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0년 전쟁
2024년 11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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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글로벌 패권의 향방을 꿰뚫는 기념비적 논픽션 전격 출간!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SK온,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배터리 신화’를 탄생시킨 핵심 기업 최고 경영진의 생생한 증언과 회고
· 후발 주자 한국은 어떻게 경쟁자들을 따라잡았을까?
· 업계에서 바라보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 실상은?
· 글로벌 배터리 패권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화두는?
· 미국 대선이 IRA와 한국 이차전지 업계에 미칠 영향은?
K-배터리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읽어야 할 한 권의 책!
주요 등장인물
프롤로그 | 배터리 산업의 진검 승부는 지금부터다
1장 | 불이 나지 않는 배터리
흐름을 바꾼 접착제 하나
회장님 사업과 20년 만의 흑자
GM의 선택
아직 오지 않은 시대
폴란드에서의 고투
인생의 전환점
폭스바겐이 준 뜻밖의 기회
미국의 깜짝 선물
뒤바뀐 갑을 관계
‘본 글로벌’ 산업
배터리의 나라
SPECIAL INTERVIEW 권영수_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 부회장
SPECIAL INTERVIEW 김명환_ 전 LG에너지솔루션 최고 생산 책임자 · 사장
2장 | 틈새시장의 거인들
계약 하나로 44조 원을 거머쥔 중소기업
대기업이 포기한 사업에 뛰어들다
못난이 아기
치킨 게임과 독립선언
틈새 본능
기술적 해자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
거안사위
하늘의 도움
SPECIAL INTERVIEW 이동채_ 에코프로그룹 창립자 · 전 회장
3장 | 철강 제국, 리튬을 만나다
워런 버핏의 조언
이상득과 볼리비아
권오준과 리튬
볼리비아에서의 실패
중국에 빼앗긴 염호
전략 수정
고산병
유레카 모먼트
주인 없는 회사
‘철강 이후’를 고민하다
토요타 회장의 특강
SPECIAL INTERVIEW 정준양_ 전 포스코그룹 회장
SPECIAL INTERVIEW 권오준_ 전 포스코그룹 회장
4장 | 전쟁의 시간
정유 회사에서 배터리 기업으로
분쟁의 시작
미국으로 옮겨 간 세기의 소송
증거 번호 6125 엑셀 파일
선택과 포기
삼성은 왜 배터리 사업에 신중할까
5장 자연의 법칙에 도전하다
“교수님, 이렇게 하면 됩니다”
청계천에서는 못 만드는 게 없다
모르고 지나친 기술
특허 전쟁
기업가가 된 교수
한국 몽夢
SPECIAL INTERVIEW 선양국_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6장 차이나 포비아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2년?
골든 샘플
부처님 손바닥
인도네시아, 니켈, 그리고 중국
중국 전기차의 아버지
화이트리스트
ATL이 CATL이 된 사연
피부로 느낄 만한 정책이 없다
태양광의 추억
떠오르는 LFP 배터리
배터리, 정말로 친환경인가
7장 비전과 의지
① 비전: 보이지 않는 시장을 그리다
② 의지: 빠른 판단과 전략적 대응
③ 끈기와 혁신: 실패를 뛰어넘는 끝없는 도전
④ 금융 헌신과 자산 레버리지: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원 투입
에필로그 K-배터리가 지닌 맷집을 기대하며
감사의 말
주
찾아보기
100개에 가까운 접착제를 시험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절망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이상영은 우연찮게 한 가지 물질을 떠올렸다. 독일에서 지내던 시절 옆자리에 앉아 있던 동료가 작은 통에 처음 보는 분말을 넣고 있었다. 유기 전자 소자에 쓰는 접착 물질이라고 했다. 접착력이 뛰어나다는 말에 당시 이상영은 그것을 조금 얻어 통에 보관해두었다가 귀국할 때 가져왔다. 불현듯 이때의 기억이 떠오른 그는 집에 보관하고 있던 그 물질을 회사에 가져와 시험해보았다.
“세라믹이 붙더라고요. 신기하게도 그동안 제가 겪었던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죠.”
LG화학으로 하여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고, GM과 닛산을 비롯한 여러 자동차 회사의 수주를 따내고, SK이노베이션과 조 단위의 특허 소송을 하게 만든 기술, 바로 안전성 강화 분리막 SRS 기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흐름을 바꾼 접착제 하나’ 중에서
당시 이차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산요였다. 김명환은 1년에 한 번씩 실적 보고 회의에서 구본무 회장을 만났는데 그때마다 구 회장이 했던 질문이 “산요는 R&D 인력이 몇 명입니까?”였다. 당시 산요의 연구진은 400명인데 비해 LG는 그 절반인 200명 정도였다. 이 말을 들은 구 회장은 말했다.
