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세계 1위의 비밀
2024년 11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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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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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최근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4% 상승하여 14조 원을 기록했다. 엄청난 실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맞았으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4년 2분기 매출액 기준 62퍼센트로 압도적 1위다. 삼성전자가 2위로 11퍼센트를 기록했는데 3분기에는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부문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단 하나, 우리가 반도체 전쟁에서 최후에 웃기 위해서는 TSMC를 파헤쳐 그 성공 비결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TSMC의 정식 명칭은 타이완반도체제조회사台灣積體電路製造公司,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다. 현지에서는 ‘타이지뎬台積電’이라 불리며 이공계 종사자를 넘어 모든 사람들의 꿈의 직장이다. 타이완의 자부심이기도 한 TSMC는 초기 자본금 가운데 48퍼센트를 정부가 투자하고, 27퍼센트는 필립스가 출자했다. 추후 필립스는 주식을 전량 매각했고 현재 타이완 정부의 지분은 6퍼센트이다. 이제 TSMC는 외국인이 지분의 70퍼센트 이상을 보유한 민간 기업이다.
《TSMC, 세계 1위의 비밀》에는 37주년을 맞은 TSMC의 설립부터 발전, 위기와 극복의 과정이 상세히 담겨 있다. 굴지의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부사장을 지낸 모리스 창이 고국으로 돌아와 TSMC를 설립한 과정, 삼성과의 인연과 경쟁 구도, 타이완 내 최대 경쟁사였던 UMC와 벌인 치열한 기술의 경주, TSMC 최고 엔지니어 량멍쑹의 삼성 및 중국 반도체 기업 이직, SMIC(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와의 기술특허침해 소송 등 TSMC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고군분투한 과정이 담겨 눈길을 사로잡는다.
추천사를 쓴 반도체 전문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권석준 교수는 책을 읽고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매일같이 나오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미디어의 지면을 장식하는 이 시점, 한국의 앞으로의 경제 발전 전략은 물론,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귀중한 힌트를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저자 린훙원林宏文은 타이완 최고의 경제저널 〈비즈니스 투데이Business Today, 今周刊〉의 부편집장을 지낸 후 고문으로 활동하는 하이테크 및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다. 언론계에 발을 내디딘 첫해에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 전 회장을 인터뷰했으며, TSMC의 역사적인 자료인 ‘R&D 6기사’ 사진이 촬영될 당시 취재 기자로도 알려져 있다. 수십 년간 TSMC를 움직이는 유력 인사들을 가까이서 취재해 온 TSMC 전문가다.
2023년 타이완에서 출간된 《TSMC, 세계 1위의 비밀》은 일본에서 2024년 3월 《TSMC 세계를 움직이는 비밀TSMC 世界を動かすヒミ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TSMC, 세계 1위의 비밀》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던지는 화두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반도체 삼국지》 저자
책임 있는 태도로 확실한 결론을 보도하다
|장상이, 전 TSMC COO, 현 폭스콘 반도체 부문 CSO
대기업의 성장을 묵묵히 지킨 관찰자의 일기
|노지마 쓰요시, 일본 언론인
한국어판 서문|실패의 교훈에서 더 큰 성공 기회를 찾은 TSMC
서문|감출 수 없는 광채, 어느 쪽을 따를 것인가
들어가는 말|찬란하게 빛나는 섬
1부 배치와 전략
아버지가 TSMC 입사를 권한 이유/ 모리스 창은 웨이퍼 위탁생산이 아니라 ‘실리콘 주조’라고 했다/ 모든 단계가 옳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호국군산의 그림자에 가려 잊혀서는 안 되는 공신/ 제조업을 서비스업으로 삼아야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웨이퍼 업계의 쌍두마차가 출격하다/ TI-Acer와 WSMC를 합병하다, 타이완에 인수합병 전쟁의 전운이 감돌다/ SMIC는 TSMC에게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다/ 삼성은 위협적인 상대지만, 존경할 만한 상대는 아니다/ 한때 광풍이 불었던 D램 산업의 쇠퇴 원인/ 대동맹을 통해 위너 서클을 구축하다/ 승계에 실패하고 다시 돌아와 전성기를 열다/ 우수 인력의 유출을 막다/ TSMC의 기적 창조는 계속될 것인가?/ TSMC 3대 후계자의 윤곽이 드러나다?
