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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어떻게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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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6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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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9.56MB)
ISBN 979116774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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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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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수많은 우연이 작용하지만, 사람들은 의료 영역만큼은 예외일 거라고 생각한다. 숙련된 전문가가,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통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건강은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좌우되곤 한다. 의학계의 괴짜 경제학자라고 불리며 하버드 의대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연구하는 아누팜 B. 제나와 크리스토퍼 워샴 교수는, 경제학적 관점으로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현상들에 주목한다. 의사의 정치적 성향이 환자의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째서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독감에 더 잘 걸릴까? 감시자가 존재할 때 과연 의료서비스의 질이 올라갈까? 두 저자는 경제학에서 주로 활용하는 ‘자연실험’ 방법을 통해 대규모 건강보험 데이터를 창의적으로 분석하고,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진 인과관계를 밝혀낸다. 의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접근으로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던 문제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1장 우리의 삶은 우연으로 엮여 있다
행운도 불운도 아닌 것|우연에 의해 이뤄지는 과학실험|인류는 어떻게 콜레라를 이겨낼 수 있었을까?|데이터 속에 가려진 질문들

2장 자연실험, 실험할 수 없는 조건을 실험하는 방법
대통령은 과연 더 빨리 늙을까?|우리가 현실을 조작할 수 없다면|은메달리스트의 기대수명이 짧은 이유|인과관계 추론하기

3장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왜 독감에 더 잘 걸릴까?
“소아과 한 번 가기 힘드네”|어른과 아이들의 연결고리|백신접종을 망설이게 하는 세 가지 요인|의사도 자기 병은 못 고친다|불편함의 비용

4장 우리 아이가 ‘진짜’ ADHD일까?
프로 선수와 무명 선수의 차이|같은 학년, 다른 나이|1년이란 시간의 나비효과|병원에서도 첫 단추는 중요하다|심리적 지름길의 유혹|에밀리의 편두통이 낫지 않은 이유|모두가 자기 일에 충실했지만

5장 마라톤이 당신의 건강을 위협할 확률은?
한계에 도전하다|마라톤과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벌어진 일|교란인자를 제거할 수 있을까?|심정지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타이밍과 균형의 기술

6장 심장 전문의들이 병원을 비울 때 일어나는 일
일요일 아침에 찾아온 불청객|의사가 적어진 상황이 꼭 나쁜 일일까?|시술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생존율|의학적 개입의 어려움|‘적은 것이 더 나은’ 상황

7장 의료진을 감시하는 관찰자가 존재한다면?
관찰자의 존재와 생산성|예기치 않은 위험이 도사리는 곳|병원에서의 호손 효과|의사가 되고 나서 처음 저지른 실수|의료진의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들|감염률 0의 기적|재정적 인센티브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8장 외과 의사와 중고차 영업사원의 공통점
왼쪽 숫자 편향의 함정|이제 막 40세가 된 환자에게 내려진 진단|환자의 나이는 얼마나 중요한 정보일까?|선은 어딘가에 반드시 그어져야만 한다|성공하면 그대로, 실패하면 바꾸기|‘의사들의 의사’가 겪는 딜레마|메타인지 활용 전략

9장 나에게 최고인 의사는 어떤 의사일까?
의학드라마 속 의사들|좋은 의사의 조건|경험 많은 의사가 항상 더 나은 선택일까?|성별에 따른 처벌과 보상|의사와 환자의 성별 일치|출신 대학에 따른 사망률 차이

10장 의사의 정치적 성향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대통령이 수술실에서 던진 농담|신념의 차이|죽음도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팬데믹과 ‘생일파티 효과’|허가 범위 밖의 약물 사용|‘당근’보다 ‘채찍’인 이유|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더 나은 길을 제시할 수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관찰 수준을 뛰어넘어, 우연이 현재의 보건의료 시스템에서 어떤 것이 효과가 있고 어떤 것이 효과가 없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삶에서 무작위성을 제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무작위성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워 우연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 수는 있다. _16쪽, 1장 〈우리의 삶은 우연으로 엮여 있다〉 중에서

대통령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오바마와 다른 전직 대통령들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대조 그룹이 필요하지만, 〈백 투 더 퓨처〉에서와는 달리 우리는 타임머신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00년의 플로리다주 선거결과 재검표에 개입해 앨 고어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도 없고,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 때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알 수 없다. 한 가지 방법은 대통령들을 대통령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후보자들로 구성되는 대조 그룹과 비교하는 것이다. _35쪽, 2장 〈자연실험, 실험할 수 없는 조건을 실험하는 방법〉 중에서