“산요만큼은 뽑으세요. 1등 하는 경쟁사보다 R&D 인력이 더 많아야 합니다.”
- ‘회장님 사업과 20년 만의 흑자’ 중에서
일본 기업은 리튬 이온 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했지만, 그 전지를 노트북이나 휴대전화가 아닌 자동차에 사용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불이 나는 배터리를 자동차에 어떻게 쓰나?’라는 게 일본 배터리 업체들의 생각이었다. 이들은 무겁지만 안전한 기존 제품, 즉 니켈 수소 전지(일명 니켈하이드라이드 전지)로 수익을 충분히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리튬 이온 전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했다. 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일본 업체들이 보기에 ‘미친’ 짓을 벌였다.
- ‘배터리의 나라’ 중에서
“이번 사업이 성공할 확률이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솔직히 말하면 50%입니다.”
지점장에게는 의외의 답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 90%가 넘는다고 확언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이동채의 진솔함을 믿은 지점장이 조건을 내세웠다. 개인적으로 자본금 10억 원을 마련하면 지점장 전결로 같은 액수의 돈을 대출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10억 원을 구해야 했다. 이동채는 그날부터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저녁을 대접할 테니 모여 달라는 뜬금없는 내용이었다. 약속 장소인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 55명이 모였다. 은행원, 삼성 계열사 직원, 회계사를 거치며 쌓아온 인연이었다. 이동채는 환경 사업의 청사진을 이야기한 뒤 본론으로 들어갔다. 투자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박을 안겨준다는 보장은 없지만 7년 내에 반드시 갚겠다고 약속했다.
- ‘계약 하나로 44조 원을 거머쥔 중소기업’ 중에서
또 한 번의 결단이 필요했다. 이 시점에 에코프로는 두 가지 큰 결정을 내렸다. 첫째, 전구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일본, 중국과 치킨 게임을 벌이는 한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전구체 사업에 기울이던 노력을 양극재, 특히 하이니켈 NCA 양극재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결정은 쉽지 않았다. 최문호는 당시 놀고 있는 미드니켈 양극재 라인을 하이니켈 양극재 쪽으로 개조하자고 건의했다가 사내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주문도 없이 선투자 개념으로 양극재 공장을 지었다가 라인이 놀고 있는데, 다시 큰돈을 들여 공장을 개조하자고? 정신이 있는 거야?”
- ‘틈새 본능’ 중에서
정준양에 따르면 버핏은 당시 이런 이야기를 했다.
“포스코는 굉장히 훌륭한 회사이기에 5% 지분을 투자했어요. 그런데 내가 중국에 있는 BYD라는 회사 주식도 10% 가지고 있는데 전기차와 이차전지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리튬인산철 LFP 배터
리를 만들지요. 그 배터리를 만드는 원료 중 하나하나가 철이고요. 포스코는 왜 그런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지요?”
- ‘워런 버핏의 조언’ 중에서
그러나 다 된 밥상 같았던 이 프로젝트도 결국은 실패로 끝났다. 리테아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포스코에 돌아온 것은 위약금 200억 원뿐이었다. 이번에도 계약을 낚아챈 것은 중국의 간펑이었다. 그해에 간펑은 미국의 세계적인 화학 기업 앨버말을 누르고 리튬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했다.
“그 당시 간펑은 이미 원재료 확보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중국 정부가 지원하니 못할 게 없죠. 우리는 계약할 건지 말 건지, 계약금 150억 원도 많아서 좀 줄일 수 없는지 물어봤는데, (간펑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해외 원재료 확보라는) 정부 방침이 서니까 싹쓸이를 한 것 같아요.”
- ‘중국에 빼앗긴 염호’ 중에서
2019년 8월 말, 수십만 건의 문서와 씨름하던 LG화학 측 변호사들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어느 직원 노트북 PC의 휴지통 폴더에 있던 엑셀 파일이었다. 2년여 뒤 ITC는 최종 판결 이유서에서 이 엑셀 파일이 없었다면 ‘SK의 증거 훼손은 LG나 ITC에 의해 적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도대체 이 파일에 무엇이 담겨 있었던 걸까.