2부 경영과 관리
모두에게서 모리스 창의 향기가 느껴지다/ 말한 것은 실행에 옮긴다, 회의를 해야 의미가 생긴다/ 타이완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탄력성’/ 가격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승리해 경쟁자를 좌절시키다/ 담뱃재를 털고 보고서를 찢으며 외치다, 나가!/ SMIC와의 특허침해 소송, TSMC는 어떻게 승리했는가/ 인재 빼가기를 저지하고 영업비밀 유출을 막다/ 이사회 전날 만찬의 스테이크와 위스키/ 미국 공장 건립, 타이완인이 미국인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기술 혁신’만이 아니라 ‘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긴 노동시간, 낙후된 소프트웨어, 인색한 직원 복지
3부 문화와 DNA
방문객 출입관리대장의 작은 클립/ 창립 첫날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멀리 내다보고 감가상각을 빠르게 끝내다/ 타이완이 파운드리 산업 세계 1위를 차지한 이유/ 돈이 많아도 언행은 조용하게 겸손하게/ 경쟁자가 있어야 날마다 투지가 샘솟는다/ 타이완 특유의 종업원주식배당제도/ 인맥이 아닌 실력으로 후계자를 선택하다/ 일류 인재가 이류의 일을 한다?/ 성실성과 전문성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다
4부 R&D와 기술
허를 찌른 일격/ R&D 6기사 중 넷만 남은 이유/ 두 고릴라 앞에서 밤잠도 잊은 ‘나이크호크 부대’/ 7나노로 높은 벽을 더 세우다/ 빙산의 일각 아래 감춰진 방대한 지식재산권 창고/ 지식 관리를 통해 학습형 조직으로 변신하다/ 감염병, 공급망 단절, 전쟁과 공급망 확장/ 무어의 법칙의 한계를 돌파한 킬러 아이템/ 타이완 IC 설계서비스 및 IP 산업의 새로운 생태계/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20년 전성기/ 명문대가 TSMC의 직업훈련소가 되다?/ 타이완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최대 위기, 인재 부족/ TSMC와 삼성의 엔드게임?/ 메모리 분야의 세 가지 흐름과 사전 포석
5부 지정학적 환경
중국 제재는 미국이 다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당신들이 쓰는 반도체는 어디서 생산된 것이오?/ 미국의 IC 설계업과 중국의 거대한 시장/ 메기효과와 연관효과/ Made in Taiwan에서 Made by Taiwan으로/ 왜 모두 미국으로 가는가? 고객을 위한 일이다!/ 미국만 바라보지 말라, 하이라이트는 일본이다/ JASM이 선봉에 서서 타이완-일본 동맹의 새 페이지를 쓰다/ 타이완-일본 반도체 협력, 그 다음은?/ 일본 반도체 산업의 실패 원인/ TSMC는 몰락한 도시바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미·중 반도체 전쟁/ 런정페이는 패배했을까?/ 우리는 왜 싸우는가?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 타이완 반도체는 정말 글로벌 1위일까?
