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균의 여행읽기 아이슬란드
2024년 11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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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언어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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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4128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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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6.00MB
140분 193.00MB
24분 33.0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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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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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지의 세계, 우리행성(our planet) 지구와 완연히 다른 곳, 아이슬란드를 일주하며 쓴 순회 여행기다. 아이슬란드는 마치 다중우주의 세계에 빠진 듯한, 독특한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게 해준다. 우주의 억겁의 시간에서 인생의 무소유를 깨닫게 해주는 여행지다. 그리하여 삶의 그릇을 초연함으로 비우고 새 출발을 위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게 해준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은 아이슬란드의 독특함(uniqueness)에 대한 감각적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01_프롤로그 02_1부_아이슬란드를 탐색하다 03_2부_다시 파리로, 그리고 귀국 04_에필로그
[1부] 아이슬란드를 탐색하다
저널 44. 입국과 레이캬비크 도착 (8월 9일)
저널 45. 골든서클, 아이슬란드 초원에서 태양을 마주함 (8월 10일)
저널 46. 남부 링로드의 폭포(foss)와 해안의 비경 (8월 11일)
저널 47. 이끼의 땅 엘트뢴과 스카프타펠 빙하투어 (8월 12일)
저널 48. 아름다움의 극치, 빙하호수 요쿨살롱 (8월 13일)
저널 49. 동부 피요르드와 해안 도시 세이디스피요르뒤르 (8월 14일)
저널 50. 동북부 데티포스와 미바튼 자연온천 (8월 15일)
저널 51. 크라플라와 고다포스, 제2의 도시 아쿠레이리 (8월 16일)
저널 52. 북서부 지역을 가로질러 키르큐펠에 (8월 17일)
저널 53. 스나이펠스네스반도를 넘어 레이캬비크 귀환 (8월 18일)
저널 54. 하이랜드 란드마나라우가르 트레킹! (8월 19일)
저널 55. 레이캬비크의 하루 (8월 20일)
저널 56. 아이슬란드에서 파리로 (8월 21일)
아이슬란드에 대하여
아이슬란드 여행 일지
아이슬란드 여행 경로
[2부] 다시 파리로, 그리고 귀국
저널 57. 파리 귀환, 센강 산책 (8월 21일)
저널 58. 미테랑 도서관, 라데팡스, 개선문 (8월 22일)
저널 59. 레뒤마고 다이닝 후 드골공항으로 (8월 23일)
저널 60. 귀국 (8월 24일)
에필로그
p.25.
와! 아이슬란드가 여기 있다. 지평선에 끝닿을 만큼 광활한 목초지에 한두 개 점으로 보이는 양들이 얼핏 눈에 보인다. 어디선가 나타난 동네 꼬마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자기들끼리 뭐라 떠든다. 쌩하고 지나갔다. 다시 정적이다. 이 넓은 땅에 나 혼자 있다. 사방에 펼쳐진 초원과 먼 데 보이는 초록의 산들이 내게 뭐라 말하고 있다.
p.31
셀야란즈 폭포는 장대하진 않으나 높고 크고 멋지다. 높은 위쪽에서 아래쪽 평지로 떨어지는 폭포다. 가까이 다가가니 물보라가 엄청나다. 폭포 안쪽으로 약간 올라가서 절벽이 있는 뒤로 돌아가며 물보라를 맞으면서 구경하게 되어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모자를 뒤집어쓰고 올라간다. 우리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올라가 뒤쪽으로 돌아갔다. 떨어지는 물이 하얀 드레이프처럼 공기 중에 펼쳐져 있다. 반투명의 천 사이로 보이는 바깥세상이 먼 나라 같다. 이백의 ‘별유천지비인간’이다. 드레이프처럼 떨어뜨려 있는 폭포의 장막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설렌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숨겨져서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아내를 그 속에 서게 하니 그녀가 별천지에 있는 거 같다. 나도 들어갔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앵글 속에 있는 모습에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p.35
밀려오는 무서움을 밀어내고 투지와 모험심으로 채우니 절벽 밑으로 내려다보는 경관이 시야에 들어온다. 놀랍도록 멋지다.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에 파도 물결이 하얗게 그려져 있다. 바다쪽 그리고 육지쪽 모두가 멋지게 갈라져 있다. 광대한 바다와 비현실적으로 산과 평원의 조합을 잘 갖춘 육지가 대조를 이룬다. 정상은 평평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바다 쪽으로 등대가 있다. 거센 바람을 뚫고 바다 쪽으로 가보니 큰 코끼리 바위가 내려다보인다. 뒤쪽에 아기코끼리 바위도 있다. 재밌는 구도다. 내가 본 여러 바다바위가 떠오른다. 쿠르베와 모네의 에트르타 절벽의 코끼리 바위가 먼저 떠오른다. 그 너머에는 울릉도의 코끼리 바위도 있다.
p.46
여기가 이끼의 땅(moss land)이다. 아니다, ‘이끼행성’(moss planet)이다. 어쨌든 외계다! 옅은 회색의 이끼가 광활한 대지를 뒤덮었다. 단연코 지구에는 없는 풍광이다. 이를 어찌 지구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니 지구가 맞다. 지구 외에 이런 생명체를 품을 수 있는 행성이 어디 있을까. 기쁜 마음에 가까이 보고 또 보았다. 기분이 들뜬다. 내가 좋아하는 새로움과 낯설음이다.