- ‘증거 번호 6125 엑셀 파일’ 중에서
삼성은 배터리 사업에 신중한 이유에 대해 밝힌 적이 없다. 스스로 신중하다고 인정한 적도 없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중 하나는 배터리 사업의 비교적 낮은 투자수익률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똑같은 1달러를 투자했을 때 수익이 반도체에서 더 많이 나올까, 배터리에서 더 많이 나올까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배터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라거나, 이재용 회장이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반도체에 비교해 너무 낮다”고 말했다는 풍문도 있었다. 이처럼 삼성이 배터리 시장을 특별히 나쁘게 전망한다기보다는 상대적 우선순위를 고려했을 수 있다.
- ‘삼성은 왜 배터리 사업에 신중할까’ 중에서
시간이 흘러 그해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 정부는 리커창이 한국 기업을 방문하길 원했고, 최영해는 SK텔레콤 방문을 권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SK텔레콤 대신 다른 기업 하나를 꼭 찍어 원했다. LG화학이었다. 최영해는 몇 달 전 완강과의 만남에서 뇌리에 새긴 이차전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인사 중에는 완강도 있었다. ‘왜 이렇게 이차전지에 관심이 많은 거지? LG화학에서 뭘 보려는 거지?’ 완강이 단순한 관광객이 아닐 것이라는 점은 확실했다.
- ‘중국 전기차의 아버지’ 중에서
토요타의 전기차 전환 계획의 진정성은 의심받고 있다. 또 토요타가 진심이라 하더라도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을 역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토요타
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 개발을 부르짖는 것은 이런 한계를 깨닫고 넥스트 라운드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거나 전고체를 꿈의 배터리라고 포장함으로써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의 열세를 덮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있다.
- ‘③ 끈기와 혁신: 실패를 뛰어넘는 끝없는 도전’ 중에서
2023년 11월 SK온의 서산3공장 공사가 돌연 중단되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SK온으로부터 공사 중지 공문을 받았다. SK온은 공사비가 많이 올라 이사회에서 승인받은 금액이 초과되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기업이 조 단위 공사를 진행하면서 예산 문제를 이유로 공사를 중단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6일 만에 공사가 재개되긴 했지만, 이 해프닝은 포커판의 ‘올인’을 연상시킬 만큼 대규모 투자를 벌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얼마나 살얼음판을 걷는지 보여줬다.
- ‘④ 금융 헌신과 자산 레버리지: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원 투입’ 중에서
『혼창통』으로 비즈니스계에 새로운 경영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이지훈 세종대 교수의 신작 『K-배터리 30년 전쟁』이 출간됐다. 4년 만에 돌아온 그가 오랜 취재 끝에 내놓은 주제는 바로 ‘이차전지’다. 2030년 약 3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이차전지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3.1%,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48.6%에 달해 ‘K-배터리’라고 불릴 만큼 독보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또 K-배터리는 단일 산업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누적 수주 잔고 1,000조 원을 달성하는 등 반도체와 함께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비록 2023년부터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로 시장이 냉각되긴 했지만, 다가오는 기후위기 앞에 이차전지는 ‘정해진 미래’이자 되돌릴 수 없는 인류사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이차전지를 처음 개발한 나라도, 생산한 나라도 아닌 한국은 어떻게 해서 30여년 만에 배터리 최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SK온, 에코프로비엠, 엘엔에프 등 핵심 기업들의 최고 경영진과 학계, 산업계 등 50여 명이 넘는 다양한 인사들을 심층 인터뷰하고 이들의 회고를 토대로 K-배터리의 탄생과 도약을 재구성했다. 기술 변방에서 시작된 K-배터리의 태동부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급자로 낙점되기까지 판세를 바꿨던 결정적 순간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도전했던 이들의 열정과 헌신 이 드라마틱한 서사로 펼쳐진다.
그렇다고 이 책이 K-배터리의 지나온 발자취만 좇는 것은 아니다. 캐즘 국면에서 배터리 업계의 진짜 화두는 무엇인지,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의 실상은 어떠한지, 우리가 몰랐던 중국 업체들의 진짜 경쟁력과 K-배터리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등 핵심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종합적이고 깊이 있는 힌트를 제공한다. K-배터리의 탄생부터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기술 경쟁과 자원 쟁탈전, 글로벌 패권을 향한 주도권 싸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중국의 ‘자동차 굴기’를 폭넓게 넘나드는 이 책은 K-배터리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펼쳐야 할 필독서다.
『혼창통』 이지훈 교수, 4년 만의 신작!
캐즘을 넘어선 인류사적 도전, 지금부터 3년 내 결정된다!
