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고백

실천문학시집선 308
김기준 지음
실천문학사

2024년 10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1월 3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70MB)
ISBN 9788939231573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소득공제
소장
정가 : 7,500원

쿠폰적용가 6,75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980년대 후반 대학 문학상 수상자들을 중심으로 ‘엽서시 동인’을 구성해 독자에게 직접 시를 배달하며 시 문화 운동을 펼치다가 절필 선언과 함께 시단에서 사라져 언론인으로 활동해오던 김기준 시인이 《실천문학사》에서 첫 시집 『고백』을 출간하며 문단으로 돌아왔다. 이 시집에는 언뜻 연시로 보이면서도 인간의 본성에 녹아드는 60편의 빼어난 글솜씨의 시가 담겨 있다. 일반적인 연시로는 문학성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그의 시편들은 역사적 서사를 시문학으로 형상화로써 서정과 서사를 넘나드는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해설자는 ‘서정의 의지,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균열’이라며 ‘서정’이 퇴색한 시대에 서정의 운명을 부여잡고 있는 시인의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역사·사회적 상상력이 발현된 다수의 작품을 통해 현직 언론인의 깨어있는 윤리를 읽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추천사를 쓴 시인은 “시인에게 시는 세계와 관계를 맺으려는 사랑의 은유이면서 갈라지고 분리된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염원”이라고 했다. 그의 시는 세계가 숨기고 있는 가치 있는 존재와 현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자기 언어의 감각적 행로를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세계에 관한 예리한 감각을 놓치지 않고 있는 보기 드문 시집이다.
제1부
부여행 1 11
부여행 2 12
부여행 3 13
부여행 4 14
부여행 5 15
부여행 6 16
부여행 7 18
부여행 8 19
부여행 9 20
부여행 10 21
삼년산성 1 23
삼년산성 2 24
삼년산성 3 26
삼년산성 4 28
삼년산성 5 30

제2부
안녕, 당신 33
청개굴 씨 34
사뭇 별 35
고백 36
함박눈 연가 37
나비 38
기억, 혹은 생각 40
이사 41
오로라 42
아침에 눈을 뜬 달팽이 44
외출 46
빗방울 정원 47
화분 48
꽃도 흔들리면 49
대사를 외워 봐 50
제3부
제사 53
감꽃 편지 54
안개 방죽 55
풀 1 56
풀 2 58
숲 59
반달 60
달 61
패랭이꽃 62
연인 63
비 오는 날 64
하안거 66
가을 67
엄마 68
불청객 69

제4부
조선에서 온 편지 73
채플린의 편지를 기다리는 아버지 75
1980년 국어 선생님, 김목희 78
안개, 가려진 81
공중전화 1989 82
1990년 1월 84
붕어를 기르며 86
모순이거나 부조화 88
프라하의 거미집 90
북실 진달래 93
북실 94
지네의 잔 95
하얀 참새 96
금강 97
죽어 행복하길 원했던 98

해설 김병호 103
시인의 말 119

서정의 의지,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균열
- 김병호 (시인, 협성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1.
사반세기 전, 신 서정의 물결이 잠시 일었지만, 21세기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난 지금 ‘서정’은 시대를 맞춰가지 못하는 낡은 구호처럼 퇴색해버린 느낌이다. 사람들은 ‘서정’이 유효기간을 넘겨버린 낭만주의의 잔재이거나, 기껏 근대적인 주체의 내연에 기대어 세상을 자의적으로 재단하려는 동일시의 폭력 정도로 이해한다.
이러한 ‘서정’이 퇴색해버린 시대에 서정의 운명을 부여잡고 있는 시인이 바로 김기준 시인이다. 시인은 현대 시의 전위에 맞서고, 견디며, 우리 시의 서정을 지켜내고자 분투한다. 그가 지켜내고자 하는 서정시의 가치는 그의 시 「고백」처럼 독백이라는 발화의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서정적 주체의 태도, 즉 평가에 있다. 서정시는 유의미한 것, 인간의 이상과 삶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김기준 시인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시집을 읽어본 이들은 무리 없이 동의하겠지만, 김기준 시인은 ‘서정’의 가치를 통해, 자신의 시적 가치와 이상을 구축하고, 자신만의 소우주를 형상화하려는 자신만만한 시인이다. 그의 시편들은 서정의 답습이 아니라 ‘갱신’의 자세를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감각’ 너머의 세계에 관한 그리움의 정서가 깃들어 있다. 사물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현존을 위협당하는 모든 것들과, 시간의 심연인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들에 도달하려는 시적 의지야말로 이 그리움의 정체일 것이다. 그리고 시적 의지가 김기준 시의 힘이다. 감각 저편에 있는 그리움의 대상은 대부분 비가시적이며, 심지어 언어로 재현하거나 포착할 수 없는 부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김기준의 서정은 부재하는 대상으로 재현하고, 재현할 수 없는 것을 비재현적인 방식으로 가시화하는 언어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모습은 공들인 야심작 연작시인 「부여행」에서 잘 드러난다.