에필로그|어렵게 얻은 성과를 소중히 여기자
추천의 글
내가 열아홉 살 때의 TSMC|허잉치
TSMC의 길 : 타이완의 기적을 이끈 성공 모델 |린쿤시
TSMC 성공의 키워드 : 공동 번영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다|스전룽
고객 존중 및 과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청스자
책에서 밝히고 있는 TSMC의 비결 중 또 언급되어야 할 부분은 앞서 언급한 콘래드 양 박사가 강조한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R&D 문화다. TSMC는 삼성전자나 인텔 같은 다른 종합 반도체 제조회사만큼 국제 저널에 출판할 연구 논문을 많이 쓰지 않는다. 그것은 사실 TSMC의 연구진이 다른 회사 연구진보다 논문 쓸 실력이 모자라거나 데이터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굳이 TSMC의 기술적 노하우와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할 필요가 없어서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TSMC는 자신들의 풍부한 IP 경험과 솔루션, 신소재 테스트 데이터 등을 철저하게 IP화 시켜서 관리하고, 이를 고객에 특화된 칩을 설계하는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
_15쪽, 추천사. 《TSMC, 세계 1위의 비밀》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던지는 화두
반도체는 타이완 경제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타이완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또한 TSMC가 반도체와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시가총액 12조 타이완달러인 TSMC는 항상 설비 투자와 R&D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삼성, 인텔, TSMC 세 거물이 주도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3나노와 2나노 사이의 미세화 경쟁에서 TSMC가 먼저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TSMC는 타이완에서 ‘호국신산 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한 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무대에서 타이완의 입지를 높여주었고, 타이완에 긴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타이완을 보호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타이완이라는 반도체 국가와 TSMC에 대해 자주 논하지만, 사실상 TSMC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 TSMC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창업자 모리스 창의 자서전을 통해 엿보거나 TSMC의 재무제표를 통해 찾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TSMC의 성장을 직접 지켜본 사람을 통해 얻는 자료이며, 린훙원의 이 책이 바로 우리가 원하던 귀중한 자료다.
_24~25쪽, 추천사. 대기업의 성장을 묵묵히 지킨 관찰자의 일기
타이완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40년간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수직통합에서 수평분업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타이완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변화에 부응했다. 또 타이완의 기업은 대부분 자체 브랜드 없이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던 기업은 브랜드를 분리시켜 독립적으로 경영하게 했다. 그 덕분에 기업과 고객이 경쟁자가 아니라 동맹의 관계를 맺고 상생을 추구할 수 있었다.
_30쪽, 한국어판 서문. 실패의 교훈에서 더 큰 성공 기회를 찾은 TSMC
TSMC라는 영문 이니셜도 가끔 tsmc라는 소문자로 표기할 때가 있다는 걸 눈치 빠른 독자들은 눈치챘을 것이다. 왜 그럴까? 영미 국가들도 가끔 여러 가지 이유로 자국의 명칭을 소문자로 쓰는 경우가 있다(자세를 낮추 는 표현 등). 하지만 내가 알기로 TSMC가 소문자로 표기하는 이유는 대문자 T는 긴 가로선 때문에 억눌린 느낌이 있고, 소문자 t는 돌파하고 머리를 내미는 것 같은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_55쪽, 1부-1장. 아버지가 TSMC 입사를 권한 이유
TSMC는 ‘고객이 가장 만족하는 위탁생산 공장’으로 포지셔닝하고 자체적으로 제조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IC 설계 기업, 이른바 팹리스Fabless를 고객사로 유치했다. TSMC는 고객의 집과 같은 가상의 공장을 만들어놓고, 고객이 패스워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언제든 TSMC가 제공하는 전산 시스템에 접속해 현재 웨이퍼 생산 상황을 조회할 수 있게 했다. 페덱스 고객이 자기 우편물의 배송 상황을 조회하듯이 자신이 발주한 웨이퍼가 현재 TSMC의 어느 공장에서 어떤 공정을 진행 중인지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TSMC의 엔지니어가 고객사의 직원처럼 고객의 어려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었다. 고객이 전화 한 통만 하면 TSMC의 엔지니어가 알라딘 램프 속 지니처럼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주니 고객의 입장에서는 직접 공장을 지어 생산하는 것보다 더 나았다.
_74쪽, 1부-05장. 제조업을 서비스업으로 삼아야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인텔은 제품을 전량 자신의 생산 공장에서 생산했다. 그런데 생산 라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구세대 공정 기술이 차츰 성숙해지면 생산할 제품이 점점 줄어들어 구세대 공정의 생산 라인 관리가 쉽지 않았다. 반면 TSMC와 UMC는 구세대 웨이퍼 공정도 그것을 필요로 하는 고객의 주문을 받을 수 있었고, 게다가 그 구세대 공정들은 이미 감가상각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기업의 훌륭한 수익원이 되었다.
