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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사람이다

꽃 내음 그윽한 풀꽃문학관 편지
나태주 지음
낭독자 유동균
샘터(샘터사)

2024년 11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1월 30일 출간

총 시간
3시간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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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상품 정보
듣기 가능 오디오
제공 언어 한국어
파일 정보 mp3 (313.00MB)
ISBN 978894647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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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사람이다 총 4회
1회. 그럴 수 없이 고맙고 기쁘다

47분 65.00MB

2회. 봄이 와서 기쁘냐, 나도 기쁘단다

61분 84.00MB

3회. 너를 두고 내가 어찌하면 좋으랴

52분 72.00MB

4회. 다시 꽃 필 날 기다려도 좋을까

67분 92.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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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오디오북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KPIPA)의 <2024년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입니다. ※

풀꽃문학관 개관 10주년 기념 산문집. 나태주 시인이 2014년 공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으로 풀꽃문학관을 연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올해는 새로운 문학관이 개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나태주 시인은 새로운 문학관이 완공되면 과거의 기억으로 밀려날지도 모를 현재의 풀꽃문학관을 두고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심정으로 책을 한 권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써 내려간 책이 바로 《꽃은 사람이다》이다.

‘풀꽃 시인’이라고 불리는 나태주 시인에게 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표작 '풀꽃'을 비롯하여 나태주 시인의 시 가운데는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매우 많다. 나태주 시인은 시로는 다 표현하지 못한 꽃과 나무에 대한 단상들을 산문으로 풀어놓았다. 2023년 2월부터 6월까지, 다시 말해 아직은 삭막한 늦겨울부터 꽃들의 잔치라 할 수 있는 봄을 지나 여름꽃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초여름까지 풀꽃문학관의 풍경을 기록하였다.

풀꽃문학관의 꽃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유년 시절의 추억, 생명의 소중함,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 삶의 철학 등이 나태주 시인 특유의 따뜻한 문체로 담겨 있어 푸릇하고 향긋한 봄기운과 함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1장 그럴 수 없이 고맙고 기쁘다

지천의 세상 / 더디게 오는 봄 / 머위꽃 / 도장지 / 복수초 / 봄까치꽃 / 영춘화 / 개구리를 캤다 / 새 둥지 / 꽃이 사람이다 / 자신의 고결을 말해주듯이 ― 민들레 1 / 새봄에 온 가인 ― 미선나무 / 가야 할 길 / 시화 거리

2장 봄이 와서 기쁘냐, 나도 기쁘단다

깽깽이풀 / 새삼스럽다는 것 / 아이리스를 옮기다 / 문학관의 벽화 / 마당을 쓸었습니다 / 문학관 옆집 산목련 / 창밖의 손님 ― 노간주나무 / 얘들아, 좋은 봄날이야 ― 민들레 2 / 특별한 해후 ― 꽃마리 / 할미꽃 / 광대나물 / 가슴 울렁거리는 황홀 ― 명자꽃 / 히아신스 / 꿈을 꾼 듯 속아 넘어간 듯 ― 벚꽃 / 개나리

3장 너를 두고 내가 어찌하면 좋으랴

오랑캐꽃이거나 앉은뱅이꽃 ― 제비꽃 / 바라보기만 해도 안쓰러운 ― 앵초꽃 / 새봄의 전령 ― 진달래꽃 / 나를 잊지 마세요 ― 물망초 / 빙카 마이너 / 매발톱 / 양지꽃 / 황매화 / 금낭화 / 가장 좋은 때 / 새봄의 귀공자 ― 자목련 / 장구채꽃 / 모란 / 등꽃

4장 다시 꽃 필 날 기다려도 좋을까

디딤돌 / 자란 / 나비가 없다 / 이런 골목길 / 귀하신 손님 / 이것도 꽃이다 ― 안개초 / 단풍나무 씨앗 ― 시과 / 개구리를 만났다 / 능소화 / 어성초 / 으아리 / 보리수나무 / 전신주 아래 / 피아노 소리 때문에 ― 그 여자네 집 / 이제부터는 여름이다 ― 부레옥잠