가을에 여행 한 번 갈 수 있으면 좋겠네
붉게 물든 백마강에서 백제 여인을 만나
쓸쓸하지 않도록 술 한 잔 따르고
시를 적어 보여주려고 하네
봄부터 여름까지 제 몸을 씻느라
바위틈에 숨어 지낸 고란초
가을에 반짝반짝 빛나는 영혼이 되었네
첫사랑 신라의 사내는
해 질 무렵이면 강가로 나와
둥근 홀씨주머니를 붙인 잎사귀로
수줍게 사랑을 고백했던 그녀를 몰랐네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는 가을에 부여로 가려 하네
눈물 흘리던 백제 여인을
달빛이 들 때까지 기다려 보려 하네
늙은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는
그곳에서 뜨겁게 안아 상처를 녹이고
도깨비처럼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는
그런 여행 한 번 할 수 있으면 좋겠네
- 「부여행 4」 전문

동경과 그리움의 정서를 한층 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세계를 유동적 형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김기준 시인 특유의 인식론과 삶의 유목성을 행간에 동시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이 “붉게 물든 백마강에서 백제 여인을 만나/ 쓸쓸하지 않도록 술 한 잔 따르고/ 시를 적어 보여 주려고 하네”라고 말할 때, ‘시’라는 매개에 주목해야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정서적 이끌림을 낭만주의적 그리움으로 환치한다. ‘시’가 기호적 의미를 획득하는 순간, 이러한 정서적 이끌림과 ‘감각’ 너머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부풀어 오른다.

시인은 이러한 시적 공간을 ‘부여’뿐만이 아니라 ‘달의 호수’(「고백」)나 ‘별의 뒤편’(「오로라」)으로 변주·확장한다.
“봄부터 여름까지 제 몸을 씻”고 “가을에 반짝반짝 빛나는 영혼이 되”는 ‘고란초’는 흐르는 정물의 유동성, 세계의 유동적 형식을 잘 보여 준다. 이는 “오랜 세월이 흐르고” “가을에 부여로 가려 하”는 나에게 동일한 감각으로 감지된다. “첫사랑 신라의 사내”와 “눈물 흘리던 백제 여인”의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둘은 이 시에서 시차성의 대상이 된다. 시인은 “수줍게 사랑을 고백했던 그녀를 몰랐”던 시차성을 고스란히 긍정하며, “여행 한 번 갈/할 수 있으면 좋겠네”라며 현존의 가시적 세계, 감각의 차원에서 머물고자 한다, 그러면서 감각 그 너머의 세계를 겨냥한다. 이 층위에서 그리움의 정서가 폭발한다.
그리고 시인은 이 ‘상상’의 견고한 동일시를 헤집고 ‘시차’라는 존재론적 시간의 개념을 끌어들인다. “해 질 무렵”의 강가에서 “달빛이 들 때까지”의 시차는 상이한 공간과 시선의 차이를 화해시키려는 동일성의 논리를 함축하고 있다. 현존과 소멸이라는 존재론적 사고보다 봄부터 여름, 가을의 시간 속에서 삶의 시간을 이해하고, 그 순간 ‘여행’이라는 유동성의 구체적 형식을 통해 비가시적인 세계로 시인의 사유를 끌어들이게 된다. ‘백제 여인’은 현존이 아니라 과거의 한순간을 마주하고 있음을 환기하기 위한 서곡에 불과하며, 이때의 ‘부여’는 돌아갈 수 없는 유토피아, 근원적 고향, 그리움의 근거가 된다.

