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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진찰실

알토북스

2024년 12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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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9.83MB)
ISBN 9791198853936
쪽수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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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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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일본 서점대상 노미네이트
★★★340만 부 판매 밀리언셀러 작가 새로운 걸작

기적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어
그 의사는 생명의 최후에 희망의 등불을 처방한다
나가노현에서 지역 의료에 종사하는 현역 내과 의사이자 누계 340만 부가 팔린 밀리언셀러 시리즈의 작가이기도 한 나쓰카와 소스케의 새로운 걸작이 탄생했다. 작가가 출판사의 의뢰를 받은 때로부터 14년 만에 완성한 이번 소설에는 오랜 기간 현역 의사로서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깨달은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에 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 관해 독자들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의료가 소재입니다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교수들의 갈급한 권력투쟁도 없고 의식이 돌아오라고 절규하며 심장마사지를 하는 긴박한 장면도 없습니다. 다만 기적이나 음모, 절규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제 능력이 허락하는 한 온 힘을 다해 썼습니다.”
이 작품은 출간 즉시 서점 관계자와 독자로부터 극찬 세례를 받았고 급기야 일본서점 대상 4위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독자들은 “많은 이가 읽었으면 하는 책”, “각자가 죽음을 대하는 법,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다” “초고령화 사회에 인간의 ‘마지막’이 그려진 소설” 등 감동을 쏟아냈다.
우리는 모두 생명에서 죽음으로 가는 과정 속에 있다.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너무 무겁지 않게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의사 책상에 독특하게도 스피노자의 책이 꽂혀 있는 매력적인 주인공 마치 데쓰로와 함께 어느 순간 ‘소박하고 행복한 시간의 흐름 속에’ 빠져들게 한다.
제1화 한여름 한낮을 걷다
제2화 산에 올라 산을 그리다
제3화 세상 너머에서 오는 소리
제4화 가을이 흘러가는 길

* “변함없네요, 사카자키 씨.”
앙상한 가슴에서 청진기를 떼며 데쓰로가 말했다.
사카자키 씨는 얇은 이불 위에 누운 채 야윈 볼을 움직였다.
“변함없어도 이제 그리 길지 않겠죠? 남은 수명이 한 달, 아님 두 달 정도 되려나요?”
데쓰로는 어려운 질문을 받은 양 드문드문 흰머리가 섞인 머리를 긁적였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의사가 얘기하는 남은 수명처럼 불확실한 게 없어요. 여러 환자분을 봐 왔지만 남은 수명을 예측해서 맞은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데쓰로가 청진기를 왕진 가방에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2개월 정도는 버티리라 생각했던 분이 일주일 안에 갑자기 나빠지기도 하고, 반년 내로 예상한 분이 1년 이상 사시기도 해요.”
사카자키 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알 수 없는 일이군요.”
“알 수 없는 일이지요.”
데쓰로는 펜을 들고 진료 기록부에 소견을 적었다.
사카자키 유키오, 74세, 남성, 진단명 위암, 4기.

* “대학 의국에 있을 때 그가 사용하던 책상 위에는 변변한 의학서적은 없었지만, 쓸데없이 어려운 철학책들은 수북이 쌓여 있었으니까.”
“철학책이요?”
“뭐였더라. 칸트, 플라톤, 흄, 스피노자…. 적어도 의사 책상으로는 보이지 않았지.”
“예사롭지 않은 독서 편력이군요. 광범위한 공부이고요.”
“그러고 보니 가쓰라기 편집장은 문학부 철학과 출신이라고 했던가?”
“네. 학창 시절에 제 나름대로 다양한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죠. 그러니까 데쓰로 선생이 플라톤이나 칸트와 같은 정통파 책을 읽었다면 이해하겠는데, 스피노자라니…. 참으로 흥미롭네요.”