불꽃 튀는 배터리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K-배터리’의 탄생을 이끈 드라마틱한 서사부터
치열한 기술 경쟁과 주도권 싸움, 배터리 시장의 미래까지
폭넓은 인터뷰와 치밀한 취재를 집대성한 역작
2023년, 언제까지나 장밋빛일 것 같았던 이차전지 시장에 쓰나미가 몰아닥쳤다. 전기차가 대중에 확산되기까지 일시적으로 겪게 되는 수요 정체, 이른바 ‘캐즘(chasm)’이 장기화되면서 ‘전기차의 심장’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들도 타격을 받은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던 K-배터리 업체들은 성장세 둔화, 광물 가격 하락,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라는 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한때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구었던 관련 주식 역시 가격이 급락하며 투자자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차전지 시장에 과거와 같은 봄날이 다시 오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차전지 산업은 잠깐 타오르다 사라질 한때의 유행인 걸까? 이에 대해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현재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이차전지다. 태양열을 비롯한 자연 에너지를 저장하고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는 전기차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즉 잠시 그 속도가 느려졌을 뿐, 이차전지가 인류사의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요즘처럼 시장이 얼어붙은 때일수록 차분히 과거를 복기하고 숨어 있는 기회를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 앞으로 3년 안에 배터리 패권의 최후 승자가 결정되리라 점쳐지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K-배터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이차전지 산업을 ‘투자’의 관점으로만 바라보았던 다른 책들과 달리, 『K-배터리 30년 전쟁』은 보다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시선으로 이 산업을 살펴본다. 저자는 K-배터리의 탄생에서 출발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기술 경쟁과 주도권 싸움, 미국 정치권과 중국 공산당을 거쳐 남미와 인도네시아를 넘나드는 풍부한 취재와 자료 조사로 이차전지 산업의 역사·기술·정치·경제를 집대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SK온, 에코프로, 엘앤에프…
핵심 기업의 최고 경영진부터 학계·산업계 등
K-배터리의 산증인 50여명을 심층 인터뷰해 집필한
전무후무한 탐사 논픽션
그간 한국 경제를 주도해온 전자·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 등은 1960년대에 시작된 데 비해, 이차전지는 비교적 늦은 2000년 전후에 시작되었다. 한국은 배터리 기술을 처음 개발한 나라도, 그것을 처음 생산한 나라도 아니다. 그렇다면 후발주자 한국은 어떻게 이차전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 일본을 제치고 세계적인 기업들을 키워냈을까?
이지훈 교수는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50여 명에 달하는 한국 이차전지 업계의 산증인들을 1년 6개월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SK온,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주요 기업의 최고 경영자와 핵심 기술진을 비롯해 학계 연구자, 산업 분석가, 정부 관계자 등을 폭넓게 만나 오늘날의 K-배터리를 만든 결정적 사건을 물은 것이다. 권영수, 권오준, 김명환. 선양국, 이동채, 이봉원, 이상영, 정준양, 최문호 등 선구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회고가 저자의 예리한 필력과 만나 흥미진진한 K-배터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새로운 기회는 ‘과거 복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업가 정신과 야성적 충동이 살아 숨쉬는
K-배터리 30년 성장 서사 최초 공개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 LG와 삼성은 1990년대부터 이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하고 과감히 뛰어들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이 분야를 제대로 아는 직원이 한 명도 없는 데다, 일본 메이저 업체와 협업하고 싶어도 기술 제휴는 물론 설비나 재료 입수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어깨너머로 일본 기술을 배우고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하는 한국 특유의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LG와 삼성은 일본을 따라잡았고, 2000년대부터는 일본조차 가지 않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불이 날 수도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소형 IT 기기가 아닌 자동차에 사용한다는 것은 일본 업체들이 보기에는 ‘미친’ 짓이었다.
이렇듯 시작부터 무모했던 K-배터리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선구자들의 혜안과 도전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K-배터리가 지나온 30년을 구석구석 조명하며 그 행보를 좌우했던 결정적 순간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2년간 고민하던 문제를 우연히 한방에 해결하며 K-배터리 특허의 출발점이 된 ‘접착제’ 사건(LG에너지솔루션), 한국 이차전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첫 수주(LG에너지솔루션), 중국의 물량공세와 정권의 외압에도 남미를 누비며 7전8기 끝에 리튬을 확보한 순간(포스코그룹),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오로지 ‘불이 나지 않는 배터리’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연구자들(선양국·이상영·조재필) 등 도전과 반전이 드라마틱한 서사가 펼쳐진다.
한편 2023년 12월 1일 금요일, 한 코스닥 기업의 공시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됐다. 이름도 생소한 이 기업이 삼성SDI에 44조 원 어치 배터리를 공급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단번에 15%가 뛰었다. 한국 증시를 한동안 뜨겁게 달군 ‘에코프로 열풍’의 시작이었다. 오늘날의 K-배터리를 논하며 대기업이 포기한 이차전지 틈새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배터리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 채 친환경 시장에 대한 비전으로 사업을 시작한 에코프로, 멀쩡하게 잘 나가던 LCD 사업을 정리하고 미지의 시장에 도전한 엘엔에프의 이야기는 K-배터리 신화를 탄생시킨 기업가 정신과 야성적 충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자동차 굴기’를 꿈꾸는 중국의 진짜 무기는?