근무 일정이 유연한 의료 전문가가 아들에게 독감 예방주사를 맞히는 데 이 정도 어려움을 겪었다면,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아예 병원에 데려가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내 아들이 8월이 아닌 9월에 태어났다면 생일 즈음에 연례 검진을 받으면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었을 테고, 나는 아들을 데리고 다시 소아과를 방문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_55쪽, 3장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왜 독감에 더 잘 걸릴까?〉 중에서

ADHD 진단에서 상대 연령 효과는 행동과학자들이 ‘대표성 휴리스틱’이라고 부르는 편견이 작용하는 예 중 하나다. 실제로, 모든 유치원생 각각이 전형적인 발달 타임라인 중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판단하는 것보다, 모든 유치원생의 행동을 소위 정상적인 행동 기준을 기초로 서로 비교하는 것이 더 쉽다. 우리의 마음은 같은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에 기대치를 적용하기 위해 심리적 지름길, 즉 휴리스틱을 이용한다. 대표성 휴리스틱은 ‘유치원생은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나이 차이가 거의 한 살이 나는 유치원생들이 서로 매우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이런 현실을 간과한다. _108~109쪽, 4장 〈우리 아이가 ‘진짜’ ADHD일까?〉 중에서 

급박한 상황에서 의사들이 하는 실수는 대부분 필요 이상의 치료를 하는 쪽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두 저자도 이런 실수에서 자유롭지 않다. 의사들은 환자가 바이러스 감염이 확실하기 때문에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항생제를 투여하고, 희귀병일 가능성이 극도로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온갖 종류의 희귀질환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며,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하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환자의 몸 전체를 CT 촬영하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결국 이런 조치들은 불필요했던 것으로 판명된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이런 ‘불필요한’ 조치가 생명을 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진료 또는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화된다. _191~192쪽, 6장 〈심장 전문의들이 병원을 비울 때 일어나는 일〉 중에서 

요약하자면, 병원 직원들은 조인트 커미션이 방문해 일주일간의 조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자신의 모든 행동이 마치 현미경으로 관찰되듯이 세세하게 관찰될 것을 매 순간 떠올린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호손 효과에 대해 설명했으니 독자들도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_207쪽, 7장 〈의료진을 관찰하는 감시자가 존재한다면?〉 중에서 

이처럼 나이는 의사가 적절한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의사는 어떤 치료법이 60세 환자에게는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90세 환자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실제로 나이는 의사의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방법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_255쪽, 8장 〈외과 의사와 중고차 영업사원의 공통점〉 중에서 

외과 의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험이 쌓이면 실력이 향상될까? 그렇다면 나이가 많은 외과 의사가 최고일까? 아니면 최근에 최신 기술을 훈련받고 신체적 정점에 가까워진 젊은 외과 의사가 더 나은 환자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_316쪽, 9장 〈나에게 최고인 의사는 어떤 의사일까?〉 중에서

마취 시작 직전에 레이건은 수술대에서 고개를 들더니 수술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모두 공화당원이라고 말해줘요.” 수술 팀원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수술실에서 대통령의 복부 부상 가능성을 평가하던 외과 의사이자 민주당원인 조지프 지오다노는 “오늘은 우리 모두가 공화당원입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말했다. _350쪽, 10장 〈의사의 정치적 성향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중에서

공중보건 대응은 객관적인 데이터와 과학에 기초해 구축되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공중보건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마스크 착용, 백신접종, 금연, 식습관 개선 같은 방법, 즉 대중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이런 결정들은 이미 대부분 잘 정립돼 있다. 문제는 다양한 집단이 이렇나 행동을 채택하도록 하는 데 있다. 결국 개입의 목적은 혁신을 넘어선 실행에 있다._382쪽, 10장 〈의사의 정치적 성향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중에서

하버드 의대 교수들은 왜 경제학자가 되어
의료현장의 문제를 파헤치기 시작했을까?
관점의 틀을 전복하는 의학, 경제학, 사회학의 크로스오버!