* 이마가와 저택을 나온 데쓰로는 다음 왕진할 집에 들르기 위해 남쪽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비와코 수로가 북쪽에서 가모가와로 합류하는 일대, 차도 못 들어갈 정도로 얽히고설킨 주택가의 상가에 사는 환자다. 이름은 구로키 간조, 올해 92세다. 1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거동을 못 하게 된 후로 집에서 왕진받는다. 1층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아들 간이치와 둘이 산다.
“항상 죄송해요, 선생님. 이놈의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세요.”
쌓아 올린 골동품 사이로 불쑥 얼굴을 내민 아들의 첫마디다.
대머리 간이치는 장사치답게 다소 말이 거칠지만 악의는 없다. 정면의 너비가 불과 두 칸밖에 되지 않는 좁은 가게 앞은 갓길까지 쌓인 나무상자와 소품들로 어수선하다. 그 사이를 빠져나가 안쪽으로 쑥 들어가면 방에 간병용 간이침대가 있다. 골동품들 때문에 일반 침대 반입은 꿈도 못 꾼다.

* 데쓰로는 아키시카가 어떤 가혹한 일을 겪은 탓에 정신과에서 내과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나베시마가 말끝을 흐렸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른다. 물어볼 생각도 없고, 들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오히려 죽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데쓰로가 나지막하게 말문을 열었다.
하필 데쓰로의 말과 함께 종횡무진 활약하던 아키시카의 기체가 적의 직격탄을 맞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는 어깨를 약간 움츠렸지만 고개는 들지 않았다. 그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게임에 몰두한다. 데쓰로도 화면을 응시한 채 계속 말을 이었다.
“환자분들의 마지막을 지킬 때마다 생각해요. 그들이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더 알고 싶어요. 죽음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최후의 시간이 다가온 환자에게 자신 있게 말하면서 안심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당신이란 사람은….”

* 데쓰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움직이지 않았다. 여름과 가을이 녹아 하나로 섞인 계절의 틈새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스친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자전거 벨 소리가 울렸다가 멀어져 갔다.
“나는 말이야, 미나미 선생.”
데쓰로가 고개를 바로 세우며 입을 열었다.
“의료라는 것에 큰 기대도 희망도 갖고 있지 않아.”
미나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잠자코 귀를 기울였다.
“의사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의료의 힘이란 정말 미미한 것이라고 생각해. 인간은 덧없는 생물이고 세상은 끝까지 무자비하고 냉혹해. 나는 그 사실을 여동생의 임종을 지켰을 때 정말 뼈저리게 느꼈어.”
잠시 입을 다문 데쓰로는 깊은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무력감에 사로잡혀서도 안 돼. 그걸 가르쳐 준 것도 여동생이지. 세상에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산처럼 넘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있다고 말이야.”

꺼져가는 생명과 분투하며
현직 의사가 깨달은 ‘사람의 행복’을 그리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교토의 지역 병원에서 일하는,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와 같은 직업을 가진 내과 의사이다. 이름은 마치 데쓰로. 그는 환자를 치료하는 자신의 소신이 “설령 병이 낫지 않아도, 남겨진 시간이 짧아도 인간은 행복할 수 있어. 분명히 그럴 수 있다는 게 내 나름의 철학이거든. 그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라고 말한다.
데쓰로가 삶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질문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력할 뿐이다. 스피노자를 즐겨 읽는 데쓰로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스피노자의 철학과 많이 닿아 있다.

“이런 희망 없는 숙명론 같은 것을 제시하면서도 스피노자가 재미있는 점은 인간의 노력을 긍정한 데 있지.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면 노력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텐데, 그는 이렇게 말했거든. ‘그렇기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문 중에서

인간의 의지로 뭔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어찌 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 ‘쓰나미나 지진을 없앨 수 없고, 환자 몸속에 생긴 췌장암을 없애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노력하라는 말 속에 희망의 빛이 일렁거린다.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내과 의사가 함께한
생명의 마지막 순간들