TSMC는 애플, 엔비디아 등 세계 최고 고객들과 거래하며 공정 기술을 최고의 상태로 만드는 한편, 구세대 공정은 차량용 IC, 전력용 IC 등 적당한 고객을 찾아 생산 라인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효율, 고성장의 파운드리 비즈니스 모델이다.
_120~121쪽, 1부-11장. 대동맹을 통해 위너 서클을 구축하다
TSMC가 매년 개최하는 3대 포럼을 보면 TSMC의 핵심 경쟁력을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매년 9월 열리는 TSMC 기술심포지엄Technology Symposium이다. 모든 고객사와 공급업체가 참가하는 이 심포지엄에서 향후 몇 년간 TSMC의 기술 비전, 공정 기술 양산 일정, 아키텍처, 효율, 공률 손실, 속도 등 여러 방면에서 가진 강점 등이 공개된다. 주로 영업, R&D, 운영 부문 관계자가 이 심포지엄의 책임자가 되며, 최근 심포지엄에도 장샤오창張曉強, 뤄웨이런羅唯仁, 미위제米玉傑 등 해당 분야의 수석부사장들이 참가했다.
두 번째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Open Innovation Platform, OIP 포럼이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이 행사는 주로 전자 설계 자동화, 클라우드, 반도체 설계 자산, TSMC의 파트너사 연합인 DCADesign Center Alliance 및 VCAValue Chain Alliance의 설계서비스업체 등 IC 설계 산업의 가치사슬에 속한 업체들이 참가한다. OIP포럼은 TSMC의 설계 및 기술 플랫폼Design Technology Platform, DTP 부문이 주관하는데, 이 부문을 만든 사람이 바로 클리프 허우다.
세 번째는 연말마다 열리는 공급망 포럼Supply Chain Forum이다. 이 포럼에는 TSMC의 공급업체들을 초대해 더 우수한 서비스와 더 낮은 가격으로 TSMC의 경영효율 향상에 기여한 공급업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격려한다. 공급망 포럼은 주로 TSMC의 구매부가 담당한다.
_147쪽, 1부-15장. TSMC 3대 후계자의 윤곽이 드러나다?
TSMC는 한참 후에야 고객을 통해 SMIC가 TSMC의 기술을 베낀 혐의가 있음을 알았다. 특허침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TSMC는 우선 타이완에서 전 프로젝트매니저 류윈첸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하는 한편, 12인치 웨이퍼 공장 배치도 및 설계도, 웨이퍼 제조 공정과 배합에 관한 자료를 SMIC에 빼돌린 혐의로 류윈첸을 고발했다.
류윈첸의 집을 압수 수색한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전자우편 계정에서 이탈리아계 마르코 모라Marco Mora 당시 SMIC COO가 류윈첸에게 TSMC 12인치 웨이퍼 공장의 공정 및 장비 목록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SMIC는 TSMC의 기술을 베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_192쪽, 2부-06장. SMIC와의 특허침해 소송, TSMC는 어떻게 승리했는가
2023년 6월 열린 TSMC 이사회에서 한 기자가 야근 및 교대근무에 대한 일부 미국인 직원의 불만을 묻자 마크 리우 당시 회장은 아주 솔직하게 “야근하기 싫은 사람은 이 업계에서 일하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TSMC는 타이완의 빛이며, 타이완 기업문화 및 관리 방식을 가지고 국제 무대에 진출해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는 타이완의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다. ‘work hard(열심히 일하기)’에서 ‘work smart(똑똑하게 일하기)’로 전환되고 있는 이 시대에 TSMC는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잘못이 없으면 더 분발하는’ 태도로 모든 비판을 수용해 더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 마크 리우 회장과 웨이저자 총재가 TSMC의 향후 10년을 황금기로 이끌어가려 한다면 이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
_227쪽, 2부-11장. 긴 노동시간, 낙후된 소프트웨어, 인색한 직원 복지
타이완 반도체 산업이 성공을 거둔 원인을 논할 때 대부분 모르고 있거나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요인이 하나 있다. 타이완의 초강력 비밀병기였던 이것은 바로 종업원주식배당제도다.
