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에 꽃이 피면
2024년 11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6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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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1729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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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비참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가 삶의 이유였던 순영네 가족 이야기
아버지, 나도 자전거 타고 싶어요 9
한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들 19
목숨을 건 숨바꼭질 31
남쪽으로, 남쪽으로 46
내 동생이잖아요 62
피난민 가득한 부산에서 73
하우스보이 똥수 82
가족을 잃고, 가족이 생기고 99
이제 집으로 가자 107
대나무꽃이 피었습니다 129
역사 탐구 140
순영이에게는 아빠, 엄마, 오빠 순호, 그리고 남동생 순재와 여동생 순옥이가 있어요. 순영이를 낳아 준 엄마는 순영이가 네 살 때 돌아가셨고, 이후 아빠는 새엄마와 재혼하셨어요. 순재와 순옥이는 그 뒤에 태어났지요.
사실 순영이는 새엄마를 좋아하지 않아요.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았고요. 새엄마가 뭔가 서운한 말을 하거나 잔심부름을 시키거나 동생들을 돌보라고 하면 ‘새엄마라서 그래. 우리 엄마라면 그렇지 않을 거야.’라면서 입을 삐죽거리지요. 아빠를 동생들에게 빼앗긴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새엄마와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일요일, 전쟁이 났어요. 북한이 쳐들어온 거예요. 처음에는 우리 국군이 북한군을 물리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북한군이 순영이네가 사는 서울 바로 위까지 공격해 내려왔어요.
아빠는 전쟁터에 끌려갈까 봐 순호를 혼자 피난 보냈지만, 자기만 살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에 질린 순호는 집으로 다시 돌아와요. 죽어도 가족들과 함께 죽겠다면서요.
걱정했던 대로 북한군은 순영이네 동네까지 내려왔고, 아빠와 오빠는 북한군에 끌려갈까 봐 산에 몰래 숨었어요. 아빠와 같은 방앗간에서 일하는 동료가 북한군 편에 붙어서 고자질한 탓에 아빠는 북한군을 위해 일해야 했지요. 그러나 연합군의 인천 상륙 작전 성공으로 북한군이 다시 밀리게 돼요. 순영이네 가족은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큰 오산이었어요. 북한군을 공격하는 연합군의 폭격에 맞아 순호가 죽고, 아빠는 북으로 쫓겨나는 북한군에게 끌려갔어요. 울며 매달리는 순영이에게 아빠는 “대나무에 꽃이 피면 돌아올게.”라고 말하며 끌려가지요.
몇 날 며칠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걷고 또 걷는 피난길 속에 피어난 가족애
아빠와의 약속을 가슴에 담고, 순영이는 새엄마와 동생들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떠나요. 누구 편이어서도 아니고, 무엇을 잘못해서도 아니었어요. 그저 죽음을 피하려고 수많은 사람이 보따리를 들고 먼 길을 도망치듯 떠났지요.
아직 열 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순영이는 돌배기 순옥이를 업고 추운 겨울 피난길을 걸어야 했어요.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하루 종일 눈 위를 걸어야 했어요. 밥도 못 먹고 씻지도 못해 거지꼴이 되었어요. 며칠을 걸어 겨우겨우 타게 된 기차는 짐을 싣는 화물 열차였어요. 옴짝달싹하지 못할 정도로 피난민들로 꽉 들어찬 열차 안은 정말 끔찍했어요. 오줌과 똥 냄새, 온갖 냄새에 토할 것 같았어요. 그 상태로 먹지도 못하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며칠을 가야 했어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열차에서 내려서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어느 마을에 들어서 한숨 돌리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졌어요. 그 폭탄은 저 멀리 뛰어가 놀고 있던 순옥이를 향해 떨어졌어요. 순영이는 스프링처럼 튀어 순옥이를 구하러 가려 했어요. 그때 새엄마가 순영이를 붙잡으며 말렸어요. 하지만 그 손을 뿌리치며 순영이는 말했어요. “내 동생이잖아요!”
