이 그 사람에게 전달하라.”
-7쪽, <전장호(傳掌虎)?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범 이야기> 중에서
이전에 어느 곳인지는 모르되 흰 호랑이 하나가 있어서 모든 짐승 중 임금이 되어 정사를 하는데, 먹을 것을 많이 진상(進上)하면 좋아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죽이는지라. 어느 짐승이 그 위엄을 무서워 아니하리요?
그러한 중에 백호산군이 사냥하러 나갔다가 어떠한 포수에게 총을 맞고 돌아오니 비록 과히 상치 아니하였으나 화약과 철환의 독한 기운이 몸에 들어 밤과 날에 평안치 못하였다. 모든 짐승이 다 가서 문안하여 위로할 제 온갖 먹을 것을 예비하고, 혹 그 마음이 변하면 무죄한 신하를 물어 죽일까 하여 겁내며 소심하더니, 이때에 여우가 무슨 일이 있어서 들어와 문안을 못한지라. 백호산군이 생각하되,
‘다른 신하는 다 와서 내게 문안도 하고 먹을 음식도 많이 주되 여우는 한 번도 와서 문병도 아니하니 괴이하도다.’
-17쪽, <백호산군식랑(白虎山君食狼)?백호산군이 이리를 잡아먹은 이야기> 중에서
한날은 무슨 볼 일이 있어서 삼십 리 되는 곳에 갔더니, 그곳에서 한 집을 보니 부자의 집 모양이되, 그 집 문을 지나며 본즉 문 안에 한 흰 옷 입은 계집이 있거늘 자세히 보니 나이 이십 넘은 과부라. 그 얼굴이 매우 아름답고 그 모양이 민첩한지라. 이성이 생각하되,
‘내 만일 이 과부를 얻으면 재물까지 가질 것이니 진실로 좋겠다마는 계교가 없구나!’
하고 집에 돌아와서 그 계집을 잊어버릴 수가 없어서 거의 병이 나게 되었더니, 문득 한 꾀를 생각하고 그 이웃에 있는 말 잘하는 계집을 불러 의논하되,
“내가 자네를 부른 뜻은 내가 과부에게 장가들고 싶어서 의논하고자 하니, 만일 이 일이 되게 하면 성사(成事) 후에 돈 삼백 냥을 줄 것이니, 나 하라 하는 대로만 하여 주소.”
하니, 그 계집이 돈을 주마함에 욕심이 나는지라. 대답하되,
“서방님이 시키는 대로 하올 것이니 무슨 계교를 가르치옵소서.”
하거늘 이성이 가로되,
“내가 그 과부 있는 근처에 가겠으니 하루만 더 기다리라.”
- 223∼224쪽, <용지취과(用智娶寡)?지혜를 써서 과부에게 장가든 이야기> 중에서
언어학자였던 애스턴은 고종을 만날 때 통역을 대동하지 않고도 조선말을 유창하게 구사했다고 한다. 그가 관심을 보인 것은 서적에 기록된 죽은 문어(文語)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조선의 입말이었다. 그는 자신의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직접 고용했던 한국어 교사 김재국에게 당시 살아 있는 조선어를 채집하여 기존에 있던 책들을 다시 간행하는 일을 맡겼다. 그런 뒤 김재국에게 다시 조선에서 가장 유명한 옛이야기를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재국은 전국 팔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11편을 모아 “Corean Tales”라는 제목을 붙여 영국인 외교관 애스턴에게 선사했다. 재미와 교훈을 담아 조선의 문화와 말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김재국의 노력은 애스턴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조선의 말과 글의 형태와 쓰임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조금 어색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하고 흥미로운 우리말 표현들은 이야기의 재미를 북돋는다.
또한 ≪Corean Tales≫의 이야기 대부분이 조선의 사회, 문화, 풍속을 다루고 있다. 한국어를 상당 부분 학습하고 있었던 애스턴에게 조선을 더 깊이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옛날이야기만큼 좋은 소재는 없었을 것이다.
조선 팔도 민중의 울리고 웃겼던 11편의 옛이야기들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동방학연구소에 묻혀 영영 잠들 뻔했다. 귀한 자료를 발굴 복원해 현대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될 것만도 의미가 깊다.