★★★《괴짜경제학》 스티븐 레빗, 《넛지》 캐스 선스타인 강력 추천
★★★2021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슈아 앵그리스트 추천
★★★아마존 에디터 선정 베스트 논픽션, 2023 서브스택 추천 도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병원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신성한 곳이다. 숙련된 전문가가,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통해, 최선의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상황을 뒤바꾼다. 그날 근무하던 의사가 누구인지, 함께 대기하던 환자가 누구인지, 화요일인지 수요일인지에 따라서도. 문제는 그 변수가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의학계의 괴짜 경제학자라고 불리며 하버드 의대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연구하는 아누팜 B. 제나와 크리스토퍼 워샴 교수는, 경제학적 관점으로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현상들에 주목한다. 의사의 정치적 성향이 환자의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째서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독감에 더 잘 걸릴까? 감시자가 존재할 때 과연 의료서비스의 질이 올라갈까?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괴짜경제학(Freakonomics)》의 뒤를 잇는 동명의 팟캐스트 〈프리코노믹스〉의 의료 편의 진행자이기도 한 저자는 경제학에서 주로 활용하는 ‘자연실험’ 방법을 통해 대규모 건강보험 데이터를 창의적으로 분석하고,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인과관계를 밝혀낸다.
202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슈아 앵그리스트는 저자들이 자연실험을 통해 의료 문제에 접근하여 의미 있는 통찰들을 이끌어낸 연구 결과들을 보고 “우리에겐 이런 매력적이고 유익한 시각이 필요하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의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접근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를 전환시키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던 문제들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생년월일, 바람의 방향, 교통체증처럼 인간의 의지로 바꿀 수 없는 요소들에서부터 인지 편향을 유발하는 뇌 메커니즘까지,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 속에서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교란인자들을 제거하고 진짜 중요한 신호들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해주는 귀한 생각의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어째서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독감에 더 잘 걸릴까?
: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 방식

삶에는 수많은 우연이 작용하지만, 우리는 건강에 관해서만큼은 예외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담배를 끊고, 처방약을 잘 복용하는 것처럼 올바른 생활을 하기만 하면 우리 몸과 삶에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는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의사 역시 환자에게 어떤 약을 처방할지 고민하거나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우연이 아니라 데이터와 과학에 기초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의료행위는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무작위성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저자들은 의료현장의 문제들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보기 시작할 때 드러나는 숨겨진 연결고리들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생각지 못한 변수가 우리의 건강을 좌우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여름에 태어난 어린 자녀를 둔 두 저자는 자녀의 소아과 연례 검진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다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무척 번거롭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왜 독감에 더 잘 걸릴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연례 검진 때 독감 예방접종을 한 번에 해결하지만(‘쉬운 독감 예방접종’ 경로)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은 병원을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더 낮기 때문(‘어려운 독감 예방접종’ 경로)이라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낸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그들의 가족을 통해 지역사회에 어떻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 살펴보면 이는 결코 간단히 여길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어느 계절에 태어났는지의 차이가 의료 접근성을 결정하고, 매년 수천 명의 사망자와 수십억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독감 발병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아이들의 생일에 따라 ADHD 진단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상대 연령 효과의 연쇄적 작용), 의료진을 관찰하는 감시자가 존재할 때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하는지(병원에서의 호손 효과), 꽉 막힌 도로 위의 심정지 환자에게 어떤 처치를 우선해야 하는지(의료 로지스틱스)의 사례 등을 살펴보며,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발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통령은 다른 사람보다 정말 더 빨리 늙을까?
: 자연실험을 통해 실험할 수 없는 조건을 실험하는 법

대통령, 총리 같은 국가 지도자는 누구보다 큰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성이 그들의 노화속도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에 과학적으로 대답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 방법은 무작위 비교연구다. 무작위로 선발된 인원 중 일부는 대통령의 삶을,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삶을 살게 한 뒤 수명을 비교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수명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면, 그 원인을 대통령직 수행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실험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연실험이다. 우리가 인위적으로 현실을 조작할 수 없을 때,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우연에 의해 이뤄지는 과학실험을 말한다. 이 경우에는 대통령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후보자들로 구성되는 대조 그룹을 만들어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를 수행할 수 있다.
《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은 그동안 의학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자연실험 방법론을 통해 전통적인 연구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들을 인식하게 해준다. 계량경제학에서 차용한 정교한 분석 방법과 건강보험에서 비롯한 대규모 데이터의 결합으로 최근 수십 년 동안 이러한 유형의 작업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그중 눈에 띄는 연구는 9월 1일이 입학 기준일인 학군에서는 8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9월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8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는 그 전해 9월 1일에 태어난 아이보다 364일 어리지만, 둘 다 같은 학년이다. 초등학교 시기의 1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교사와 부모는 같은 학년의 아이들에게 동일한 기대치를 적용하고, 이는 의사의 진단에도 반영되곤 한다. ADHD 진단의 일부는 사실상 정상적인 아동기 행동의 의료화라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잉 진단은 이후 수년 동안의 치료 경로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지만, 한편으론 의사에게 상대 연령 효과를 상기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심장 전문의들이 모두 병원을 비우면 무슨 일이?
: 환자를 돕기 위한 치료가 때론 더 위험한 과학적 이유