2.
서정시는 대상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시인 자신의 관점에서 취하는, 주관적 태도를 견지한다. 특히 김기준 시인의 사랑 노래들은 그 주관성을 뛰어넘어 서정시의 가장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을 다시 한번 보편화시킨다. 시인은 이를 통해 사랑이라는 사건 속에서, 시인이 어떻게 자기와 타자의 존재를 감각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독자가 사랑의 시편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깊은 내면의 장면 속에서 자신의 생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모험이 되기도 한다.

너와 나 이제 달의 호수로 가자

아무도 찾아올 수 없는 그곳에 도착하면 네 귓불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땀 닦아 줄게

미처 가져가지 못한, 지구별에 두고 온 영혼은 은하수처럼 흐르고 흘러 다음 생에 무지개 타고 올 거야

그사이 어쩌면 달에도 눈이 내릴지 몰라

그때 두 손 꼭 잡고 달리던 달의 들판에 깃발을 세우고 말할게 함께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 「고백」 전문

“달의 호수로 가자”거나 “부여로 가자”(「부여행 1」)는 고백, 혹은 “별의 뒤편으로 달아난 사랑”(「오로라」)의 슬픔은, 표면적으로 낭만적 의미의 사랑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김기준 시인의 사랑은, 항상 사랑을 사랑하면서 사랑의 종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들의 무모함을 다시 사랑한다는 궤적을 갖는다. 시인의 사랑은 자신만의 직접적인 경험에 한정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로 확대된다. 또한 사랑은 단순한 감정적 의미에만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중층적 의미망을 형성하며, 모든 시적 세계의 것을 포용하며 순환시킨다. ‘다음 생’에 관한 기약이 생의 순환을 의미하는 동시에 세계를 구성하는 법칙과 제약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런 맥락이다. ‘달의 호수’는 그 자체로 시적 화자의 존재의 일부가 되기도 하지만, 시적 화자가 인식하는 세계 즉 사랑의 은유로서, 세계와 관계를 맺는다. 이때 시인은 전략적으로 “함께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라는 고백을 통해, 이 작품을 사랑에 관한 여정을 넘어선, 세계를 이해하는 한 방식이자 존재를 탐구하는 과정으로 승화시킨다.

3.
이 시집은 크게 두 가지의 축으로 구축되어 있다. 하나는 앞서 살펴본 삶의 본원적 근거로서의 ‘사랑’인데 여기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로 구현되는 육친에 관한 ‘그리움’도 포함된다. 또 다른 축은 자기 세대에 관한 감식안으로서의 ‘사회적 상상력’이다.
이 시집 읽다 보면 역사적·사회적 상상력이 발현된 다수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언론인인 김기준 시인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 소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가는 깨어있는 자로서의 윤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특히 「채플린의 편지를 기다리는 아버지」는 이 시집에서 대단히 독특한 지위를 갖는다. 늦은 나이에 첫 시집을 내는 김기준 시인의 시적 위상을 단박에 드러내 주는 작품인 동시에, 그가 수십 년의 습작 기간을 거쳐 거둔 시적 성취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과일도 제 몸을 깎는 칼질에 아프다고 사각사각 소리를 낸다
내 머릿속에서 늘 들려오는 소리, 시계추처럼 밤마다 사각사각 흔들린다

지팡이를 옆에 낀 채플린의 발동작은 얼마나 더 걸어 다녀야 멈춰 설까
고양이의 애첩이었던 빈 접시에 다시 혀를 대고 핥기 시작하는 늙은 신사의 가을 저녁,
열두 번의 괘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사각사각 과일을 깎으며 벽에 걸린 시계추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손놀림이 떨리기 시작한다

(중략)

그리움이란 그런 거야 기다려도 오지 않는 편지를 뇌 신경으로 읽는 거
마른 장작불에 타는 영혼을 보면 주인 몰래 스스로 사라지는 고양이처럼
밤마다 긴 혀를 내밀어 상처를 치유하다 지쳐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