순영이는 자신을 붙잡고, 죽을까 봐 걱정해 준 새엄마가 고마웠어요. 순옥이를 무사히 데리고 새엄마에게 돌아온 순영이는 새엄마 품 속에서 엉엉 울었어요. 새엄마는 순재의 엄마, 순옥이의 엄마 그리고 이제는 순영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비로소 하나가 된 순영이네 가족은 부산에서의 험난한 피난살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까요? 언제쯤 대나무에 꽃이 피고 아빠가 돌아오실까요?
책 속 이야기보다 훨씬 더 끔찍했던 6.25 전쟁
다시는 이 땅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아픔의 역사
외할머니와 가까웠던 나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피난 얘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 얘기를 꼭 책으로 쓰고 싶었지요. 외할머니와 나의 어머니가 겪은 현실은 이 책보다 더 비참했습니다.
외할머니는 스물일곱 살 때 남편과 첫째 아들을 잃은 채 자식들을 데리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피난을 했습니다. 그때 일곱 살이었던 내 어머니는 돌 지난 여동생을 업고 그 먼 거리를 걸었고, 세 살이었던 여동생은 피난길에 얼어 죽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예요. 휴전선 혹은 38선이라고도 불리는 군사 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지요. 우리나라를 둘로 갈라 놓고 있는 38선은 일제에서 해방된 후 미국과 소련이 임시로 그은 거예요. 그러던 것이 6.25 전쟁으로 인해 70년 넘게 우리나라를 반으로 가르게 되었어요.
모든 전쟁이 끔찍하지만 6.25 전쟁이 더욱 끔찍한 건,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싸웠다는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내 가족과 이웃이 그리고 친구가 적이 되어 서로 죽인다는 것은 얼마나 비극일까요? 그로 인해 우리 모두에게는 아물지 않는 상처가 남았고, 남과 북으로 갈라져 죽을 때까지 서로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이산 가족이 생겼어요. 38선을 넘을 수 없으니까요.
《대나무에 꽃이 피면》은 어릴 적부터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6.25 전쟁 때 겪은 일을 들어온 작가가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책이에요.
앞서 소개한 이 책의 내용이 끔찍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어린 아이가 자기보다 더 어린 동생을 업고 한 겨울에 고무신만 신은 채 몇 날 며칠을 굶어 가며 걸어야 했다는 이야기나, 피난 가는 기차 안에서 토할 것 같은 냄새를 참으며 먹지도, 씻지도, 숨조차 편히 쉬지도 못한 채 며칠동안 버텨야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내 눈 앞에서 폭탄이 터져 가족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겪는 이야기 모두요.
하지만 현실은, 실제 6.25 전쟁은 이 책 속에 적힌 것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고 해요. 상상조차 되지 않지요?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6.25 전쟁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일 거예요. 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그리고 우리가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다시는 이 땅에 그와 같은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전쟁이 사람을 얼마나 슬프고 괴롭게 하는지, 사람을 얼마나 무시무시한 괴물로 만들어 놓는지,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아야 전쟁을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알고 있나요? 6.25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계속되자, 전쟁을 중단하기로 하고 1953년 정전 협정을 맺었거든요. 즉, 지금은 전쟁이 중단된 상태일 뿐, 전쟁이 끝난 게 아니에요.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지난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예요. 지난 역사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 책을 읽으며 6.25 전쟁을 겪는 순영이네 가족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이 얼마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험난한 삶을 살아야했는지를 느껴 보세요. 아무 죄 없는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내게 그런 일이 생겼다면 어땠을지를 상상해 보세요. 지금도 이 세상 어느 곳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요. 전쟁이 없는, 아픔이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주세요.
작가정보
1998년 샘터사 동화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아동문예 문학상에 〈삽살개 이야기〉가 당선되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와 6학년 도덕 교과서,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동화가 실려 있으며, 작가와의 만남 강의를 통해 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콩 한쪽도 나누어요》, 《유물 도둑을 찾아라》, 《세종대왕 가출실록》,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동생》, 《동물원 친구들이 이상해》, 《고수산나 동화선집》, 《우리 반에 슈퍼히어로가 있다》, 《이게 차별이라고?》 등 140여 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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