이 제도는 1980년대 중반부터 기업에 도입되었다가 20여 년 뒤인 2008년에 폐지되었다. 기업이 전년도 이익 중 일정 부분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제도인데, 초기에는 일부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주식을 위주로 배당하듯 지급했다. 증시가 활황세에 올라타 주가가 오르자 이 제도가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이런 제도는 해외파 인재를 스카우트하거나 귀국해서 창업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무기였다. 당시 타이완 반도체 기업들은 높은 연봉을 줄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해외파 인재들이 고연봉을 포기하고 귀국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제도를 통해 얻는 수익으로 부족한 연봉을 상쇄하고도 남았으므로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귀국해 타이완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_265쪽, 3부-07장. 타이완 특유의 종업원주식배당제도
당시 TSMC의 ‘R&D 6기사’로 불리던 장상이, 린번젠, 양광레이, 쑨위안청, 량멍쑹, 위전화 등 고수들이 R&D팀에 포진해 있었지만, 고위 경영진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그들의 결정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그러자 오히려 투지가 더 발동한 그들이 다 같이 모리스 창 회장을 찾아가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다며 설득했다.
이 프로젝트는 남부과학단지 웨이퍼 공장에서 진행되었다. 장상이가 총지휘를 맡고 위전화가 프로젝트 책임자로서 신주과학단지에서 20여 명을 데리고 남부과학단지로 향했다. 위전화는 매주 타이난과 신주를 오가며 진행 상황을 본사에 보고했고, 20여 명의 직원들도 가족을 떠나 1년 반 동안 타이난에서 지내며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위전화는 당시에 너무 바빠서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미안하다고 했다.
_296쪽, 4부-01장. 허를 찌른 일격
‘나이트호크 프로젝트’란 R&D 인력 400여 명에게 ‘기본급 30퍼센트 추가 지급, 성과급 50퍼센트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24시간 3교대로 쉬지 않고 일하게 한 것이다. 인원을 ‘주간조’, ‘저녁조’, ‘야간조’로 나누고 각 조가 8시간씩 교대로 근무하며 10나노 기술 개발에 몰두해 학습곡선을 단축시켰다. 그들의 목표는 2016년에 삼성과 인텔을 완전히 따돌리고 세계 1위가 되는 것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TSMC의 나이트호크 프로젝트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애플 아이폰 6s시리즈 A9 프로세서칩을 삼성과 TSMC가 절반씩 생산했지만 ‘칩 게이트’(삼성 칩이 TSMC 칩보다 발열이 심하다는 논란)가 터지면서 2016년 애플이 A9 이후 A10 프로세서칩을 전량 TSMC에 발주하기로 한 것이다. 나이트호크 프로젝트의 완벽한 성공이었다.
2022년 삼성은 TSMC보다 먼저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TSMC는 삼성보다 늦게 3나노 양산 체제에 돌입했지만 수율과 납기에서 삼성보다 앞 고, 10나노 공정 기술 개발이 지지부진한 인텔은 더 큰 격차로 따돌렸다. TSMC가 두 경쟁자를 제치고 크게 앞서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_304쪽, 4부-03장. 두 고릴라 앞에서 밤잠도 잊은 ‘나이트호크 부대’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무분별한 현금 살포와 무기, IT, 군수 등 여러 산업에서의 확장은 이미 미국의 패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타이완은 어느 나라든 패권을 잡고 휘두르는 걸 원치 않는다. 하지만 중국이 저가 시장을 넘어 상위 레벨 시장까지 차츰 집어삼키려고 할 때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이들이 타이완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의 중국 규제에 동의하는 것은 타이완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_382쪽, 5부-01장. 중국 제재는 미국이 다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은 각자 우호적인 동맹국을 규합해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자급자족을 실현하고자 한다. 향후 약 10년간은 이런 양강 대치의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진영에 선 나라가 더 많고 모두 반도체 강국이므로 물론 미국이 훨씬 더 유리하다. 미국이 첨단 기술 및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첨단 공정을 개발하기가 매우 힘들고 또 긴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성숙 공정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확장에 나설 수밖에 없다.