채플린의 편지를 받아 보지 못한 아버지의 답장은 이제 같은 내용의 반복이다
집배원을 기다리는 동안 늙은 손등의 주름을 따라 깊게 팬 강물도
닳고 닳아 각이 없어진 원형의 기억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늦은 저녁에 토해내고 마는 배설물이다

칼질에 익숙한,
과일들의 신음처럼 밤마다 들려오는 채플린의 발걸음 소리
아버지는 여전히 사각사각 과일을 깎으며 그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 「채플린의 편지를 기다리는 아버지」 부분

채플린은 사회주의자로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기꺼이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되었던 인물이다. 역사와 사회에 대한 인식 변화는 인간 존재에 관한 이해의 틀을 바꾸는 일이다. 역사는 모든 것의 최종적인 의미가 도달되는 하나의 목적지를 지향하지 않는다. 정제된 하나의 물줄기가 아니라 목적 없이 흘러가는 온갖 물줄기의 과정이다. 아버지는 목적 없는 흐름일 때에만 역사의 소용돌이가 시작된다고 믿는 눈치다. 채플린의 발걸음 소리와 사각사각 과일 깎는 소리가 겹치면서, 초월적 권력의 작동 없이도 스스로 내재성의 공간을 구축해가는 새로운 장의 ‘강물’을 여전히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양각화된다,
이 시에서 채플린의 죽음이 곤혹스러운 단절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이며 성질이며 아버지는 매일 밤 채플린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채플린이 이루지 못한 내재성과 아버지가 버리지 못한 잠재성, 혁명의 사유를 키워간다. 시인은 아버지를 통해,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오는 늦은 저녁, 타자와의 경계를 지우고 그의 자리가 나의 것이었다는, 아픈 신음과 같은 뼈아픈 각성을 보여준다. 이 각성을 통해 시인은 모든 것이 흘러갈 뿐이며, 흘러가는 모든 것들은 채플린의 편지처럼 운명적으로 만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리하여 아버지와 채플린은 아슬하게 영원히 비껴가고, 기다림을 비로소 제 운명으로 갖게 된다. 이때 아버지의 모습은 김기준 시인의 또 다른 자아이다. 이 시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참혹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쌓아 올린 모든 시간에 대한 애도이다. 그리고 시인은 이러한 사유의 경지를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 강한 인상으로 남는 작품이었다.

4.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통적 의미에서 서정시의 경향은, 시적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외적 현실과 내면적 세계의 조화를 모색하려는 동일성의 태도를 취한다. 물론 이러한 태도 자체가 외적 현실의 중압감을 일거에 없애주는 이데올로기적 장치는 아니지만, 이 동일성의 원동력은 ‘사회’보다 강력한 ‘자아’의 권위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김기준 시인의 서정시는 낭만주의의 영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최근 우리 시가 낭만주의적인 자아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서정적 동일성의 와해, 그것의 결과로 표현되는 비유기적·비동일적, 파편화의 언어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는 듯싶다. 그래서 그는 자기 시만의 고유한 서정을 통해, 서정을 극복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있는 최근의 시적 경향과 기꺼이 맞선다.
우리가 김기준 시인을 기대하는 것은, 그의 시가 여타의 시들처럼 독자와의 대화를 얄궂게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적 공감과 감응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세계가 숨기고 있는 모든 가치로운 존재와 현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곳의 세계와 절연된 새롭고 엉뚱한 세계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려는 불편함을 투영하면서 오히려 이곳을 새로운 세계로 구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기 언어의 감각적 행로를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나와 타인이 깃들여 있는 세계에 관한 예리한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서정, 조용한 균열과 같은 김기준의 시심이 더 귀하게 여겨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기준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엽서시 동인’을 구성해 작품 활동을 하며 동인 시집 『모빌은 움직일수록 기분을 새롭게 한다』와 『내게 아편 같은 평화』를 출간했다. 2017년 《시와경계》를 통해 등단했다.

작가의 말

부여랑 남쪽 바닷가를 가끔 가죠.
서울은 잘 안 가요.
시 써요.
아, 그대를 그리워할 때도 있어요.

2023년 늦은 가을에
김기준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고백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고백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고백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바이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