≪Corean Tales≫에 수록된 11편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친사간상전[雪?]
서울(백동)과 시골(고양)에 살던 두 양반은 매파를 통하여 혼사를 이루었다. 두 집안에서는 매파에게 혼인을 하면 사례금을 준다고 약속했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매파는 복수를 결심해서 두 집안을 이간질시킨다. 두 집안의 아버지들에게 각각 두 사람이 이야기를 잘하다가 갑자기 사람을 때리는 광증(狂症)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사돈은 서로 만나기를 꺼려 하고 만난 후에는 서로 몽둥이로 상대방을 때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후 두 사돈은 매파의 계교 때문인 것을 알고, 매파를 후히 대접했다.
멸사기(滅邪記)
뱀은 목정승의 딸이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인간이 되어 혼인하려 했다. 뱀의 친구인 여우가 이를 말리지만 듣지 않고 인간으로 변하여 목정승에게 접근한다. 목정승은 인간으로 변신한 뱀을 사위로 삼으려 한다. 이때 목정승 집안에서 일하던 왕우가 정체를 알아차리고 여러 계략을 통하여 끝내 뱀을 퇴치한다. 그리고 이후에는 목정승의 사위가 되고 큰 벼슬에 오르게 된다.
최경 비리호송(非理好訟)
최모와 김기는 친구 사이로 김기는 최모에게 일만 냥을 빌려주었다. 최모는 장사에 실패하고 돈을 되갚지 못하자 병이 든다. 이에 김기는 최모를 찾아가 악착같이 돈을 받으려 한다. 그래서 최모는 화병으로 죽는다. 이후에도 김기는 돈을 되돌려 받으려 악착같이 행패를 부리고 관가에 고발까지 한다. 이에 최모의 아들 최경은 한성부의 서리와 짜고 소장(訴狀)을 위조하여 반대로 김기를 처벌받게 한다. 형벌을 받게 된 김기는 이후 개과천선하고 가난한 사람들에도 재물을 베푼다.
이김양성기(李金兩姓記)
초야(初夜)를 치르려던 신랑이 자신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듣고는 신부와 파혼한다. 이후 신랑은 과거에 급제하여 암행어사가 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신부의 집을 찾게 된다. 그래서 자신을 협박했던 것이 계모의 간계로 일어난 것임을 알고 되고 계모를 징치하며 다시 신부와 혼인을 하게 된다.
용지취과(用智娶寡)
홀아비 이성이 지혜를 써서 과부와 혼인한다.
전장호(傳掌虎)
한 사람이 호랑이를 붙잡고 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여 그에게 호랑이를 붙들게 하는 일이 반복되어 사람 사이에서 호랑이가 전해지게 된다.
매립음주(賣笠飮酒)
건망증이 심한 한 사람이 우연히 얻은 갓이 자기 것인 줄 모르고 팔아서 술을 사 먹는다.
걸인시혜(乞人施惠)
가난한 선비가 의로운 행동을 하여 결국에는 부자가 된다.
백호산군식랑(白虎山君食狼)
여우가 이리의 모함에 빠져 호랑이에게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지혜를 발휘하여 위기에서 벗어나고 자신을 모함에 빠트린 이리를 죽인다.
이생계주(李生戒酒)
형이 여러 기지로 주색에 빠진 동생을 학문에 정진케 하여 개과천선시킨다.
의적(義賊)
모함에 빠진 선비를 도적이 증언을 통해 구해 낸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재국
구한말 영국 총영사를 지냈던 애스턴(W. G. Aston, 1841~1911)의 한국어 교사였다. 당시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사 중에서 서양의 민담과 유사한 조선의 옛이야기를 가장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언어학자이기도 했던 애스턴의 요청에 따라 당시 널리 유행하던 조선의 옛이야기를 손수 정리해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밖의 자세한 내력은 알려진 바가 없다.
번역 이혜은
현재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국내외에 흩어진 고문헌 자료의 발굴과 DB구축, 한국 서지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 분야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현재 한국서지학회 편집위원장, 이외 유관 학회의 편집위원으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 및 연구서로 ≪러시아와 영국에 있는 한국전적≫(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비롯한 다양한 성과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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