IC 설계 소프트웨어, 반도체 첨단 기술 장비 등의 수입이 막히자 중국은 자체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_389쪽, 5부-02장. 당신들이 쓰는 반도체는 어디서 생산된 것이오?
TSMC의 미국 투자는 미국 반도체 생산의 산업망과 연관효과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산업은 경쟁적 협력 관계에 있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부분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TSMC의 공급업체는 1만 개가 넘는다. TSMC의 미국 공장 건립은 미국 제조업의 실력을 끌어올릴 것이고, TSMC의 공급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속속 진출한다면 건전한 공급망 확대에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미국의 모든 제조업이 인텔, 삼성, 텍사스 인스투르먼트, 마이크론으로부터 수혜를 입고 완전한 공급망 구축으로 인한 장점을 누리게 될 것이다.
_405쪽, 5부-04장. 메기효과와 연관효과
TSMC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TSMC와 고객사가 합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JASM이 유일하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공장은 소니와 덴소의 CMOS 이미지 센서와 차량용 반도체를 위탁생산해 특정 고객사에 전량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출자는 사업적인 상호 계약 관계를 보증한다는 의미가 있다.
_421쪽, 5부-07장. 미국만 바라보지 말라, 하이라이트는 일본이다
타이완 파운드리 업체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도 미·중 반도체 전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받는 타격도 타이완보다 적지 않을 것이며 그 여파가 더 크고 광범위할 수 있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중국 정부의 각종 우대혜택을 받은 데다가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 매출 중 중국 수출이 4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TSMC의 중국 수출은 전체 매출의 10퍼센트도 되지 않고 미국 비중이 60퍼센트 이상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타이완보다 훨씬 높은 한국이 이번 중국 제재로 인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 근해로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 때문에 남북한 긴장 관계도 타이완해협에 못지않은데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이 대부분 한국에 있으므로, 미국에 공장을 건립하라는 미국 정부의 압력이 적지 않을 것이다.
_449쪽, 5부-11장. TSMC는 몰락한 도시바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성균관대 권석준 교수, TSMC 부사장 장상이 강력 추천
TSMC의 성공전략
제조업을 서비스업처럼. 그리고 목숨을 건 R&D
TSMC는 반도체 제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업계를 선도해 왔다. TSMC의 설립부터 30여 년간 취재해 온 저널리스트 린훙원은 TSMC의 초기 도전 과제, 주요 기술 발전, 글로벌 파트너십, 그리고 미중 반도체 전쟁, 지정학적 긴장 국면에서의 파훼법을 책 속에 담아냈다. TSMC는 위탁생산 기업으로서 고객 맞춤을 오롯이 지향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자체 브랜드파워로 인해 파운드리 발전에 어려움을 겪는다. 반도체 산업의 최전선을 취재한 저자의 열정과 파운드리 투자를 감축하려는 삼성전자의 기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미중 무역 전쟁과 AI 시대에 반도체 기업이 나아갈 길은 목숨을 건 R&D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삼성위기론에서 기술 발전의 문제점보다는 조직 문화, 인력 관리가 거론되는 상황과, 책 속 모리스 창의 인재 영입을 위한 노력이 오버랩된다.
1부: 배치와 전략 - TSMC의 설립 배경과 타이완 내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전쟁을 다룬다.
2부: 경영과 관리 - 설립자 모리스 창의 인재 확보, 기술 혁신에 과감히 투자하려는 의지를 다룬다.
3부: 문화와 DNA - 종업원주식배당제도, 장비의 짧은 내용 연한, 겸손의 미덕과 엔지니어들의 헌신을 다룬다.
4부: R&D와 기술 - TSMC의 선진 기술 발전 과정과 R&D 투자 열정을 다룬다
5부: 지정학적 환경 - 미국의 중국 제재와 일본 반도체 산업 실패, TSMC의 파운드리 해외 공장 설립을 다룬다.