아, 천국은 ‘더할 나위 없이 천하고 매우 흔한’ 것들이 모여서 이루는 세상이구나. 그것이 정말로 가장 좋은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귀한 것이구나!
그건 정말 그렇다. 올해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풀꽃문학관 뜨락이며 화단 여기저기에 풀꽃들은 피어나 다시금 지천의 세상을 이루고 그들의 천국을 보여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풀꽃문학관의 적막을 조금은 견딜 만하다.
__15~16쪽, 〈지천의 세상〉 중에서

그러나 오늘, 무엇보다도 놀랍게 내게로 온 녀석은 봄까치꽃이다. 본래의 이름은 큰개불알풀꽃. 꽃은 귀엽고도 예쁜데 왜 이름이 그리 상스럽냐며 이해인 수녀님이 ‘봄까치꽃’이라고 부르자 해서 나도 그렇게 부르는 꽃이다. 정말로 봄 편지를 들고 오는 우체부 같은 꽃이다. 연한 하늘빛 조그만 꽃송이가 가엾기까지 한 꽃이다. (…) 반갑구나, 봄까치꽃아. 올해도 한 해 우리 잘 견뎌보자. 나는 봄까치꽃에게 마음을 다해 인사를 해본다. 이렇게 우리 문학관에서는 흔한 풀꽃조차도 귀한 가족과 같은 존재로 대접받는 경우가 많다.
__33~34쪽, 〈봄까치꽃〉 중에서

아뿔싸! 올해도 그만 개구리를 캐고 말았다. 작년에도 이맘때 화단의 꽃들을 정리해 주면서 꽃 무더기의 뿌리 아래 잠들어 있는 개구리를 캐내어 미안했는데, 올해도 그만 개구리를 캐내고 말았다. 작년에는 호미질을 하다가 그리됐지만 올해는 비질을 하다가 흙 속에 잠든 개구리를 깨우고 만 것이었다.
__39쪽, 〈개구리를 캤다〉 중에서

이제 나에게는 꽃이 다만 꽃이 아니고 사람이기도 하다. 애기붓꽃은 그냥 애기붓꽃이 아니고 구재기 시인의 대신으로서의 애기붓꽃이고, 수선화꽃은 김기평 선생님의 화신으로서의 수선화꽃이다. 퇴근길 나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잠시 새로 핀 수선화 앞에 앉아 수선화꽃을 사진기에 담으며 선생님 생각을 해보았다. ‘선생님, 평안하시지요? 이곳에도 다시 봄이 왔는데 선생님 계신 곳에도 봄은 다시 왔는지요?’
__48~49쪽, 〈꽃이 사람이다〉 중에서

한동안 당알당알 꽃송이만 매달고 서 있더니만 어제오늘 미선나무가 꽃을 피웠다. 봄이 와 아주 많은 나비, 새하얀 나비가 날아와 앉은 것 같다. 정말로 미선나무 가지에서 파닥거리는 새하얀 나비 날갯소리가 들리는 듯싶다. 잘 오셨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이 봄에 오신 가인(佳人)이시구려. 될수록 오래오래 그 자리 지키다 가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1년을 참고 기다린 나머지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__58쪽, 〈새봄에 온 가인 - 미선나무〉 중에서

나도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지나다가 사진 몇 장을 찍은 일이 있다. 마침 새로 움이 트는 버드나무 실가지가 바람에 휘날리는 게 여간 보기 좋은 게 아니었다. 또다시 기적처럼 찾아온 봄날이 그저 연한 녹색 머플러처럼 매달려 안타까운 듯 나부끼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현실이지만 환상의 세상이 버드나무 너머 일렁이는 것만 같았다.
봄아, 봄아, 너무 아프지 않게 서럽지 않게 잘 머물다 가시기 바란다.
__67쪽, 〈시화 거리〉 중에서