p.49
빙하로 뒤덮인 산등성이와 계곡의 조화가 지극히 아름답다. 신비로운 광경이다. 장엄한 빙하의 산과 계곡에 대자연의 엄숙함이 깃들어있다. 흐리고 간혹 비가 뿌리는 날씨에 옅은 햇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빙하의 모습이 경이롭다. 주위 사방의 넓은 빙하의 평원이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외계행성의 한복판과 같다. 나도 아내도, 지금 거기에 있다. 그리고 10명의 동반자가 이 행성에 함께 있다. 모든 심각한 것들이 생각해보면 하찮다. 그렇다. 부질없음에 매달리는 것이다. 겸허함이 우리가 가져야 하는 올바른 자세다.
산꼭대기에서 불어오는 빙하 바람이 문득 정신을 차리게 해준다. 생전 겪어보지 못한 특이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 어느 데서도 겪어보지 못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p.57
시간이 꽤 흘렀다. 우주의 순간이 현실의 시간으로 전환되어 길어졌나 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블랙홀 근처 행성의 1시간이 지구의 12년에 해당한다. 고 중력장의 우주 공간에서는 시간이 공간에 갇혀서 늦게 흐르기 때문이다. 한순간 중력장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 내 삶의 시간, 아내의 시간, 우주의 시간, 그리고 내 아이들의 삶의 시간이 혼재되어 내 주위를 맴돌았다. 이곳의 지독한 고요함이 내게 혼란을 주었다.
p86.
고다포스는 단아한 폭포다. 아이슬란드의 늦여름 바람을 맞으며 폭포 가까이 갔다. 데티포스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물이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정된 느낌이다. 신의 폭포라는 뜻의 이름은 11세기 왕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이전의 신상들을 여기에 갖다 버린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 왔을 북구의 신 오딘과 요정 트롤들이 위력을 잃고 여기 폭포에 내던져졌나 보다. 고다포스는 격렬하지 않고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여기 남아있다. 아내는 이러한 고다포스가 특히 좋다고 한다. 아담하고 예쁜 여성적인 폭포다.
차근차근 맛보는 여행의 재미와 인생의 향기
언제부터인가 여행 하면 볼거리와 먹거리에만 집중한 감각적인 인상이 짙어진 것 같다. 물론 먹는 즐거움과 눈길을 사로잡는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빼놓고 여행을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안데르센은 ‘여행은 정신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샘’이라고 했고, 류시화 시인은 ‘여행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가장 잘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권석균의 여행읽기〉는 그저 감각적인 여행에 머물기 쉬운 요즘 시대에 반가운 책이다. 파리와 스위스, 프랑스 소도시와 마을, 아이슬란드로 이어지는 3권의 책은 모두 60편의 저널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널이라고 해서 딱딱한 학술저널의 느낌이 아니다. 어디서든 가볍게 생각을 일깨우는 향기 좋은 커피 한 잔처럼 부담 없이 빠져들 수 있는 여행기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통해 마치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생동감도 느낄 수 있고, 특히 유럽여행의 특징인 기차와 도보를 잘 느낄 수 있도록 지도와 그 날의 걸음 수까지 기록해두었다. 경영학자로서 쌓아온 전문성과 인생의 깊이가 쉽지만 수려한 언어로 잘 표현되어 있다.
〈권석균의 여행읽기〉는 일반적인 여행기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파리와 프랑스의 작은 도시들, 스위스와 아이슬란드까지 구석구석 떠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가정보
한평생 학문에 전념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수이자 학자이다. 이중에서 교수의 전업을 마감하고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이력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30년간 교수로 봉직하였고, 연구 및 대외협력처장, 경영대학장/대학원장,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을 역임하였다. 학술단체에서는 한국전략경영학회장, 한국인사조직학회장, KBR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하였고, 다수의 학술상을 수상하였다. 경영과 사회, 조직과 인간에 대한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10편의 전문서적 및 교재를 저작하였다.
인생과 여행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쓴 자전적 여행기이다. 불시에 닥친 인생의 슬픔과 고통을 겪으며 긴 공백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자신의 불찰과 부족함을 깨닫고, 풀어낼 수 없음에 당황해하고, 그리고 아파하며 힘들어하는 삶의 여정이 있었다. 한편으론 보람과 몰입과 소명의식으로 바쁘게 일하느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는 삶을 살았다. 우리 모두가 겪는 아픔과 슬픔과 사랑과 기쁨의 순환이 있는 인생이었다. 그리고 그 순환 사이클이 유독 커서 휘둘리는 인생이기도 하였다.
여행은 사랑을 일깨우고 에너지를 채운다. 여행은 인식의 세계를 넓혀주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저자는 진정 여행하기를 좋아하며, 여행에서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회복하는 ‘채움의 시간’을 갖는다. 이번 여행은 더더욱 그런 여행이었다. 학문적 저작을 떠난 첫 작업으로 에세이집을 출간하게 되어 떨리는 마음이다.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여행이었다.
낭독 odiro 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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