작가와 주인공의 말처럼 이 소설에는 놀라운 기적도, 교수들의 권력투쟁도, 음모도 없다. 지역의 작은 병원을 무대로, 이런저런 질병으로 인해 고달픈 인생을 사는 보통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삶의 본질과 죽음의 의미를 따듯하고 상냥한 필치로 담아냈다. 특히 주인공이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노령의 환자와 그 가족에게 오직 병의 치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남은 생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진료를 펼치는 모습은 진한 감동을 전한다. 또한 뛰어난 의술로 치료에 난관을 겪는 환자들을 살려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역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여러 죽음의 순간을 묘사하지만 신기하게도 읽는 이의 마음에는 따뜻함과 뭉클함이 차오른다.
주인공은 암 환자에게 힘내라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대신 ‘서두르지 말라’고 할 뿐이다. 생을 다하고 떠난 사람에게는 마지막으로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진심 어린 말을 건넨다. 어느새 읽는 이도 환자의 마음이 되어 어깨에 힘이 빠지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칫 신파적인 내용이 될 수 있지만 결곡한 문장에 아름다운 교토의 풍경까지 더해져 “소박하고 행복한 시간의 흐름 속에” 빠져들게 한다. 모처럼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똑같은 일상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속 곳곳에 등장하는 교토의 명물 화과자는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당장이라도 비행기 티켓을 끊고 싶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한다.

“이 작품을 편집하고 출판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나쓰카와 씨에게 작품의 집필을 의뢰하고 나서, 14년의 세월을 거쳐 탄생한 것이 이번 작품입니다. ‘사람의 생명과 행복’이라는 깊고 큰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독자들에게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으로 전달됩니다. 굉장하면서도 뛰어난 한 의사가 환자나 동료와 진지하게 마주하는 모습을 그린, 최고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스피노자의 진찰실》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느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이 작품을 출판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축복이 될 것입니다.”
- 미즈즈키 대표이사 겸 편집자, 시노하라 이치로


“일본 전국의 서점 직원들이 보낸 감동적인 추천사”

“이 책에 등장하는 환자들처럼 데쓰로와 같은 멋진 의사를 만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 치바현, 기노쿠니야 서점 이토 나오코

“소설을 읽는 내내 소박하고 행복한 시간의 흐름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생명에 대한 희망과 함께 주인공 의사의 마음이 전해져 여러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 도치기 현, 우사기야 야이타 서점 야마다 에리코

“슈퍼닥터가 기적을 일으켜 난치병이나 어려운 수술을 극복하는 이야기도 좋지만, 이번 작품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사람의 생명을 대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더 진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 시즈오카현, 아마노 누노바 서점 야마모토 아키히로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더 위로가 될 만한 따듯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입니다.”
- 교토, 츠타야 서점 오쿠다 마유미

“작가의 말처럼 기적도 드라마틱한 위기도 없지만, 다 읽고 나면 ‘한 페이지씩 천천히 음미하며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 후쿠오카현, 메트로 서점 모치다

“원망이 아닌 ‘감사’의 마음으로 이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삶에 더 충실하자는 열정도 생겨납니다. 작가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효고현, 미라이야 서점 오타하라 마키

“죽어가는 사람의 시선과 이를 마주하는 의사의 시선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50~60대 분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일 것 같습니다.”
- 오사카, 파르넷 사야마 서점 야마와키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 사람이 살아가고 늙어가고 죽어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쓰여져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 나라현, 기쿠야 서점 모리타니 사토시

“삶과 죽음의 참 의미뿐만 아니라, 교토의 여름 거리 풍경과 단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할 만한 화과자가 등장하는 등 오감에 호소하여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올해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 도쿄, 유린도 마치다 서점 하라다 아키미

작가정보

나쓰카와 소스케(夏川 草介)
197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신슈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현재 나가노현에서 지역 의료를 위해 힘쓰고 있다. 나쓰카와 소스케라는 이름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합친 펜네임으로, 나쓰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카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스케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소는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풀베개(草枕)》에서 따왔다. 2009년 《신의 카르테》로 제10회 쇼가쿠칸문고 소설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이 작품은 서점 대상에 오르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그 외 저서로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번역된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시작의 나무》를 비롯하여 코로나19 팬데믹의 최전선에 서는 현역 의사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하여 큰 화제를 불러 모은 다큐멘터리 소설 《임상의 보루》 등이 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제1문학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회사생활이 힘드냐고 아들러가 물었다》, 《셰익스피어의 말》,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혼자 공부하는 영어습관의 힘》, 《생각 하나 바꿨을 뿐인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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