인간이라면 누구나 심리적으로 ‘쉬운 선택’을 선호한다. 의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의사로서 실제 의료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들은 자신들의 실수담을 포함해 의사들이 빠지기 쉬운 인지편향에 대해서도 낱낱이 살펴본다. 전국 규모의 심장학술대회로 인해 심장 전문의들이 단체로 병원을 비운다면 환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의사 수가 적은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예상 밖의 일이 펼쳐졌다. 학술대회 등으로 심장 전문의들이 병원을 비울 가능성이 높을 때 치료를 받은 고위험군 심장질환 환자들의 사망률이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심장 스텐트 삽입술의 시행률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아픈 환자는 의사가 무언가를 하기 바라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은 많은 경우 나쁜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게 말하고 있었다. “가진 게 망치뿐이면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인다”라는 속담처럼,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치료’를 하려는 의사는 필요 이상의 치료로 환자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의사결정의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치와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지 활발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때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지편향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지편향은 기존 경험에 기반해 미래를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패턴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가 제공하는 양질의 신속한 치료 중 상당 부분이 이러한 패턴인식 덕분에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문제를 평면적으로만 바라보면 사고 과정의 오류를 반복하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우연적 요소가 존재가 하며,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상식에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할 때, 유연한 사고의 가능성이 열리고 문제를 정의하는 독창적 관점이 생길 거라고 말한다. 자, 이제 당신이 경제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차례다.


추천의 말

똑똑하고 재미있고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스티븐 레빗│시카고 대학교 경제학 교수, 《괴짜경제학》 저자

이 책은 과학인 동시에 그 이상이다. 삶, 건강, 배움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준다.
캐스 선스타인│하버드 법학대학원 교수, 《넛지》 저자

환자와 의사의 삶에서 임의성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자연실험이 어떻게 이 임의성을 의미 있는 통찰로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우리에겐 이런 매력적이고 유익한 시각이 필요하다.
조슈아 앵그리스트│2021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이 책은 모든 페이지마다 흥미롭고도 중요한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이루기 힘든 업적을 달성했다. 당신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다시는 의료 분야에 대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데이비드 앱스타인│저널리스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저자

환상적으로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보기 드문 책.
에밀리 오스터│브라운 대학교 경제학 교수, 《산부인과 의사에게 속지 않는 25가지 방법》 저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보건의료 시스템과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독창적인 대답을 들려주는 책이다.
케이티 밀크먼│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 교수, 행동과학자, 《슈퍼 해빗》 저자

이 책은 자연실험의 독창적인 활용이 어떻게 의학을 개선하고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

작가정보

(Anupam B. Jena)

하버드 의대 보건정책 전공 교수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의사,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연구원이기도 하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 생물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내과 레지던트를 지냈으며,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제학자이자 의사로서 의료 분야에서 자연실험을 활용하여 의사 행동, 의료 과실, 의료 생산성 등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며 관련 정책 분야를 연구한다. 경제학이 의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으로 유진 가필드 어워드(Eugene Garfield Award)를 수상했으며,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잡지인 〈베커스 호스피털 리뷰(Becker's Hospital Review)〉가 꼽은 100명의 위대한 리더에 선정된 바 있다. 팟캐스트 〈프리코노믹스(Freakonomics)〉 의료 편의 진행자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숨겨진 요소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Christopher Worsham)
하버드 의대 보건정책 전공 교수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중환자실을 전담하고 있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통계학 박사학위를,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의사들의 행동, 자원 활용 및 보건의료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서 자연실험에 중점을 두고 계량경제학 방법을 사용하여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수행한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등 일간지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세계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학과 IT의 최신 정보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했다. 지금은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우리 몸은 전기다》, 《인지 도구》, 《느낌의 발견》, 《형태의 기원》, 《제국주의와 전염병》, 《보이스》, 《측정의 과학》, 《느끼고 아는 존재》, 《느낌의 진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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