트럼프 2기에 맞서라
TSMC와 타이완의 도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됨으로써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목전에 있다. 총격에서 살아남고 연임에 대한 걱정도 접어둔 트럼프는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인다. 타이완은 미국에 보험료를 내듯 안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그의 한마디에 TSMC 주가가 2%나 떨어지고 반도체주 전체가 휘청이기도 했다. 미국만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대표적 슬로건인 ‘Make America Great Again’으로 드러나는 미국 우선주의는 세계 각국의 분업이 정착된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타이완의 TSMC는 미국의 현지 생산 압력과 보조금 수령을 위해 텍사스와 애리조나에 각각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공장을 지었다. 그러나 타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에 대해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진출 성과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촉발된 미·중 반도체 전쟁은 트럼프 2기에서 더욱 격화할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저자 린훙원은 마지막 5부에서 ‘지정학적 환경’을 다룬다. 먼저 일본과의 협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본이 비록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지만, 반도체 장비, 실리콘 웨이퍼, 화학, 소재 등 분야에서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TSMC는 소니의 이미지 센서가 있어야만 애플에 납품할 칩을 만들 수 있음을 든다. TSMC는 일본 규슈에 소니, 덴소와의 합자회사인 JASM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것은 타이완-일본 동맹으로 미국에 대항하려는 시도일까? 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일본이라는 우수 고객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제조업을 서비스업처럼 수행하여 성공한 TSMC의 전략을 떠올리면 수긍이 간다. 게다가 TSMC 애리조나 공장이 원활한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하나로 타이완 현지와는 다른 근로문화, 즉 초과근무에 대한 거부감이 꼽히는 것을 보면 일본에 대한 투자가 합리적인 선택임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오랜 기간 임금 상승이 정체되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상태다. 미국에 비해 낮은 생산원가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무너진 것은 과거 미국의 제재 때문이 아니라 R&D 소홀과 한국의 급부상 때문이었다고 회고하며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야 함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미국 제재로 인한 전망을 내놓는데 사뭇 긍정적이다. TSMC와 미국의 고객사는 운명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요지다. TSMC는 서비스업 마인드를 바탕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고객과의 신뢰를 다졌다. 그뿐만 아니라 R&D에 매진하여 60퍼센트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압도적 제조력을 갖췄기에 엔비디아, 애플 등 빅테크 고객들은 자사 제품의 품질을 위해 TSMC에 칩 생산을 의뢰할 것이다. 미국의 제재로 칩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미국 기업들도 전방위적인 피해를 입는다.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조성된 반도체 업계의 분업화 구조는 생존하려면 상생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의 제재에서 살아남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끝으로 저자는 화웨이를 분석함으로써 중국과의 경쟁 구도가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화웨이는 중국 내에서 생산된 칩만을 사용한 제품을 설계해 미국의 제재에도 생존하여 매출을 신장하고 있다. 화웨이의 사례는 R&D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TSMC의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작가정보
(林宏文)
하이테크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타이완의 반도체 산업을 30년간 취재해 온 칩 스페셜리스트. 타이완 자오퉁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톈진 난카이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제일보經濟日報〉를 거쳐 타이완 최고의 경제저널 〈비즈니스 투데이Business Today, 今周刊〉의 부편집장을 지냈고 현재 고문으로 있다. 산업 발전, 투자 동향, 기업 거버넌스, 국제 경쟁력 등에 관심을 두고 타이완의 반도체 산업 곳곳을 조명해 왔다. 언론계에 발을 내디딘 첫해에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 전 회장을 인터뷰했으며, TSMC의 역사적인 자료인 ‘R&D 6기사’ 사진이 촬영될 당시 취재 기자로도 알려져 있다. 수십 년간 TSMC를 움직이는 유력 인사들을 가까이서 취재해 온 명실공히 TSMC 전문가다.
저서로 《거물기업 삼성商業大鱷 SAMSUNG》, 《휴렛팩커드의 인재학恵普人才学》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및 동 대학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G2 전쟁》, 《기업의 시대》, 《삼체》 2, 3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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