K-배터리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 중국 심층 분석
K-배터리는 수많은 종사자들의 열정과 헌신을 양분 삼아 지배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몇 년 새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는 중국으로 인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은 ‘화이트리스트’로 대표되는 자국의 불공정 규제를 등에 업고 K-배터리를 추격할 시간과 경쟁력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과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남미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물량공세를 퍼부어왔다. 현재 중국의 배터리 관련 학과 졸업생은 연간 160만 명이 넘으며, 미국에서조차 저명한 이차전지 연구자의 70~80%는 중국계다. 이 책은 25년 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863 계획’을 비롯해 화이트리스트 정책의 전모, ‘일론 머스크를 뛰어넘는 세계 전기차의 선지자’라 불리는 완강과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에 얽힌 숨은 이야기 등 물밑에서 차근차근 진행되어온 중국의 ‘자동차 굴기’를 파고든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지금 K-배터리에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았는가?” 흔히들 한국은 고가·고성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에, 중국은 저가·저성능 제품인 LFP 배터리에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업계 내부자들의 냉정한 진단과 분석을 토대로 한·중 양국 간 진짜 기술 격차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이와 함께 한때는 세계 1등이었지만 결국 중국에 따라잡혔던 한국의 디스플레이나 태양광 산업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K-배터리의 생존 전략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불꽃 튀는 배터리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K-배터리의 끝나지 않은 도전과
미리 엿보는 글로벌 배터리 패권의 미래
2022년,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3,680억 달러라는 전례 없이 큰 금액을 전기차 또는 이차전지 업체에 보조금으로 지출한다는 법안이었다. 특히 중국을 견제하고자 중국 업체들을 수혜자에서 제외한 이 법안은 K-배터리 업체들에게는 깜짝 선물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IRA의 최대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다행인 점은 한국 이차전지 업계가 IRA에만 기대어 미래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재 K-배터리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이 놓여 있다. 대중이 전기차를 계속 외면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다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어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지원 정책을 백지화한다면? K-배터리가 이전의 다른 산업들처럼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쇠락할 가능성은 없는가?
여기서 우리는 “배터리는 화재가 나는 위험한 물건이며 거기에 K-배터리의 기회가 있다”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의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대중이 이 위험한 물건을 구매할 때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경쟁자를 꺾기 위한 K-배터리의 새로운 시도와 그 귀추가 주목된다.
30년 전 맨몸으로 출사표를 던진 K-배터리는 밑바닥부터 시작해 수많은 카운터펀치에도 버티며 살아남았다. 세계 이차전지 시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지나온 시간을 복기하며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이 책은 K-배터리의 미래와 새롭게 재편될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판도가 궁금한 이들에게 묵직한 인사이트를 선사할 것이다.
작가정보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조선일보》 경제부 금융팀장과 증권팀장, 경제부장을 역임했다. 프리미엄 경제 섹션 ‘위클리비즈’ 편집장을 지내는 동안 전 세계 경영 대가와 석학들을 심층 인터뷰하며 예리한 필력과 경계를 넘나드는 깊이 있는 통찰을 선보였다.
글로벌 구루들의 메시지에서 세 가지 성공 키워드를 도출한 첫 번째 저서 『혼창통』은 대한민국 비즈니스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혼창통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삼성경제연구소의 ‘CEO가 휴가철에 읽어야 할 책’을 비롯해 ‘네티즌이 선정한 올해의 도서’에 선정된 바 있다. 이후 삼성그룹과 LG그룹, SK, 현대차, 현대중공업, 롯데, 신한은행, 국민은행, 풀무원 등 수많은 기업에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CEO 및 오피니언 리더들의 멘토로 활약해왔다.
4년 만에 펴낸 신작 『K-배터리 30년 전쟁』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전·현직 CEO와 임직원, 학계 연구자 등 50여 명이 넘는 인사들을 폭넓게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관련자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풍부한 자료 조사, 치밀한 취재를 통해 K-배터리가 밟아온 결정적 순간을 조명하고 화석연료의 종말이라는 ‘정해진 미래’ 앞에 놓인 K-배터리의 위기와 기회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그 외 지은 책으로 『더 메시지』, 『결국 이기는 힘』, 『단』, 『현대카드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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