그래서 그런 걸까. 나는 그들을 부를 때 ‘녀석’이란 말로 부른다. ‘이 녀석 예쁘게 꽃을 피웠구나.’ 그렇게 말할 때의 ‘녀석’이다. 그러니까 무심한 잡초지만 인격체로 보아서 그렇게 불러주는 것이다. 이것은 오로지 시인적(詩人的) 발상이요 감성이다.
시인에게 가장 소중한 마음은 감정이입(感情移入)의 마음이다. ‘내 마음이 저 마음이야’라고 여기는 이심전심의 마음이고 동일시의 마음이고 공감이고 바로 또 엠퍼시(empathy) 그 자체이다. 구박받고 천대받는 꽃이기에 더욱 마음에 안쓰러움으로 남는 꽃이 바로 민들레다. 하지만 꽃 그 자체를 보면 얼마나 예쁘고도 눈부시도록 화려한 꽃인가.
__105~106쪽, 〈얘들아 좋은 봄날이야 - 민들레 2〉 중에서

머위꽃을 볼 때부터
부레옥잠을 만날 때까지의 기록
차별 없는 생명의 소중함

나태주 시인에게 꽃은 사심 없이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었으며 꽃을 통해 많은 시가 태어났다. 이 산문집도 머위꽃을 볼 때부터 부레옥잠을 만날 때까지의 기록이다. 시인은 풀꽃문학관 빈터에 꽃을 심고 가꾸면서 생애 가운데 가장 많이 들일을 하며 산 날들이었고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롭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해마다 봄은 쉽게 오지 않는다. 멀리서 망설이면서 더디게 더디게 온다. 발자국 소리만 들려준다든가 숨소리만을 미세하게 들려주다가 어느 날 벼락 치듯 달려온다. 아니, 온 세상을 덮어버린다. 올해의 봄은 또 그렇게 올 것이다.”

더디게 오는 봄을 기다리던 나태주 시인은 봄꽃으로 가장 먼저 돌담 위에 핀 머위꽃을 만난다. 그리고 “올해도 내가 살아서 봄의 사람인 것이 그럴 수 없이 고맙고 기쁘다”라고 말한다. 1년을 기다려 다시 찾아온 봄꽃을 통해 살아 있음의 기쁨을 느낀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살아 있는 생명 그 자체로서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고 또 가장 좋은 때가 아니겠는가.”

나태주 시인은 생명의 소중함을 여러 차례 언급한다. 그리고 “우리 문학관에서는 흔한 풀꽃조차도 귀한 가족과 같은 존재로 대접받는 경우가 많다”, “‘문학관에 와서 시인 말을 듣지 않고서는 풀을 뽑지 마시라’는 말이고 ‘품으려고 하면 잡초도 꽃이고 베려고 하면 꽃도 잡초다’라는 말이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생명에는 차별이 없다. 시인은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를 캐었다며 미안해하고, 꽃이 피면 날아드는 나비와 꿀벌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워한다. 꽃 피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열매를 맺지 않는 것도 기후 변화로 인해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한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살아 있는 생명 그 자체로서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고 또 가장 좋은 때가 아니겠는가.”

나태주 시인은 생명의 소중함을 여러 차례 언급한다. 그리고 “우리 문학관에서는 흔한 풀꽃조차도 귀한 가족과 같은 존재로 대접받는 경우가 많다”, “‘문학관에 와서 시인 말을 듣지 않고서는 풀을 뽑지 마시라’는 말이고 ‘품으려고 하면 잡초도 꽃이고 베려고 하면 꽃도 잡초다’라는 말이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생명에는 차별이 없다. 시인은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를 캐었다며 미안해하고, 꽃이 피면 날아드는 나비와 꿀벌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워한다. 꽃 피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열매를 맺지 않는 것도 기후 변화로 인해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4년부터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 섰으며,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하면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풀꽃』『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너의 초록으로, 다시』『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시가 내 마음에 들어오면』『오래 보고 싶었다』를 비롯하여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다.
한국시인협회장, 공주문화원장 등을 역임했고, 김달진문학상, 소월문학상,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난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나태주풀꽃문학상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시인상을 제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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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사람이다
    꽃 내음 그윽한 풀꽃문학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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